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요괴문화 - 그 생성원리와 문화산업적 기능
중앙대학교한일문화연구원 엮음 / 한누리미디어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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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요괴문화'의 '생성 원리와 문화산업적 기능'에 대해 살펴보는, 한 일 학자 열 네 명의 소논문을 모아놓은 책,이라고 해야 하겠다.
 

  초심자가 읽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고, 일본의 대중문화(특히 만화나 영화)에 익숙하거나, 고사기를 읽었다면 즉, 일본의 역사 흐름에 대해 이해하고 있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하다못해 '전설일본'이라도 읽었거나, 어쨌든 그 다음에 읽는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역시, 공부할 거 아니라면 읽지 않아도 무방하다.

 

  이렇게 쓰고 있는 이유는, 생각보다 논문의 질이 천차만별인 것에 굉장히 많이 놀랐기 때문이다.

  이 책이 2005년에 발행된 거라고 해도 도저히 용서해줄 수 없을 정도로-

 

  커다란 챕터는 네 개. 그리고 모든 열 네 명의 학자는 '요괴'라는 단어를 정의하는 것으로 글을 시작하고 있다. 똑같은 서두를 열 네 번이나 반복해서 읽어보라고! 나중에는 짜증이 치밀어서 나도 모르게 건너 읽기를 하고 있었더랬다. 어쩌면 주제는 다 다른데, 서두도, 결론도, 하나같이 다 같은 걸까.

  게다가, 문화산업적 기능,에 대해 논하기에는 '현대'의 '대중문화' 안에서 요괴가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 예를 들만한 자료로 이 많은 학자가 든 건 '음양사'와 '미야자키 하야오'와 '포켓몬' 뿐. 두어 명 정도가 '게게게의 기타로'를 언급했다. 이 말은 즉, 모두 과거의 자료에서 어떤 요괴가 있었는지 설명하기 급급했다는 것이다. 그게 될 리가 있겠느냐 말이다. 그 짧은 양 안에 얼만큼의 분류가 가능하며 뭐가 있는지 과연 '설명'을 할 수 있겠는가- 그저, 나열하는 것에서 그친 것들이 한 둘이 아니었다. 이런 건 지면 낭비다,라고 밖에는 할 말이 없었다. 학자가 쓴 논문이 어째서, 학부생이 쓴 레포트와 다를바가 없는 것인지!  '요괴의 실상과 허상' 이라는 챕터에서 '갓파', '텐구' 등 일본의 대표적 혹은 고유한 요괴에 대해 정리하고 이것이 현대의 문화 속에 어떻게 자리잡았는지 고찰하려고 한 점은 좋았다.

  이 것들과, '유령화'에 대해 다룬 글(뒤로 갈수록 글이 산으로 가는 게 보였지만 그래도 그나마 나았다.)과, 중국의 요괴들을 일본이 어떻게 받아들였는가를 비교해놓은 글이 그나마 읽어줄만 했다. 한국에서는 당시 연구된 게 '도깨비' 하나 뿐인 시점에서 일본의 요괴문화와 비교한다고 하는 시도 자체가 글이 어영부영되는 게 이상하지 않을 정도이니 김종대씨의 글도- 딱히 건질 게 없었다.

 

 

  결론은, 리뷰 쓰는 게 늦어진 건, 이 책이 너무 재미없었기 때문,이라고 해버릴테다.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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