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는 말이야. 누구를 좋아한다는 건 몹시 귀찮은 일이지.

공연한 참견쟁이가 되고, 남의 인생 때문에 속상해 하곤 하지.

그러면 내 인생은 엉망진창이 되고 말아."

  "맞아요. 엉망진창이 돼요."

 "참 이상한 일이야. 뭔가 아쉽기 때문에 사랑을 하는데,

사랑을 하면 더욱 아쉬워지게 되거든. 그래서 때때로

악당이 되어 버리지.공연히 트집을 잡고 공연히 화를 내고......"

 "정말 그래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을 아무리 좋아해도

상대방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는 없다는 사실이야.

저 사람이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저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속만 부글부글 끓이다가 그것 때문에 자존심 상해 하지."

 "사랑을 하면 기대하는 것이 많아 지기 때문에 그만큼

아쉬운 것도 많아지고, 그래서 공연한 투정도 부리는 건데,

상대방은 결코 그걸 이해하려 들지 않아.

단지 못된 성깔을 가졌다고만 생각하는 거야."

 

*위기철 소설 <아홉살 인생>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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