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삶이다!"에서 이 책에 대한 감상을 장황하게 떠벌인 바 있지만 제대로 된 서평은 아니었다. [네 마음껏 살아라]가 한 권의 책으로 우리에게 다가와 전해지는 것이 무엇인지 이제 차근차근 짚어보련다. 책은 무척 재미있었고 읽으면서 다양한 생각들이 넘나들었다. 그러나 선뜻 글을 쓸 수는 없었다. 왜냐면 이 책은 한번 읽고 생각을 정리하고 보관창고에 들어가야 할 그런 이야기만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며칠을 생각하고 망설이다 '감상문'이란 걸 겨우 쓰고 이제야 서평을 마무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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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독일의 세계적 시사주간지 <슈피겔>의 특파원으로 싱가포르, 홍콩, 베이징, 도쿄, 방콕, 뉴델리에 주재하면서 베트남 전쟁, 캄보디아 전쟁, 문화 혁명 이후의 중국 등 아시아의 격동적인 현장을 누'비던 주인공 티찌아노 테르짜니가 '암으로 사망'하기 전 아들 폴코와 나누는 이야기 형식으로 펴낸 자서전이다. ('표지 안쪽'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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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티찌아노의 젊은 날 삶이 격동기 아시아의 시사주간지 특파원이었기에 그의 삶은 평범한 직장인과는 무척 다르다. 당연하지 않겠는가. 세계적인 시사 주간지의 특파원에다 격변기의 아시아라니. 이제는 많이 알고들 계시지만 우리나라보다 더 심한 혼란과 격정적인 시절을 보낸 나라들이 바로 베트남, 캄보디아, 중국 등이 아니던가. 그러니 그가 나이 들고 병들어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조차 나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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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네가 내 얘기의 핵심을 잘 파악했으면 좋겠다. 그 핵심이란 다름이 아니라, 혁명과 정치와 과학이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는 믿음이 헛되다는 거야. 그런 믿음 때문에 나도 사회 참여를 하고, 글을 썼었어.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서. 하지만 결국 그 모든 게 아무 소용없었어. (2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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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그냥 살아가라, 자신의 깨달음이 가장 중요하다는 듯이 던지는 마지막 장의 이 이야기만 보면 그저 그런 영성 관련 서적처럼 느낄 수도 있으리라. 하지만, 오해할 필요는 없다. 그는 이렇게 이야기할 만한 삶을 살았고 책을 만나는 내내 그가 진심으로 사회의 발전과 문제 해결의 의지를 버렸음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혹 나만 이 책을 잘못 읽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나는 지은이의 마지막 이야기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라' (326)는 이야기조차 담담히 받아들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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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그가 살아온 삶 자체가 7,80년대를 관통한 우리 시대의 지식인들의 모습과 겹쳐지기 때문이다. 물론 그는 요즘의 지식인들처럼 변절하거나 배신하지 않았다. 다만, 시대의 변화에 따라 스스로 맞춰갔을 뿐이다. 무슨 말인고 하니 아무것도 이루지 않거나 해놓은 일도 없이 그저 '자신의 안으로 들어가 스스로 깨달음을 얻어라'라는 식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결코 조금 더 나은 사회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그저 본인의 관심을 자신의 안으로 돌렸을 뿐이다. 그는 그래도 된다. 나이 예순이 넘은 노인에 암까지 걸린 환자가 아니던가. 뭐, 그렇다고 하여 그가 아파서 이런 이야기를 한다는 건 아니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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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확실성은 일종의 종속이고 제약이지. |
하지만 난 언제나 제 3의 길이 있다고 확신한다. 모든 걸 포기할 필요는 없어. 모든 걸 원해서도 안 되지. 중요한 건 무엇을 하려고 하며, 그것을 위해 얼마나 타협을 할 것이냐를 스스로 잘 알아야 한다는거야. (3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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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확실성'에 대한 거부는 '제 3의 길'에 대한 모색으로 이어지고 지은이는 단지 그 길을 자신의 안에서 만났을 뿐이다. 그러니 이 책을 만나며 우리가 나눠야 될 이야기는 티찌아노의 '사회의 발전과 변화에 대한 믿음'이 어떻게 바뀌어 갔는가가 아니라 그가 어떤 눈으로 자신의 삶을 바라보고 아이들 - 자신의 아들과 딸을 넘어 손자들에게까지! - 에게 전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우리가 깨닫는 것이다. 다행히도 책 속에 직접적인 언급들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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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아이들한테 꼭 말해 주고 싶은 것은 우리 부모님이 갖고 있던 가치관이야. 그리고 그때의 문화지. 단순하지만 굳은 가치관이었다. 정직이 우선이었고, 그 다음이 품위였지. (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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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담한 파국으로 끝난 중국이나 캄보디아의 실험을 반공주의자들이 비판하지만 그것이 공산주의의 전부라고 생각지는 마라. 공산주의는 위대한 이상이었어. 많은 사람들이 사회를 개선시키기 위해 헌신했던 역사는 아직도 빛을 잃지 않아. (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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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과 사랑과 헌신을 가지고 어떤 주제에 몰두하면, 그게 어떤 주제든 상관없이, 그걸 통해서 세계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단다. (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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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보면 늘 만나는 평범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지은이의 삶에서 길러진 이 말들은 묵직한 울림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책을 읽으며 줄을 긋다 지치고 늘 그리하듯이 서평 아래에 옮기다 또 한 번 지쳐버린다. 그만큼 공감한 책이었다. 어쩌면 내가 좀 더 나이 들어 내 아이에게 이처럼 이야기할 수 있는 삶을 살아낸다면 얼마나 종을까라는 생각마저 하였다. 함께 나이 들어가며 아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지은이의 모습은 지금 함께 살고 계신 아버지와 나를 생각하게도 하였고. 세상의 모든 아버지가 이렇게 살 수는 없지만 이처럼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건 가능하리라. 잊지 말고 배워두리라. 다. 짐. 한. 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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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으로 인간 본성으로부터 시작해. 인간이 질적 도약을 이루지 못하면, 물질에 대한 지배를 계속 추구하고 이윤과 사리사욕을 포기하지 않으면, 모든 게 영원히 반복될 뿐이야.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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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아름다움이란 그 다양성에 있는 것이지. ~ 그런 다양성이야말로 우리 삶의 토대인데 말이야 ! 난 인류의 풍요로움이 그 다양성에 있다고 확신해. (2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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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듣던 풍월에 상부구조와 하부구조라는 말이 있었다. 하부구조, 즉 밑바탕인 물질적 토대를 바꾸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바꿀 수가 없음을 이야기하곤 하였다. 지은이는 그 토대를 '다양성', '인간 본성'으로 갈무리하였다. 물질적인, 경제적인 토대가 하부구조라면 '인간 본성'은 상부구조에 해당된다 할 수 있으리라. 그러니 아무리 '아래에서부터 개혁이 시작되어도 위가 바뀌지 않으면 도루묵'이라고도 읽히는 것이다. 이 반대도 당연히 성립한다. '위가 바뀌어도 아래에서 받쳐주지 못한다면 그 역시 실패!' 한다. 우리는 이미 그 경험을 충분히 해보았다. 지은이는 이 갈림길 중 어디쯤에서 그의 길을 가고 있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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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미래에 대한 꿈을 버릴 수는 없는 거야. 인생은 결코 그대로 멈춰져 있는 게 아니니까. 누군가 네이팜탄을 떨어뜨려서 모든 생명을 말살할 수 있겠지. 그럼 한 동안 생명이라곤 씨도 안 보여. 그러다 '짜잔!' 어디선가 작은 새싹이 땅을 뜷고 나오는 거야. 다시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고 생명이 돌아오는거지. 그런 어마어마한 생명에 대한 갈망을 그 무시무시한 시절에도 분명히 느낄 수 있었어. (17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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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즐겨 쓰는 말로 어디선가 만난 구절이 있는데 바로 이 말이다. '인생이란 저 모퉁이를 돌면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거'라는 얘기, 지은이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우리에게 남겨두고 세상을 떠난다. 하지만 그 뜻을 제대로 이어받은 아들이 있어 이와 같은 책이 우리 곁에 전해진다. 젊어서도 죽어서도 행복한, 부러운 삶이다. 그가 우리에게 전한 마지막 메시지를 만나보며 이만 글을 줄이련다. 지금, 여기, 이곳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면서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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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지금 당장 벌어지는 거란다. 바로 이 순간에. 그리고 우리는 영원히 이 순간에 사는 거고. (3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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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마음껏 살아라] - 이것이 삶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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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3. 14. 밤, '신기하지 않니? 자연은 그냥 제 길을 가' (3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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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풀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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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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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옮겨 둡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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섞어서 다시 티끌로 돌아가는 것이 질료(質料)의 운명이지. 무서운 마음은 없어. 죽는다는 건 세상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일이니까.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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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하고 싶은 것을 다 해 봤고, 끔찍이도 치열하게 살았다. 그래서 뭘 제대로 못해봐서 아쉽다는 감정 같은 건 없어. (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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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진정한 욕망이라고 할 만한 게 있다면 그것은 자기 자신을 찾으려는 욕망일 거다. 유일하게 바람직한 행동은 더 이상 선택에 내몰리지 않는 거고. 진정한 결단이란 ~ 자기 스스로가 되겠다는 작심이지. (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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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그 시절에 대한 기억을 남겨 주고 싶구나. 어쩌면 너보다는 네 아들 녀석한테 필요할 거야. 우리 세대가 어떻게 컸는지, 인간을 묶어 주는 관계라는 게 어떤 건지, 우리 주변의 세상은 어떤 모습이었는지 그 녀석은 전혀 모를 테니 말이다. (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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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네 집에 숟가락이 몇 개씩 있는지도 다 알았지. 강한 유대감 같은 게 있었어. (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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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 인간이 해서는 안 되는 모든 일의 상징이지! (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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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공부를 하는 것은 병들고 망가지고 정의롭지 못한 사회를 바꾸겠다는 소명 의식 때문이었어. (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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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체 게바라와 함께 자란 세대라는 걸 명심해라. ~ 그는 죽음과 함께 신화가 되었어. 나중에 우리는 그의 일기를 읽었는데 그야말로 감동 그 자체였지. 그런 영웅들과 함께 우리는 한 시대를 살았던 거야. (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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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어선 안 될 것이 있다. 미국인들은 자본주의와 독재를 옹호했어. 그래서 전 세계에 큰 피해를 주었지. 미국은 라틴 아메리카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시키기 위해서 최악의 독재자들을 후원했어. 가난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일말의 배려도 없었고, 그런 나라들은 미국의 놀이터나 마찬가지였어. 미국에서 훈련받은 암살단들이 미국을 거스르는 사람들을 쥐도 새도 모르게 없애버리던 시절이었지. 피노체트 치하의 칠레나 군사 평의회가 집권하던 아르헨티나에서 그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났어. 그리고 체 게바라도 살해당했지. (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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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코야, 지금 내가 한 이야기가 나중에 책으로 나올 때, 세부 사항들이 정확한지 꼭 다시 챙겨 봐야 한다! 팩트가 틀리면 신뢰성이 떨어져. 꼭 그 시대 연대기를 구해서 내 설명이랑 대조해야 봐야 해. 내 기억도 틀릴 수가 있으니까. (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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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대단히 중요한 얘기니까 잊지 말거라.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이해하려면 시간과 건전한 이성과 내면적인 독립성이 모두 필요해. 그렇지 않으면 모든 걸 덜컥 받기 십상이지. (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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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과 사랑과 헌신을 가지고 어떤 주제에 몰두하면, 그게 어떤 주제든 상관없이, 그걸 통해서 세계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단다. (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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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알에서 세계를 보고, 순간에서 영원을 포착한다. (윌리엄 블레이크) (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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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를 전체적인 맥락 속에서 보지 못하면 아무 것도 이해할 수 없어. 따라서 미리 준비를 해 두는 게 중요해. 역사를 이해하지 못하면 오늘날도 이해할 수 없으니까. 당장 보이는 것에만 집착하면 헛소리를 하게 돼. 현미경을 통해 본 것만 보도하게 되지. 망원경이 필요할 때도 있는데! (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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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기사가 될 만한 팩트를 찾아다니는 게 본질이 아니야. 삶을 들여다보러 다녀야지. (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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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에서 답을 찾을 수는 없어. 답은 훨씬 깊은 차원에, 역사와 문화 속에 있는 거야. (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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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지에서 억압당하던 사람들이 처음엔 공산주의를 자신들의 이데올로기로 추종했어. 하지만 지금은 이슬람 근본주의로 옮겨 갔지. 그걸 모르면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어. (1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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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에는 누구나 부딪히게 되는 문제 : |
'나는 누구인가?' |
'인류는 어디로 가는가? 인류는 무엇을 하고 있나? 인류는 나아지고 있는가 그렇지 아니한가?' (1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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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서 이기는 건 상대적으로 간단해. 평화를 이루고 나라를 다시 번영시키는 일이 훨씬 어렵지. 아량을 보이며 사람들을 설득하는 일이 중요해. (1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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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마치 어린아이 같지. 처음에는 작고 귀엽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추하고 야비한 어른으로 변하거든. 모든 혁명의 탄생 순간에는 뭔가 황홀한 데가 있어. 혁명은 언제나 새로운 것을 약속하지. 그러나 시간이 가면서 그 거짓된 모습이 드러난단다. (19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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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외에는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시오. 발자국 외에는 아무것도 남기지 마시오." (2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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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는 이유도 모르고 꼭 해야 하는 일이 있어. 그 의미를 나중에야 알게 되지. 지나온 평생을 슬로비디오처럼 돌려보거나, 내가 자주 쓰는 표현을 빌리자면 '언덕에서 굽어보면'말이야. (2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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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발 수도승을 존경하고, 그들의 기력을 나누기 위해 그들에게 절을 하고 먹을 것을 보시하는 사람들이 사는 사회는 결코 물질 만능의 사회가 될 수 없거든. 사두들은 일종의 백신이야. 모든 걸 포기하고 고행자의 맹세를 한 다음 그들처럼 유랑 수도승이 되고 싶은 열망을 계속 부추기지. (2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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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는 천의 얼굴을 갖고 있어. 구원인 동시에 저주이고, 파멸인 동시에 창조지. 그래서 인도는 밑 빠진 독이기도 해. 치밀하게 준비되지 않은 사람은 방향 감각을 상실할 수 있는 곳이야. 많은 젊은이들이 제정신을 잃거나 일종의 광기에 빠져, 아니면 차란 다스처럼 사두가 되고. (2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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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노인은 항상 이렇게 말했지. |
"내버려라. 내버려. 네가 아는 모든 것을 내버려라. 내버려. 빈손으로 서 있는 걸 두려워하지마라. 없음이야말로 결국에는 너의 버팀목이 되는 것이니까." (29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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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기자나 엔지니어나 전차 운전사가 되기 위해 태어나는 게 아니거든. 직업은 행복하게 살기 위해 갖는 거지. 난 항상 아주 행복하게 살았고. (3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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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돈을 많이 벌기 위해 매일 아침 사무실에 나가 주가 변동 그래프의 움직임을 쳐다보면서 '샀다 팔았다 샀다 팔았다' 한단 말이냐? 무슨 인생이 그래?!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좌절하고 있는 이유를 아니? 제일 똑똑하다는 애들이 그런 걸 하고 있어서 그런 거야! (3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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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젊은이가 할 수 있는 최상의 일은 할 일을 스스로 찾아내는 것이라고 생각해. (3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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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욕과 쾌락주의 사이에서 항상 중도를 지켜야 돼. 향락에 빠진 채 살아도 안 되지만 무비판적으로 금욕을 추종해서도 안 돼. 길을 잘 못 든 신비주의자들이 많아. 금욕을 통해 신을 만나겠다는 열망에 이성을 잃었지. (3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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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키아야, 넌 정말 예쁜 여자야. 가끔 멈춰 서렴! 멈춰 서서 이 세계의 경이로움에 흠뻑 빠져 보는 거야. 예를 들면 지금 이 곳의 평화로움을 보렴. 이 산을 보면서 평안을 찾는 거야. 15분 동안이라도 자리에 앉아서 저 고요함에 귀 기울여 보는 거지. 저 고요를 느껴 보라고! (3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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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문제가 있으면 바로 멈춰 서야 해. 네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봐. 그리고 네 자신 속에서 답을 찾아. 네 내면 깊숙한 곳에 뭔가가 있어. 그게 너를 붙잡아 주는 거야. 마음 속의 어떤 목소리, 거기에 귀 기울여야 해. (3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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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에는 여행에는 중요한 규칙이 하나 있어. 네가 갈림길을 만났는데 한 길만 오르막이고, 다른 길이 모두 내리막이라고 해 보자.이럴 땐 반듯기 오르막길을 가야 해. ~ 물론 쉽지는 않지. 사물을 다르게 본다는 것은 일종의 도전이고 지속적으로 주의를 집중해야 하는 일이니까. (3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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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을 제대로 파악하게 해. 어느 것 하나도 소홀히 여겨서는 안 돼. 항상 주의를 집중하고 혼자 있는 시간을 갖도록 해라. 침묵하고 숙고하고 거리를 두는 시간을 가져야 해. 그러고 나서 뭔가를 바라 봐야지. (3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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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하지 않니? 자연은 그냥 제 길을 가. 네가 죽는다고 자연이 신경이라도 쓸까? 네가 병들어 고통스러워한다고? 아니야, 폴코야. 그냥 흘러갈 뿐이야. 모든 게 흘러가. 병도 고통도. (3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