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한 감동의 스토리였다. 마지막 장면의 반전은 남자인 나로서도 눈시울을 젖게 만들었다.
제니퍼 러브 휴잇이 부른 'Love Will Show You Everything'은 극의 중간 무렵에 아마도 두 연인의 사이는 헤피엔딩으로 점쳐 질 수 있겠구나라고 짐작할 정도였다.
화려하고 감동적인 예고편만으로도 이 작품의 기대는 높게 책정됐다. 아일랜드 풍의 고원에서 둘만의 대화 장면들, 그리고 확인해 가는 사랑들... 어느 것 하나 빼놓을 수 없었던 극중 장면들은 차곡차곡 모아져 어느덧 감동의 파장을 관람객들에게 선사하는 것 같다.
얼마 전에 밝혔듯 '내 머리속의 지우개'란 한국영화 관람 전 이 영화를 보게됐다. 친구의 권유에서였는데, 사실 이런류의 영화는 여자친구와 같이 관람하고, 여자친구의 눈물을 닦아줘야만 하는 영화였다. 전자와 비슷한 점은 연인을 위한 헌신적인 노력이 기반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영국 출신인 '이안'은 일에만 뭊혀 사는이다. 여자친구인 '사만다'는 미국 출신으로 바이올리스트인데, '이안'은 이런 여자친구에게 표현에 인색하다. 일이 우선인 '이안'에게 '사만다'의 관심은 그저 애물단지에 그치지 않았다. 그저 현실에서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분야에서 인정받는 것이 급선무였던 것이다.
하지만 블랙캡(영국택시)에서의 대화는 이런 '이안'의 행동을 바뀌게 하는 시발점이 된다.
택시기사의 범상치 않은 눈빛과, 본질을 꿰뚫는 충고는 마치 우리나라의 저승사자처럼 오싹한 느낌마저 들게 했다. '진정한 사랑을 놓치지 말아라.'라는 충고와 함께...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이안'에게 재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인가.
평소와는 달리 '사만다'에게 관심을 쏟는데, 그래도 2%가 부족했던지, 운명이라는 게 존재했던지 결국 '사만다'를 잃고 만다. 똑같은 블랙캡과 똑같은 운전사가 존재한 가운데 11시라는 운명의 시간 앞에 결국 사만다를 놓치고 만 '이안'은 교통사고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게 된다. 비오는 거리는 '이안'의 절규로 가득찬다.
하지만, 거짓말 같게도 옆에 누워있는 '사만다'를 발견하게 된 '이안'은 한편으로 놀라고, 또한 감사하면서 생생하고 처절한 기억들이 거짓이길 바라면서 '사만다'에게 많은 관심을 보여주는데...
결국 꿈에서 일어난 일들이 어떠한 형태로든 되풀이 된다는 것을 알고, 마지막 하루를 위해 여자친구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다.
운명의 11시가 다가올 무렵, 꿈속의 블랙캡, 운전기사는 다시 한번 이들을 방문하게 되는데... 결국 '이안'은 '사만다'와 동석하게 되고, 급기야 사만다는 목숨을 구하게 된다.
병석에서 흐느끼면서, 그 때까지도 그토록 왜 자신을 지키려 애썼는지 반신반의하다가 결국 '이안'은 모든 것을 알고 있었던거야라며 자책하는 '사만다'를 볼 때 이들의 사랑은 고귀함까지 느끼게 됐다.
우리는 일상에서 주위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살고 있는가. 그리고 표면적인 관심만 보여주고 있지는 않는지 생각해 봄 직하다.
자신을 희생해서 일본인을 구한 고 이수영씨의 죽음이나, 부하들을 구하기 위해 폭탄을 덮쳐 산화한 고 강재구 소령의 일화들은 자기 희생의 숭고함을 보여줬고, 무엇보다 소중한 목숨을 걸었기에 그 감동이 배가 될 수 밖에 없다.
극 중 감동을 도출해 내기 위해서 많은류의 영화들은 반전을 꿈꾸고, 'IF ONLY'도 이런 식의 방법을 모색했을는지 모른다.
하지만, 과거 렉시의 <애송이>의 가사처럼 감동이 없는 사랑을 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최선을 다해야 하지 않겠는가. 당장 연인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와 포용력 있는 제스쳐를 보여주자. 즐겁고 멋진 미래를 꿈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