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책상이 뒤집혀 있었다
세이야 지음, 이지수 옮김 / 리프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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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돌림은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다”



한 소년의 고등학교 생활을 담은 글이지만 나에게는 

생존 기록처럼 다가온 책 <어느 날 책상이 뒤집혀 있었다>

저자 세이야는 지금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코미디언이지만 

과거에는 악몽과도 같은 괴롭힘을 겪어야 했다.

담담하게 고백하지만 너무나 고통스러웠을

나날들이 이 책 속에서 생생히 펼쳐진다.



사춘기의 교실은 때로 매우 잔인하게 변한다.

아이들은 군중 심리에 쉽게 휩쓸리고

자신의 불안이나 스트레스를 더 약한 누군가에게

전가하기도 한다. 주인공 이시카와가 바로 그 불운한

타깃이었다. 친구들과 별로 친하지 않았던 학기 초,

웃기려고 던진 농담이 일진들의 심기를 건드리며

모든 일이 시작된다.



괴롭힘의 목표가 된 이시카와의 학교생활은

이제 지옥이 된다. 어느 날 교실에 와 보니 책상이

뒤집혀 있고 청소 도구함에 갇히기도 하며 장난처럼

쏟아지는 주먹에 이시카와의 어깨에 시퍼런 멍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반 친구들은 그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한다.

결국 거듭되는 스트레스에 탈모 현상이 생기며 눈썹까지

빠져버리는 이시카와...



실화를 바탕으로 쓰인 글이라 그런지

책장이 술술 넘어갈 정도로 몰입감이 있는 책이다.

마치 내가 겪은 일처럼 고통스럽게 다가오기도 한다.

가족들이 걱정할까 봐 내내 입을 다물고 버티는

이시카와의 모습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만약에 지금 내 곁에 고등학생 이시카와가 있다면

꼭 안아주며 이렇게 말해 주고 싶다.



“너는 정말 멋진 친구야.”



아무런 까닭 없이 시작된 학교에서의 따돌림은

좀처럼 끝나지 않지만, 뜻밖의 기회가 찾아온다.

바로 호시노 고등학교에서 열리는 연극 행사인 문극제.

처음엔 이시카와를 망신 주려고 일진들이 부추기지만

결국 이시카와는 반을 위한 창작 공연 대본을 직접

써보겠다고 나선다. 과연 이시카와는 이 기회를

이용해서 투명 인간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처음에는 이시카와가 너무 안타까워서 눈물을 흘리며 

읽게 되지만 끝부분에는 행복한 눈물을 흘리게 되는 책 

<어느 날 책상이 뒤집혀 있었다>

살다 보면 그냥 걸었을 뿐인데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는

어이없는 일을 겪기도 한다.



이시카와가 고등학교 시절 바로 그런 시간을

겪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넘어졌다고 그 자리에서

울고만 있지는 않았던 이시카와.  아픔을 견디고 

일어나서 걸으며 스스로의 강함을 증명해낸다.

어쩌면 고통을 통해 인간적으로 더욱 성숙해졌을

이시카와가 보이는 듯한 책 <어느 날 책상이 뒤집혀 있었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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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부는 날이면 그림 속으로 숨는다
허나영 지음 / 비에이블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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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나쁜 날씨란 없다.

서로 다른 종류의 좋은 날씨가 있을 뿐이다."

가끔은 우리의 마음에 바람이 분다. 불안이나 우울 혹은 설명하기 힘든 공허함이 몰려올 때 우리는 과연 어디에 숨을 수 있을까? 미대 교수인 허나영 저자의 책 <바람 부는 날이면 그림 속으로 숨는다>는 특히 예민해지는 날에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저자는 인상 깊었던 여러 미술 작품들을 소개하며 우리의 심리와 그림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여준다. 그림을 감상하며 사연을 듣는 동안 내 안의 또 다른 “나”가 치유되고 돌봄을 받는 느낌이다.

내가 좋아하는 화가들이 많았지만 우선 “에드워드 호퍼”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그는 대도시의 고독하고 쓸쓸한 풍경을 담아내는 화가로 잘 알려져 있다. 나는 그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고독하고 외로워보이는 장면에서 오히려 위안을 받는다. 저자 역시 이런 감정을 섬세하게 짚어낸다. 실제로 호퍼가 매우 내성적인 사람이었고 그랬기에 메마른 듯 정적인 도시 감성을 잘 담아냈을 것이라고 하는 저자. 그의 그림에 위안받는 나도 역시 도시인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이 가진 또 다른 매력은 바로 익숙한 화가들을 다루면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들을 소개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많은 분들이 이중섭 화가 하면 “소”를 떠올리겠지만 이 책에서는 <시인 구상의 가족> 이나 <돌아오지 않는 강>과 같은 숨겨져있던 작품들이 언급된다. 뭐랄까? 유명 화가라도 우리가 아는 것은 일부에 불과하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나만 이 작품들을 몰랐을 수도 있겠지만 새로운 작품들을 통해서 당시 이중섭 화가가 느꼈을 외로움이나 슬픔 등을 더 진하게 느낄 수 있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특히 여성으로서의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여성으로 살아오austj 느꼈던 삶의 무게나 자아 정체성과 같은 고민들이 여러 부분에서 드러난다. 77쪽 화가 베르트 모리조를 소개하면서 소설과 영화로 대중들에게 다가섰던 <82년생 김지영>을 언급하는 저자. 사회가 여성에게 강요한 한계와 열등감으로 인해서 힘들었을 화가 베르트 모리조. 그러나 남편 덕분에 당당히 화가로서의 활동을 이어나간다. 저자가 딸을 당당하고 자유롭게 키우려한다는 대목을 읽으며 아내, 며느리, 엄마라는 역할과 화가라는 정체성 사이에서 힘들었을 저자의 삶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림이 가진 놀라운 점은 바로 같은 작품을 보고 있는데도 개인별로 느끼는 것은 천차만별이라는 것이다. 또다른 놀라운 점은 그냥 바라보고 있어도 많은 위안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책 <바람 부는 날이면 그림 속으로 숨는다>는 그림이 가진 그런 치유 능력을 강조하고 있는 것 같다. 특히 각자의 역할에 맞게 살기를 강요하는, 공동체 의식이 강한 우리나라에서 자의식 강한 여성으로 사는 삶의 괴로움과 힘듦을 그림을 통해 고백하는 것 같아서 매우 큰 공감이 갔다. 불안하고 우울하고 마음이 힘들 때 잠시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그림 속으로 숨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시대의 모든 여성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바람 부는 날이면 그림 속으로 숨는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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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
전건우 외 지음 / 북오션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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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청춘은 빨간 숫자로 타오르고,

파란 차트로 사그라들었다


<차트>는 소설집이다. MZ 세대로 대표되는, 20대 혹은 30대 젊은이들의 초상을 그려낸 작품들이다. 그들이 “꼰대”라고 부르는 기성세대가 모두 독차지해버린 세상 속에서 몸부림치는 젊은이들이 보인다. 총 4편의 작품들은 스릴 만점 이거나 (차트) 세태를 꼬집는 날카로움이 엿보이거나 (산동네의 MZ) 혹은 유머와 미스터리가 섞인 블랙 코미디이고 (돈생돈사) 내내 절망적이다가 깜짝 반전이 돋보이는 등 (리턴) 각자 개성들이 강하다.


첫 번째 작품 <차트>는 처음부터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 한마디로 독자들의 몰입을 부르는 단편이다. 소위 주식의 왕, 자기 계발 달인들이 어떤 식으로 MZ 세대들을 현혹하는지 잘 볼 수 있는 이야기다. 주인공 성호는 스스로를 주식으로 대박을 친 인물로 유튜브로 홍보하며 돈을 벌어들인다. 그러던 어느 날 납치가 되어 전기 고문을 당하는데 그런 그의 모습이 유튜브 방송을 나가면서 경찰 수사가 시작되는데... 숨 가쁘게 몰아치는 이 이야기의 끝은?


두 번째 이야기 <산동네의 MZ> 이 단편을 통해서 요즘 젊은이들이 하는 생각, 그들의 희망과 절망을 좀 더 잘 엿볼 수 있었다. 재개발 지구로 지정된 한 달동네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여러 소동을 보여주는 작품. 경비원으로 일하는 두 젊은이는 꿈도 없고 여자친구도 없고 오로지 코인만 신줏단지 모시듯 한다. 그런 그들을 “가짜 돈에 진짜 돈을 퍼붓는다"라며 비웃는 소위 “꼰대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드는 두 젊은이. 그러나 그렇다고 그들이 과연 행복할까?라는 의문점이 남는다.


세 번째 이야기 <돈생돈사>는 경매로 얻은 빌라로 인해 별별 일을 다 겪는 주인공 미소의 이야기. 상당히 코믹한 이야기인데 중간부터 갑자기 으스스 한 느낌이 첨가된다. 내 집 마련의 꿈을 꾸던 한 젊은이가 겪는 요절복통 부동산 이야기라고 할까? 약간 달콤살벌한 스토리에 해피엔딩이다. 네 번째 이야기 <리턴>은 한 대학생이 겪게 되는 코인 리딩방의 사기 실체를 드러낸다. 대박의 꿈을 좇아 있는 돈, 없는 돈 다 퍼붓고, 결국엔 학생회비까지 유용해서 코인에 투자했다가 망하는 호연의 이야기.... 그러나 끝부분에 대박 반전이 있다는 말씀!


소설집 <차트>에 실린 4편의 이야기는 오늘날 젊은 세대가 실제로 마주하는 현실을 잘 보여준다. 그들이 겪는 혼란, 불안, 절망 그리고 좌절과 희망 등등의 요소에 장르적 재미를 더해서 책을 읽는 맛이 아주 쏠쏠하다. 더 나은 삶을 꿈꾸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 세상 속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길을 찾으려 하는 MZ 세대들. 그 몸부림이 때로는 위험하고,. 때로는 도전적이고 때로는 매우 살벌하다. 소설이지만 마치 현재에 일어난 일을 다루듯 매우 사실적으로 다가온 단편소설집 <차트>를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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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소국의 제2차 세계 대전사
권성욱 지음 / 열린책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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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자의 이야기만으로

역사는 완성되지 않는다


책 <약소국의 제2차 세계대전사>는 무려 900페이지가

넘는 어마어마한 분량의 책이다. 그러나 많은 페이지가 무색하게도 

책은 매우 생생하고 현장감 넘치는 전쟁 이야기로 독자들의눈길을 사로잡는다. 

전쟁사 연구가인 권성욱 저자의 방대한 지식과 엄청난 양의 역사 자료가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라고 하면 우리는 늘 강대국부터 떠올린다.

독일, 영국, 일본, 소련 그리고 미국. 마치 그들만 전쟁에 참여했고 

그들이 전쟁을 끝낸 것처럼 느껴진다.

학교에서도 배우지 못했던 약소국들의 전쟁사.

그래서인지 이 책 <약소국의 제2차 세계대전사>를 읽으면서

나의 무지함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부제인 <승자의 전쟁 뒤에 가려진 또 하나의 세계사>에서 유추할 수 있듯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강대국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생존을 모색하려 

고군분투했던약소국들의 진짜 전쟁사를 마주하게 된다. 

우리가 몰랐던 사이에,  또 하나의 역사가 이렇게 치열하게 쓰이고 있었다니!


✔️ 지금 우리가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


현 세계정세를 봤을 때 전쟁은 결코 먼 이야기가 이나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 중국과 대만의 긴장 관계 등 세상은

이미 위기에 접어들었다. 우리가 원하지 않더라도 언제든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릴지 모를 일촉즉발의 상황이라

할 수 있다.


✔️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


일단 전쟁이 시작되면 평화를 약속하는 불가침조약이나

외교적 약속은 그저 휴지 조각에 불과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이야말로 이 책을 읽어야 할 시기라고 본다. 

우리나라와 같은 입지에 있던 과거 약소국들이

어떤 전략으로 살아남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 이 책을 읽으면서 인상 깊었던 점


나라별로 전쟁을 대하는 태도가 그야말로 천차만별이었다는 점이다. 

덴마크처럼 평화 조약만을 믿고 있다가 독일에 큰 배신을 당하고

곧바로 항복을 선언한 나라도 있었고

벨기에는 평소 군사력을 키우지 않고 방어 전략에만 의존하다가

결국 무너지고 만다. 패전 후 벨기에가 겪는 혹독한 상황은 

안일한 태도에 경종을 울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핀란드는 조금 달랐다. 혹독한 겨울 날씨와 험난한

지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전략적으로 전쟁에 임했다.

이 나라는 외교에서도 매우 현실적으로 접근한다.

소련과 싸우는 동안에는 독일의 도움을 받았지만

독일이 위험한 존재가 되자 과감히 거리를 두었다.

국민과 국가의 생존을 위해 기꺼이 “철새 외교”를

선택한 핀란드의 모습이 냉정하지만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또한 이 책을 통해 강력하고 지혜로운 리더십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새삼 깨달았다. 거듭되는 유화 정책으로

히틀러의 기세만 키워준 영국의 체임벌린, 여러 건의 판단 착오로 프랑스군을 

절망적인 상황으로 몰아넣은 프랑스의 가믈랭 장군처럼 구제불능의 수준으로 

무능력한 리더십도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핀란드의 장군 만네르헤임은 진정한 리더였다.

그는 꺾이지 않는 불굴의 의지와 냉철한 현실 판단 그리고

뛰어난 전략으로 전쟁의 한가운데에 놓인 작은 나라를 지켜냈다.

물론 국민들이 하나로 뭉쳐서 전쟁에 철저히 대비한 것이

큰 힘이 되었겠지만 그 중심에는 분명 강력한 리더십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던 것 같다.


요즘 특히 드는 생각은,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맹도 없다"라는

것이다. 국제 정치의 냉혹한 현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약소국일수록 국가의 생존을 위해서는 전략적인 외교가 필요하고 

일단 전쟁을 선택했다면 국가의 운명을 걸고

죽기 살기로 덤벼들어야 한다는 것도 깨달았다.


이 책 <약소국의 제2차 세계 대전사>에는 강대국의 서사에

가려졌던 수많은 나라들의 이야기가 살아서 움직인다.

우리나라처럼 외교적으로 늘 균형을 잡기 위해 노력해야하는 

작은 나라의 국민들이라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의미 있는 책 

<약소국의 제2차 세계 대전사>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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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신입 차윤슬,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김지혜 지음 / 한끼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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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남기 위해 맡은 프로젝트가 나를 지키는 이야기가 되기까지.

모진 현실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남는 평범한 K 직장인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이 소설은 거기에 더해 조금 더 흥미진진한 서사를 풀어놓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이야기"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랄까?

즉, 소설 <중고신입 차윤슬, 이야기를 시작합니다>는

스토리텔링이라는 그 무한하고 매력적인 세계를 다루고 있었다.

주인공 윤슬은 다니고 있던 잡지사가 채 1년도 되지 않아서 폐간되는

바람에, 운화백화점으로 급하게 직장을 옮기게 된다. 그녀가 속하게 된 곳은

바로 콘텐츠 전략팀. 그러나 이 팀은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 언제든지

사라질 수 있는 부서라 늘 불안한 분위기 속에 놓여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윤슬이 회의 시간에 발표한 내용 중에서

운화백화점을 대표할 캐릭터를 만들자는 아이디어가 윗선들의

눈에 들게 된다. 특히 고이연 본부장이 확실하게 밀어붙이게 되면서

브랜드 캐릭터를 만들 "구름 프로젝트 팀" 이 구성된다.

다행히 마음이 맞는 네 명의 팀원들이 모여서 캐릭터와 세계관을

만들어 나가기 시작한다. 캐릭터의 성격과 배경 그리고 그들이 살아가는

가상의 세상까지 하나씩 만들어가는 과정은 마치 하나의 소설을 완성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생각해 보면 캐릭터를 만든다는 것은 결국 어떤 서사의 시작이지 않을까?

해리 포터라는 캐릭터가 빛난 이유는 호그와트 마법 학교의 서사와

볼드 모트와의 대결 서사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구름 프로젝트는 예상치 못한 변수들로 인해서 엉망이 되고,

두 달 동안 밤낮없이 준비했던 기획이 허무하게 무너지게 되면서

윤슬과 팀원들은 어마어마한 좌절감을 느끼게 되는데.....


이 소설은 여러 측면에서 상당히 매력적이고 재미있었다.

우선 주인공 윤슬이라는 캐릭터. 평범한 직장인으로 소개되긴 하지만

쉽게 포기하지 않는 단단한 내면을 가졌고 본업을 유지하면서도

"문학" 혹은 "글쓰기"라는 다른 꿈을 소중하게 간직한다.

서사 역시 흥미롭게 전개된다. 직장 이야기지만 뻔한 연애사나

사내 정치가 중심이 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무한한 상상의 세계가

자연스럽게 펼쳐지는 이야기랄까? 캐릭터를 개발하기 위한 프로젝트 팀의

도전과 노력 그리고 위기 자체가 이야기 속 또 다른 이야기처럼 펼쳐진다.

특히 주인공 윤슬이 자신만의 아지트로 지정해놓은 글쓰기 교실

그곳에서 윤슬이 얻게 되는 통찰과 지혜가 인상적이었다.

마치 몸과 마음이 지쳐버린 윤슬이라는 토끼가 얻어 가는

맑은 물이 끝없이 생성되는 작은 샘과 같은 곳이랄까...

“이야기에서 위기는 필수적입니다. 왜 그럴까요? (…)

사건과 그로 인해 빚어지는 위기는 이야기를 흘러가게 만드는

에너지가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위기의 상황에서,

절망과 실패의 자리에서, 선명해지는 삶의 태도가 있습니다.”

(149쪽)

우리가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뮤지컬을 보면서 열광하는 이유는

역시 스토리텔링의 힘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이야기는 사람을 다른 세상으로

데려가기도 하지만 때로는 잔인한 현실을 견디게 하는 힘이 되기도 한다.

이런 의미에서 윤슬과 콘텐츠전략팀이 맞닥뜨린 위기 역시

우리가 늘 이야기 속에서 마주치는 위기 중 하나처럼 느껴진다.

위에서 글쓰기 선생님이 말했던 것처럼, 이야기에서 위기가 다음 장면을

만들어내는 에너지라면, 이들의 프로젝트 역시 지금 여기서 진짜로 시작될 것이다.

과연 윤슬과 팀원들은 다시 힘을 모아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운화백화점을 대표할 캐릭터와 세계관은 성공으로 탄생할 수 있을까?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재미있었던 <중고신입 차윤슬,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를 모두에게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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