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1989년 1월 10일 초판 발행>를 일찌감치 읽고 '보관중'이었다. 그리고 [네루다의 우편배달부]<1판 1쇄 펴냄·2004년 7월 5일> ! 역시 '보관중'이었다. 부끄럽지만 '보관중이었다'라고 표현하는 까닭은 이 두 책을 진즉에 가지고 있었음에도 제대로 내 것으로, 나의 이야기로 만들지 못하여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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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칠레의 위대한 시인,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라는 거창한 호칭을 뒤로하고 파블로 네루다라는 시인의 참모습을 전해주어 화제가 된 [네루다의 우편배달부]는 영화로도 제작되어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나는 영화도 소설도 멀리서 바라보기만 할 뿐 다가서지 못하였다. 남미문학에 대한 모자란 이해 탓일수도 있고 그저 네루다라는 시인에 대한 호기심이 적어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이번에 '우편배달부'를 만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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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펼치면 국민시인 네루다와 그에게 편지를 전해주는 마리오라는 젊은 우편배달부가 만들어가는 삶과 사랑의 이야기가 유쾌하게 펼쳐진다. 글 읽는 재미, 이야기의 재미를 한껏 느낄 수 있다. 특히 49~50쪽에 이어지는 마리오의 연인 베아트리스에 대한 묘사, 63쪽에서 전개되는 베아트리스와 과부 어머니의 말다툼은 남미 특유의 해학을 충분히 만나게 해준다. 읽다가 많이 웃기도 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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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대에서는 대통령이든 신부든 공산당 시인이든 똑같아. '키스를 하고 떠나가는 뱃사람들의 사랑이 나는 좋네. 언약은 남기지만 영원히 돌아오지 않네.'라는 시를 누가 썼는지 알아?" "네루다 씨요!" (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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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여 쪽도 되지 않은 소설이지만 '침울한 나락으로 떨어지'(10)는 순간까지 우리는 마리오가 바라보는 네루다와 마리오를 바라보는 마을사람들을 통하여 시인의 넉넉함과 시인을 닮아 시인이 되어가는 과정의 마리오를 유쾌,통쾌하게 즐길 수 있다. 그 사이 흐르는 칠레의 급변하는 정세는 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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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는 쓰는 사람의 것이 아니라 읽는 사람의 것이에요.!" (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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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이란 음미해야 하는 거예요. 입 안에서 스르르 녹게 해야죠." (1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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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 중 마리오가 하는 이야기는 곧, 시인 네루다가 하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이 소설의 지은이가 전하는 매세지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하여 정말 삶 자체가 시가 되어버린 한 시인과 그를 닮아 시인처럼 살아갔던 한 사람을 기쁘고 반갑고 즐겁게 만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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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천국으로 가는 열차는 완행이고, 축축하고 숨 막히는 역에서 지체하는 법이다. 오직 지옥행 열차만이 급행이다. (7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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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이야기는 열광적으로 시작해서 침울한 나락으로 떨어지며 끝을 맺는다.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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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머리! 에 지은이가 밝혀놓았듯이 이 책의 결말은 씁쓸하고 또 씁쓸하다. 남미의 정치적 상황이 요즘이라고 더 나아진 것 같지도 않지만 느닷없는 쿠데타와 대통령의 죽음 그리고 이어지는 네루다의 죽음과 마리오의 연행…. 1980년대를 뚫고 지나온 이들은 한눈에 들어오는 살풍경들. 그렇게 행복했던 한 시대는 막을 내린다. 제국주의 이야기는 여기서는 하지 않으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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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 내가 이 책을 좀 더 일찍 만났더라면, 나는 결말의 허망함에 몸서리쳤으리라. 하지만, 2010년, 책을 사들이고도 다섯 해나 묵혀 두었다 만난 이야기는 풍요롭고 재미있고 황홀하였다. 마치 한 판의 춤이 어우러지는, 신나는 잔치를 본 듯하다. 비록 잔치는 폭우 속에 끝이 나지만 언젠가 여기, 이 자리에서 다시, 시작될 것임을 알기에 지금의 나는 슬프거나 허망해하지 않는다. 그저 바라보며 지켜볼 뿐이다. 새로운 춤판이 벌어질 때까지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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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타는 인내를 지녀야만 빛과 정의와 존엄성이 충만한 찬란한 도시를 정복할 것입니다. 이처럼 시는 헛되이 노래하지 않았습니다. - (네루다의 노벨문학상 수상소감에서) (1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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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덮고 책장을 뒤져 묵은 시집을 꺼내본다. 시집을 제대로 보지 않았던지 밑줄 친 구절도 보이지 않는다. 다만, 한 편의 詩는 눈에 확 들어오며 옛 추억을 불러 일으킨다. 끝머리에 조금이나마 옮겨둔다. 네루다를 위하여. 젊은 날의 나를 위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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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까 그 나이였어….. 시가 |
| 나를 찾아왔어. 몰라, 그게 어디서 왔는지, |
| 모르겠어, 겨울에서인지 강에서인지. |
| 언제 어떻게 왔는지 모르겠어, |
| 아냐, 그건 목소리가 아니었고, 말도 |
| 아니었으며, 침묵도 아니었어, |
| 하여간 어떤 길거리에서 나를 부르더군, |
| 밤의 가지에서 |
| 갑자기 다른 것들로부터, |
| 격렬한 불 속에서 불렀어, |
| 또는 혼자 돌아오는 길에 |
| 얼굴 없이 있는 나를 |
| 그건 건드리더군. |
| * <詩> 부분 - [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 (143)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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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 1. 18. 밤, 제게도 詩가 찾아온 적이 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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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풀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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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07-01-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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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에서 옮겨 둡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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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의 원칙 : 네루다는 내 천박한 의도에도 불구하고 친절하게 말했다. 제일 사랑하는 사람은 현 부인 마틸데 우루티아이고 '창백한 과거'를 뒤적일 만한 정열도 관심도 없다고 말이다. (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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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쓰는 데 십사 년이 걸렸다 (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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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는 사이 아뿔싸! 책을 그만, 그만, 그만…… 몽땅 읽어버리고야 말았다. (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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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타포 : 한 사물을 다른 사물과 비교하면서 말하는 방법이지 (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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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이 되고 싶으면 걸으면서 생각하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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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은 영감을 얻으려면 그 사람을 알아야만 돼. 아무것도 모르고 쓸 수는 없는 걸세. (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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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식한 척하는 양반. 유물론자가 뭐요?" ~ "장미와 통닭 중에서 하나를 골라야 할 때 항상 통닭을 집는 사람이죠." (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