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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애니멀 - 사랑과 성공, 성격을 결정짓는 관계의 비밀
데이비드 브룩스 지음, 이경식 옮김 / 흐름출판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2012년들어 이 책<소셜
애니멀>은 10등으로 읽은 책인데 처음으로 별 다섯을 주게 된 책이네요^^
책장을 덮었을때 마음이 훈훈해지면서 이 책을
꼭 선물하고 싶은 지인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더라구요.
몇권 사서 선물로
줘야겠어요.
처음에 이 책의 부제는 '사랑과 성공, 성격을
결정짓는 관계의 비밀'이라고 되어있어서 '뭐, 그렇고 그런 자기계발서이란 말인가?' 머리를 갸우뚱하면서 책을 펼쳤어요. 게다가 아주
두툼하더군요. 무려 600페이지에 달해서 한숨한번 쉬고 펼쳤죠. 사실 내용에 비해 책의 부제는 별로 섹시하지않다고 판단되요. 하여간 저자는 뉴욕타임즈 칼럼니스트입니다. 데이비드 브룩스는 예전에 <보보스>라는 새로운 신인류의
라이프스타일을 정의하면서 주목을 받았던 사람인데 10년만에 펴낸 이 책 <소셜 애니멀>은 더욱 놀랍네요.45주 연속
베스트셀러라니요. 읽다보니까 요즘 대세인 소셜커머스나 SNS에 관한 이야기인가?하면서 추측했던 예상은 모조리 빗나갑니다. <소셜
애니멀>은 에리카와 헤롤드라는 가상의 두 인물을 만들어내서, 그들의 탄생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스토리텔링으로 엮은 다음 우리 삶의 면면에
숨겨져있는 도덕과 정치와 사랑등등 다양한 사건들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했어요. 아주 야심차게 방대하고도 독특한 형식이랄까요? 쉽게 풀어쓴 심리학 개론이
커피라면 <소셜애니멀>은 T.O.P.라고 부르고싶어지네요. 저에게 짧게 요약하라면 아주 현실적이고도 매혹적인 인본주의적 삶과 사회를 만드는 지침서라고 감히 정의해
봅니다.

사실 우리는 건강,기후변화,한나라당의 행태에 대해서는 할 말도 많고 나름 나만의 판단을 잘 내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나의 성격과 행복에 대해서는 말하기가 참 서툴죠. 수백 년 동안 수백만 권의 책이 개인의 발전과 행복에 대해 많은 이야기들을
전해주었지만 대부분 외부적인 조건과 IQ등으로 수량화하여 설득하잖아요. 이 책<소셜 애니멀>은 우리에게 이런 본질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진짜 그게 맞다고 생각해? 그리고 이것을 확대하여 기업의 임원과 정부의 정책입안자들에게까지 날카로운 일침을
가합니다.
이 책이
건드리고 있는 부분은 굉장히 다양합니다. 역사와 철학, 교육심리,가족심리, 범죄심리,국가의 정책까지 말이죠.
그렇다면 우리는 인간 본성을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일까요? 이 책에서는 과학지상주의, 합리주의,환원주의,
물질주의등 피상적 세계관을 벗어나야 한다고 일관되게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누구인가에 대한 깊이있는 시각을 가지기 위해서 신학과 철학보다는
참신하게도 심리학과 두뇌과학,인지과학과 신경과학,행동경제학,사회학,심리학을 동원하여 파헤치고 있고요. 그리고 무의식이 멍청하고 야한게 아니라는
것! 감정과 이성은 분리되어있는 것이 아니며, 감정이 생각의 중심이라는 설득적인 연구결과들을 보여주지요. '이성이 자본'이라고 생각했던 프랑스
계몽주의에서 벗어나 데이비드 흄과 아담스미스가 주창했던 영국과 스코틀랜드식 계몽주의가 더 나은 사회와 방향을 제시하여 새로운 인본주의 사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하고 있고요. 말로 요약하니까 참 딱딱한데 이 책은 마치 소설같아서 에리카와 헤롤드가 어떤 부모밑에서 어떤 교육을 받으며
자라고, 어떤 학교생활과 조직생활을 하는지를 비교하면서 보여주기 때문에 굉장히 리얼하고
흥미롭습니다.
특히 인간은 합리적인 동물이 아니라 사회적이며 관계를 통해 영향을 주고받아 형성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제가 인상깊었던 부분은 헤롤드의 고등학교때 지도교사의 교육방법입니다.학생을 하나하나 불러서 그에게
맞는 책을 선물하면서 "이 책이 나를 구원했어"라고 말해주던 선생님이 있었는데 그분의 교육법은 정말 이상적이고 자기주도식 공부법을 제대로
보여주더라구요. 우선 핵심지식을 숙지하고,그 다음에는 그 지식이 머릿속에서 즐겁게 숙성되고,지식에 질서를 부여해 패턴을 만들고, 관련된 자료를
한데 녹여 통합하고, 마법과도 같이 통찰이 의식에 튀어나올 때까지 이 과정을 계속 반복시키는 의식과 무의식의 통섭방식은 제게도 도움이 될것
같습니다.
그리고 서로 반해서 데이트를 하고 연애를 하게
되는 헤롤드의 부모가 나오는 장면들은 얼마나 웃기던지요. 구애에 성공하는 사람은 스펙이 아니라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멜로디와 리듬을 조절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대목에서도 고개를 끄덕거렸죠.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자기 욕망을 억제하는 상호과정을 통해 이루어지는 관계의 프로세스를
적나라하게 보았다고나 할까요. 또,후반부에 노년을 맞이한 에리카와 헤럴드가 프랑스의 캉과
샤르트르를 여행하면서 중세의 삶을 묘사하는 부분은 또한 가슴설레게 감탄이 나옵니다. 역사에 대해서 다시한번 매력을 느끼게 되더라구요. 아름답고
질투났어요.
이 책에 나오는 인간이 행복 혹은 성공하는
근육을 제대로 단련하려면 중요한 요소들이 다음과 같다고 합니다. 내마음속 헤아리기, 마음의 안정, 분노 컨트롤하기, 공감, 몰입, 매티스등이라고
정리해볼 수 있었어요. 매티스는 그리스어로 사회적 경험이 많은 사람들, 즉, 어떤 복잡한
환경에서 중요한 패턴을 뽑아내는 능력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정말 공감이 됩니다. '달인'들을 보면 정말로 더 효율적인 어떤 규칙을 발견하는데
능한거 같더라구요. 그 외에는 많은 논문과 흥미있는
연구결과를 보여주는 것도 재미있었어요. 선입관이 깨부셔지는 느낌이랄까요? 아니면 뇌가 확장되는 느낌? 이 책은 물고기를 묘사하는 게
아니라 물고기가 헤엄치는 모습을 묘사하는 듯한 느낌을 줘서 좋았습니다. 나중에 다시한번 읽고나서 매혹적인 새로운 인본주의자가 되어야겠어요.
아, 479쪽에 오타하나. 14줄에 '당파적인
추악암속에서'라고 씌여있는데 아마도 '당파적인 추악함속에서'가 맞을 듯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책 <소셜 애니멀>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것 같은데 2쇄에서는 오타가 수정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