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조 후카가와의 기이한 이야기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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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이 책을 고를 때 잘못 생각하고 있던 것 세 가지. 하나, '혼조 후카가와가 사람 이름인 줄 알았다'라는 것. 둘, 최근작인줄 알았다는 것. 셋, 제목만 보고 요괴 이야기 내지는 미스터리물인줄 알았다는 것. 뚜껑을 열어보니 '후카가와'라는 마을 이야기였고, 1991년작을 이제야 번역한 것이고, '후카가와'지방에 전해지는 기이한 일 일곱가지를 모티브로 한 살인사건 이야기, 즉 추리물에 더 가까웠다.
 
  유명한 미미여사의 작품은 역시 이번이 처음. 워낙, 베스트 셀러 작가들과는 상성이 맞지 않는 모양이다. 히가시노 게이고를 읽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니. '모방범'이나 '외딴 집'을 읽어봐야 하는 걸까. 사실 처음에 완전 기대한 이유가, 교고쿠 나츠히코와 공동 사무실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는 거였다.(하드보일드 작가 오사와 아리마사와도 함께 활동한다는데, 이 사람 작품 난 못찾겠던데;) 다른 건 어떤지 모르겠으나, 이 작품, 명성이나 기대치에 비해서는 설렁설렁 몰랑몰랑이었다. 즉, 사건이 촘촘하지 않고(단편이니 무어..아니 단편이라도!) 미스터리라고 하기에는 많이 약하다. 사건을 일으킨 사람이나 사건 그 자체에 이해할 수 없는 어떤 힘이 작용해줘야 미스터리라고 말할 수 있는 게 아닐까.  

  배경은 에도 시대, 도쿄에서 조금 떨어진 마을 후카가와.  이 마을에는 일곱가지 불가사의가 전해지는데 그와 관련한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그것을 해결하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을 담았다고 할까. 사실, 이 이야기의 중심은 사건이 아니라 사람에 있으며, 그 이야기들은 그다지 내게는 기이하지 않았다. 뭐, '네가 에도 시대를 몰라서 그래'라고 한다면 할 말은 없다만 그 살인사건들은 지금은 너무 익숙해져버린 패턴을 띄고 있달까. 아무리, 17년 전 작품이라지만-

  마음에 든 단편은 '축제 음악'과 '발 씻는 저택'. 아무래도 나 진짜- 촘촘하고 복잡한 이야기가 취향인 모양이다. (어쨌든;)미스터리 추리물에서 내용을 이야기하는 건 이 책을 읽을 이유가 없게 만드는 것이니 통과.
  '이야기꾼 여자들' 분위기의 몰랑몰랑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썩 괜찮을 듯. 다만, 하드보일드한 미스터리에 익숙해져 있다면 이 작품, 아주 많이 헛헛할 것이다.
 

덧, 역자인 김소연씨는 아무래도 시대물 내지는 요괴 전문 번역가인듯. 내가 소장한 교고쿠 나츠히코의 작품(이라고 하지만 망한 출판사에서 내 놓은 '백귀야행' 말고 우리나라에 들어온 건 다 가지고 있다;) 중 '백기도연대 우'를 제외한 전작품 번역을 하였고, 진정 요괴물인 '샤바케' 전 3권도 번역하였다. 이 분도 날이갈 수록 문장이 좋아지시는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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