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풍당당 개청춘 - 대한민국 이십대 사회생활 초년병의 말단노동 잔혹사
유재인 지음 / 이순(웅진)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일단 모든 걸 다 제쳐두고 이 책은 재미있다! 글쓴이의 블로그 글들을 모아 정리하고 편집해서 이 책을 펴낸 것으로 보인다. 한때 기자를 꿈꿔왔던 글쓴이의 글솜씨와 재치가 배인 글들을 묶어놔서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를 잃지 않고 읽을 수 있었다. 보지는 않았지만 글쓴이의 블로그도 재미있어서 찾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책의 구성도 짧은 글들을 묶어놓아서 언제든 편하게 읽을 수 있다.

책을 읽다보면 글쓴이의 생각이 깊고 많은 생각을 하는 것에 놀라게 된다. 나는 헛살았던 것일까. 왜 이렇게 기막히고 재미있고 기발한 생각을 하지 못한 걸까. 내심 글쓴이의 이런 능력에 부러워하며 책을 읽다가 아! 난 공돌이야! 하며 한탄한다.

많은 사람들이 블로깅을 하고 블로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이렇게 재야에 숨은 고수들이 하나 둘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이들의 글을 읽는다는 건 재미없는 세상에서 읽을거리를 준다는 점에서 아주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블로그와 책은 분명 다른 매체인데 블로그 글들을 책으로 엮어낸다는 것도 재미있어 보인다. 하나의 책으로 일관된 주제를 가지고 블로그 글들을 묶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물론 책과 블로그는 그 분량 자체에서 차이가 크기 때문에 책 내용을 하나의 주제로만 채우기 위해서는 블로그 글이 부족할 수도 있다. 이 책에 담긴 글들도 모두 20대의 세상에 대한 울부짖음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그런 내용들로 시작했지만 뒤로 가면서 글쓴이 개인의 소소한 일상에 대한 글들도 함께 담고 있다.

블로그가 인기를 끌면서 이 책처럼 새로운 형태의 책이 나오게 되었는데 여기에는 여러 다른 생각들이 있을 것이다. 블로그의 인기를 등에 업고 책을 팔아보고자 하는 상업적인 생각에 대한 반대와 책이란 모름지기 책다워야 한다는 생각, 그래도 이렇게 재미있는 글들을 하나로 묶어놓은 것을 좋게 보는 시각 등 많은 생각들이 있을 것이다. 책이라는 것이 어떤 정해진 틀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블로그 글을 묶어놓은 것에 대해서는 괜찮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재미까지 있다면 좋은 일이 아니겠는가. 다만 아쉬운 것은 상업적인 접근방법에 대한 것이다. 뭐 세상살이가 돈으로 좌지우지되는 이 세상에서 돈을 떠나 순수함만을 따지기는 어렵겠지만 결국 이 책도 이런 점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건 좀 씁쓸하다.

재미와 별개로 책에 담긴 글쓴이의 생각들을 보면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게 된다. 한창 생각 많이 하고 사회에 대해 이것저것 알아가야할 20대 초반에는 대학이라는 틀에 갇혀서 취업을 위해 몸부림을 친다. 일명 스펙을 높이기 위해 영어 공부를 하고 자신의 꿈이나 희망이라기보다는 단지 취업을 위해 해외연수나 다른 활동들을 한다. 이렇게 하고서도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갖게 되느냐. 물론 그것도 아니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을 못 한 사람들이 부지기수이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꿈과 희망을 버리고 오로지 취업, 그 하나만을 보고 달려간다. 이런 상황 속에서 20대들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할까.

오늘날 이십대들이 대의에 시들해진 건 선악 구조가 무너졌기 때문일 거다. 적이 모호해진 시대에 분노를 배우는 건 어렵다. 물론 나도 행복하지 않고, 그럴 때마다 무언가를 바꾸고 싶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나를 이런 상황에 처하게 한 범인이 떠오르지 않는다. 무능하여 이 회사에 들오온 나 자신? 아니면 경쟁하지 않으면 도태되게 만드는 신자유주의? 전두환에게는 짱돌을 던지면 되지만, 신자유주의랑은 어떻게 싸워야 되지?

못 싸우지. 386선배들의 말투를 빌리면 "노동자 착취구조는 견고해졌지만 범인은 없다". (이명박? 대통령 이명박이 세상을 이렇게 만들었다고 하면 그를 좀 과대평가하는 거다.) 어떡하지? 우리도 행복하고 싶은데.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 내 영어 점수라도 높여놓는 수밖에. 이렇게 부단히 자신을 학대하는 것 말고는 떠오르는 묘수가 없다.

그래서 우린 욕먹는다. 정치의식 희박하고 이기적이라고. 열정은 없고 약았다고. 하지만 내 생각은 좀 다르다. 꼭 그렇게 떼로 모여서 이를 악물고 투쟁해야 저항인가. 이십대까지 광화문에서 촛불을 들게 만든 고아우병 쇠고기 파동에서 나는 새롭게 작동하는 정치 구조를 본다.

<위풍당당 개청춘>, 유재인 지음, 이순, 2010년 2월, 168쪽.

20대가 이기적이고 정치의식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많이 하는데 이건 그들의 탓이 아니다. 이 사회가 우리들이 그들이 다른 생각을 못하도록 만든 것이 아닌가. 그들이 그러길 원한 것도 아닌데 그들을 탓한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물론 그들에게 그런 걸 바랄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강요하는 건 잘못이다. 그럼에도 가끔 그들과 이야기하면서 다소 철없어 보이는 생각을 들으면 아쉽기는 하다. 지금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닌데. 그들도 나중에 더 나이를 먹고 되돌아보면 그때는 어렸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간부 체질은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은 중요하다. 간부란 내가 모시는 상사고, 내 회사생활의 행복지수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은 조직에 잘 적응했다고 선택된 이들이다. 그들의 특징은 곧 조직이 원하는 가치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조직은 K팀장님 같은 사람은 도태시키고 이상한 사람들이 승승장구하도록 만든다. … 그런 사람들이 승진하는 상황이 계속되면, 십 년 후쯤 조직은 사나운 사람으로만 구성되어 있을 것이며, 십만 년 후쯤엔 인류 전체가 아주 독한 종으로 진화해 있을지도 모른다. 좀 오번가. 내 보기엔 오버가 아닌 거 같다. 실제로 승진의 원리는 진화의 원리와 매우 닮아 있기 때문이다.

<위풍당당 개청춘>, 유재인 지음, 이순, 2010년 2월, 80쪽.

나름 심각한 내용인데 위 내용을 읽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실제로 회사의 간부들 중에는 일을 잘 하는 사람보다는 아첨 잘 하고 자신의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는 사람들이 더 많다. 그런 사람들을 많이 봐왔기 때문에 새삼스럽지는 않은데 이걸 인간의 진화에까지 붙인다는 건 너무 과장되었다고 본다. 실제 역사에서 간신들은 승승장구했다. 충신들은 충언을 서슴치 않아 온갖 고초를 당하지만 간신들은 듣기 좋은 말만 하기 때문에 자신의 자리를 온전히 지키고 자손만대 떵떵거리고 살아갈 밑천을 마련했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 우리들이 그렇게 진화했나? 진화라는 말을 꺼내기에는 시간이 얼마 흐르지 않았지만 모르긴 몰라도 인간들에게 권력과 계급이라는 것이 생기고 난 이후에 이런 간신들은 항상 득세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세상은 공평하다. 이런 간사한 사람들도 있지만 충직한 사람들도 많다.

하느님, 저에게 허락하소서.
내가 바꾸지 못하는 것을 받아들이는
평정심과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는
용기와
늘 그 둘을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제5도살장>, 75쪽.

<위풍당당 개청춘>, 유재인 지음, 이순, 2010년 2월, 213쪽.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혜이다.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꿀 수 있는 용기,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평정심, 이것들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이 둘을 구분할 수 있는 지혜이다. 이 내용을 읽고 이야!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 이 답답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건 지혜야. 세상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필요한 건 다른 사람들 속에서 살아가는 지혜이다. 나 혼자 잘 나봐야 그건 나 혼자만의 생각이다.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고 그 답을 찾을 수 있는 지혜가 우리에겐 필요하다.

편안하게 잘 읽었다. 재미도 있었고 이런 저런 생각들도 많이 했다. 아쉬운 부분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이런 책도 세상에 있어야 한다. 다만 책의 홍보전략인지 모르겠지만 "사회생활 초년병의 말단노동 잔혹사"라는 타이틀은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다른 좋은 문구들도 있었을텐데 꼭 이렇게 자극적인 타이틀을 붙였어야 했을까? 차라리 이 책의 제목인 "위풍당당 개청춘"이 더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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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위풍당당 개청춘, 아직은 젊은 20대가 바라본 세상!
    from thoughts.mooo 2010-04-21 08:03 
    일단 모든 걸 다 제쳐두고 이 책은 재미있다! 글쓴이의 블로그 글들을 모아 정리하고 편집해서 이 책을 펴낸 것으로 보인다. 한때 기자를 꿈꿔왔던 글쓴이의 글솜씨와 재치가 배인 글들을 묶어놔서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를 잃지 않고 읽을 수 있었다. 보지는 않았지만 글쓴이의 블로그도 재미있어서 찾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책의 구성도 짧은 글들을 묶어놓아서 언제든 편하게 읽을 수 있다. 책을 읽다보면 글쓴이의 생각이 깊고 많은 생각을 하는 것에 놀라게 된..
 
 
 
구글 파워 - 전 세계 선망과 두려움의 기업
재닛 로우 지음, 배현 옮김 / 애플트리태일즈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구글, 이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구글이라는 이름에 대해서는 다들 알고 있지만 구글의 속사정까지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구글이 워낙 자신들의 속내는 들어내지 않기로 유명하니까.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구글을 좋아한다. 구글의 제품들은 사용자를 위한 디자인과 기능들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국내 사이트들이 화려한 디자인에 치중하는데 비해 구글의 서비스들은 단순하고 사용하기 편리한 디자인과 함께 빠른 속도에 집중한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눈에 보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구글의 단순한 디자인들이 그리 마음에 들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구글은 정작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닌 편리한 기능과 빠른 속도 그리고 알찬 정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최근 10년 사이에 세계에서 가장 크게 성장한 회사는 구글이 아닐까 싶다. 이제 겨우 10년 밖에 되지 않은 회사가 전세계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무엇이 오늘날의 구글을 있게 했으며 그들이 가진 힘은 얼마나 될까?

이 책 <구글 파워>는 바로 이런 질문들에 대한 하고 있다. 구글의 두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 르게이 브린의 성장에서부터 이들이 구글을 창업하게 된 경위, 그리고 구글이 성장하고 구글의 CEO 에릭 슈미트가 구글에 합류하게 된 이야기 등 구글에 대한 지금까지 세상에 알려진 구글의 뒷이야기들을 우리는 이 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덧붙여 구글의 힘이 어떤 것이고 구글이 이러한 힘을 갖게 된 원동력은 무엇인지 알려준다.

구글이라는 회사에 대해 한 마디로 정의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들어가고 싶어하는 회사, 미국 내에서 가장 많은 광고 수익을 올리는 회사, IT 기업이지만 IT 외의 다른 분야에 많은 투자하는 회사, 인공위성을 소유한 기업 등등 구글이라는 회사가 가진 이력은 엄청나다.

  • 2008년 여름에 웹페이지 1조개의 목록을 구축
  • 시가총액 1천억 달러
  • 2만명의 직원
  • 구글플렉스 라고 불리는 캘리포니아 마인틴뷰에 있는 4만 2천 평 규모의 본사건물과 20개의 미국 내 사무소, 30여 개국에 있는 테크니컬센터
  • 미국 전체 검색량의 70 퍼센트 이상을 차지
  • 연간 약 160억 달러에 달하는 광고매출

특히 광고매출 160억 달러는 미국의 4대 TV 네트워크가 올리는 광고매출과 비슷하다고 한다. 엄청난 규모가 아닐 수 없다.

구글의 두 창업자들은 스탠퍼드 출신이다. 이들이 개발한 구글 검색엔진은 이들의 대학원 프로젝트 연구에서 태어났다. 그래서 구글 검색엔진의 핵심기능인 페이지랭크는 스탠퍼드에 저작권이 있고 2010년까지 구글만이 독점적 사용권을 갖고 있다. 바로 이 페이지랭크라는 기술 덕분에 구글이 탄생했고 구글이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이 되어 주었다.

하지만 구글이 성장한 것이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다. 수많은 기업들이 획기적인 기술을 갖고 있어도 구글처럼 거대한 기업으로 성장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구글이 이렇게 성장하게 된 밑바탕은 무엇일까? 이 책에서는 구글의 문화로 "혁신"을 많이 이야기한다. 구글이 가진 젊은 생각, 그리고 이런 혁신을 이끌어내는 구글의 인재들과 이 사람들이 가진 열정, 바로 이런 것들이 오늘날의 구글이 있도록 만든 원천이다.

구글러들이 말하는 "구글다운 결정을 내리고 구글다운 제품을 만들도록 도와주는 기본지침들"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 사용자에게 초점을 맞추면 나머지는 저절로 따라온다.
  •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 느 린 것보다 빠른 것이 낫다.
  • 인터넷은 민주주의가 통하는 세상이다.
  • 책상 앞에서만 검색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 부정한 방법을 쓰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다.
  • 세상에는 무한한 정보가 존재한다.
  • 정 보의 필요성에는 국경이 없다.
  • 정장을 입지 않아도 업무를 훌륭히 수행할 수 있다.
  • 대단하다는 것에 만족할 수 없다.

미국이기에 그리고 구글이기에 가능한 지침들도 있지만 이 지침들의 대부분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들이다. 이런 당연한 것들을 지킴으로써 지금의 구글이 있는 것이다.

구글이 태동하던 초장기에는 많은 이들이 구글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인터넷의 많은 부분을 독차지한 지금의 구글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 또한 크다. 신생기업일 때의 구글과 독보적인 존재인 지금의 구글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많은 변화가 생겼다. 이 중에서도 개인 프라이버시 문제, 다른 회사의 상표권 등을 보호하지 않는 광고 키워드 문제, 광고주에게 피해를 주는 광고 부정클릭 문제, 저작권 침해 논쟁 등은 상당히 민감한 문제들이다. 이러한 문제들로 인해 법정 싸움까지 하고 있는데 이 문제들을 원만하게 해결해야 구글은 한 단계 더 발전할 것이다.

스스로의 생각과 행동으로 세상을 바꾸어놓은 사람들의 공통점

이 책의 저자 재닛 로우는 성공한 CEO들을 주제로 책을 많이 썼는데 재닛 로우가 말하는 "스스로의 생각과 행동으로 세상을 바꾸어놓은 사람들"의 공통점을 보면 생각해 볼 것들이 많다.

  • 그 무엇보다도 그들은 자신을 믿는다.
  • 참신한 사고방식이 필수적이다.
  • 호기심이 많다.
  • 상상력을 동원한다.
  • 용감하다.

참 단순하고 간단하다. 너무도 당연한 말들인데 이게 그리도 어렵단 말인가. 왜 그들은 가능하고 우리들에게는 어려워만 보일까? 난 여기에 하나를 더 붙이고 싶다. 시대가 영웅을 만든다. 아무리 뛰어난 인재라도 적절한 시기가 필요하고 환경이 필요하다. 아마 찾아보면 우리 주위에도 이런 기회가 분명 있을 것이다. 이 기회를 찾아내는 사람이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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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구글 파워, 구글이 가진 힘의 밑바탕에는 사람과 열정이 있다!
    from thoughts.mooo 2010-04-05 09:24 
    구글, 이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구글이라는 이름에 대해서는 다들 알고 있지만 구글의 속사정까지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구글이 워낙 자신들의 속내는 들어내지 않기로 유명하니까.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구글을 좋아한다.[footnote]물론 싫어하거나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footnote] 구글의 제품들은 사용자를 위한 디자인과 기능들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국내 사이트들이 화려한 디자인에 치중하는데 비해 구글의 서비..
 
 
 
<왜 일하는가>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왜 일하는가 - 이나모리 가즈오가 성공을 꿈꾸는 당신에게 묻는다 서돌 CEO 인사이트 시리즈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 신정길 옮김 / 서돌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 모두는 일을 한다. 나이가 어느 정도 차고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직장을 갖고 일을 해야 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할 지라도 주위에서 엄청난 압박을 받고 어쩔 수 없이 일을 하게 된다. 왜 우리는 일을 하는 걸까? 이런 질문에 딱 머리에 떠오르는 말은 "먹고 살기 위해서"이다. 일을 해야 돈을 벌고 돈을 벌어야 먹고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하하! 너무 당연한 건가?

세상에는 대단한 분들이 참 많다. 보통사람들이 "왜 일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뻔한 대답만을 하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다. 일본의 살아있는 경영의 신이라고 불리는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도 대단한 사람임에 분명하다. 그도 "왜 일하는가"하는 질문에 보통사람과는 다른 말을 해주고 있다.

아마도 이나모리 가즈오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특히 경영 쪽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이 마쓰시타 고노스케, 혼다 쇼이치로와 함께 일본에서 가장 존경받는 3대 경영인으로 꼽힌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이 있는 것이겠지만 그가 말하는 "왜 일하는가"는 색다르다.

나는 내면을 키우기 위해 일한다고 생각한다. 내면을 키우는 것은 오랜 시간 엄격한 수행에 전념해도 이루기 힘들지만, 일에는 그것을 간으하게 하는 엄청난 힘이 숨어 있다. 매일 열심히 일하는 것은 내면을 단련하고 인격을 수양하는, 놀라운 작용을 한다.

<왜 일하는가>,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 신정길 옮김, 서돌, 2010년 3월, 15쪽.

내면을 수련하고 인격을 수양하는 것은 면벽수련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백일기도를 드리고 참선을 하고 신을 위해 기도를 드려야만 하는 건 아닌가 보다.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의 경우에는 일을 통해 내면을 수련하고 인격을 수련한다고 한다. 허허! 보통사람의 생각으로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말이다.

성공이란 무엇인가?


이 책의 부제목을 보면 "이나모리 가즈오가 성공을 꿈꾸는 당신에게 묻는다"라고 되어 있다. 성공, 난 요즘 들어 이 성공이라는 단어가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성공을 강요하는 듯한 그리고 성공이라는 단어의 뜻을 강요하는 듯한 이런 말들이 영 내키지 않는다. 사회적으로 명성을 얻고 돈 많이 벌고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는 것만이 성공하는 것은 아닐진데 꼭 이런 책들을 보면 이걸 강요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말하는 "성공"은 약간 다르게 해석할 수 있었다. 바른 길을 걷고 꾸준히 노력해서 자신의 내면을 키우고 이를 통해 깨달음을 얻는다. 물론 이 과정에서 사회적인 명성을 얻을 수도 있고 돈도 벌 수 있겠지만 궁극적인 "성공"은 이런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내면에서 얻는 것이라는 점을 말하고 있다.

이런 성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꾸준함이다. 굽히지 않고 내가 갈 길을 느리더라도 끝까지 가는 것! 바로 이것이 성공을 향한 지름길이고 성공으로 갈 수 있는 단 하나의 길이다.

일생은 모든 순간순간이 쌓여야만 이루어진다. 지금 이 순간의 1초, 1초가 모여 하루가 되고, 그 하루하루가 쌓여 1주일, 1개월, 1년 그리고 일생이 된다. 제아무리 위대한 업적도 사소한 것들을 착실하게 쌓는 데에서부터 출발한다. 놀랄만한 큰 성과, 특별한 천재가 이루었으리라 짐작하는 위대한 업적도 알고 보면 평범한 사람이 한 발 한 발 내디딘 결과일 뿐이다. 발명왕 에디슨이 한순간에 전구와 축음기를 만들었을까? 아니다. 그것은 수만 번의 실패를 거듭한 끝에 이룬 성과다. 하지만 사람들은 에디슨의 성공만 부러워할 뿐이다. 아폴로 우주선이 달에 착륙할 수 있었던 것은 수없이 많은 모의실험과 훈련, 헤아릴 수 없는 데이터가 축적되었기 때문이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이고, 아무리 먼 길도 한 발 한 발 내디뎌야만 그곳에 다다를 수 있는 것이다.

<왜 일하는가>,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 신정길 옮김, 서돌, 2010년 3월, 113쪽.

일을 해야 하는 이유


왜 우리는 일을 해야할까? 그냥 일하지 않고 편하게 살면 좋지 않을까? 위에서도 말했지만 보통사람은 "먹고 살기 위해" 일을 한다. 하지만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의 경우는 "내면을 단련하고 인격을 수양하기 위해" 일을 한다고 한다. 이것이 가능할까?

아무런 목표도 없이 일도 하지 않고 나태하게 생활하다 보면 인격적으로 타락할 뿐 아니라 자신이 가지고 있던 능력마저 썩혀버리고 만다. 이는 자신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간관계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고, 인생을 살아가는 참된 의미조차 찾지 못한다. 일하는 수고로움을 아는 사람만이 잠시 동안의 안락함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는다. 열심히 일하고 노력한 만큼 보상받는 것이야말로 인생을 보다 즐겁고 귀중하게 보낼 수 있는 지름길이다.

<왜 일하는가>,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 신정길 옮김, 서돌, 2010년 3월, 28쪽.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사람은 일하지 않고 그냥 노닐며 사는 것을 더 좋아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일을 하지 않고 산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기대야 한다는 의미이고 자신이 독립적으로 생활을 영유할 수 없다면 분명 이로 인해 문제가 생길 소지는 많아진다. 특히 주변사람들과의 관계에 나쁜 영향을 줄 것이고 혼자 사는 인생이 아닌 함께 사는 인생이라는 것을 생각해봤을 때 이건 많은 문제점을 가져온다. 즉 이왕 사는 것 즐겁게 살기 위해서는 자신의 일을 가지고 자신의 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수입은 가져야 한다는 말이 될 것이다.

사람마다 잘 할 수 있는 일이 다르고 하고 싶은 일이 다르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수 있는 건 아니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상당수의 사람들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하고 싶었던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다보니 여기에서 가장 기본적인 불만을 갖게 된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내가 좋아하지도 않는 일'을 하고 있다며 스스로를 비하하고 불만스러워한다는 점이다. 주어진 일에 불평불만을 갖고 원망만 한다면, 그 일을 마주하는 것 자체에 짜증이 날 뿐 아니라 그 일을 해야 하는 자신이 너무나 초라하게 여겨진다. 그럴수록 자신을 더 무능력한 사람으로 몰아세운다. 왜 자신의 능력이 얼마나 위대한지 시험해보지도 않은 채 달아나려고만 하는가?

<왜 일하는가>,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 신정길 옮김, 서돌, 2010년 3월, 57쪽.

인생과 일에 있어서 중요한 것


사람마다 가진 능력은 다르다. 태어날 때부터 가진 능력도 다르고 자라난 환경에 따라 가질 수 있는 능력도 천차만별이다. 그래서 보통 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다른 사람에 비해 뒤쳐진 출발선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나 자신도 이런 생각들을 많이 했었고 아마 많은 분들이 비슷한 생각을 했을 것이다.

인생과 일에 있어서 물론 능력은 중요하다. 능력이 뛰어나면 훨씬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는 가능성이 많으며 일도 더 잘 할 가능성이 많다. 하지만 타고난 능력이 전부는 아니다. 이나모리 가즈오는 다음과 같은 공식을 말하고 있다.

인생과 일 = 능력 x 열정 x 사고방식

이 공식이 말하고 있는 것은 인생과 일은 능력과 열정, 그리고 사고방식의 곱으로 계산된다는 것이다. 물론 인생과 일이라는 것이 산술적으로 계산할 수는 없지만 인생과 일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기에는 참 좋은 공식이다. 예를 들어 능력이 100인 사람이 20만큼의 열정을 가지고 일을 할 때 그 사람은 2000 정도의 일을 하게 된다. 반면에 능력이 50인 사람이 80만큼의 열정을 가지고 일을 하면 그 사람이 하게 되는 일은 4000 정도가 된다. 즉 아무리 능력이 부족하더라도 열정으로 그 공백을 채울 수 있으며 인생과 일에 있어서 열정은 능력만큼이나 중요하다는 말이다.

만일 지금 성실하게 일하는 것밖에 내세울 것이 없다고 한탄하고 있다면 그 우직함이야말로 가장 감사해야 할 능력이라고 말하고 싶다. 지속의 힘, 지루한 일이라도 열심히 계속해나가는 힘이야말로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고, 인생을 보다 가치 있게 만드는 진정한 능력이다.

< 왜 일하는가>,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 신정길 옮김, 서돌, 2010년 3월, 119쪽.

아울러 저 공식의 마지막 변수인 사고방식 또한 중요하다. 낙관적인 사고방식과 비관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을 보면 일의 성과는 분명 차이가 생긴다. 이왕 하는 일 즐겁게 그리고 능동적으로 일을 하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항상 비판하고 불만이 가득한 사람은 즐기며 같은 정도의 능력과 열정을 가졌다고 봤을 때 즐기며 일하는 사람보다 뛰어날 수 없다.

어떤 새로운 사업이나 프로젝트를 구상할 때도 낙관적인 사람이 주도하는 것이 맞다. 그래야 전체 분위기가 좋아지고 이로 인해 효율은 좋아질 것이다. 물론 계획과 일정을 세울 때는 비관적인 사람이 필요하다. 현 상황에 대해 비판하고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 등이 계획 단계에서는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난관적으로 구상하고, 비관적으로 계획하고, 다시 낙관적으로 실행한다.

<왜 일하는가>,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 신정길 옮김, 서돌, 2010년 3월, 195쪽.

우리가 가져야할 사고방식


누구나 성공적인 인생을 살고 싶을 것이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여기서 성공이란 물질적인 성공이 아니라 정신적인 성공도 포함하는 것이다. 이렇게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야할까? 이 물음에 대해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은 다음과 같은 것들을 말해주고 있다.

  • 무슨 일이든 이룰 수 있다고 다짐하라.
  • 모두와 함께 일하고 기쁨을 나누어라.
  •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라.
  • 다른 사람들에게 선의를 베풀어라.
  • 자신보다는 남을 먼저 배려하라.
  • 정직하고, 겸손하며, 노력을 아끼지 마라.
  • 남의 것을 탐하지 말고, 욕심을 멀리하라.
  • 모든 일이 뜻대로 된다고 믿어라.

이렇게 보면 이 이야기들은 전혀 새로운 것들이 아니다. 어디선가 많이 듣던 이야기들이지만 성공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이 말들이 빠지지 않고 나온다. 결국 그 말은 이런 것들이 정말 중요하다는 말이 될 것이다. 문제는 실천이다. :-) 아는 것만으로는 소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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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왜 일하는가, 일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하는 것인지에 대한 대답
    from thoughts.mooo 2010-03-30 12:53 
    우리 모두는 일을 한다. 나이가 어느 정도 차고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직장을 갖고 일을 해야 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할 지라도 주위에서 엄청난 압박을 받고 어쩔 수 없이 일을 하게 된다. 왜 우리는 일을 하는 걸까? 이런 질문에 딱 머리에 떠오르는 말은 "먹고 살기 위해서"이다. 일을 해야 돈을 벌고 돈을 벌어야 먹고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하하! 너무 당연한 건가? 세상에는 대단한 분들이 참 많다. 보통사람..
 
 
 
여기는 곰배령, 꽃비가 내립니다 - 세쌍둥이와 함께 보낸 설피밭 17년
이하영 지음 / 효형출판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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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박한 이 세상에 아직도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이 새삼스럽다. 아직 이런 곳이 있으며 이런 곳에 사는 사람들이 있으며 이런 삶을 느낄 수 있음이 정말 고맙다.

나 또한 넉넉하고 여유로운 전원에서의 삶을 생각한다. 도시 생활이 힘들고 각박하게 느껴질 때면 살며시 고개를 드는 이 생각을 아직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있는 것은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 난 용기가 없어 아직 이 회색빛 도시를 벗어나지 못하는데 과감히 도시를 벗어나 강원도 산골 마을에 정착을 하고 살아가는 이하영님의 글을 읽으니 참 대단하다 싶다. 그것도 세쌍둥이를 데리고 연고도 없는 그곳에 들어가 살 생각을 하다니!

숲에서의 삶은 과연 어떨까? 책에서 읽은 것마냥 그저 낭만적이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도시에서의 척박한 삶에 비하면 훨씬 나을 것 같다. 김하영님의 책의 읽으며 숲에서의 삶을 동경해보지만 아마 나 같이 게으른 사람은 그 속에서의 삶이 순탄치 않을 성 싶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그 변화가 눈에 보이는 곳에서 아이들과 자연과 더불어 넉넉하게 산다는 것, 어쩌면 평생 이루지 못할 꿈일지도 모르겠다.

한 폭의 그윽하고 잔잔한 수채화를 본 것 같다. 어쩌면 이렇게 글을 간드러지게 쓸 수 있을까. 똑같은 말이라도 어떤 단어를 사용하고 어떤 표현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말을 느낌은 달라질 것이 분명한데 김하영님의 글은 나 같이 정서가 메마른 사람은 쓸 수 없는 그런 글일 듯 싶다.

… 그리고 마침내 곰배령 야생의 화원, '꽃자리'에 오른다. 물소리를 뒤로 하고 하늘이 닿은 능선에 올라서면 탄성이 절로 난다. 그야말로 천상천하 '풀꽃'독존 야생화의 향연. 이미 꽃은 지천이다. 부엽토 사이 애기앉은부채가 수줍은 호기심으로 고개를 내밀고, 산야신의 옷자락을 연상시키는 주홍의 동자꽃이 해말간 미소를 짓는다. 동자꽃은 다섯 개의 하트 모양 꽃잎으로 이루어진 사랑스런 오심화이다. 분홍의 작은 꽃 둥근이질풀은 끝없이 군락을 이루고 나리꽃송이는 우아한 자태를 마음껏 뽐낸다. 곰배령 꽃자리에는 구릿대와 어수리 들이 흰 구름처럼 떠있다. 날아갈 듯한 승마와 바람꽃 무리에 마음 씨앗은 비상의 춤사위를 짓는다. 영아자와 꼬리풀 들은 제 빛깔의 꽃대를 신비롭게 드리우고, 노랑의 뱀무와 양지꽃도 다시 피어나기를 잊지 않았다. 참취들이 옹기종기 사랑스런 꽃망울을 달았다. 여린 노랑의 좁쌀풀꽃도 꽃술에 붉은 구슬을 물고 나를 향해 웃는다. 나직하니 꿀풀은 짙은 보랏빛 숨을 토해낸다. 이 높은 곳까지 어찌 오르셨는지 아랫녘에서 보던 질경이, 토끼풀, 넓은잎외잎쑥 들의 존재는 이채롭기까지 하다. 깊은 눈 속에서 긴 겨울을 난 식물이 피워낸 꽃에는 태양이 내어진 빛의 정수가 아낌없이 들어차있다. 흐르는 꽃, 흐르는 바람이 어울린 오묘한 조화장이다. … 직녀가 직조한 위대한 꽃 양탄자 위로 경우의 소가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듯도 하거니와 하늘의 갸륵한 별무리 은하수마저도 밤이면 이슬로 내려앉아 꽃들에게 입맞추는 천상의 화원, 그곳 곰배령을 '풀꽃세상'이라 부른다.

< 여기는 곰배령, 꽃비가 내립니다>, 이하영 지음, 효형출판, 2010년 2월, 162쪽.

위 글을 보면 온갖 풀꽃들의 이름들이 나온다. 저 이름들을 알고 있다는 것도 놀랍고 꽃을 보고 그 이름을 알아낼 수 있다는 것도 놀랍다. 숲에 살면 자연스레 알게 되는 것일까? 그건 당연히 아닐터이니 김하영님이 숲에서의 삶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리고 풀꽃들의 모습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고등학교 국어책에서 봤던 어느 수필 이후로 이렇게 감칠맛 나는 문장들을 보지는 못한 것 같다. 그만큼 내가 딱딱한 삶을 살고 있고 딱딱한 글만 보고 있다는 말이 될테고 누군가의 말씀처럼 이제는 부드러운 글도 많이 보려 노력해야겠다.

책에서도 여러 차례 나오지만 숲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역시 자신과의 싸움인 것 같다. 특히 도시 생활에 젖어있던 몸을 이끌고 숲에 들어가 산다는 것은 이런 싸움의 연속이 될 것이다. 조금이라도 몸이 고단하고 힘들거나 외롭다고 느껴지면 이런 생각이 저절로 들테고 그럴 때마다 힘겨운 싸움을 하지 않을까. 이런 싸움에서 굳굳히 버티며 아직도 곰배령 숲을 지키고 있는 이하영님은 대단한 여장부이다!

아마도 숲에서 살다보면 혼자만의 시간을 자주 가지게 될테고 그러다보면 자연스레 많은 생각을 하게 되겠지. 생각이 바르고 긍정적이라면 이런 시간이 행복한 시간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자신과 숱한 싸움을 해대느라 힘들 것 같다. 책을 보면 이하영님은 그래도 좋게 생각을 하는 편이신 것 같은데 그렇다고 해도 그 삶이 항상 좋았던 것은 아닌 듯 싶다. 어찌 사람이 살면서 항상 좋기만 하겠는가.

고즈넉한 가을 숲을 혼자 오르는 건 무척 오랜만이다. 나무들 사이로 풀 사이로 걸었다. 굽이치고 오르고 내리고 휘돌며. 하나도 생김이 같지 않은 돌맹이들을 밟으며. 어느만큼 오르자 부드럽고 온화한 기운이 아랫배에서 꿈틀거렸다. 숲의 정령이 느껴졌다. 나는 하나의 숲, 하나의 식물과 다르지 않았다. 제 생긴 모양대로 아름다운 식물처럼 제 생긴 모양대로 아름다운 나, 오솔길을 걸으며 '사느라 무척 바빴던 나'를 만나 흔쾌히 악수를 청했다. 개울을 건너며 '사느라 주야로 동동거리던 나'를 만나 꼭 안아주었다. 바위에 앉아 잠시 쉬어가며 '사느라 정신없었던 나'를 만나 가만히 등 두드려주었다. 사느라 이리 뛰고 저리 뛰던 나의 고단함 위로해줄 자는 바로 나, 나를 사랑해줄 자도 바로 나, 나를 인정해줄 자도 바로 나. 마음에 강 같은 평화가 물결쳤다.

<여기는 곰배령, 꽃비가 내립니다>, 이하영 지음, 효형출판, 2010년 2월, 223쪽.

치열하지 않은 삶이 어디 있을까. 도시에 살건 숲에 살건 바다에 살건 어디서나 사는 것은 치열하고 힘들다. 하지만 그 속에서 순응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 아름답다. 나도 아름답게 살고 싶다. 내가 어디에 살고 있던 그곳에서 사는 것을 고맙게 생각하며 열심히 살고 싶다. 이런 생각을 다시 할 수 있게 해준 김하영님께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꼭 언젠가는 곰배령처럼 넉넉한 곳에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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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여기는 곰배령, 꽃비가 내립니다, 그윽한 수채화 같은 산골 이야기!
    from thoughts.mooo 2010-03-25 09:53 
    각박한 이 세상에 아직도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이 새삼스럽다. 아직 이런 곳이 있으며 이런 곳에 사는 사람들이 있으며 이런 삶을 느낄 수 있음이 정말 고맙다. 나 또한 넉넉하고 여유로운 전원에서의 삶을 생각한다. 도시 생활이 힘들고 각박하게 느껴질 때면 살며시 고개를 드는 이 생각을 아직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있는 것은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 난 용기가 없어 아직 이 회색빛 도시를 벗어나지 못하는데 과감히 도시를 벗어나 강원도 산골 마을에 정착을..
 
 
 
<이기는 사람들의 게임의 법칙>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이기는 사람들의 게임의 법칙 - 성공을 결정하는 선택의 기술 100
쑤춘리 지음, 정영선 옮김 / 시그마북스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성공을 결정하는 선택의 기술'이 자그마치 100가지나 담겨있다고? 100개의 이야기를 담고 있느라 이 책은 그리 가볍지는 않다. 읽기 겁날 정도로 두꺼운 책은 아니지만 만만히 볼 만큼 가벼운 책은 아니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게임이론을 통해 바라보고 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게임이론이 란 경제학에서 나오는 하나의 이론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을 보기 전에 찾아보니 게임이론은 경제학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분야에 걸쳐 사용되고 있는 이론이라고 한다. 게임이론이 대중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게임이론에 대한 연구들이 노벨경제학상을 받으면서부터가 아닌가 싶다. 이후 게임이론은 경제학 뿐만 아니라 다른 사회과학과 생물학, 정치학, 컴퓨터공학, 철학 등 폭넓은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의 앞머리에서도 나오지만 게임이론은 선택에 대한 전략이다. 게임에서는 단순히 나 자신의 선택뿐만 아니라 이 선택과 관계되는 다른 참여자의 선택도 무척 중요하다. 즉 게임에서는 참여자의 의사결정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기 때문에 선택할 때 상대방의 반응과 선택까지 모두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게임이론의 측면에서 봤을 때 인생은 게임의 연속인 것이다. 이런 게임들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바로 이것이 이 책에서 찾고자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 결단력, 매몰비용의 굴레에서 벗어나라
  • 혼자서 움직이지 말고 바람의 힘을 빌려라
  • 진실을 감추고 우회적으로 승리하라
  • 레드 오션을 던져버리고 블루 오션과 동행하라
  • 효과적으로 협력하라. 파트너와 함께 함으로써 혼자 날아야 하는 고통을 덜어라
  • 지렛대 원리를 이용하여 작은 것으로 큰 것을 얻어라
  • 원수끼리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면 용감한 사람이 이기는 것이 아니라 지혜로운 사람이 이긴다
  • 양쪽 모두 이롭기는 어렵지만 양쪽 모두 해를 입기는 쉽다
  • 자신의 패를 잘 숨겨서 그것이 훗날 당신을 찌르는 무기가 되지 않도록 하라
  • 눈에 띄지 않는 것도 용기, 남모르게 칼을 갈며 주도권을 잡아라
  • 멀리 바라보고 높은 하늘을 가져라
  • 언제나 위험에 대한 '통증'을 인식하여 칼날의 피를 핥는 늑대가 되지 말라
  • 겉치레보다 마음을 다듬는 것이 중요하다. 마음을 얻으면 천하를 얻는다
  • 광주리 안의 게가 되지 말고 끊임없이 발전하라

이 내용들이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것들이다. 가끔 서로 겹치는 부분들도 있고 모순되는 경우도 있지만 상당히 폭넓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 아마 이 정도면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날 수 있는 상황들 중 상당 부분을 감당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특히 우리가 알고 있음에도 쉽게 행동하기 어려운 것들에 대해 명쾌하게 지적하고 해결 방법을 제시해주고 있는 것들이 많다. 예를 들어 매몰비용에 대한 문제라든지 신포도 심리, 치킨 게임, 콩코드 오류, 돼지의 딜레마, 협상 게임, 정박 효과, 사격수 게임, 확산적 사고 전략, 선발자 전략, 마니너리티 게임, ESS 전략, 술집 게임, 무료한 경제, 죄수의 딜레마, 롱테일 이론, 20:80 법칙, 포지티브 섬, 제로 섬, 네거티브 섬, 랜덤 전략 등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날 수 있는 많은 상황들에서의 해결 방법을 제시해준다. 이 중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버스를 30분이나 기다렸다고 치자. 기다리다 지체 이젠 포기하고 다른 방법을 찾고 싶지만, 지금까지 기다린 시간이 아까워서 계속 기다린다. 드디어 한 시간 만에 버스가 왔다. 하지만 지금은 버스를 타고 가도 이미 지각이다. 여기에 게임의 지혜가 숨어 있다. 버스를 기다리면서 이미 지나가버린 30분은 매몰 비용이다. 계속 기다리든 다른 방법을 찾든 간에 어차피 회수할 수 없는 비용이다. 그러므로 최선의 선택은 이미 지나가버린 30분에 연연해하지 말고 빨리 다른 방법을 찾는 것이다.

<이기는 사람들의 게임의 법칙>, 쑤춘리 엮음, 정영선 옮김, 시그마북스, 2010년 3월, 7쪽.

우리는 본전 생각에 이전에 투자해 놓은 것을 쉽게 포기하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더 큰 손실을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조금만 더 투자하면 큰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인데, 하는 생각들 때문에 지금까지 투자한 시간과 돈이 아까워서 쉽게 포기하지 못한다. 이런 매몰비용에 연연하다 보면 더 큰 손실을 보기 쉽상이기 때문에 매몰비용은 과감하게 버리고 더 이상 손해를 보지 않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그리고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레드오션에서 경쟁하는 것을 원치는 않는다. 누구나 블루오션을 찾기를 원하지만 어디 그게 그리 쉬운 일인가. 새로운 블루오션을 개발한 사례 가운데 '무료한 경제'라는 것이 있는데 이 내용을 보면 흥미롭다.

사람들은 '지루하고 따분하다'는 말을 자주한다. 예를 들면 전화를 걸어 신호음이 울리는 동안 지루함을 느낀다. … 그래서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일부 사람들이 이러한 무료함을 없애고자 신호음 대신 컬러링을 발명했고, 엘리베이터 안에 액정 TV를 설치해 광고나 뉴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들이 많은 사람의 무료하고 지루한 시간을 돈으로 바꾸는 데 성공하면서 '무료한 경제'라는 말이 생겨났다.

'무료한 경제'는 기존의 시장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무료함을 느끼는 시간을 적극 활용하여 '블루 오션'을 개발한 것이다. 즉, 기존의 시장과 경쟁할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지루한 시간을 달래주므로 소비자들은 아무런 저항 없이 무방비 상태로 이를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전파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기는 사람들의 게임의 법칙>, 쑤춘리 엮음, 정영선 옮김, 시그마북스, 2010년 3월, 135쪽.

이 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이 책의 엮은이가 중국인이다보니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고대 중국의 이야기들을 예로 들고 있다는 것이다. 춘추전국시대, 삼국지, 초한지, 사기 등에 나오는 이야기들을 각 상황에 맞게 예를 들어 가며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어려서부터 고대 중국 역사 등에 대해 많은 이야기들을 들어온 우리들에게는 느끼게 하는 바가 크다. 물론 이런 이야기들 외에도 현시대의 상황들도 적절히 예로 들어가면서 설명하고 있어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또한 이 책에서는 특정 상황에서의 해결방법 뿐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져야 할 태도나 실천방법들을 제안하고 있는 데 그 중에 마음에 와닿는 부분은 성숙한 인격체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누구나 마찰 없는 원만한 사회생활을 원한다. 이를 실현하려면 사회와 타협하고 자신을 성숙한 인격체로 만들어나가고자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그 실천 방안을 알아보자.

첫째, 항상 미래에 대비하라. 특출한 재능이 있는 사람은 남들의 시기나 질투, 또는 공격을 받기 쉽다. 따라서 당장 사회생활이 편안하고 무리가 없더라도 항상 미래에 다가올지도 모를 위기에 대비해 적당히 자신의 재능을 감추며 안전을 도모하라.

둘째, 긍정적인 자세를 갖춰라. 만족을 아는 사람은 항상 즐겁고, 즐거운 사람은 마음속의 욕심을 제거할 수 있다. 이는 모두 긍정적인 생각에서 출발한다.

셋째, 다른 사람에게 관용을 베풀어라. 관대한 사람은 명망을 얻을 수 있다. 천재나 행운아도 실패와 고생의 쓴맛을 경험해야 다른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다. 피땀 흘려 자신의 운명을 바꾼 사람들이 어떻게 실패나 잘못에 그렇게 너그러울 수 있는지 한 번 생각해보아야 한다.

넷째, 입장을 바꿔서 생각하라. 항상 자신의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평생 모른 채 살아간다. 그러나 세상은 넓고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문제가 널려 있다. 개인의 편협한 시각만으로는 평생 이해하지 못하거나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도 수두룩하다. 그런 문제에 부딪혔을 때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면 뜻밖에 참신한 답을 얻을 수 있다.

<이기는 사람들의 게임의 법칙>, 쑤춘리 엮음, 정영선 옮김, 시그마북스, 2010년 3월, 358쪽.

이런 이야기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테지만 이렇게 정리함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듯 아무리 알고 있는 것이라고 하지만 정리되지 않으면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는 게 아닐까.

역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세상을 살아가며 닥칠 수 있는 여러 상황에 대한 대처방법을 알았다고 하더라도 이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이 없다면 실천하는 것은 어렵다. 인생은 끊임없는 선택의 연속이고 우리는 항상 선택을 강요 받는다. 우리가 지금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우리 인생이 어떤 모습으로 바뀔 지는 알 수 없다. 결과를 알 수 없는 선택을 하기 때문에 우리는 항상 불안한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최소한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선택을 해야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미래를 예측하고 우리의 선택으로 인해 나타나게 될 결과에 대비할 수 있을테니까. 면밀한 상황 분석과 과감한 선택, 눈 앞의 작은 이익을 포기할 수 있는 용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이런 것들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실제로 써먹을 수 있는 게임이론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논문이나 책에서만의 게임이론이 아니라 현실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게임이론, 이 책에 나온 이야기들은 바로 이런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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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기는 사람들의 게임의 법칙, 현실에서 활용하는 게임이론!
    from thoughts.mooo 2010-03-21 14:47 
    '성공을 결정하는 선택의 기술'이 자그마치 100가지나 담겨있다고? 100개의 이야기를 담고 있느라 이 책은 그리 가볍지는 않다. 읽기 겁날 정도로 두꺼운 책은 아니지만 만만히 볼 만큼 가벼운 책은 아니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게임이론을 통해 바라보고 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게임이론이란 경제학에서 나오는 하나의 이론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을 보기 전에 찾아보니 게임이론은 경제학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분야에 걸쳐 사용되고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