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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진 화살 - 대한민국 사법부를 향해 석궁을 쏘다 ㅣ 우리시대의 논리 12
서형 지음 / 후마니타스 / 2012년 1월
평점 :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언젠가 '판결에 불만을 품은 교수가 판사에게 석궁을 쏜 사건'으로 언론이 떠들썩한 적이 있었다.
그냥 막연하게 '교수가 왜 판사에게 석궁을 쐈을까'라는 생각만하고 그 후에 사건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는 관심밖이었던 것 같다.
<부러진 화살>은 2007년에서 지금까지 현재진행형으로 이어지고 있는 실화를 이야기로 펼쳐 놓고 있다.
아마도 그 사건이 다시 이슈화 된 것은 국민배우 안성기씨 주연의 <부러진 화살>이라는 동명의 영화가 시선을 끌면서였던 것 같다.
이 책은 2007년 사법부를 뒤흔들었던 석궁테러사건의 주인공인 김명호 교수의 이야기와 석궁테러사건의 재판을 담은 책이다.
왜 김명호 교수가 석궁을 가지고 판사를 위협했는지까지를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이야기를 펼쳐 놓는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재판의 과정들이 적나라하게 보여지고,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방향으로 사건의 방향은 흘러간다. 1차, 2차 공판이 끝나고 최종 항소심에서 김교수는 4년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영화로도 보고 책으로도 봤지만, 영화에서 김교수로 나오는 안성기씨의 열연덕분인지 김교수의 케릭터가 그리 밉상도 답답해 보이지도 않는다. 하지만 책에서는 조금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원리원칙을 중시하고 타협보다는 정의를, 자신은 당연하다고 여기지만, 그로 인해 주위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기도하고 고지식한 수학자로 비춰진다.
어쩌면 김교수의 모습이 그냥 당연할 수 있는데 현실과 타협하고, 눈감아주는 경우들이 많다보니 우리도모르게 그런 것들이 익숙해져서 김교수같은 사람들을 4차원이라고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사법부가 고인물처럼 썩었다는 여론과 함께, 사법부 개혁론이 나온 건 조금 오래됐지만,
독립적이어야할 사법부가 정치나 권력의 시녀가 되어가는 것들을 여러 경로를 통해 지켜보면서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한 시민으로써 개혁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든다.
대한민국 헌법 11조에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라고 나온다. 하지만 법앞에 평등해야할 우리의 존엄성이 권력앞에 그러지 못 함을 여실히 보여주는 이 책을 통해 암담한 현실과 안개에 둘러쌓인 것 같은 미래를 보는 것 같아 불안하다.
이 책을 통해 우리나라의 사법부에 대한 개혁을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저자나 수많은 김교수를 비롯한 서민들의 바램이 들어있다.
입법부와 사법부와 행정부의 삼권분리의 기본에 충실할 날이 언제 올런지...
공지영 작가의 <도가니>라는 책이 영화화 되면서 사회에 이슈를 불러 일으켜 도가니법을 만드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면, 이번 <부러진 화살>을 통해 "권력의 시녀"로 전락한 사법부(물론 전부는 아니고 일부이야기다) 개혁론이 박차를 가해 하루빨리 제대로된 사법부를 만날수 있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