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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ED ㅣ 더 좀비스 시리즈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재일교포 3세인 가네시로 가즈키의 스피드는
구조가 탄탄한 벽돌집 같아서 독자에게 안정감을 유도하는
소설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고등학생으로 일상이라는 틀에 갇혀 하루하루를 살아 가고 있는
오카모토 가네코는 어느날 하나의 사건을 만나게 되면서
새로운 세계에 대해 눈을 뜨게 된다.
또 다른 세계에 대한 이야기는 양분된 두개의 세계를 확인해 가는
대표적인 성장기 소설 <데미안>을 연상케했지만
<데미안>에서 두개의 세계를 바라보는 에밀 싱클레어의 눈은
관조적이었던 것에 반해 <스피드>에서는 그것을 바라보는
오카모토의 입장은 참여적이며 적극적이라는 느낌이라는 것.
소설의 줄거리와 주된 사상의 정립, 문체와 구조화라는
여러갈래의 요소들에 균형을 갖출줄 아는 가네시로 가즈키.
그의 능력이 부럽다.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건 신호가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무엇이야.
나카가와는 그 조작을 잘 알고 있어.
그렇지만 나와 미나가타, 순신, 가야노, 야마사타는
자신들의 눈과 머리로 올바르다고 판단하면
빨간 신호라도 그냥 건너.
너는 어떡할 거야?" - P182
"도약은 자신이 있는 장소에서 떠나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이야.
발레의 도약도 마찬가지지. 그걸 주테라고 하던가?"
"발레의 주테도 그래. 옛날 유럽은 철저한 계급사회였으니까.
전통이니 인습이니 인간을 구속하는 중력이 너무 셌기 때문에
발레리나가 그 중력을 벗어나 얼마나 높이 뛰어오를 수 있는가를
보고 관객은 감동하는 거야."
"언젠가는 너의 주테를 보여줘" - P1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