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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 ㅣ 베스트셀러 미니북 10
나쓰메 소세키 지음, 한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일본 소설을 읽고 나면 묘한 기분이 든다. 책을 읽었는데 다 읽지 않은 듯한 느낌. 뭔가 미적지근하다. 그런데도 그 가벼운 감성을 거부할 수 없어 때때로 다시 집어들고는 한다.
소세키의 작품 저변에는 도의가 깔려 있다고 한다. '도련님'에서 '도련님'은 도의를 알고 있는 사람이다. 올곧은 상품이고 이중적이지 않으며 도의에 어긋나는 사람에게는 나름대로의 엄벌을 내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덜렁대고 성급하고 즉흥적이다. 사람들에게 별명을 붙이고 뒤에서는 그들을 별명으로 부르는 짖꿎은 아이같은 모습도 있다. 도의를 지키는 영웅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미진하다. 내가 헐리우드 영웅들에게 너무 물들어 있기 때문일까? 악당들 역시 악당이라고 하기엔 너무 약하다.(힘, 악 뭐 여러가지 면에서)
하지만 사건 전개가 억지스럽지 않고 이야기가 지루하지 않았다. 일본에서 '문호'라는 칭호를 받고 있다고 했던가. 이 한 작품만으로는 느끼기가 힘들다.(아직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읽지 않았다는 사실을 떠올리면서 내 독서가 얼마나 중구난방인지 다시 한 번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