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과 유진 푸른도서관 9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 2004년 6월
구판절판


스물 몇 해밖에 안 살았지만 삶이란 누구 때문인 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 시작은 누구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지만 결국 자신을 만드는 건 자기 자신이지. 살면서 받는 상처나 고통 같은 것을 자기 삶의 훈장으로 만드는가 누덕누덕 기운 자국으로 만드는가는 자신의 선택인 것 같아.-195쪽

나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 나는 세운 무릎을 끌어 안았다. 내가 나를 안아주는 방법이다. 누군가에게 안기고 싶을 때 나는 그렇게 나를 안는다. 언니도 얼마나 사랑을 받고 싶었으면 스스로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찾아냈을까.-195-196쪽

수학여행을 가기 전에 큰유진이랑 소라랑 가까워졌더라면, 그래서 그 아이들과 한방을 썼더라면, 그랬으면 내 수학여행은 아주 다른 추억을 갖게 되지 않았을까? 이미 지나간 일에 대한 안타까움이 정강이를 걷어차는 것 같았다.-233쪽

건우엄마가 했다는 말을 할 때 작은유진이는 내 손을 꽉 잡았었다. 그 손이 바르르 떨리고 있었다. 엄마의 분노보다도 소라가 껴안아 줬을 때보다도 진정으로 위로 받는 느낌이 들었다. 이 아이는 또 다른 나인 것만 같다.-241쪽

감추려고, 덮어 두려고만 들지 말고 함께 상처를 치료했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상처에 바람도 쐬어주고 햇볕도 쪼여 주었으면 외할머니가 말한 나무의 옹이처럼 단단하게 아물었을 텐데.-2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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