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자 룩셈부르크라는 혁명의 여전사로부터 시작하여 '내 안쓰러운 누이' 최진실을 거쳐 최초의 여성 시인 사포, 통일의 꽃 임수경, 세헤라자데, 시몬 드 보부아르, 그리고 강금실까지 서른네 사람의 여성을 만난다. 그냥 만나는 것이 아니라 고종석이라는 글쟁이를 통하여 살갑게, 때론 분석적으로 그녀들을 만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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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는 재주는 없어도 읽는 감각은 조금이나마 있다는 게 문제였다. 좋은 소설을 읽으면 질투가 나고, 시원치 않은 소설을 보면 욕을 하며 중간에 팽개치게 된다. (6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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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에게 이런 질투를 안겨주던 몇 안 되는 좋은 글쟁이 중의 한 명이 바로 이 책의 지은이 고종석이다. 한겨레를 통하여 뜨문뜨문 만나 오던 그의 글들을, 인제야 만난다. 글감에 관계없이 여전히 그의 글은 그 자신의 고백처럼 '친밀감'(6)이 넘쳐난다. 하여 두 번째 만나는 인물인 최진실에 관한 이야기를 읽다 울컥하고야 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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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진실은) ~ 내 가족이었다. 내 안쓰러운 누이였다. 그녀는 '만인의 연인'이었다기보다 '만인의 누이'였다. (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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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르겠다. 지은이의 글을 읽으며 비슷한 감정을 오롯이 느끼는 것은 나 역시 최진실보다는 두어 살 위이면서 남자이기 때문일까? 여성분들은 또 느낌이 다를까? 하지만, 그녀의 죽음에 온 나라의 많은 이들이 울음을 터뜨렸던 건 사실이고 고종석은 그 맥을 정확히 짚어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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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번도 마음껏 어리광을 부려보지 못했을 우리의 막내 누이 최진실. 웬디인 줄로만 알았던, 그러나 팅커벨이기도 했던 진실이. 사랑스러웠던, 내 안타까운 누이 최진실(1968.12.24~2008.10.2) (27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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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에는 최진실뿐만이 아니라 시대의 격랑 속에 스러져간 여전사들도 여럿 등장하고 현재에도 멋지게 활동 중인 오프라 윈프리 같은 사람도 소개된다. 그저 그런 약력의 소개가 아니라 지은이의 맛깔스런 터치로 그려낸 담담한 수채화 같은 모습으로 말이다. 하여 심각하게 이 책을 읽을 필요는 당연히 없다. 그저 지은이가 선택한 인물들이 어떠한 사람인지, 내가 알고 있던 인물인지, 그녀의 매력은 무엇인지, 그녀가 살았던, 혹은 사는 시대의 풍경은 어떠한지 보고 느끼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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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를 들자면 애거사 크리스티의 추리 소설 속 주인공 미스 마플 이야기나 前 영국 왕세자비 다이애너 스펜서와 관련한 이야기들은 신선하게 다가오는데 그것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던 인물들이지만 미처 깨닫지 못한 부분을 살짝 건드려줌으로써 완성되는 것이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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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실은 하느님만이 알 것이다. 아무튼 다이애너 스펜서-도디 알 파에드 부부를 보지 못한 것이 아쉽다. 섞인 것은 아름다우므로. (1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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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 속 서른네 사람의 공통점은 '흥미로운 삶을 살았거나 살고 있다'라는것이다. 그녀들의 삶은 곁에서 흘낏 바라만 보아도 남정네(!)들의 가슴을 일렁이게 한다. 그래서 지은이의 '글'에, 글 속의 '여자들'에게 다가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야기도, 등장하는 인물도 물론 흥미롭다. 다만, 이야기의 끝을 별도의 글로 맺어주는 건 불가능하였을까? 아니면, 불필요하였을까? 이러이러한 사람들의 삶이 저러저러하였소? 그리고 그다음은? 내가 너무 많은 것을 바라나 보다. 그저 책을 덮고 기다리련다. '고종석의 [남자들]'이 섞여서 나올 때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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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 1.20. 밤, 비 그쳐 맑은 바람 불어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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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풀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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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10-01-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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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에서 옮겨 둡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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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선택은 당연히, 인물의 중요도가 아니라 내 취향과 변덕을 반영하고 있다. (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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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자 룩셈부르크 : 한쪽 발을 저는 유대인이었는데, ~ (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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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자에게 자유란, 자신과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에 대한 존중이었다. (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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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현실주의자이며 현실주의자로 남고 싶기 때문이다. (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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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가 들수록 기억력이 점점 나빠지는 것의 이점 하나는, 예전에 읽은 책을 다시 읽어도 여전히 처음 읽는 듯 흥미롭다는 것이다. (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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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스 마플) (에르퀼 푸아로) 두 사람이 닮은 점 = 쉽게 사람을 믿지 않는 것,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을 너무 쉽게 발견하는 것. 그러나 바로 그것이 위대한 탐정들의 자질일 것이다. (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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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처녀(spinster) : 본디 뜻은 '실 잣는 여자' |
| - 미스 마플의 유일한 취미가 뜨개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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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란은 민간인에 대한 어떤 일반적 폭력도 허용하고 있지 않다. 그리고 역사상 서로 전쟁중인 종교들은 늘 관용을 모욕해왔다. (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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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해일) 심지어 이문열처럼 부분적으로는 본격 소설가라고까지 ~ (^^*) (6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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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많은 '-이즘' 가운데 가장 무서운 것이 '류머티즘'(!)이라는 농담도 있다. |
| 이때, 이런 이념이나 운동 명칭의 기원이 된 이름을 에포님eponym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사포'는 '새피즘'의 에포님이고, '레스보스'는 '레즈비어니즘'의 에포님이다. (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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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미는 서로 다른 문화가 교차하는 순간에 비로소 생긴다" -바흐친 (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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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이의 주장은 늘 상식적이다. 미국 스타일 자본주의가 이 시대의 주범이라는 것, 군수산업, 석유산업, 주요 미디어 네트워크, 외교정책 따위가 동일한 자본 복합체 아래 있기 때문에 미국은 전쟁에 의지할 수 밖에 없다는 것 따위다. (1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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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픽션과 픽션은 이야기를 전하는 기법의 차이일 뿐입니다. 내가 정확히 알 수 없는 이유로, 픽션은 내게서 춤추듯 흘러나오고, 논픽션은 내가 매일 아침 일어나 맞이하는 이 고통스럽고 깨진 세계가 비틀어 짜듯이 내보냅니다." - 아룬다티 로이 (1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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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투적 말이지만, 자유라는 나무는 피를 먹고 자란다. (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