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애니멀 - 사랑과 성공, 성격을 결정짓는 관계의 비밀
데이비드 브룩스 지음, 이경식 옮김 / 흐름출판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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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2012년들어 이 책<소셜 애니멀>은 10등으로 읽은 책인데 처음으로 별 다섯을 주게 된 책이네요^^

책장을 덮었을때 마음이 훈훈해지면서 이 책을 꼭 선물하고 싶은 지인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더라구요.

몇권 사서 선물로 줘야겠어요.

 

처음에 이 책의 부제는 '사랑과 성공, 성격을 결정짓는 관계의 비밀'이라고 되어있어서 '뭐, 그렇고 그런 자기계발서이란 말인가?' 머리를 갸우뚱하면서 책을 펼쳤어요. 게다가 아주 두툼하더군요. 무려 600페이지에 달해서 한숨한번 쉬고 펼쳤죠. 사실 내용에 비해 책의 부제는 별로 섹시하지않다고 판단되요. 하여간 저자는 뉴욕타임즈 칼럼니스트입니다. 데이비드 브룩스는 예전에 <보보스>라는 새로운 신인류의 라이프스타일을 정의하면서 주목을 받았던 사람인데 10년만에 펴낸 이 책 <소셜 애니멀>은  더욱 놀랍네요.45주 연속 베스트셀러라니요. 읽다보니까 요즘 대세인 소셜커머스나 SNS에 관한 이야기인가?하면서 추측했던 예상은 모조리 빗나갑니다. <소셜 애니멀>은 에리카와 헤롤드라는 가상의 두 인물을 만들어내서, 그들의 탄생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스토리텔링으로 엮은 다음 우리 삶의 면면에 숨겨져있는 도덕과 정치와 사랑등등 다양한 사건들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했어요. 아주 야심차게 방대하고도 독특한 형식이랄까요? 쉽게 풀어쓴 심리학 개론이 커피라면 <소셜애니멀>은 T.O.P.라고 부르고싶어지네요. 저에게 짧게 요약하라면 아주 현실적이고도 매혹적인 인본주의적 삶과 사회를 만드는 지침서라고 감히 정의해 봅니다.




 

사실 우리는 건강,기후변화,한나라당의 행태에 대해서는 할 말도 많고 나름 나만의 판단을 잘 내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나의 성격과 행복에 대해서는 말하기가 참 서툴죠. 수백 년 동안 수백만 권의 책이 개인의 발전과 행복에 대해 많은 이야기들을 전해주었지만 대부분 외부적인 조건과 IQ등으로 수량화하여 설득하잖아요. 이 책<소셜 애니멀>은 우리에게 이런 본질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진짜 그게 맞다고 생각해? 그리고 이것을 확대하여 기업의 임원과 정부의 정책입안자들에게까지 날카로운 일침을 가합니다.

 

이 책이 건드리고 있는 부분은 굉장히 다양합니다. 역사와 철학, 교육심리,가족심리, 범죄심리,국가의 정책까지 말이죠. 그렇다면 우리는 인간 본성을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일까요? 이 책에서는 과학지상주의, 합리주의,환원주의, 물질주의등 피상적 세계관을 벗어나야 한다고 일관되게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누구인가에 대한 깊이있는 시각을 가지기 위해서 신학과 철학보다는 참신하게도 심리학과 두뇌과학,인지과학과 신경과학,행동경제학,사회학,심리학을 동원하여 파헤치고 있고요. 그리고 무의식이 멍청하고 야한게 아니라는 것! 감정과 이성은 분리되어있는 것이 아니며, 감정이 생각의 중심이라는 설득적인 연구결과들을 보여주지요. '이성이 자본'이라고 생각했던 프랑스 계몽주의에서 벗어나 데이비드 흄과 아담스미스가 주창했던 영국과 스코틀랜드식 계몽주의가 더 나은 사회와 방향을 제시하여 새로운 인본주의 사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하고 있고요. 말로 요약하니까 참 딱딱한데 이 책은 마치 소설같아서 에리카와 헤롤드가 어떤 부모밑에서 어떤 교육을 받으며 자라고, 어떤 학교생활과 조직생활을 하는지를 비교하면서 보여주기 때문에 굉장히 리얼하고 흥미롭습니다.

 

특히 인간은 합리적인 동물이 아니라 사회적이며 관계를 통해 영향을 주고받아 형성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제가 인상깊었던 부분은 헤롤드의 고등학교때 지도교사의 교육방법입니다.학생을 하나하나 불러서 그에게 맞는 책을 선물하면서 "이 책이 나를 구원했어"라고 말해주던 선생님이 있었는데 그분의 교육법은 정말 이상적이고 자기주도식 공부법을 제대로 보여주더라구요. 우선 핵심지식을 숙지하고,그 다음에는 그 지식이 머릿속에서 즐겁게 숙성되고,지식에 질서를 부여해 패턴을 만들고, 관련된 자료를 한데 녹여 통합하고, 마법과도 같이 통찰이 의식에 튀어나올 때까지 이 과정을 계속 반복시키는 의식과 무의식의 통섭방식은 제게도 도움이 될것 같습니다.

 


그리고 서로 반해서 데이트를 하고 연애를 하게 되는 헤롤드의 부모가 나오는 장면들은 얼마나 웃기던지요. 구애에 성공하는 사람은  스펙이 아니라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멜로디와 리듬을 조절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대목에서도 고개를 끄덕거렸죠.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자기 욕망을 억제하는 상호과정을 통해 이루어지는 관계의 프로세스를 적나라하게 보았다고나 할까요. 또,후반부에 노년을 맞이한 에리카와 헤럴드가 프랑스의 캉과 샤르트르를 여행하면서 중세의 삶을 묘사하는 부분은 또한 가슴설레게 감탄이 나옵니다. 역사에 대해서 다시한번 매력을 느끼게 되더라구요. 아름답고 질투났어요.

 

 

이 책에 나오는 인간이 행복 혹은 성공하는 근육을 제대로 단련하려면 중요한 요소들이 다음과 같다고 합니다. 내마음속 헤아리기, 마음의 안정, 분노 컨트롤하기, 공감, 몰입, 매티스등이라고 정리해볼 수 있었어요. 매티스는 그리스어로 사회적 경험이 많은 사람들, 즉, 어떤 복잡한 환경에서 중요한 패턴을 뽑아내는 능력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정말 공감이 됩니다. '달인'들을 보면 정말로 더 효율적인 어떤 규칙을 발견하는데 능한거 같더라구요. 그 외에는 많은 논문과 흥미있는 연구결과를 보여주는 것도 재미있었어요. 선입관이 깨부셔지는 느낌이랄까요? 아니면 뇌가 확장되는 느낌? 이 책은 물고기를 묘사하는 게 아니라 물고기가 헤엄치는 모습을 묘사하는 듯한 느낌을 줘서 좋았습니다. 나중에 다시한번 읽고나서 매혹적인 새로운 인본주의자가 되어야겠어요.

 

아, 479쪽에 오타하나. 14줄에 '당파적인 추악암속에서'라고 씌여있는데 아마도 '당파적인 추악함속에서'가 맞을 듯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책 <소셜 애니멀>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것 같은데 2쇄에서는 오타가 수정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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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분 기적의 독서법 - 인생역전 책 읽기 프로젝트
김병완 지음 / 미다스북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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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연구소에서 10년간 일했던 저자는 마흔즈음이 되어 회사를 때려치고 하루종일 도서관에서 다양한 책을 읽으며 1년에 3000권씩 독파를 합니다. 그가 말하는 인생역전 책읽기 프로젝트는 책을 고양도서로 바라보는 게 아니라 인생의 터닝포인트로 만드는 저렴하지만 가장 유용한 전략서로 만들어냅니다. 저자 김병완씨가 말하는 이 책의 핵심은 아주 간단합니다.

 

책을 읽을 수록 생각은 확장되고 인생의 고비마다 더 나은 선택을 하게 되며, 더 창조적인 사람을 살게 될 것이라는 확신을 바탕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으로 "다독"을 뽑아내서 설력적있게 언급하고 또 언급하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글자'는 신이 내린 선물로 칭송을 받아서 대부분 민족이 읽기와 쓰기는 귀족계층만의 전유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소수에게만 허락되었던 이 문맹이 지금은 모든 계층에게 공유되었지요. 마치 계급별로 의복규정이 있었고 그것이 철폐되었지만 유행이 일반의 공유물이 되었으되, 유행의 창조는 예나 지금이나 소수의 몫으로 남아있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말합니다.그러니 이 대단하고 비상한 능력자로 만드는 비책을 우리가 단지 취미생활로만 일삼는 것은 너무도 아까운 것처럼 독서의 가치를 이야기합니다.

 

나는 적어도 책 한 권에 인생이 변했노라고 말하는 비열한 인간은 되기 싫었던 것이다.

 

이응준작가의 <어둠의 뿌리는 무럭무럭 자라나 하늘로 간다>는 시의 일부입니다. 독서가 중요하지만 단 한 권이 책은 아니라는 거죠. 저자가 말하는 단지 '독서라는 취미'에서 인생역전을 만드는 '비책'으로 바꾸는 힘은 책 "1000권'에 있습니다. 책을 1000권을 가능한 밀도있는 짧은 시간에 읽으면 그것은 습관이 되고 그 이후 인생에도 계속 영향력을 가진다고 말하죠. 그리고 구지 명작만 1000권을 읽을 필요는 없다고 말합니다. 명작도 읽고 베스트셀러도 있고, 전문서도 읽고 심지어는 만화책도 읽으라고 말하죠. 그 책들을 몰입도 있게 작치는 대로 읽다보면 그것들이 뇌속에서 재조합이 되어 새로운 시각과 상상력,그리고 어떤 문제를 해결한 나만의 아키텍처를 만든다는 논리입니다.  

 

그렇다면  왜 48분인가.

 

<48분 기적의 독서법>에서는 3년간 1000권의 독서라는 명확한 숫자로 목표를 제시합니다. 이 3년이 그가 말하는 의식이 변화하는 임계점인거죠. 물을 끓일때 아무리 90도를 유지해봐야 소용없고 정확히 100도가 되어야만 끓기 시작하는 것처럼 말이죠.그렇다면 1년에 300권을 읽어야 하는 것인데 이것은 결국 하루에 1권씩이죠? 너무 빡세다고요? 하지만 저자는 하루에 오전 48분,저녁 48분씩 책을 읽다보면 어느순간 가속도가 붙는다고 말하고 있어요. 마라톤도 처음에는 아예 뛰지도 못하지만 계속 연습하다보면 시간은 점점 줄어들어 8시간에서 5시간, 4시간 이렇게 빨리 주파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예요.그렇다면 하루하루 너무 바쁘고 잠잘 시간도 없는데 48분씩 어떻게 시간을 내냐고요? 하루 일상에 허비되는 모든 자투리시간(서두름,정보과잉,걱정,잡동사니)등의 시간도둑을 잡아내면 가능하다는 말이죠.

 


결국 저자는 '시간관리(하루에 오전오후 각 48분씩) + 독서노트(책읽고 나만의 시각으로 요점정리)'를 해서 3년안에 1000권을 읽어보자는 해법을 아주 디테일하게 제시하는 거죠. 깔끔합니다.

 

중간중간 김대중 전 대통령,이랜드 박성수회장, 교보문고 신용호회장,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등 밀도있는 다독을 했던 분들의 독서법도 따로 섹션을 만들어 소개하고 있어요. 빌 게이츠와 에디슨등 이런 분들은 책을 읽는게 아니라 아예 도서관의 책들을 모조리 집어삼켰더군요. 이렇게 존경받는 분들의 공통점이 다독인 것은 맞지만 다독을 한다고 모두 이분들처럼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요. 이런 독서의 습관화가 큰 건물을 짓기 위한 기초공사겠지요. 또 마지막 페이지에는 나이별 추천도서와 뉴욕타임즈의 필독 문학/인문/사회/과학분야 등 100권의 도서도 친절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다독을 위한 시간관리법은 공병호씨가 제시하는 방법이 좋아보이더군요.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반복적인 이야기들이 너무 많아요.300페이지가 넘지만 중복되는 내용만 줄이더라도 훨씬 슬림하고 깔끔하게 전달할 수 있었을텐데 후반에 가면 반복된 잔소리로 들릴 위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숫자로 된 48분이라는 시간관리의 중요성은 책읽기를 목표로 하는 사람들에게 더 없이 변별력있는 전략이라고 보여집니다. 마지막장을 덮으면서 앞으로 더욱 탐욕스러운 독서가가 되고 싶어지더군요. 좋은 자극입니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인물들의 어록과 최근에 나온 독서법에 관한 많은 책들중에서 발췌하여 읽을 수 있게 해주고 있는데, 책읽기에 대한 많은 자양분중에서 마지막으로 헤르만 헤세의 말로 이 책을 마치려 합니다.

 

그대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책은 없다. 그러나 책은 은밀하게 그대를 그대 자신 속으로 되돌아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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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고마워, 듀이 - 도서관 고양이가 건네는 위로
비키 마이런.브렛 위터 지음, 배유정 옮김 / 걷는책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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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2009년도에 전세계 서점을 휩쓸고 영화까지 만들어진 도서관고양이, 듀이가 사람들을 엄청 울렸다는 정보는 알고 있었어요. 그러나 읽어보진 못했어요. 저는 강아지를 더 좋아하는 1인이었으니까요. 이번에 듀이의 작가이자 도서관장님이셨던 비키 마이런의 두번째 후속작이 나왔다는 소리를 듣고 눈이 반짝거렸죠. 물론 저는 여전히 강아지랑 부대끼며 살고 있으나 지금은 좀 더 마음이 커졌는지 이제는 고양이든 개든 상관하지않고 환경과 동물에 관한 어떤 것들도 다 관심이 가더라구요.<정말 고마워,듀이>에도 듀이의 사진이 있긴 하지만 너무 흐릿하고 더  잘 보고싶어서 인터넷을 뒤져보니 조각상이 있는데 요로코롬 생겼네요.참 순해보이고 몽실몽실하죠? 이름도 '듀이 리드모어 북스'라니..역시 도서관의 수호신같아요.

 


 

이 책은 듀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듀이처럼 고양이와 인간이 서로를 변화시킨 뭉클한 실화들 9개가 묶여있더군요. 20년을 살았던 듀이가 죽고나서 듀이의 팬들로부터 수천통의 편지를 받았는데 그 사연중에서 골라 골라서 비키 바이런이 직접 만나 인터뷰를 한 이야기를 엮은 것이죠. 이 9가지 이야기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외롭거나 이혼과 소외감, 전쟁과 상실로 인해 상처받고 절망에 빠진 사람들이 기적같은 사랑을 만나고 거기에서 치유되며 강해지고 있죠. 또하나의 특징은 바키 마이런이 그 주인공들과 그들이 성장한 지역,그리고 듀이와의 연결고리를 잘 이어나가는 탁월함을 지니고 있다는 점입니다. 모 케이블방송의  '평행선이론'처럼 어찌 그리도 근사하게 공통점을 찾아내는지 신기해요. 

 


 

고양이와 결혼했다는 에피소드는 '마시멜로'란 고양이가 나오고, 진공청소기를 대도 가만이 있어서 고양이털관리를 받는 순딩이,'타비타', 또 고양이가 죽었을때 대신 유언장을 보내주던 수의사와 못된 집주인떄문에 32킬로나 떨어진 곳에 버려졌을때도 3주나 걸려서 주인을 찾아 돌아온 '스푸키'와 뒷다리로 서서 앞발을 흔들며 멋진 광란의 가라데댄스를 추는 고양이, '미스터 보브 키튼스경'은 또  어떤가요. 모두 대단합니다.그러나 이 책에서 주인공은 확실히 고양이가 아니라 '사람'에게 맞추어져 있습니다. 이 9개의 에피소드들은 아주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하지않은 '인간극장'을 보는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또 기억나는 게  '쿠키'란 강아지를 키우는 린다의 이야기입니다. 린다가 아플때 그 고양이도 털이 갑자기 많이 빠지죠. 린다는 급히 병원에 데려갑니다. 진찰결과 아무런 문제가 없죠. 의사는 심리적인 문제인것 같다고 린다의 건강에 대한 걱정을 지나치게 하는 것일수도 있다고 말하죠.린다는 이해가 안되어 이렇게 고민합니다. '내가 이러한 신뢰를 얻을 만한 일을  한 적이 있었던가? 내가 이렇게 열렬하고 진실한 사랑을 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일까?' 사실 저에게도 비슷한 일이 있었죠. 이사준비때문에 우리 슈만이랑 클라라를 2달간 애견호텔에 맡긴 적이 있거든요. 그 곳은 푸른잔디와 넓은 운동장, 북한강이 내려다보이는 멋진 곳이었고 매일 정기적으로 뛰어놀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슈만은 등짝에 축구공만하게 털이 왕창 빠져버렸습니다. 오랜만에 저를 만난 날, 슈만은 깊은 신음소리를 내면서 눈물이 고이는데 정말 그 추레한 등짝과 눈물이라니..잊을 수가 없죠. 

 

처음에는 단지 '고양이'에 지나지않았는데 그들은 십수년을 함께 지내고 서로에게 영향을 받고 위안을 받습니다.단순히 걸어다니는 털달린 미술작품이 아닌란 걸 깨닫게 되죠.하지만 고양이를 사람으로 의인화하거나 과장하지않습니다. 이 책의 매력은 그렇게 담백하고 겸손한데 있다고 생각됩니다. 사실 다른 생명체와의 교감은 얼마나 경이로운 일인가요? 앞으로 저는 길고양이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사실 길고양이들이 뚱뚱한게 하도 쓰레기통을 많이 뒤져서 그런게 아니라 물을 못먹어서 부은 거라던데...앞으로는 물도 사주고 소세지도 사줄까봐요^^

 


 

특히 번역한 분이 예전에 방송에 자주 나왔던 연극인이자 동시통역사인 배유정씨였어요. 너무 반갑더라구요.목소리가 참 차분하고 나즈막하니 좋잖아요. 이분 인터뷰를 읽은 적이 있는데 사고방식이 참 독특하고 열려있으시더라구요. 요즘엔 왠 안나오시나..궁금했는데 이렇게 책으로 만나니 더욱 좋았어요. 번역도 아주 매끄럽게 잘 해주셨더라구요. 아, 그리고 이 분도 7마리 고양이와 살고 있으시다니 왠지 더 정이 가더군요^^

 

아래 영상은 예전에 본 폴란드의 길거리 cctv예요. 지나가는 한남자옆으로 세마리의 고양이가 후다닥 뛰어가죠. 이후에 다른 한마리가 나타나는데 갈림길에서 친구들이 어디로 간지 몰라서 머뭇하다가 그 남자를 쳐다봐요. 그 남자는 대수롭지않다는 듯이...ㅎㅎㅎ 하여간 보시면 압니다. 인간과 고양이의 교감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하루였네요.따스한 책이예요.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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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티드 - 모든 것이 연결된 세상 새로운 기회가 온다
SBS 서울디지털포럼 사무국 엮음 / 시공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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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그러니까 작년에 개최되었던 '서울디지털포럼'을 한권의 책으로 요약해서 읽게 되는 것은 정말 행운이었습니다. 특히나 제가 존경하는 글로리아 스타이넘과 니콜라스 카같은 분들의 강연내용을 접한다니 더없이 소중한 기회였지요.이번 포럼의 키워드는 '초연결사회'였습니다. 저처럼 15년이상을 IT업계에서 일했고, 커뮤니케이션과 디지털시대의 지식격차 해소 및 사회 공공문제 해결을 위한 네트워킹을 주제로 한 자리라고하니 더욱 눈이 반짝반짝거렸습니다.

 


 

시작은 '래리 킹 라이브'의 진행자였던 래리 킹의 추천사로부터 시작하더군요. 통신업계에 종사한다면 '연결' 에 주안점을 주라. 또한 정직하고 기회앞에서는 몸을 움츠리지 말라. 위험은 기꺼이 감수하라. 우리에게 '연결'이란 무엇인지 그 가치를 한번 생각해보면서 책장을 넘기게 되더군요.특히 강연후 질의응답시간에 인상적인 부분은 인터뷰어로써 줄곧 논란의 여지가 있어서 개인적인 견해를 밝히기 어려웠을텐데 혹시 지금 신념을 밝혀주실 만한게 있느냐는 질문에 "공개적으로 밝힌 적없지만 낙태도 여성의 권리"라고 말한 것이 기억에 남네요.


 

가장 기대했던 챕터는 글로리아 스타이넘의 메세지였습니다.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많은 분들이 알듯 <Ms.>란 최초의 여성잡지의 편집장을 15년간 보내면서 성역할과 아동학대,비폭력 분쟁해결, 토착민문화, 평화운동에 적극 참여한 활동가로  <내면으로부터의 혁명>이란 책은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이번에 그녀는 서울디지털포럼의 최초의 여성기조연설자였습니다. 책을 읽으며 인상적인 몇개의 대목을 발췌해 보겠습니다.

 


 

- 유럽 사람들이 들어서기전의 미대륙이나 인도에서 쓰이던 토착어에는 성의구분이 없다. 사람은 그냥 사람일뿐, '남자'나 '여자'를 따로 지칭하지않는다. 내 체로키족 친구중 하나는 열두 살이 되기 전까지 영어를 놀랐는데 지금까지도 인칭대명사를 혼동하곤 한다

- 디지털 기술로 아기를 기르거나 넘어진 누군가를 일으켜 세울수응 없지 않은가? 유대감은 오감으로 느낄 수밖에 없다.

- 미국의 '민주주의'개념은 그리스가 아니라 아메리카 원주민문화를 모델로 삼았다. 그리스에는 노예제도가 있었고 남성이 여성을 지배했다. 마르크스와 엥겔스도 인디언부족 연맹에서 아이디어를 찾았고, 미국의 참정권 운동 또한 인도여성들이 누리는 권리에서 귀감을 얻었다. 제주도에 와보니 해녀 문화와 자신의 몸뚱이인 섬을 스스로 창조했다는 여신이야기가 눈에 띈다.

 

스타이넘은 특히 디지털시대의 연결을 위해 성별과 인종,계급과 지리적 공간의 제약을 넘어 "오감"으로 만나야한다는 것을 강조하더군요. 텍스트로만 읽어도 굉장히 울림이 있는 강연내용이었습니다. 그외에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전 편집장 출신인 니콜라스 카의 메시지들도 참 좋았습니다. 인터넷이 우리의 사고방식과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날카로운 비판은 많은 부분이 공감되더라구요. 지금 인류의 역사는 전기,전화,TV,컴퓨터,모바일 그리고 이제 그 기술들이 통합되고 연결되는 새로운 디지털기술의 시대가 도래했잖아요? 많은 이들은 '어차피 인프라와 기술이 대세'라는 느낌을 받고 있지만, 니콜라스 카는 사회가 진정 발전하려면 스스로 연결을 끊을 줄 알아야한다고 강조하더라구요. 멀티플레이 기술만 익히지말고, 홀로 있는 시간을 누리고, 어떤 방해도 없이 일대일로 일에 집중하며, 스스로 몰입하여 사고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아, 맞습니다. 짝짝짝!

 

마르셀 로젠바흐는 위키리크스와 기존 미디어가 손을 잡게 된 배경을 이야기했는데 아예 책으로 냈다고 하니까 책<위키리크스>를 꼭 읽어봐야겠습니다. 저널리즘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펼쳐지더군요. 줄리아나 로티치는 2011년 <가디언>이 선정한 100대 여성중 한명이자, 기술분야 세계2대 여성으로 선정된 사람인데 크라우드 소싱 플랫폼' 우샤히디'를 통해 전세계의 다양한 위기 상황에 오픈소스를 통해 공헌하게 된 이야기는 존경스럽기까지 합니다.

 

이 책의 목차를 보면 아주 유명한 세계석학들과 카톡과 넥슨,미투데이 사장까지 발언대에 나오기에 디지털 기술시대에 그속에서 아날로그적인 존엄한 가치를 구현하는 방법에 대해 좀 더 논의할 줄 알았는데 비아콤,CNN이나 KT, SK등에서 나온 분들은 기업홍보를 중점적으로 하시더군요. 이 스마트시대에 좀 더 모바일 생태계안에서 사업자들도 좀 더 공익적인 비전을 공유하는게 협력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래는 연설자중 하나였죠. 가상합창단 작곡가 겸 지휘자인 에릭 휘태거가 유튜브를 통해 전세계의 50개국 이상의 사람들에게 악보와 지휘동영상을 올리고 그것을 보고 참여한 2700여명의 동영상을 가지고 만든 합창영상입니다.디지털을 이용한 집단지성의 힘인거 같아서 함께 공유하고자 올리면서 제 서평은 마치겠습니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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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피용 - 인간의 멍청함을 이야기하는 최초의 강아지
데니스 프라이드 지음, 김옥수 옮김 / 뜰book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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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위키백과에서 나온 개의 품종중에서 파피용에 대해 먼저 알아볼까요? 

 

파피용(papillon)은 프랑스의 원산지로, 예로부터 귀부인들에게 인기가 많아 초상화에도 자주 등장하였다. 나비 날개 같은 커다란 귀가 특징으로 머리에 45°각도로 올라와 있다. 어깨높이 20~28cm, 몸무게 4~4.5kg이다. 털은 길고 탐스러우며 자태는 우아하고 아름답다. 털빛은 보통 흰색 바탕에 검은색이나 갈색 무늬가 들어가 있다. 크기는 작지만 배짱이 있으며 자신만만하고 활발하며 붙임성이 좋아 다소 소란스럽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제가 처음 본 파피용 강아지는 드라마 '신기생뎐'에 '안드레'라고 불리우던 고고한 강아지였습니다.역시나 그 품종은 귀족에게 인기가 있더군요. 오늘 제가 만난 쥬느비에브도 아주 도도하고 거만하며 인간의 멍청함을 최초로 까발기는 파피용강아지입니다. 이렇게 생겼어요.


 

 

저자 데니스 프라이드는 철학박사이면서 한때 스탠딘 코메디언이었고 교사였다고 하네요.지금은 주느비에브 여왕님의 집필활동을 보조하면서 그녀가 컹컹거리면 그걸 듣고 원고로 옮겨쓰는 일을 하신다고요. 이 에세이는 철저히 실화를 바탕으로 저자 데니스 프라이드박사의 일상생활을 파피용 품종의 주느비에브의 시선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가 처음에 걱정했던 부분은 이 책이 반려동물을 인간으로 의인화하며 마치 인간처럼 묘사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염려였는데 그래도 이 책 <파피용>은 개의 특징을 아주 잘 알고 있었고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쇼핑을 가면 쇼윈도우의 옷을 보면서 살까말까, 입었을 때를 상상하며 한참 서있듯이, 개는 후각이 예민하기 떄문에 산책할때 그냥 드럽게 킁킁거리는게 아니라 냄새를 맡으면서 상상을 하는 부분도 좋았구요. 카트리나가 '주느비에브'란 이름을 지었을때 그녀의 반응은 정말 넘 재미있었어요. 

 

 

또 인간에 대한 풍자는 재치발랄하면서도 새로운 관점으로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참신함이 숨어있어서 좋더군요. 인간이 자기네 몸에서 가장 중요한 부위를, 모두가 보려고 애쓰는 부위를 '은밀한 부위'라고 부르면서 옷으로 항상 가리는 이유가 몰까?인간이 우리처럼 다닌다면 아마 인터넷 미팅 사이트같은 건 금방 없어질꺼야.' 라든가.정치인이 되고싶다는 개에게 보낸 주느비에브의 답장은 또 어떤가요. "당신은 그러지않아도 이미 개자식이랍니다. 더 나빠지지마세요." 그리고 오토바이에 대해 설명할때는 정말 폭소가 터져나왔지요. '아주 끔찍한 사고를 당해 반으로 갈라져서 바퀴도 두 개 밖에 없는 자동차를 몰고 다니는 인간이 가끔 보일거야. 이런 차는 지붕도 사라지고 없어.게다가 소리가 아주 시끄럽고 150킬로그램의 덩치에 턱수염이 더부룩한 '형씨'라는 사람이 운전하는 경우가 많아. 이런 '형씨'한테는 절대로 짖지 마.'

 

노벨물리학상을 받을 만한 주느비에브의 짖는 것에 대한 음파이론도 정말 상큼하고, 운전석에서 운전하는 것을 도와준다는 그 오만한 발상도 넘 웃겼고,후반부에 가면 더욱 즐겁습니다. 반려인간테스트와 다양한 개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주느비에브의 재치있는 답장들을 읽고있으면 갑자기 고민스러웠던 일상의 일들도 새털처럼 가볍게 느껴집니다.

 

읽으면서 부러웠던 것은 수많은 도시와 마을에 있는 애견공원에 대하여 묘사하면서 '인간 정부에서 이룩한 가장 훌륭한 업적'이라며 흐뭇해하는 장면입니다. 우리나라도 얼른 이런 공원이 법제화되어 안심하고 강아지들이 전용으로 뛰어놀 수 있었으면 좋겠고, 이에 따라 견주들의 공공시설에 대한 마인드도 더욱 높아지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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