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러니
최명렬 지음 / 동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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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이재(34) - (주)이룸 사장

서리우(28) - (주)이룸 경영지원팀 대리

"누구도 원하지 않았던 존재. 그게 저에요. 난 열렬한 사랑 같은 거 원하지도 하고 싶지도 않아요. 난 편안한 사람이 좋아요. 봄볕처럼 따뜻한 사람이 좋아요. 사랑을 해야 한다면, 난 그런 사람을 사랑할래요. 그러니까 내 심장을 뛰게 하지 말아요." - she said.

어린 시절 불장난 같은 사랑으로 태어난 리우. 엄마의 호적이 아닌 외삼촌의 호적에 올라 28년을 이리저리 치이며 자라왔습니다.

혹시나 자신처럼 실패할까 봐 리우를 인형처럼 자신의 식대로 키워 온 리우의 친모.

그로 인해 속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 한 명 만들지 못했고, 학원도 다니지 못했으며, 여중, 여고, 여대를 진학하며 구속된 삶을 살아왔습니다.

항상 자신을 구속하는 엄마가 미우면서도 자신으로 인해 엄마의 인생의 오점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리우. 그래서 엄마에게 싫은 소리 한마디 하지 못 합니다. ​

호적상 친오빠의 결혼식. 하객들로부터 혹시나 이런저런 말이 나올까 봐 결혼식에  오지 말라는 집안 어른의 말씀.

동생으로도, 사촌동생으로도 결혼식에 참석할 수 없었던 리우. 일우재단의 일원이 되지 말아야 했던 그날, 리우에게 자유롭게 주어진 혼자만의 세상.

엄마의 인형으로 착한 딸이었던 리우는 다시없을 짜릿한 일탈을 하기로 합니다. ​ 어느 누구도 뭐라고 하지 못하는 곳에서 자유롭지만 씁쓸한 시간을 보내는 리우.

그런 그녀 앞에 나타나 그녀의 일탈을 도와줄 남자, 권이재.

'그가 사랑하는 여자는 겁쟁이다. 모든 걸 혼자만 끌어안은 채 끙끙거리고 앓는다. 그 모습이 안쓰럽고도 사랑스럽다. 이미 사랑에 빠진 남자의 마음이란 이토록 쉬웠다.' - he said.

​원나잇 같은 건 이재의 취향이 아니었은, 그날따라 유독 자신의 시선을 끌던 여자. 다른 남자들 또한 이재와 같은지 그녀를 향해 시선을 던집니다.

이재 안에 내재되어있던 본능을 끌어올리는 그녀. 나른한 눈빛으로 유혹하는 그녀에게 이재는 자신이 세워둔 원칙을 무시한 채 그녀의 유혹에 넘어갑니다.

​처음 만나는 여자일 거라 생각했는데, 이미 전에 우연히 마주쳤던 리우, 그때도 쓸쓸한 모습으로 이재의 눈길을 끌었던 여자. 두 번째 만남에서도 화려한 모습이지만 그녀의 얼굴 위로 흐르는 눈물로 쓸쓸해 보이는 여자. 같은 여자에게 두 번이나 흥미를 느낀 이재. 하지만 그 두 번의 기회 모두 그녀의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눌 수 없었고, 홀연히 사라져버린 리우. 또다시 만날거라곤 생각지 않았는데, 그의 회사 직원으로 만나게 된 여자. 다시는 도망치지 못하게 만들고 싶은 이재.

거침없이 다가가는 남자와 그런 남자로부터 도망치고 싶은 여자.

​최명렬 작가님의 여섯 번째 이야기입니다. '아이러니'는 전작들보다는 조금 진한 사랑 이야기입니다. 무려 19금!

제가 읽은 최명렬 작가님의 작품은 맞선과 다향인데요. 두 작품 모두 가족들로부터 상처를 받는 여주인공 캐릭터라는 점이고, 그런 여주인공을 따뜻하게 보듬어주는 남주인공이 등장하는 것입니다. 두 작품 모두 재미있게 읽어서 이 번 책을 좀 기대했었어요. 하지만 조금은 아쉽네요. 이번 책도 가족들로부터 상처를 받은 여주인공이에요. 전작들과 비슷한 소재여서 그런지 조금 김이 빠졌어요. 그래도 이야기는 술술 읽혔습니다.

강압적인 엄마가 원하는 대로 살아주고 싶기도 하고, 그런 엄마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하는 리우. 그리고 그녀에게 거침없이 다가오는 이재에게 끌리지만 밀어내야 하는 리우.​

리우가 가지는 복잡한 감정들. 이재는 리우에 대한 자신의 끌림을 인정하고부터는 인정사정 두지 않고 리우가 자신을 보기를 원해요. 그런 이재가 끌리면서도 부담스러운 리우입니다. 하지만 얼마 못 가서 이재를 향한 자신의 마음을 인정하고 용기를 내기 시작한 리우.

항상 자신의 마음을 솔직히 말하지 못 했던 그녀가 엄마에게, 가족들에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항상 그녀를 집안으로 수치로 여겼던 가족들에게 뭔가 통쾌한 한방을 보여줬으면 했는데, 리우가 이재와 결혼을 함으로써 그저 그렇게 이야기가 마무리되어 많이 아쉬워요.

작가님 후기를 읽어보니 조금은 진한 사랑 이야기를 쓰시고 싶었다고 하시네요.

19금답게 씬이 종종 등장하지만 저는 진하다는 생각이 안 들더라고요(음란마귀가 씌었나 봐요ᅲ) 씬이 뭔가 두 주인공 사이에 중요한 장치가 되었던 장면이 좋았지만요.

​'아이러니'는 잔잔합니다. 리우와 리우 엄마 간의 갈등은 존재하지만 다른 조연들로 인한 갈등은 없어요. 남녀 사이에 또 다른 인물이 끼어들지 않아서 술술 읽혀요.

최명렬 작가님 표 상처받은 여주인공 그런 여주인공을 나무처럼 보듬는 남주인공 스타일을 좋아하신다면 읽어보시길..!

'난 단지 나처럼 살기를 원하지 않았을 뿐이다. 그녀를 따라다니는 낙인을 딸이 물려받지 않길 바랐을 뿐이었다. 멋모르는 나이에 남자를 만나 인생을 망치는 일을 딸이 할까 겁이 났을 뿐인데. 모든 것은 널 위해서인데! 어떻게 내게 이럴 수 있니?'​ - 리우 母 said.

 

혹시나 자신과 같은 과오를 저지를까 전전긍긍하는 리우 엄마의 마음을 이해 못한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그 방법이 잘못되었다는 거죠. 리우와 이재의 사이만큼이나 관심 있었던 부부이 바로 리우 엄마의 이야기에요. 그녀가 점차 변하는 과정이 저는 궁금하더라고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읽으실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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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사랑을 어떻게 만났나요?
브리짓 지음 / 스칼렛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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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주혁(33) - 사랑 피부과 의사

이강주(31)- 청춘 약국 약사

 

예쁜 얼굴, 잘빠진 몸매, S대 약학과에 다니는 동안 1등을 도맡아 했으며, 졸업 후 잘 나가는 제약회사에 들어가 탄탄대로를 달렸던 여주인공 강주.

약국을 운영하시던 아버지가 갑작스레 쓰러지시고 아버지 약국을 물려받아 운영 중입니다. 얼굴도 예쁘고, 똑똑한 여자라 조금은 도도할 줄 알았던 그녀는 연애 한번 해보지 못한 연애고자로 순진합니다.

연애 한번 해보지 못한 강주는 8년 동안 한 남자를 짝사랑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짝사랑하던 선배가 자신의 친한 친구와 사귀게 되고 강주는 마음이 아프지만 사귀는구나 하며 넘겼습니다.

하지만 존경하는 은사님의 환영회 자리에서 짝사랑하는 선배와 친구와의 이야기를 듣고 크나큰 상처를 입은 그녀. 그때 당시 비록 짝사랑에 실패는 했으나 괜찮다고 넘겼던 강주는 자신을 기만한 친구가 미웠습니다. 그런 강주 곁에서 복수를 하라며 부추기는 친구 아영.

 

받아들일 수 없었다. 무딘 도끼에 뼈가 보일 정도로 발등이 찍혀 버린 그녀는 뭔지 모를 감정에 휩싸였다. 슬픔과 분노들이 뒤엉키더니 결국 새로운 감정을 토해 냈다.

복수심.

그녀는 복수를 결심했다.

 

착한 여자가 돌변하면 무서운 법! 순하디 순하고 착한 강주가 자신을 기만한 친구를 향한 복수를 하기로 했다. 그런데 복수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마치 하늘이 그녀를 도와주는 하네요. 며칠 동안 약국 위층이 시끄럽더니 '사랑 피부과'가 들어온 것. 그런데 그 피부과 의사가 어디서 본 사람 같다는 거, 친구 아영과 함께 약국으로 돌아가는 길.

친구 아영이 마침 그 피부과 의사를 알아본 것. 그 피부과 의사가 S대 약학과 선배란다. 그리고 그 남자가 바로 자신을 기만한 친구가 지독하게 짝사랑했던 상대라니.

친구에게 복수하기에 저 남자가 딱이라며 저 남자를 꼬시라고 하는데.. 과연 강주는 그 남자를 무사히 꼬셔 친구에게 복수를 성공할 수 있을까요?

 

성장하는 동안 뭐든지 빼어난 형과 비교를 당하고, 자신을 못마땅해하는 부모님에게 반항하는 심정으로 남주인공 주혁은 개인 병원을 꾸려 독립을 합니다.​

​새로운 병원의 아래층에 위치한 약국. 친구 유범과 잠깐 들렀던 곳에서 무언가 결심이 서린 표정으로 당차게 자신에 밥을 사달라고 말하는 여자.

​잠깐 다녔던 약학과 후배란다. 그날 저녁 습관적으로 자주 찾는 레스토랑에 가게 된 주혁과 강주.

강주는 긴장한 듯 연신 와인을 들이켰고, 마침내 취하고 마는데요. 그때 강주에게 전화가 걸려오고 주혁은 그 장면을 보고 웃음이 터지고 맙니다.

술에 취해 자신을 꼬시겠다고 중얼거리던 강주의 집을 몰라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오게 된 주혁. 다음날 당황하며 어쩔 줄 모르는 강주에게 장난스레 묻습니다. ​

"네가 나 꼬신다며. 어떻게 꼬실 건데?"

​"꼬시면 넘어올래요?"

"제대로 꼬시면 제대로 넘어가 줄게."

​사실 주혁은 오는 여자 안 막고 가는 여자 안 말리는 스타일입니다. 첫사랑에 대한 아픈 상처가 있어서요. 그가 여자를 사귈 때 가장 중요시하는 것이 바로 진심입니다. 여자가 아무리 예쁘고, 똑똑해도 자신을 향한 진심이 없는 여자라면 사귀지 않았죠. 그런 주혁이 강주의 어설픈 꼬임에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마치 어디서 남자를 꼬시는 것을 배우고 온 사람처럼 전투적으로 자신을 유혹하는 강주가 귀엽고 예쁘게 보이는 주혁.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없었던 주혁은 강주와 과연 진짜 사랑을 할 수 있을까 하는 희망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그녀가 왜 적극적으로 자신을 꼬시려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자신을 꼬시려는 이유가 뭐냐고 물었을 때 우물쭈물하는 강주에게 실망하는 주혁.

​그러다 주혁의 상처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자신이 주혁에게 상처를 준 것은 아닌지 괴로워하는 강주는 주혁을 피하게 됩니다.

자신을 실컷 흔들어 놓고 이제는 꼬시는 걸 그만두겠다고 하는 강주가 어이없는 주혁. 그 사이 강주가 자신에게 다가온 이유를 알고 주혁 또한 아파하지만 결국은 강주에게 다가가는 주혁입니다. 이번엔 주혁이 강주를 제대로 꼬시려고 합니다.

연애고자 순진무구한 여자 이강주와 첫사랑에 대한 상처로 사랑을 하지 못 했던 남자 남주혁의 달콤한 사랑 이야기, 궁금하시죠? ​

처음 접하는 작가님입니다. 그저 소개 글을 보고 급하게 선택한 책이었는데 선택을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처음 연애를 하는 여자와 오랜만에 진정한 연애를 시작한 남자의 케미. 순진하기만 했던 강주가 주혁을 쥐락펴락하는 장면들도 귀엽고 설렜습니다.

특히나 카페에서 강주를 기다리던 주혁이 강주의 신발 끈이 풀린 것을 보며 강주를 다리를 자신의 무릎 위에 올려놓고 신발 끈을 묶어주는 장면이 참 두근거리더라고요.

처음 하는 연애이고 누구에게나 친절을 베푸는 강주로 인해 다른 뜻을 가지고 강주에게 접근하는 남자에 대해서도 무감한 강주 때문에 질투심 폭발하는 주혁도 참 볼만합니다.

네 남녀가 얽혀있어요. 하지만 못된 여자친구로 인해서 막 성질이 나지는 않아요. 제 눈에는 강주와 주혁만 보이더라고요.

유쾌하고 달콤한 층간 연애 탐구서인 '당신은 사랑을 어떻게 만났나요?' 입니다.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새로운 작가님을 알게 되어 참 좋습니다.

자기 전에 다시 한번 훑어보려고요~ 오래간만에 득템한 듯해 기분 좋은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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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우 지음 / 청어람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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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조(35) - M쇼핑몰 대표

김난아(3?) - 예은 초등학교 기간제 교사

임용고시를 준비하면서 기간제 교사로 고위층 자제들이 다닌다는 사립 초등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로 일하고 있는 여주인공 난아.

아이들이 좋고, 가르치는 게 너무나도 좋은 난아지만 요즘 들어 난아를 힘들게 하는 일이 생겼으니, 바로 고유라 학생 때문이에요.

얼굴도 예쁘고, 영특한 아이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기상천외한 사고를 쳐 난아를 힘들게 하네요.

더 이상은 그대로 둘 수 없어 유라 부모님께 연락을 하기로 합니다.

사실 난아가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사립 초등학교에서 일할 수 있게 된 것은 난아가 7년 동안 만나고 있는 서균 덕분이에요.

서균에게 유라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알게 된 사실은 서균과 유라의 아버지가 고교 동창이라는 것입니다.

결국 유라의 아버지와 면담을 하게 되는 난아.

이십 대 중반에 정략결혼을 했던 승조, 결혼 후 바로 아이가 생겼지만 부인과는 결혼 생활을 지속할 수 없었고 결국 이혼을 하게 됩니다.

아내의 양육권 포기로 승조가 아이를 키우게 되는데요. 그 아이가 바로 유라입니다.

7살 유라, 또래보다 영특하지만 승조와 함께 하는 시간이 적어서 그러지 아이는 외로움을 많이 탑니다. 그 외로움을 표현하는 방식이 조금은 과격하죠.

많은 사고를 쳐서 담임으로부터 전화가 오지만 직접적으로 면담을 하고 싶다고 한 적은 이번에 처음이네요.

어떻게든 피하려 했지만 유라의 담임이 친구 서균이 사랑하는 여자라 하여 어쩔 수 없이 면담을 하는데, 난아와의 만남이 쳇바퀴 돌듯 변함없었던 승조의 삶에 변화를 주네요.

 

학부모와 담임의 관계이지만, 유라의 일로, 또는 우연한 일로 만남이 생기다 보니 두 사람 다 감정의 변화가 생기네요.

난아에겐 7년 동안 만나온 남자친구가 있고, 승조는 이혼을 하고, 아이까지 있어 두 사람의 만남은 좀 어두울 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둡지 않습니다. 김난아라는 캐릭터가 순진하다고 할까요? 얼굴에 생각하는 것들이 표정으로 다 말해준다고 할까요?

순진무구한 여주인공과 사랑을 믿지 않고 무덤덤한 남주인공의 만남. 뻔한 스토리인 듯하지만 술술 읽히더라고요.​

여주인공 난아의 남자친구 서균과 승조의 관계는 참 복잡합니다.

두 사람은 고교 동창으로 절친한 사이였습니다. 하지만 졸업 후 일련의 일을 겪으며 진심을 터놓고 말을 하진 않았지만 껄끄러운 사이가 되었죠.

그렇게 된대에는 두 사람의 부모님들의 이야기가 등장해요. 승조가 어머니의 일기장을 읽는 장면이 중간중간 등장하는데 대체 무슨 일 때문에 두 사람의 사이가 데면데면하게 된 걸까? 하는 의문이 들었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이유가 밝혀지더라고요.

부모님의 이야기를 뒤로하고 승조와 승조의 전 부인 유진희, 난아와 난아의 남자친구 서균. 네 사람의 관계가 참 이상합니다.

마치 티비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막장 소재에요. 7년 동안 사귀었던 남자 서균, 하지만 서균은 3년 전부터 승조의 전 부인 진희와 관계를 갖고 있었습니다.

난아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희도 놓을 수 없다.. 서균을 이해하면서도 몹쓸 놈이라 욕을 하죠.

서균보다 이해 안 되는 캐릭터가 바로 남주 승조입니다. 이 사람 진짜 쿨해도 너무 쿨하네요. 친구인 서균과 전 부인인 진희와의 진한 키스 장면을 우연히 보게 되는데요.

살짝 놀라긴 했지만 그럴수도 있지 하며 정말 쿨하게 인정하는데, 제가 고지식해서 그럴까요?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가는 승조가 이상했어요.

저는 내심 네 사람의 관계가 좀 더 긴장감 있게 흘러가길 바랐는데, 이야기가 두루뭉술합니다.

난아가 서균과 진희와의 관계를 알고 크게 상처받을 줄 알았습니다. 7년이란 시간이 짧은 것도 아니었는데 난아는 쉽게 상처를 회복하죠. 뭐, 그때 난아의 가슴에 살짝쿵 들어온 승조의 존재 때문에 그럴 수도 있었을 테지만 조금 아쉽더라고요.

책의 핵심은 승조와 서균의 부모님의 이야기, 그리고 승조, 서균, 난아, 진희의 사각관계인데요.

양쪽 다 두루뭉술합니다. 그러다 보니 핵심을 뒤로 한채 그 주변만 늘어놓는 느낌이랄까요?

핵심을 딱! 명확하게 표현했으면 좋았을 텐데, 모든 걸 아름답게 만드시려 한 것 같아요.

그런데 작가님 후기를 보니 작가님이 얼마나 고민하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서균과 진희의 이야기도 저는 궁금했었는데 그런 관계를 싫었던 분들이 계셔서 이야기를 승조와 난아 쪽으로 초점을 맞춰 수정하셨다고 하시네요.

나를 봐주세요는 막장 요소가 가미되었지만 이야기는 훈훈하게, 2권이라는 분량이 술술 읽기는 조금은 가벼운 책입니다.

아이가 등장하는 소재를 좋아하는 저인데, 그 부분은 잘 표현돼서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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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
소화 지음 / 스칼렛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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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준(34) -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한정윤(29) - 한 건축설계 사무소장

 

스무 살부터 오직 일에만 집중하며 달려온 9년이란 시간. 그 사이 정윤의 인생은 고속도로를 탄 듯 문제없었지만, 일에 집중한 만큼 그녀에게 가장 중요한 가족인 엄마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엄마에게 암이란 존재가 찾아왔고, 정윤과 함께 할 시간이 얼마 없다는 소식에 정윤은 나날이 가슴이 아픕니다. 그런 정윤에게 엄마는 자신의 고향인 봉화에 내려가 지내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고, 정윤은 그 길로 봉화에 내려와 엄마와 함께 할 집을 찾기 시작합니다.

휴식과 숙박을 할 겸 찾은 고즈넉한 고택. 지난 9년이란 시간을 돌이키며, 엄마에게 못해줬다는 자책감으로 슬픔에 젖어 있을 때 정윤에게 다가와 곁을 지키던 낯선 남자. 조용히 다가와 봉화에 머무는 동안 조용하게 지낼만한 곳을 넌지시 알려주는 남자가 이상하기도 하고, 묵묵히 자신의 곁을 지켜줘 왠지 모르게 위로를 느끼는 정윤.

그리고 찾아간 봉화 오록리 평산 김 씨 집성촌인 평산 고택.

수묵화처럼 겹겹이 쌓인 산 밑에 평온하게 감싸인 마을. 한눈에 고택에 반해버린 정윤.​ 이런 곳이라면 엄마의 병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평산 고택의 주인, 김태준.

잠시 성암 고택에 들렀을 때 안주인의 부탁으로 찾았던 별채에서 한없이 슬픈 표정으로 눈물을 떨구고 있던 정윤을 보게 되고, ​그녀에 관심을 보이는 남자들로부터 그녀를 보호하고 싶은 마음에 외지인을 들이지 않는 자신의 집을 소개하고, 자신의 말에 따라 집을 찾아온 그녀를 마음에 담는 태준입니다. 자신의 인연을 보면 한눈에 알게 된다고 말하던 친구의 이야기가 생각나는 태준은 정윤이 자신의 짝이라고 생각하죠.

그렇게 정윤이 자신의 집에 머​무는 동안 그녀가 필요한 모든 것에 도움을 주고 싶은 태준. 그녀가 집을 구한다기에 발 벗고 나서 도움을 주고, 그녀의 궁금한 점에 막힘없이 설명을 해주는 태준. 참으로 다정합니다.

 

하지만 다정하기 그지없는 태준이 불편하기만 한 정윤입니다. ​태준 덕분에 좋은 집을 구하게 되어 좋지만 마음 한구석이 편하지 않았던 정윤은 성의 표시를 하려 했지만 돈으로는 받지 않겠다며 공사를 하는 동안 점심을 같이 하는 것으로 퉁치자는 태준. 엄마 때문에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은 이때, 자꾸만 다가오려 하는 태준이 부담스럽기만 한 정윤은 직접적으로 태준에게 차갑게 굴지만 태준은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을 이용하라 말하는 태준. 그리고 자신은 온 맘 다해 진심으로 정윤을 대하겠다고 말하는 태준으로 더 복잡해진 정윤의 머릿속.

사랑을 믿지 못하는 여자, 아니 사람을 믿지 못하는 여자, 한정윤. 그런 그녀 앞에 믿을 만한 사람이 되어주겠다고 계속 다가오는 태준으로 인해서 정윤은 흔들립니다. 다정다감하게 자신을 하나하나 챙겨주는 태준에게 이럴 겨를이 없다 말하지만 마음은 태준에게 마음을 주기 시작하면 종전에 나 자신보다, 이 사람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며 자신을 버리는 날이 올까 봐 무서운 정윤.

자신이 없는 곳에서도 세심하게 챙기는 태준에게 속절없이 흔들리는 정윤. 자신이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길에 조심스럽게 한발 다가가보려고 합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솔직하게 정윤에게 고백하지만 좋아한다, 사랑한다 대답해주지 않는 정윤이지만 누구보다 태준을 의지하고 있습니다. 손을 맞잡고 고즈넉한 고택 주위를 산책하고, ​봉화 유명지를 여유롭게 구경하는 태준과 정윤. 청암정을 구경하던 중 태준이 정윤에게 건네는 말이 참 좋았습니다. 그곳에 꼭 한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요.

 

"지금 정윤 씨 뒤에 있는 충재는 권벌 선생님이 기거하셨던 생활공간으로, 어지러운 현실 세계를 의미해요. 제 뒤로 보이는 청암정은 그분이 꿈꾸셨던 이상 세계를 의미하고,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이 석교는 현실과 이상을 잇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죠."

"…… 그런데요?"

"음, 아까 말한 것처럼, 이 다리에는 수많은 상처가 있어요. 저는 상대를 위해 제 몸에 스스로 상흔을 만들어지닌 이 석교 같은 마음으로 살아야, 부부가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내가 이 다리가 될게요. 정윤 씨가 넘어지지 않게, 내 몸에 상처를 내고도 기뻐하면서 긴 세월 정윤 씨만 사랑하는 사람이 될게요."

 

 백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듯이, 태준의 진심 어린 다가감에 드디어 마음을 연 정윤. 어렵게 이어진 그들의 사이에 잠시 잠깐 태풍이 불긴합니다.

하지만 ​태준이 항상 그 자리를 지키며 정윤을 기다려요. 정윤에게 말했듯이 처음 본 순간부터 온전히 정윤을 향해 뿌리를 내렸던 태준.

믿지 못하는 사랑 앞에서 항상 갈팡질팡하는 정윤과 달리, 흔들림 없었던 태준. 이 책은 태준으로 인해서 빛났던 것 같아요.

 

'연어'라는 제목을 보며 내가 아는 물고기 연어를 말하는 건가? 했어요. 근데 연어가 등장하지는 않네요. ​ 물고기 연어를 생각나게 하기도 하지만 이 책의 연어는 후기에도 등장하는 듯이 그러할 연, 고요히 웃을 어 '그렇게 고요히 웃는다'라는 뜻이에요. 책을 다 읽고 나니 이해가 됐어요. 사랑을, 사람을 믿지 못 했던 정윤이 태준을 만나서 태준에게 온전히 뿌리를 내리고 안정을 되찾는데요. 그 시간이 지나고 난 후 옛날에 그랬지 하고 담담히 정윤과 태준이 웃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평산 고택과 성암 고택이 등장하는 봉화. 실제로 봉화에 가면 태준이 있는 고택을 만날 수 있을지 않을까?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태준과 정윤이 함께 나눠 마셨던 약수도 맞보고 싶고, 숯불 구이도 맛보고 싶고, 달실마을도 거닐고 싶어요. 하지만 작가님 블로그를 보니 평산 고택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더라고요ㅠ

그래도 모티브로 한 곳을 봤으니 만족합니다. 남녀가 서로에게 속절없이 빠져드는 화끈한 이야기는 아니에요 서서히 서로에게 녹아들어 서로에게 의지가 되어주는 잔잔한 이야기에요. 태준을 거부하는 정윤이 조금은 답답하기도 했지만 정윤의 배경을 알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니 염려하지 마시고 읽어보시길! 무엇보다 사랑을 나눌땐 박력있게 반말을 하는 태준이와 일상생활에서 존대를 하는 자상한 태준의 모습이 재미있네요~

하지만 아쉬운 부분 하나! 태준이 의사인 만큼 직업적인 부분의 에피소드가 등장하길 바랐는데 없어서 아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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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처럼
전서진 지음 / 로코코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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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의현(34) - 한의사

한이령(26) - 기간제 보건교사

이령의 나이, 열셋.

초등학교 6학년, 그 나이 때 저도 그랬어요. 나라를 지키는 국군장병에게 위문편지를 보냈었죠.

나는 그때 어땠더라? 하고 새삼 기억을 되짚어 봤는데, 떠오르는 게 없더라고요. 그냥 나라를 지키시느라 수고하신다 했던 것 정도.

주인공인 이령과 의현은 위문편지로 연이 닿게 돼요.

스물하나, 늠름하게 나라를 위해 입대를 한 의현 앞으로 위문편지가 옵니다.

조카와 같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반듯반듯한 글씨체로 야무지게 내용 전달을 하는 이령.

힘들었던 군 시절을 돌이켜보면 생각나는 거라곤 이령의 편지였을 정도로, 언제부터인가는 여자친구의 편지보다 이령의 편지가 더 기다려질 정도로 애정이 깊어진 두 사람.

이령이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열넷 중학생이 되고도 두 사람은 편지로 우정을 나누죠.

그런데 어느 날 이령이의 편지가 뚝 끊기고 연락할 방법이 없어진 두 사람은, 나라를 지키는 멋진 아저씨와 바이올린을 켜는 야무진 여자아이의 사이로 남게 됩니다.

이령의 나이, 스물여섯.

간호사로 일하던 병원을 그만두고 기간제 보건 교사로 연고도 없는 경남 산청으로 떠난 이령.​

서울에서 겪었던 고통스러운 일상을 멀리하고, 쫓기듯 급하게 떠나온 산청에서의 삶은 여유롭고 몸과 마음을 힐링하는 시간을 보내는 이령.

이령이 아는 사람도 없는 산청에 오게 된 이유는 단 하나. 어릴 적, 위문편지를 통해 이야기를 나눴던 국군 아저씨의 고향으로 공기 좋고 물 맑은 곳이라고 했기에 그냥 떠나왔던 겁니다.

그런데 기간제 교사로 지내던 이령은 뜻밖의 소식을 알게 됩니다.

산청에 알아주는 서 한의원의 막내가 바로 자신이 예전에 위문편지를 썼던 서의현이라는 것을요.

혹시나 그가 알아줄까 하는 생각으로 한의원으로 찾아갔지만 의현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죠.

의현의 나이, 서른넷.

대대로 한의사 집안답게, 의현 역시 한의사가 되었고, 현재는 서울의 한방병원에서 한의사로 일하는 중입니다.

주말이면 노쇠하여 이따금씩 힘에 부쳐하시는 아버지와 형을 돕기 위해 고향인 산청으로 내려와 진료를 보는데요. 어느 날, 형과 이야기를 나누던 한 여자를 만나게 됩니다.

왠지 기분 좋은 만남이 될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그녀의 입을 통해 나온 그녀의 이름이 의현의 가슴 한구석에 콕 박혀 예전의 기분 좋은 일들이 떠오르게 하네요.

자신의 군 시절의 기분 좋은 기억의 주인공은 여자아이였습니다. 소식이 끊겨 너무나도 궁금했던 여자아이가 의현의 앞에 아이가 아닌 여자로 나타난 것입니다.

일만 하며 즐거운 일 하나 없던 무감각한 그의 삶에 툭 튀어나온 특별한 만남, 한이령.

'풀 내음이 날 것 같던 어린이는 프리지아 같은 여자가 되어 나타났다.'

'늘 아다지오였던 의현의 마음은 이령을 보는 순간 알레그로로 바뀐다.'

이령을 만난 후로, 여자가 좋아할 만한 무언가를 찾게 되고, 이령을 생각하며 조용히 미소를 짓게 되는 의현.

의현과 마찬가지로, 고통스러웠던 서울에서의 기억을 뒤로 한채 의현이 산청으로 내려오는 금요일을 기다리고, 의현을 생각하며 웃음 짓는 이령.

그리고 서로를 향한 그들의 고백.

'열세 살 한이령이 아니라, 스물여섯 살의 여자인 한이령을 좋아하는 것 같아.'

'저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서른네 살 서의현을요.'

주말부부가 아닌 주말 연애를 시작한 두 사람. 5일 만에 만나니 더 애틋하겠죠?

나란히 영화를 보기도 하고, 조금은 촌스러운 카페에 앉아 차를 마시기도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데..

잘 나가다가 삐딱선을 타네요. 기분 좋게, 두근두근, 간질간질한 귀여운 그들의 연애에 이물질이 낀것 같이 불편한 여조의 등장.

두 사람 사이에 갈등 구조를 넣고 싶으셨나 봅니다. 그러나 별로였어요. 차라리 여조와의 에피소드보다 의현과 의현의 아버지의 에피소드가 들어갔더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입니다. 태어나자마자 어머니를 여읜 의현과 의현을 낳고 죽어버린 아내를 지켜본 남편. 자신과 아내의 피를 물려받아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아들이지만 반대로 의현을 낳고 아내가 죽었기 때문에 아들인 의현을 보며 항상 사랑과 미움이 공존했을 아버지와 어미를 죽이고 태어난 아이가 자신이라 생각하고 생일이면 예쁜 초가 꽂힌 케이크가 아닌 어머니의 제사상을 보며 자라온, 자신에게 더욱더 엄격했던 아버지에 서운하면서도 죄송스러운 마음을 가진 의현. 로맨스 다음으로 궁금했던 부분인데 따로 크게 에피소드가 등장하지 않더라고요.

위문편지, 제가 그랬듯 잠시 잠깐 스쳐 지나갈 수도 있었던 인연을 의현과 이령은 십여 년이 흐른 뒤에 다시 만나 평생을 함께 하게 되었네요.

에피소드를 시작할 때마다 등장하는 두 사람이 나눴던 위문편지의 내용이 에피소드에 재미를 더해주는 장치가 되었어요.

귀엽고, 간질간질한 사랑 이야기 지금 읽기에 딱입니다. 설렜네요. 설렌 가슴을 누가 안아줘야 할 텐데.. 오늘도 저는 혼자입니다.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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