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kimji > 떠난 길,에서_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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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이들도 바라보는 바다
산모롱이 돌 때 나타난 어두운 수평선을 지배하던
집광등이 나는 싫었다, 너무 환한 빛이
마치 죽은 자가 들고 있는 등불인 양 나의 긴 해안에 켜졌다
그 등불의 儀式은 울음인가 음악인가
그러나 맑은 다음날
산모롱이에서 문득 세상과 몸 바꾸며
일망무제 넓어지는
코발트빛 손가락들이 내 머리카락 깊숙이 들어와
빛의 풍차 속으로
어디선가 들리는 우레와 함께 급히 데불고 갔을때
죽은 사람의 기억은 실핏줄 아래 또렷해진다, 그들의 등불은
죄다 폭죽처럼 터진다, 그들은
검은 옷을 갈아입는다
바다는 길떠날 사람마저 코발트빛과 뒤섞여
처음 바다를 바라본 마음처럼 물끄러미 언덕에 세운다
송재학, 『푸른빛과 싸우다』, 문학과지성사,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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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바다 앞에서 너를 죽이고 왔어야 했다.
::: 20040222, 제주_OLYMPUS C-700uz
::: 김광민, 슬픈향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