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올림 8
이경화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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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려고 마음 먹었던 책이 아니다. 이런 책이 있는 줄도 몰랐다. 작년, 꽤 괜찮게 읽었던 동화 몇 권이 있는 느낌 좋은 출판사에서 펴낸 청소년 대상 책이라는 정도이다. 책 뒤의 리뷰를 보고 흠칫 놀랐다. 소재는 동성애란다. 놀랄 수 밖에. 대학에 가서야 '여성주의'에 대해 배우고 '게이'와 '바이'에 대해 알았다. 갑작스러운 문화였지만 그것에 거부감이 들었던 것은 아니다. 그럴 이유도 없었다. 누군가 커밍 아웃을 해 와도 그 사람이 전혀 이상할 게 없었다. 하지만, 모두가 그렇게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청소년기에 이런 책을 접할 수 있다면 '행운'일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과연 '소수자'에 대해 얼마나 생각하고 있을까. '성적 소수자'이든 '사회적 소수자'이든. 본인이 소수자가 아닌 이상 사회에 던져져도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그들도 '사람'이라는 것을.

  현이처럼 나도, 내가 마지막 시를 쓰는 순간 세상이 변해있길 바랐었고, 끊임없이 죽음을 생각하면서 더 많이 상처받았고, 길 위에서 길을 찾아 헤맸었다. 나는 소수자가 아니었는데도.

  이 책에서 남성 동성애자가 다소 곱상하고 예쁘장하고 다정하다는, 사회적 통념에 따른다면 여성스럽다는 편견을 버리지 못했다는 것은 육우당의 이미지를 주인공들에게서 보여줘야 했던 것이니, 잊자. 동화에서는 보기 힘든 툭툭 끊어지는 호흡과 문장, 그리고 문득문득 마음을 관통하는 삶의 고민만으로도 이 작품은 수작이다.

  지하철 역사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며 읽었다.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마치, 난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고 질책하는 것 같았다. 가슴이 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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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에 2007-08-19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궁금한 책입니다. 한국에 있었다면 주문해서 봤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