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
생 텍쥐페리 지음, 박종권 옮김 / 작은씨앗 / 2003년 7월
평점 :
절판


나는 어린 왕자를 읽지 않고 어른이 되는 사람은 불쌍하다,라고까지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다. 그만큼 어린 왕자의 열렬한 팬이라고 해야할까. 초등학교 때 샀던 책으로는 성에 차지 않아 벼르고 벼르다 구입을 하게 된 책이 이 책이다. 사실 내 주변에는 어린 왕자만 출판사별로 서너권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내가 어린 왕자의 팬이라는 것을 감안하고 본다면 이 책의 구입은 조금 늦은 것일지도 모른다.

이미 읽은 책이기 때문에 내용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가, 는 중요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소장가치가 있는가,가 이 책을 구입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기준이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 책은 합격점이었다. 찾아 보기 힘든 nude book이었고, 소프트 커버 양장본이었고, 양장을 하는 실이 각각 다른 색실이었다. 색깔 종이와 글자에도 색을 넣어두어서 일단은, 예뻤다.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없는 책이라는 점에서 이런 어린 왕자 책이 있으면 좋겠다, 고 생각하는 것은 별 무리가 아니었다.

하지만, 내용으로 들어가자면 썩 성에 차는 것은 아니었다. 일단, 여러 가지 색이 섞여 있으니 산만하다. 요즘 어린 아이들이 시각적인 것에 민감하지만 독서에 별 도움은 줄 수 없을 것 같다. 책의 구성을 보자면 위는 한글로 아래는 영어로 내용이 되어있는데 개인적으로 나는, 불어로 되어 있는 책을 사고 싶었다. 하지만 불어로 되어있는 어린 왕자는 의외로 찾기 힘들었다. 작가가 프랑스인인데도.

역자의 말을 보면 '어린 왕자'가 소홀해지는 가족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해 주는 책이라는 말이 있다. 마치 어린 왕자가 '가족'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이야기라는 뉘앙스를 강하게 풍기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역자의 역할은 원본의 느낌을 최대한 그대로 살려서 독자로 하여금 작가의 생각을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역자는 어린 왕자의 내용을 한 방향으로 정해버리는 큰 실수를 저지른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결론은, 이미 어린 왕자를 읽어 본 사람이라면 이 책을 구입해도 좋겠지만, 아직 읽지 않은 어린이에게 선물해주고픈 사람이라면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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