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전쟁, 인간들의 전쟁 시친의 지구연대기 3
제카리아 시친 지음, 이재황 옮김 / AK(이른아침)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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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만나야 할 책, 세꼐역사를 바꿀 수도 있는..걸작..이제야 3부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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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 - 고종석의
고종석 지음 / 개마고원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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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자 룩셈부르크라는 혁명의 여전사로부터 시작하여 '내 안쓰러운 누이' 최진실을 거쳐 최초의 여성 시인 사포, 통일의 꽃 임수경,  세헤라자데, 시몬 드 보부아르, 그리고 강금실까지 서른네 사람의 여성을 만난다. 그냥 만나는 것이 아니라 고종석이라는 글쟁이를 통하여 살갑게, 때론 분석적으로 그녀들을 만난다.
 
 쓰는 재주는 없어도 읽는 감각은 조금이나마 있다는 게 문제였다. 좋은 소설을 읽으면 질투가 나고, 시원치 않은 소설을 보면 욕을 하며 중간에 팽개치게 된다.  (61)
 
 나에게 이런 질투를 안겨주던 몇 안 되는 좋은 글쟁이 중의 한 명이 바로 이 책의 지은이 고종석이다. 한겨레를 통하여 뜨문뜨문 만나 오던 그의 글들을, 인제야 만난다. 글감에 관계없이 여전히 그의 글은 그 자신의 고백처럼 '친밀감'(6)이 넘쳐난다. 하여 두 번째 만나는 인물인 최진실에 관한 이야기를 읽다 울컥하고야 만다.
 
 (최진실은) ~ 내 가족이었다. 내 안쓰러운 누이였다. 그녀는 '만인의 연인'이었다기보다 '만인의 누이'였다.  (23) 
 
 모르겠다. 지은이의 글을 읽으며 비슷한 감정을 오롯이 느끼는 것은 나 역시 최진실보다는 두어 살 위이면서 남자이기 때문일까? 여성분들은 또 느낌이 다를까? 하지만, 그녀의 죽음에 온 나라의 많은 이들이 울음을 터뜨렸던 건 사실이고 고종석은 그 맥을 정확히 짚어낸다.
 
 한 번도 마음껏 어리광을 부려보지 못했을 우리의 막내 누이 최진실. 웬디인 줄로만 알았던, 그러나 팅커벨이기도 했던 진실이. 사랑스러웠던, 내 안타까운 누이 최진실(1968.12.24~2008.10.2)  (270)
 
 이 책에는 최진실뿐만이 아니라 시대의 격랑 속에 스러져간 여전사들도 여럿 등장하고 현재에도 멋지게 활동 중인 오프라 윈프리 같은 사람도 소개된다. 그저 그런 약력의 소개가 아니라 지은이의 맛깔스런 터치로 그려낸 담담한 수채화 같은 모습으로 말이다. 하여 심각하게 이 책을 읽을 필요는 당연히 없다. 그저 지은이가 선택한 인물들이 어떠한 사람인지, 내가 알고 있던 인물인지, 그녀의 매력은 무엇인지, 그녀가 살았던, 혹은 사는 시대의 풍경은 어떠한지 보고 느끼면 된다.
 
 예를 들자면 애거사 크리스티의 추리 소설 속 주인공 미스 마플 이야기나 前 영국 왕세자비 다이애너 스펜서와 관련한 이야기들은 신선하게 다가오는데 그것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던 인물들이지만 미처 깨닫지 못한 부분을 살짝 건드려줌으로써 완성되는 것이리라.
 
 진실은 하느님만이 알 것이다. 아무튼 다이애너 스펜서-도디 알 파에드 부부를 보지 못한 것이 아쉽다. 섞인 것은 아름다우므로.  (155)
 
 이야기 속 서른네 사람의 공통점은 '흥미로운 삶을 살았거나 살고 있다'라는것이다. 그녀들의 삶은 곁에서 흘낏 바라만 보아도 남정네(!)들의 가슴을 일렁이게 한다. 그래서 지은이의 '글'에, 글 속의 '여자들'에게 다가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야기도, 등장하는 인물도 물론 흥미롭다. 다만, 이야기의 끝을 별도의 글로 맺어주는 건 불가능하였을까? 아니면, 불필요하였을까?  이러이러한 사람들의 삶이 저러저러하였소? 그리고 그다음은? 내가 너무 많은 것을 바라나 보다. 그저 책을 덮고 기다리련다. '고종석의 [남자들]'이 섞여서 나올 때까지.
 
 
2010. 1.20.  밤, 비 그쳐 맑은 바람 불어옵니다.
 
들풀처럼
*2010-010-01-10
 
 
*책에서 옮겨 둡니다.
 그 선택은 당연히, 인물의 중요도가 아니라 내 취향과 변덕을 반영하고 있다. (9)
 
 로자 룩셈부르크 : 한쪽 발을 저는 유대인이었는데, ~  (15)
 
 로자에게 자유란, 자신과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에 대한 존중이었다.  (19)
 
 나는 현실주의자이며 현실주의자로 남고 싶기 때문이다.  (19)
 
 나이가 들수록 기억력이 점점 나빠지는 것의 이점 하나는, 예전에 읽은 책을 다시 읽어도 여전히 처음 읽는 듯 흥미롭다는 것이다.  (33)
 
 (미스 마플) (에르퀼 푸아로) 두 사람이 닮은 점 = 쉽게 사람을 믿지 않는 것,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을 너무 쉽게 발견하는 것. 그러나 바로 그것이 위대한 탐정들의 자질일 것이다.  (35) 
 
 노처녀(spinster) : 본디 뜻은 '실 잣는 여자' 
 - 미스 마플의 유일한 취미가 뜨개질!
 
 코란은 민간인에 대한 어떤 일반적 폭력도 허용하고 있지 않다. 그리고 역사상 서로 전쟁중인 종교들은 늘 관용을 모욕해왔다.  (51)
 
 (조해일) 심지어 이문열처럼 부분적으로는 본격 소설가라고까지 ~ (^^*)   (61)
 
 이 많은 '-이즘' 가운데 가장 무서운 것이 '류머티즘'(!)이라는 농담도 있다.
 이때, 이런 이념이나 운동 명칭의 기원이 된 이름을 에포님eponym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사포'는 '새피즘'의 에포님이고, '레스보스'는 '레즈비어니즘'의 에포님이다.  (88)
 
 "의미는 서로 다른 문화가 교차하는 순간에 비로소 생긴다" -바흐친  (97)
 
 로이의 주장은 늘 상식적이다. 미국 스타일 자본주의가 이 시대의 주범이라는 것, 군수산업, 석유산업, 주요 미디어 네트워크, 외교정책 따위가 동일한 자본 복합체 아래 있기 때문에 미국은 전쟁에 의지할 수 밖에 없다는 것 따위다.  (136)
 
 "논픽션과 픽션은 이야기를 전하는 기법의 차이일 뿐입니다. 내가 정확히 알 수 없는 이유로, 픽션은 내게서 춤추듯 흘러나오고, 논픽션은 내가 매일 아침 일어나 맞이하는 이 고통스럽고 깨진 세계가 비틀어 짜듯이 내보냅니다." - 아룬다티 로이  (137)
 
 상투적 말이지만, 자유라는 나무는 피를 먹고 자란다.  (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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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3.0 - 김광수 소장이 풀어쓰는 새시대 경제학
김광수 지음 / 더난출판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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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도 '광우병 보도' MBC PD수첩 제작진에게 전원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 당연한 이야기를 당연한 때에 당연하게 하였으니 당연히 무죄이지만 그들은 자신들에게 싫은 소리를 하였다는 까닭으로 약혼식을 이틀 앞둔 PD를 포함하여 많은 이들을 구속 혹은 불구속 수사하고 기소하였다. 무엇이 문제일까?
 
 정치권과 정부 관료들의 무지와 사익 집단화 ~ 이것이 지금의 한국 경제가 당면한 위기의 근본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6)
 
 정치의 부패와 마찬가지로 경제의 위기도 모두 '정치권과' '관료들의 무지' 에서 비롯된다. 명쾌하다. 그리고 이 말 역시 틀림없다. 지은이는 내로라하는 대기업의 경제연구소 못지않은 경제전망을 할 줄 아는, 직원 10명가량의 중소 경제연구소 소장이다. 하지만, 그가 이 책을 통하여 토로! - 서술이 아니라 온몸으로 토해내는 고언이니, 토로(吐露)가 어울린다.- 하는 우리 경제에 대한 거의 모든 이야기는 사실과 사실을 바탕으로 추론한 이야기들이다. 물론 역시 옳다.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가 그랬듯, 정부와 정치권이 아파트 가격 올리기에 환장한 나라는  절대로 양극화와 빈곤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고 머슴으로 아는 경제는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 없습니다.  (7)
 
 유일한 해결책은 전문성과 도덕성을 갖춘 20~40대 자식 세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정치 세력을 형성하여 과감하게 세대교체를 하는 것뿐입니다.  (17)
 
 이야기의 머리말에서부터 명확한 선을 긋고 마음을 다잡는다. 원인도 있고 개선안도 있다. 한눈에 그 문제점과 답이 보인다. 그런데 답답하다. 속 시원한 이야기를 들으며 기분 좋게 책을 읽어내려가지만, 현실은 요지부동이다. 마치 지난해 만나 보았던 이준구 교수의 [쿠오바디스 한국경제]의 확대판을 보는 듯하다. 더 선명하고 더 명쾌하게 지은이는 우리 경제의 치부와 폐해와 개선점을 지적한다. 
 
 그러나 이러한 지은이의 토로! 가 얼마나 정책에 반영되고 저들에게 먹혀들지는 의문이다. 지은이 역시 거기에 자신의 희망을 걸진 않는다. 아니, 걸 수도 없는 현실이다. 하여 우리는 우리 손으로 다시 시작하는 수 밖에없다. 이렇게 말이다.
 
 이런 위기 상황을 타파하고 진짜 개혁을 실현하기 위해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언론 등 사회 전반에 걸쳐 20~40대는 자신들의 문제는 직접 해결한다는 주체 의식을 가져야 한다. 그래서 20~40대의 자식 세대들을 중심으로 미래지향적인 정치 세력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면서 기존 정치권의 가짜 개혁을 타파해야 한다.  (95)
 
 결국 해결책은, 역시 우리! 손에 있다. 20~40대의 손에 그 답이 있다. 나 역시 아직은 40대. 우리 '문제는 직접 해결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헤쳐나가야 한다. 지은이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고언(苦言)이다. 그나저나 어쩌나, 아직 3년이나 남았는데라며 한탄하지 말고 하나하나 소소한 일들부터 챙기고 바꿔 나가야 하리라. '마음을 비우'고 말이다.  
 
 지식에는 왕도가 없습니다. 정직함과 진실함을 바탕으로 밑에서부터 전문적으로 훈련하지 않으면 절대로 불가능합니다. 지식에는 사기나 거짓말이나 기만이 통하지 않습니다. 한국이 지금껏 학문 분야에서 노벨상을 수상하지 못한 것도 지식에 대한 정직함과 진실함, 겸손함이 없거나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275)
 
 자, 그러니 우리는 뻔한 이야기이든 아니든, 가능성이 적든 많든, 차근차근, 느릿느릿 하나씩 일궈가야 한다. '밑에서부터 전문적으로 훈련하지 않으면 절대로'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2007년 겨울같이 머리 처박고 울먹이는 일이 다시는 없도록 조금씩, 천천히, 반걸음만이라도 더 나아 가자꾸나, 사람들아!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과감한 부실 처리와 구조 개혁 없이는 한국 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67)
 
 
2010. 1.20.  저녁, 봄비처럼 따듯한 희망을 품고 ~
 
들풀처럼
*2010-009-01-09
 
 
*책에서 옮겨 둡니다.
 정책이 잘못 만들어지게 되면 그 부작용도 일시에 끝나지 않는다. 수년간 지속될 수도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나라가 망할 수도 있는 것이다.  (28)
 
 애덤 스미스는 ~ [도덕 감성론]~에서 도덕성이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해주는 유일한 덕목이라고 강조한 셈이다.  (39)
 
 빈곤은 경제 현상이며 분배는 제도라는 것  (48)
 
 무리한 경제 성장에 수반되는 위험, 그것이 곧 빈곤인 셈이다. 주식투자에서 수익과 위험이 서로 비례 관계에 있듯이, 경제 성장과 빈곤 역시 비례 관계에 있다고 본다.  (51)
 
 글로벌 경기 불황이 장기화될 위험에 처한 가운데서도 선진국들이 없는 재정을 동원하여 21세기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친환경 관련 첨단 산업 육성에 몰두하고 있는 마당에, 한국의 대통령이란 사람은 전국에 자전거 도로를 만들고 4대강을 정비하는 것이 녹색 성장 정책이랍시고 떠들어 대고 있다.  (56)
 
 일반인들이야 무식해도 큰 문제가 안 되겠지만, 대통령과 정부, 정치권이 집단으로 무식하면 나라를 말아먹는다. 무식한 데는 약도 없다. 아직도 현 정권의 임기가 3년이나 남았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59)
 
 지속가능한 생산 경제의 발전을 위해서는 주택이나 의료, 최저 생계, 교육 등 국민들이 필수적으로 누릴 수 있는 기본권을 가능한 한 저렴하게, 누구든지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생산 경제의 원가 경쟁력이 생기고, 지속 가능한 생산경제의 발전도 이룰 수 있다. 또한 이것이 모두가 더불어 살 수 있는 경쟁력 있는 경제다.  (69)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자본'은 건전성, '시장'은 공정성이 기본 원칙이다.  (74)
 
 개혁 실패 ~ 내 생각엔 외환위기 이후 극단적인 경제적 양극화와 여기에서 파생된 계층 간 분열 때문이라고 본다.  (93)
 
 진보든 보수든, 좌든 우든, 부모 세대는 더 이상 지식정보화된 21세기의 변화를 따라갈 수 없으며, 한국사회를 이끌어갈 수 없다는 사실이 이미 입증됐다.  (138)
 
 어떤 문제든 전체가 어떤 모양이며, 세부 내용이 무엇인지 파악하려고 노력해왔다는 것이다.  (153)
 
 마음을 비우는 것이야말로 올바른 글을 쓰기 위한 충분조건이라고 생각한다.  (154)
 
 21세기형 세계 경제 성장 패러다임은 공동체 지향적 도덕성과 올바른 정책 능력이 가장 중요한 핵심 과제가 될 것이다.  (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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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보스를 찾지 않는다 일루저니스트 illusionist 세계의 작가 16
오타비오 카펠라니 지음, 이현경 옮김 / 들녘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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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치 아주 유명한 영화, [대부] 활극 판을 본 듯하다. 그러니까 영화의 이야기 전개방식은 그대로 따오되 색이나 농도만 옅게, 그리고 밝게 칠하면 이 소설이 되겠다. 출판사 들녘에서 펴내고 있는 'illusionist 세계의 작가' 시리즈의 책들은 아는 작가가 없기에 어떤 선입견도 없이 이야기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 그리고 그 책들이 모두 일정 수준 이상의 재미와 문학적  향취를 전해주기에 나올 때마다 꼬박꼬박 찾아 읽는다.

 


 
 
 누구나 존경받는 사람이 될 것, 하지만 그것을 즐기지는 말 것, 그리고 꼭 필요한 순간에만 힘을 사용할 것.  (10)
 
  마치 경영학 지침서의 한 구절을 읽는 듯하지만 기실, 기업이든 암흑가의 조직이든 조직이라는 점에서 관리의 방법은 비슷하리라. 리더는, 보스는 한 조직을 통솔하며 이끌어가는 사람이니 조직의 모범이 되어야 함은 당연한 이야기이고 '존경받는' 동시에 '즐기지' 않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한 수 배운다. 
 
 이야기는 미국 패밀리와 이탈리아 패밀리로 나뉘어 있지만, 그 뿌리는 모두 이탈리아다. 다들 알다시피 마피아는 이탈리아! 이탈리아하면 마피아! 아니던가.^^ 영화감독 루 쉬오르티노와 그 할아버지 보스 돈 루 쉬오르티노를 둘러싼 사람들은 다 잠재적으로 마피아다. 이러저러한 까닭으로 이탈리아로 건너간 루 쉬오르티노와 그가 머무르는 중간보스 토니의 집. 그리고 일어나는 사건들…. 물론 살인사건이다. 
 

 그런데 그 장면들이 - 이상한 표현이지만 사람이 죽어나가는데도 유쾌하다. 표현이 서투르다면 용서하시라. 이야기가 그만큼 재미있다는 말이니. 단 한 건의 살인사고? 에서 비롯된 조직 간의 암투가 번지고 확산되더니 여럿 죽어 나간다. 심지어는 전문 킬러도 등장하더니 어처구니없이 죽어나간다. 그 죽음들이 무척 희극적이다.

 


           - (책을 읽다 그려 본 관계도!랍니다.^^*)
 
 
 처음엔 이야기의 갈피를 잡지 못하여 따라가기가 어렵지만 곧 리듬을 타기 시작한다. 그리곤 익살과 즐거움의 급행열차다. 쏟아지는 사건과 총알 틈새로 묻어나는 웃음이랄까. 오히려 이 이야기의 문제점은 심각하지 않다는 그것이다. 생각해보라. 사람이 죽어나가는데 웃고 있는 나를 보다니. 허…. 참…
 
 이 활기찬 이야기의 매력을 어떻게 전달하나 고민하다 책을 읽고도 훌쩍 보름이 지나가 버렸다. 읽자마자 써대는 생활에서 한발짝 물러설 만큼 즐거워서였을까? 그런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젠장, 아가티노. 시디 넣어! 인생은 계속 가는 거야!"  (328)
 
 
2010. 1.19.  여러분은 '보스'를 찾으세요. ^^*
 
들풀처럼
*2010-008-01-08
 
 
*책에서 옮겨 둡니다.
 '이봐, 친구, 세상에 깨끗한 돈이란게 있기는 하나?'  (19)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인데도 자신이 할 수 없을 때가 있다네.  (111)
 
 들어봐라, 루. 보스는 항상 존중받아야 하거든!  무조건 말이다.  (209)
 
 젠장, 요즘 정치인들은 토끼보다 더 잽싸다니까.  (283)
 
 이 모든 것이 다 어디로 갔단 말인가? 내 인생에 깊은 인상을 남겼던 무수한 일과 사건들, 날 도와주던 친구들은 다 어디로 갔단 말인가?  (319)
 
 옛날은 없다고 말이야. 우리한텐 지금처럼 어제도 똑같았다고. 지금도 처음과 똑같다고.  (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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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루다의 우편배달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4
안토니오 스카르메타 지음, 우석균 옮김 / 민음사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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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1989년 1월 10일 초판 발행>를 일찌감치 읽고 '보관중'이었다. 그리고 [네루다의 우편배달부]<1판 1쇄 펴냄·2004년 7월 5일> ! 역시 '보관중'이었다. 부끄럽지만 '보관중이었다'라고 표현하는 까닭은 이 두 책을 진즉에 가지고 있었음에도 제대로 내 것으로, 나의 이야기로 만들지 못하여서이다. 

 



 
 
 칠레의 위대한 시인,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라는 거창한 호칭을 뒤로하고 파블로 네루다라는 시인의 참모습을 전해주어 화제가 된 [네루다의 우편배달부]는 영화로도 제작되어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나는 영화도 소설도 멀리서 바라보기만 할 뿐 다가서지 못하였다. 남미문학에 대한 모자란 이해 탓일수도 있고 그저 네루다라는 시인에 대한 호기심이 적어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이번에 '우편배달부'를 만났다.
 
 책을 펼치면 국민시인 네루다와 그에게 편지를 전해주는 마리오라는 젊은 우편배달부가 만들어가는 삶과 사랑의 이야기가 유쾌하게 펼쳐진다. 글 읽는 재미, 이야기의 재미를 한껏 느낄 수 있다. 특히 49~50쪽에 이어지는 마리오의 연인 베아트리스에 대한 묘사, 63쪽에서 전개되는 베아트리스와 과부 어머니의 말다툼은 남미 특유의 해학을 충분히 만나게 해준다. 읽다가 많이 웃기도 하였다. 
 
 "침대에서는 대통령이든 신부든 공산당 시인이든 똑같아. '키스를 하고 떠나가는 뱃사람들의 사랑이 나는 좋네. 언약은 남기지만 영원히 돌아오지 않네.'라는 시를 누가 썼는지 알아?"   "네루다 씨요!"  (65)
 
  200여 쪽도 되지 않은 소설이지만 '침울한 나락으로 떨어지'(10)는 순간까지 우리는 마리오가 바라보는 네루다와 마리오를 바라보는 마을사람들을 통하여 시인의 넉넉함과 시인을 닮아 시인이 되어가는 과정의 마리오를 유쾌,통쾌하게 즐길 수 있다. 그 사이 흐르는 칠레의 급변하는 정세는 덤이다.
 
 "시는 쓰는 사람의 것이 아니라 읽는 사람의 것이에요.!"  (85)
 
 "글이란 음미해야 하는 거예요. 입 안에서 스르르 녹게 해야죠."  (106)
 
 극 중 마리오가 하는 이야기는 곧, 시인 네루다가 하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이 소설의 지은이가 전하는 매세지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하여 정말 삶 자체가 시가 되어버린 한 시인과 그를 닮아 시인처럼 살아갔던 한 사람을 기쁘고 반갑고 즐겁게 만난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천국으로 가는 열차는 완행이고, 축축하고 숨 막히는 역에서 지체하는 법이다. 오직 지옥행 열차만이 급행이다.  (79)
 
 이 이야기는 열광적으로 시작해서 침울한 나락으로 떨어지며 끝을 맺는다.  (10)
 
 글머리! 에 지은이가 밝혀놓았듯이 이 책의 결말은 씁쓸하고 또 씁쓸하다. 남미의 정치적 상황이 요즘이라고 더 나아진 것 같지도 않지만 느닷없는 쿠데타와 대통령의 죽음 그리고 이어지는 네루다의 죽음과 마리오의 연행…. 1980년대를 뚫고 지나온 이들은 한눈에 들어오는 살풍경들. 그렇게 행복했던 한 시대는 막을 내린다. 제국주의 이야기는 여기서는 하지 않으련다.
 
 아마 내가 이 책을 좀 더 일찍 만났더라면, 나는 결말의 허망함에 몸서리쳤으리라. 하지만, 2010년, 책을 사들이고도 다섯 해나 묵혀 두었다 만난 이야기는 풍요롭고 재미있고 황홀하였다. 마치 한 판의 춤이 어우러지는, 신나는 잔치를 본 듯하다. 비록 잔치는 폭우 속에 끝이 나지만 언젠가 여기, 이 자리에서 다시, 시작될 것임을 알기에 지금의 나는 슬프거나 허망해하지 않는다. 그저 바라보며 지켜볼 뿐이다. 새로운 춤판이 벌어질 때까지 말이다. 
 
 불타는 인내를 지녀야만 빛과 정의와 존엄성이 충만한 찬란한 도시를 정복할 것입니다. 이처럼 시는 헛되이 노래하지 않았습니다. - (네루다의 노벨문학상 수상소감에서) (131)
 
 이 책을 덮고 책장을 뒤져 묵은 시집을 꺼내본다. 시집을 제대로 보지 않았던지 밑줄 친 구절도 보이지 않는다. 다만, 한 편의 詩는 눈에 확 들어오며 옛 추억을 불러 일으킨다. 끝머리에 조금이나마 옮겨둔다. 네루다를 위하여. 젊은 날의 나를 위하여!
 
 그러니까 그 나이였어….. 시가
 나를 찾아왔어. 몰라, 그게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어, 겨울에서인지 강에서인지.
 언제 어떻게 왔는지 모르겠어,
 아냐, 그건 목소리가 아니었고, 말도
 아니었으며, 침묵도 아니었어,
 하여간 어떤 길거리에서 나를 부르더군,
 밤의 가지에서
 갑자기 다른 것들로부터,
 격렬한 불 속에서 불렀어,
 또는 혼자 돌아오는 길에
 얼굴 없이 있는 나를
 그건 건드리더군.
 * <詩> 부분 - [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 (143) 에서
 
 
2010. 1. 18. 밤, 제게도 詩가 찾아온 적이 있답니다….
 
들풀처럼
*2010-007-01-07
 
 
*책에서 옮겨 둡니다.
 시인의 원칙 : 네루다는 내 천박한 의도에도 불구하고 친절하게 말했다. 제일 사랑하는 사람은 현 부인 마틸데 우루티아이고 '창백한 과거'를 뒤적일 만한 정열도 관심도 없다고 말이다.  (12)
 
 이 책을 쓰는 데 십사 년이 걸렸다  (12)
 
 그러는 사이 아뿔싸! 책을 그만, 그만, 그만…… 몽땅 읽어버리고야 말았다.  (22)
 
 메타포 : 한 사물을 다른 사물과 비교하면서 말하는 방법이지  (27)
 
 시인이 되고 싶으면 걸으면서 생각하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29)
 
 시인은 영감을 얻으려면 그 사람을 알아야만 돼. 아무것도 모르고 쓸 수는 없는 걸세.  (45)
 
 "유식한 척하는 양반. 유물론자가 뭐요?" ~ "장미와 통닭 중에서 하나를 골라야 할 때 항상 통닭을 집는 사람이죠."  (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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