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선생님들은 곧 그 일을 잊은 듯했다. 물론 학생부장이나 교무부장, 심지어 교감마저도 내 얼굴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지만. 가끔 교무실에 가기라도 하면 나를 바라보며 숙덕거리는 선생님들도 있다. 그뿐인가, 이모 덕분에 3학년들에게도 나는 제법 유명 인사가 되었다. 우리 반 아이들도 나를 여간이 아닌 아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그저 그런 범생이었던 이보라의 처지가 이렇게 달라질 줄이야.
그런 시선들이 따갑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나 자신의 시선에 대해서라면 당당할 수 있게 되었다. 그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이겨낼 수 있다는 사실을 , 나는 요즘 새롭게 배워가는 중이다.-21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