유인원과의 산책 - 개정1판
SY 몽고메리 지음, 김홍옥 옮김 / 다빈치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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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제인 구달, 다이안 포시, 비루테 갈디카스의 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 연구에 대한 이야기이다. 제인 구달과 비루테 갈디카스의 이야기는 그들의 책을 읽어서 색다른 이야기가 없었다. 다만 다이안의 이야기는 자꾸 맴돈다. 새아빠와 엄마에게서 가족 취급 못 받으며 자랐다는 것, 하는 연애가 모두 부인이나 약혼녀가 있는 남자와의 연애여서 매번 상처를 받았다는 것, -특히 루이스 리키와의 연애는 충격적이었다.-자신의 지도 학생에게 한편으로는 인간적인 관계를 원하고, 한편으로는 자신의 고릴라를 공유해야 한다는 사실에 배타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것, 그 학생들을 지배하려 하고 복종받고 싶어해서 학생들과 계속 불화를 일으켰다는 것. 다이안의 삶 자체가 격정적이고 불안해서 신경이 쓰이는 것도 있지만 그런 그녀가 고릴라에게서 위안을 받았다는 사실이 더 인상깊게 다가오는 것 같다. 고릴라는 가족과의 강한 유대가 특징인데, 다이안은 고릴라들에게 가족으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사람들 사이에서 좌충우돌했던 다이안은 언제든 자신을 받아들여주고 인정해주는 가족이 필요한 것 뿐이나 보다. 비 맞는 다이안을 안아주거나 샐러리를 선물해주거나 그녀에게 기대거나 그녀와 함께 드러누워 잠을 자는 등 다이안과 함께 있는 고릴라나 고릴라와 함께 있는 다이안이나 모두 행복하고 평화로워보인다. 그러한 그녀가 도끼에 얼굴이 찍혀 살해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제인 구달, 다이안 포시, 비루테 갈디카스 모두 여성이며, 자연에 파묻혀 일했고, 과학자였다. 그리고 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을 연구하기 위해 정글로 들어간다는 것, 연구를 위해 자신의 삶을 건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큰 모험이다. 그래서 그녀들을 나의 역할모델로 삼고 싶다고 생각했다. 모험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서 있었을 그녀들을 상상한다. 어떤 것도 보장되어 있지 않고, 무모해 보이기도 하는 길이 앞에 놓여있다. 실제로 그녀들의 삶은 연구를 시작할 당시에는 예측할 수 없었던 길로 흘러갔다. 제인 구달은 현재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야생동물 보호 운동을 하고 있고, 비루테 갈디카스는 인도네시아 원주민과 결혼하고 인도네시아 학생들을 가르치는 등 인도네시아 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다이안은 고릴라 밀렵꾼들과 싸우다 살해당했다. 이렇게 그 뒤의 자신의 삶이 어떻게 펼쳐질지 상상도 할 수 없음에도 그 길을 선택하고 과감히 걸어가는 그녀들을 상상한다. 그렇게 선택한 삶이 자신의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는다고 불평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끌어안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그리며 그녀들처럼 나도 그렇게 살아야지 생각한다.

덧붙여서 세 유인원들도 매력적이다. 인간의 모습과 여러 면에서 비슷한 침팬지, 가족간의 강한 유대로 끈끈한 정을 인간에게로 베푸는 고릴라, 고독하지만 자급자족하며 자유로운 삶을 사는 오랑우탄.

제인구달과 침팬지 관련 책들, 다이안 포시의 ‘안개 속의 고릴라’를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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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악마 2008-01-30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좋은 글 감사합니다.학생들이 읽을만한 좋은 글을 찿다가 이곳까지 오게 되었네요.
가끔 찿아와 선생님의 좋은 글들을 우리 아이들에게 소개하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