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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휙, 바람이 쏴 ㅣ 비룡소 세계의 옛이야기 5
케티 벤트 그림, 에벌린 하슬러 글, 유혜자 옮김 / 비룡소 / 2002년 1월
평점 :
절판
요즘 에드워드 고리에 푹 빠져서 그로테스크한 펜 그림만 보면 정신을 못 차리고 있던 차에, 몰래 방문하곤 하는 한 분의 서재에서 이 책의 리뷰를 보곤 덥석 질러버렸는데- 아아 이를 어쩌랴. 그림은 그래, 내 취향이다 응 맞아. 하지만 어쩔거냐고 이 내용은!
스위스 테신 지방에 전해 내려오는 이 이야기는 어찌되었든 '환경보호'를 주제로 내걸고 있지만, 나는 굳이 말하자면 '혹부리 영감'의 스위스 버전이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혹부리 영감'쪽이 훨씬 긴장감 있는 이야기라고 해야할까. 갈등구조가 미약해서 손에 땀을 쥐고 보게하는(오두막에서 도깨비 몰래 숨어 있던 그네들을 떠올려보라.) 그런 맛은 부족하다. 뭐 어찌되었든, 남을 배려하고 환경을 보호해야 복을 받는다는 메시지는 확실하게 전달하고 있으니 아이들이 보기엔 무난하다고 해야할까.
이렇게 써놓으니 굉장히 이상한 그림동화인 것 같지만, 그래도 결말에서 동생 메오가 자신의 과오를 깨닫고 고치려고 가는 부분은 억지스럽지 않아서(우리 나라 전래동화는 두들겨 맞고 최악의 상황에 가야만 깨닫게 되지 않는가-) 오히려 설득력을 가진다.
그림이 알록달록하지 않아서 아주 어린 아이들은 재미 없어할지도 모르겠다. 나로선, 이 그림 덕에 이 책을 읽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