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크 라이프
요시다 슈이치 지음, 오유리 옮김 / 열림원 / 200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개인적으로 아쿠다가와 류노스케는 좋아하지만,
아쿠다가와상 수상작은 그닥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다.

요시다슈이치는 '파크라이프'로 아쿠다가와상을 수상하고
일본 정통 문학계의 서광을 입고 당당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

'파크라이프'는 중편인지라 이 책에는 '플라워스'라는
또 하나의 중편이 함께 실려있다.

비슷하면서 다른 이 두개의 이야기가 나름 새롭다.
개인적으로는 '플라워스'가 시사하는 점이 많다고 느껴 맘에 든다.

공원을 좋아해서 공원에 대한 글을 써보고 싶었다던
요시다 슈이치의 복잡미묘한 심리 이면에 씌여진 간결한 문체에 빠져보자.

"세상사가 다 이런거구나~"
가끔 동감할 때도 있어서 위로가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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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하스 의자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한국단편을 읽으면서 그 촘촘한 완성도와 밀도감에
숨쉬기 힘들었던 적이 있다.

적어도 그런 느낌이 에쿠니 가오리 소설엔 없다.
그 반대로 '이렇게 쉽게 소설을 써도 되나?'라는 생각은 든다.

윤동주는 '너무 쉽게 씌여진 시'에서 자기반성같은 자기혐오를
드러내지만 에쿠니 가오리는 실제로 어떨지 모르겠다.

쉽게 쓰여진(?) 소설은 쉽게 읽힌다.
그 점이 사실 나는 마음에 든다.
세상사도 복잡한데 소설까지 복잡하게 도표를 그려 가면서까지는
읽고 싶지 않은가보다.

웨하스 의자에는 나, 애인, 동생, 동생애인이 등장하는 인물의 전부다.
가끔 도둑고양이가 찬조출연을 할 뿐.

사랑하면 안될 사람을 사랑하는 주인공인 '나'는
깃털처럼 공기처럼 가볍고 쿨하게 사랑을 위해 사랑할 것을 바라지만
사랑이 어찌 마음대로 되는 종목이던가?

점점 깊어가서 사랑 특유의 집착과 번민이 생기게 될때
목숨과도 같은 사랑 아니, 사랑과도 같은 목숨을 버리고 싶어진다.

모든 것이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주인공 '나'는 느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나는 소설속의 '나'에게 깊게 공감했다.

음악 이야기를 부쩍 많이 꺼낸 에쿠니 가오리의 새로운 면목,
그러나 BGM이 아직 소설에는 녹아들지 않았다는 그런 느낌.

충격과 확실한 결말과 버라이어티함과 로맨스와 강약을
기대하는 독자는 웨하스 의자에 앉지 마시길..

나약함과 고독과 외로움과 일상이 주는 지루함의 감동을
사랑하는 독자만이 조심스레 앉아주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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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턴지점에 보물지도를 묻다 - 2005년 제50회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
윤성희 외 지음 / 현대문학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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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한국 현대 단편문학의 흐름을 파악하고자 나는,
이상문학상 수상 소설집과 현대문학상 수상 소설집을 꼭 찾아서 읽고 있다.

2005년 수상작은 윤성희씨의 <유턴지점에 보물지도를 묻다>
심플한 스토리라인의 전개가 눈에 들어오는 이 소설은
단편 드라마같기도 하고 일종의 꽁트같기도 하다.

수상작가 자선작으로 실린 <안녕! 물고기 자리> 역시
특별한 임팩트나 개성이나 시사성이 부족하다는 생각.
(어째됐건간에 지독히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많은 소설중에 특히 좋거나 한것은 아니었다는.. -_-;)

그 반면, <뱀장어 스튜>로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는
권지예씨의 <산장카페 설국 1Km>는 좋은 와인에게서
나는 조화로운 부케향 같은걸 느낄 수 있었던 중심이 잡힌 작품이었다.

<낭만적 서사와 그 적들>은 김경욱의 재치와 글빨과 말빨이
빛난 작품이라 기교적인 면에서는 고득점을 차지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

박민규의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는 박민규의 여느 글쓰기와
대동소이한 면이 없이 역시 마술적 사실주의 근처를 배회하고
있다는 느낌, 일단은 차별화 되어 좋았다.

이나미의 <파묘꾼>은 장인정신과 죽음에 대한 묵직한 주제가
잘 결부되어 있어 아무래도 깊이가 있다는 느낌으로 읽었고,

정영문의 <배추벌레>는 공상만화영화를 보는듯한 느낌으로,
최수철의 <확신>은 모호하고 어렵게 다가왔으며,

평소 은유와 묘사가 많고 다소 힘이 없이 느껴지는 윤대녕의 소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선입견을 가지고 읽었던 <낯선 이와 거리에서
서로 고함>은 의외로 소재도 독특하고 글을 전개도 재미있어서
윤대녕의 글쓰기를 다시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좋았고,

성석제의 <고귀한 신세>는 성석제 특유의 사회와 인물에 대한
가벼운 비꼼과 풍자가 아주 유쾌하기도하고 안쓰럽기도 하면서 읽었다.

김영하의 <은하철도999>
역시 김영하는 새롭고 유쾌하고 기이하고 발랄하다.

여러가지 색깔의 현대 한국 단편들이 오밀조밀 모여있는
수상 소설집에서 우리의 현재를 잠시잠깐 들여다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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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와 바다 이야기
마르틴 발저 외 지음, 크빈트 부흐홀츠 그림, 조원규 옮김 / 민음사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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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를 생각하게 하는 크빈트 부흐홀츠의 그림이 좋아서
이 책을 발견하고 선뜻 집어 들었다.

과연 그의 그림은 철학적이고, 외롭고, 여백의 미가 있다.

이 그림에 마르틴 발저 등이 짧은 글들을 달면서
책모양이 만들어진다.

크빈트 부흐홀츠 그림이 조금만 더 선명했으면..
책 내용이 조금 더 심오했으면..
하는 아쉬운 마음으로 펄럭펄럭 보고 읽었던 그림책 하나.
<호수와 바다 이야기>

- 내가 바라본 그 별이 나를 이해한 것 같아.
우리의 언어가 통했던 거라구. (P40)

- 기뻐해다오. 나 이제 불행 속에서 침몰한다.
감히 넘볼 수 없던 기운이 내안에서 마구 휘돌고 있다. (P42)

- 아름다운 세상에서 불행해하는 것, 그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지.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해. (P68)

- 밤이면 항복할 수밖에. (P82)

- 바라건대, 지치지 말기를. 제발 그러하기를.
모든 것이 유한하다면, 무의미 또한 끝이 있을 터이니. (P95)

- 내 몸의 근육들이 내게 말한다.
나 지금 나 자신을 체험하는 중이야. 정말 기뻐. (P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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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쉬운 와인 - 만화로 보는
다지마 미루쿠 지음 / 바롬웍스(=WINE BOOKS) / 2005년 2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한마디로 귀엽다.
일본인인 필자가 와인에 대한 상식과 경험을 만화로 표현하여
읽는이로 하여금 알기 쉽게 설명한다.
와인에 대한 공부는 사실 까다롭다.
알아야할 것도 많고 그 깊이도 간단하지가 않다.

더 많은 상식이 나열되어 있는 책이 더 많은 것을 배우게 할 수 있겠지만,
이 책은 와인에 대한 일반적인 견해를 읽어보고 와인의 전반적인 것을 유추해 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읽기를 권장한다.

하지만, 왕초보가 읽는다면 "도대체 무슨 소리지?"하고 잘 알지 못할 수 있다.
와인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고 알고 있는 사람이 읽는다면 더욱더 재미있는 책.
그냥 마셔도 좋을 와인, 알고 마시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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