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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편지

이동진

 

느그들 보고 싶어 멧 자 적는다.

추위에 별일 없드나

내사 방 따시고

밥 잘 묵으이 걱정 없다.

건너말 작은 할배 제사가

멀지 않았다.

잊아뿌지 마라.

몸들 성커라.

 

돈 멧 닢 보낸다.

공책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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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별, 오직 그대만을 지키는 별이기에

항상 어두운 하늘을 밝히고 있습니다

나는 그대를 떠나지 않습니다

그대가 잠든 시간에도

홀로 하늘에서 빛나고

깨어 있는 시간에도 그대를 환하게 비춥니다

하지만 그 빛은

나 혼자만의 힘으로  빛나는 것이 아닙니다

그대가 내 영혼에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기에 이처럼 빛나고  있습니다

사랑을 아는 그대,

그대를 보고 싶다는 말은 안 해도

마음속으로 전해오는 그 느낌이

텅 빈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별빛은 세상을 가득 채우고

그 빛은

그대를 보고 싶은 내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움에도 얼굴이 있다면

나는 그 얼굴을 비추고

두 손을 내밀어 만지고 싶습니다

손 끝에서 느껴지는 그대의 사랑은

얼마나 섬세한 것일까요

나는 눈을 감고도 볼 수 있습니다

사랑을 아는 눈부신 그대를.

 

<사랑을 아는 너는 눈부시다.-송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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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곽재구

 

이른 새벽

강으로 나가는 내 발걸음에는

아직도 달콤한 잠의 향기가 묻어 있습니다

그럴 때면 나는

산자락을 타고 내려온 바람 중

눈빛 초롱하고 허리통 굵은 몇 올을 끌어다

눈에 생채기가 날 만큼 부벼댑니다

지난밤,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내 낡은 나룻배는 강둑에 매인 채 출렁이고

작은 물새 두 마리가 해 뜨는 쪽을 향하여

힘차게 날아갑니다

사랑하는 이여

설령 당신이 이 나루터를

영원히 찾아오지 않는다 해도

내 기다림은 끝나지 않습니다

설레이는 물살처럼 내 마음

설레이고 또 설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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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쓰기 법

이해인

 

1. 쓰기 전에 먼저 오래오래 그리고 깊이 생각할 것

 

2. 다른 이들의 좋은 글들을 많이 읽고, 새겨 읽을 것

 

3. 어떤 사물에 대해 바르게 묘사할 수 있게 우리말 공부를 충실히 할 것

 

4. 떠오른 생각들을 일단 메모한 다음 두고두고 발전시켜 나갈 것

 

5. 늘 진실하고 겸허한 태도로 글을 쓰며 다른 이의 평가도 받아 들이되 너무 매이지는 말 것

 

6. 어떤 글에서든 다른 이에 대한 섣부른 판단이나 어슬픈 추측을 피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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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물

                                                                                   

                                                                                                  서정윤

 

아직도 가슴에 거짓을

숨기고 있습니다

늘상 진실을 생각하는 척하며

바로 사는 것 처럼 행동하지만

나만은 그 거짓을 알고 있습니다

 

나조차 싫어지는 나의 얼굴

아니 어쩌면

싫어하는 척하며

자신을 속이고 있습니다

내 속에 있는 인간적

인간적이라는 말로써

인간적이지 못한 것까지 용납하려는

알량한 '나'가 보입니다

 

자신도 속이지  못하고

얼굴 붉히며 들키는 바보가

꽃을, 나무를,

하늘을 속이려 합니다

그들은 나를 보며 웃습니다

비웃음이 아닌 그냥 웃음이기에

더욱 아픕니다

언제쯤이면 나도

가슴 다 보여 주며 웃을 수 있을지요

 

눈물나는 것이

고마울 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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