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 - The Great 2008 Seotaiji Symphony

예약주문은 작년에 했지만 아마 들은 건 올해 초인듯. 너무 오래전이라(기껏해야 반 년 지났을 뿐인데;) 기억도 가물댄다. 대장 음악을 엠피에서 이렇게 빨리 치워버린적이 있을까 싶을 정도. 지금 내 mp3에 서태지 폴더가 없다;는 충격적인 사실.

아니 뭐, 사실, 음악 자체는 나무랄데가 없다. 심포니 공연 자체도 굉장히 좋았고. 다만, 이후 발매해준 디비디가 배신이었을 뿐이지-_- 지인이 내꺼까지 한정판 사다주긴 했는데, 고백하자면 아직 사실, 컴퓨터 옆에 고이 모셔져 있다. 도저히 뜯을 엄두가 나질 않는다.

공연에서도, 음악에서도 역시 가장 좋은 건 모아이 오케스트라 버전. 솔로 4집에서 가장 좋은 건 아마 이 곡이지 싶다.

 

 

루시드폴 정규 4집 - 레미제라블

 

지금 내 벨소리는 '레미제라블'의 한 구절- '고등어'나 '문수의 비밀' 같은 귀여운 곡들을 보면 상당히 음울하고 관조적이고 냉소적이다! 라고 할 수는 없는데 나는 어쩐지 이 앨범이 좀 그런 느낌이다. 아마 첫번째 트랙인 '폄범한 사람'과 '걸어가자'가 내겐 이런 이미지로 다가오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여자 보컬로 바로 이어지는 레미제라블 두 곡도 상당히 오소소 소름 돋는 곡이고- 루시드폴의 다른 음반을 들어본 적이 없지만, 어쩐 사람의 말로는 이제까지의 음반 중 가장 대중적이고 가장 완성도 있다고 하던데- 그런 거였으면 좋겠네.

여하튼, 올해 구입 음반 중 베스트 3에 들어도 아쉽지 않을 음반.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2집 - 입술이 달빛

 

재발매를 기다렸다 사주시는 센스. 사실 1집을 산 이후로 사지 않았던 밴드인데, 전래동요 그림 그리다가 꽂혀버린 음반이다. 헌데, 이쪽이 늘 그렇듯 듣다가 이 앨범 수록곡 중 네 곡만 돌려들었더랬다.

 

 

 

L'Arc~en~Ciel - Quadrinity ~Member's Best Selections

 큰 맘 먹고 샀던 앨범. Member's Best Selections이란 말에 걸맞게 각자가 만든 곡 중에서 일곱 곡씩 뽑아서 CD 네 장에 담아주었다. 수입반은 너무 비싸서- 포스터에 별 욕심도 없고-_- 하여 그냥 라이센스반으로 구매. 라이센스반의 가장 큰 강점인 가사 번역집!도 있으니 뭐 수입반 아니라도 괜찮다. 되팔 것도 아니고-_-

시디 자켓과 시디 그림이 상당히 내 취향이다. 음악도, 라르크 역대 음악 중 대중적인 것들로 모아져 있어서 귀에 익은 것도 상당히 많았고. 여하튼 독특한 베스트반이라 마음에 들었다.

 

 

Mot 2집 - 이상한 계절

'이상한 계절'에 꽂혀서 샀는데 그다지 듣지 않았다. 뭔가 걸그적대는 느낌. 이라고 쓰면 이 글을 읽고 구입하려는 사람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겠지-_- 그냥 나는, 좀 더 우울했으면 하는 거지. 몽환적인 것도, 우울한 것도 어중간하면 죽도 밥도 안 된다는 걸 내 그림을 보면 알 수 있잖아? 응?

 

 

 

김윤아 솔로 3집 - 315360

간만에 리뷰 쓰게 만들고 싶어졌던 음반. 무언가 쓰고싶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보통 내가 '실망'하였을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 앨범도 그다지 다르지 않다. 미리 밝히자면 나는, 자우림의 팬도 아니고, 김윤아의 팬도 아니다. 다만 대학 4학년때 들었던 김윤아 솔로 2집 '유리가면'이 상당히 충격적이었고, 내 인생에 제법 각인된 음악이기 때문에 이번 음반을 구매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한치의 의심도 없이.

헌데 뚜껑을 열어보니- 언론에서 '싱어송 라이터의 귀환'이라고 떠들어대는 게 우스울 지경일 정도로 이 음반은 롤러코스터였다. 김윤아의 가장 큰 실수는 아마, 곡 배치와 선곡의 문제였다고 생각한다. 윤짱처럼 셔플에 놓고 듣는다면 상관 없을지도 모르지만, 아니, 오히려 셔플로 놓고 들어도 아무 거리낌이 없을 정도가 되어야 '짜임새 있고 완성도 있는' 음반이 아닐까? 아니면 반대로 각각의 곡들이 그냥 아예 개인적으로 굴어버리던가- 그런 점에서 이 음반은 절대적으로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이전 솔로 앨범의 음울한 분위기를 이어가고 싶었다면 'going home'과 '에뜨왈르'는 그 위치에 배열되어서는 안 되었다. 아니면 대부분의 곡들이 띄고 있는 '동화적 분위기'를 살리고 싶었다면 'going home'과 '도쿄 블루스'는 빼버렸어야 했고, '착한 소녀'는 제목을 다시 지었어야 했다. 첫번째 트랙 '이상한 세상의 릴리스'에서 강렬하게 붙잡은 멜로디와 가사가 뒤로 갈 수록 힘이 빠지는 것도 완급조절 실패, 소품 배치의 실패,라는 말 이외에 무엇을 붙여야 할지 모르겠다.

또 하나 귀에 거슬렸던 건, 가사- 리듬에 맞지 않는 낱말이라니, 김윤아가! 이 시점에서 나는, 김윤아가 낸 산문집은 죽어도 읽지 말아야지,라고 다시 한 번 다짐하게 되는 것이다.

아 한 가지 더- 앨범 자켓이 독특한 것과 불편한 것은 분명 별개의 문제다.

 

 

뜨거운 감자 sound track 시소 

라디오에서 김씨가 맛보기로 쬐끔쬐끔씩 들려주는 걸 여행 전에 들었었고 꽤나 마음에 들었던 터라, 여행 직후 바로 구입. 김윤아 앨범이랑 같이 샀었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꽤나 좋아서 놀랐다. 가사는 별거 없고 사운드트랙을 표방하고 있어서 곡 하나하나가 테마곡처럼 지정되어 있지만, 멜로디가 꽤나 괜찮다. 중간중간 넣어놓은 진심 ost 같은 소품들도. 배두나의 나레이션이 거슬려서 그건 스킵하고 듣고 있지만 뭐- 나쁘지 않았다.

 

 

김동률, 이상순 프로젝트 베란다 프로젝트 - day off

올 상반기 최고의 음반! 다양한 장르가 녹아있지만 하나의 장르 같고-_- 보사노바 풍의 멜로디를 그대로 살린 가사들도 진심 좋다. 이상순의 기타도 좋고, 김동률의 기름기 뺀 보컬도 좋다.

김동률의 완벽주의를 보여주는 것 같은 '기필코'와 내 일상과 너무나도 닮아 있는 '벌써 해가 지네'는 정말 가사 들으면서 주억거리게 만들고- 아니지, 이 두 곡 뿐이 아니지- 간만에 가사 들으면서 듣는 음반이었다고 훗. 아아 진짜 버릴 곡이 하나도 없다고-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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