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정신건강 전단향 1
이동식 지음 / 한강수 / 198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우선, 내게 이 책은 상당히 독특한 느낌으로 다가왔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지금까지 심리학에 관련된 서적을 여러 권 읽어봤지만, 이 책처럼 동양의 도(道)나 불교와 연관하여 인간 정신을 이야기한 책은 쉽게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1부의 '버려야 얻을 수 있다.'는 큰 제목에서는 법정스님의 '무소유'라는 글에 나오는 마지막 구절인 '아무 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는 말을 연상시켰다. 2부에서는 큰 제목을 '가정이 사람을 낳고 세계를 만든다.'라고 하며 가정의 소중함을 피력하고 있다.

1부,2부라는 큰 틀 속에 짧은 에피소드 식으로 필자의 생각과 사례들을 여러 편 담고 있는데,이런 특성 때문에 이 책을 책가방에 넣고 다니며 시간나는 틈틈이 읽을 수 있었다.

다소 우스운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 '대부분의 사람들이 작거나 큰 정신병을 껴안고 사는구나.'하는 생각과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내 자신도 혹시 작은(?) 정신병을 앓고 있는 게 아닐까?'하는 상념 속에 빠져들기도 했다.

보통, 학교나 사회생활 가운데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의 비중이 가장 크지 않을까 한다. 부모와의 관계,이성과의 관계,그리고 선후배나 친구,동료의 관계에 이르기까지 원만한 인간관계를 맺는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이책은 원만하지 못한 인간관계로 괴로워하고 있는 이들에겐 무엇보다 좋은 조언자이자 지침서가 될 것이다. 필자가 직접 상담한 정신치료의 임상사례들을 토대로 엮었기에 우리네 마음을 무엇보다 솔직하게 꼬집고 보듬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에 대한 몇 가지 아쉬움이 남는다. 첫째는 독자들이 사실적이고 더 실감나게 내용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임상사례의 내용이 다소 빈약하다는 것이다. 정신과 상담사례라고 하면 인간의 정신을 다루고 있는 만큼 여러 복합적인 원인들과 결과가 뒤따를텐데 사례들을 너무 단순화시켜 놓았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몇 몇 사례의 내용들은 마음에 잘 와닿지 않는 느낌이었다. 둘째는 문장들 속에 애매모호한 표현들이 많이 보였다는 것이다. 물론 내 이해력이 부족했을 수도 있지만,어떤 구절에서는 이 필자가 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잘 이해가 안돼 여러 번 되풀이해서 읽어보아야만 했다. 애매한 문장과 구절은 필자가 독자에게 전하려고 하는 뜻이 명확히 전달될 수 있도록 수정된다면 더 괜찮은 책이 되지 않을까 한다.

어쨌든 위와 같은 아쉬움들도 있지만 필자인 이동식 박사님의 정신의학 분야에 대한 방대하고 뛰어난 지식과 동양적 생활철학들은 높이 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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