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틴더 유 트리플 7
정대건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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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일상과 연애 사이로 부는 자연스럽고 사뿐한 바람 "

연애 문제 때문에 고민하던 대학생에게 한 스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찐득한 찹쌀떡같은 사랑말고 바삭한 쌀과자 같은 연애를 하라고. 내가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이런 어투의 말씀이셨던 듯 하다. 이 책 [ 아이 틴더 유 ] 라는 책 속에서는 쌀과자 같은 연애를 원하는 여자와 조금은 찹쌀떡같은 사랑을 원하는 남자가 등장한다.

I SEOUL YOU 라는 말은 굉장히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 나와 너를 서울이 이어준다 혹은 서울에 놀러오시면 저와 친구가 될 수 있을 거에요 등등. 이 트리플 시리즈 [ 아이 틴더 유 ] 도 데이팅 앱 틴더를 누르면 나와 친구가 될 수 있어요, 혹은 틴더에서 사랑을 찾으세요, 정도로 해석되지 않을까? 이 책은 시리도록 외롭지만 상처받기는 싫고, 친밀해지고 싶지만 내 영역을 침범당하기는 싫은, 그런 젊은이들의 이야기인 듯 하다. ( 늙은 내가 이해하기 조금 어려운 갬성 )

데이팅 앱인 틴더에서 발견한 호에게 마음이 끌린 주인공 솔. 쌍꺼풀 없는 눈매에 고른 치열이 단정해 보인다. 실제로 만난 둘은 비슷한 면이 매우 많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둘다 이혼 가정에서 자랐고 연애에서 당하는 쪽이였으며, 그래서인지 관계가 시작되면 늘 끝을 생각한다는 것. 10년 만난 친구처럼 딱딱 잘 맞는 커플이지만 불행하게도 가벼운 만남을 원하는 솔에 비해, 호는 좀 더 진지한 만남을 원한다는 것.

둘 중 누군가는 상처를 받을랑 말랑 하던 차에, 호는 틴더 앱을 통해서 진지한 만남을 원하는 민경을 만나게 된다. 사무치는 외로움은 이제 그만!! 로맨스라는 환상에 젖어 부풀어 오른 가슴을 주체하지 못한 채 파닥거리는 호와 그런 호의 모습을 보며 미묘한 감정을 느끼는 솔. 그러던 중, 동네 친구였던 그들은 한강 공원을 걷다가 ' I SEOUL YOU ' 라는 조형물을 보게 되고 뜻을 궁금해하는 솔에게 호는 이렇게 말한다.

" 이놈의 도시는 정말 유혹만 많고 내 인기는 없다? " 

그리고 뒤이어 덧붙이는 호의 말,

" 내가 너의 세컨드라고 생각하면 별론데 서로의 스페어라고 생각하니까 오히려 든든해 ."

아주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물을 본 듯한 느낌의 [ 아이 틴더 유 ] 는 데이팅 앱 틴더에서 만난 솔과 호의 장난같은 연애 이야기이다. 바삭바삭한 쌀과자 같은 짧은 사랑 비스무리한 감정도 연애라면 말이다. 나머지 이야기 [ 바람이 불기 전에 ] 와 [ 멍자국 ] 도 진지한 만남을 싫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사랑에 실패하고 더 이상 가까워지지 않으려는 그런 느낌? 우리는 외로워하면서 끊임없이 사랑을 찾지만 일단 사랑을 찾고 나면 또 숨쉴 공간을 원하는 듯 하다. 이게 인간의 본성이고 모순인걸까?

내게 ' 아이 틴더 유' 가 ' 얼마든지 네게서 사라질 수 있다' 라면,

호에게는 ' 아이 틴더 유' 가 ' 어쩌면 나와 잘 맞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거야'

라는 낭만적인 말일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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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느리의 하루 - 사회 초년생이 세상을 살아내는 법
오느리 지음 / 경향BP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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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대, 오늘 하루는 어땠나요? 아무렇지도 않았나요? "

한때 꽤나 인기를 끌었던 미쿡 교포 오빠 가수 이현우의 노래 속 가사이다. 매일 코로나 확진자 소식에 귀를 쫑긋 기울이게 되고 남편의 회사가 불안한 것 같은 낌새에 가슴이 벌렁거리는 이때, 평범한 노래 가사 두 줄에도 위안을 얻게 된다. 어느 정도 세상을 살아본 아줌마인 나도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버겁기만 한데, 갓 사회에 진출한 햇병아리가 느끼는 삶의 무게는 과연 어떨까?

[ 오느리의 하루 ] 는 사회 초년생 오느리가 본인의 회사 생활과 인간 관계를 때론 웃프게, 때론 진지하게 표현한 웹툰과 다른 이의 사연을 듣고 함께 공감해 주는 웹툰들로 이루어져 있다. 멋지게 꾸미지 못한 채, 빨간 후드티에 백팩을 야무지게 매고 있는 오느리는, 힘들지만 열심히 자기 몫을 해내고 있는 모든 초년생을 대표하는 캐릭터일 지도 모르겠다. 어딘가 서투르고 또 어딘가 불안 불안 하지만 하루 하루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는 " 오느리 " 의 진지한 하루 속으로 들어가 본다.

흔히들 일이 힘든게 아니라 인간 관계가 힘들어서 직장 생활을 못 하겠다고 한다. 1장 [ 폭풍 같은 세상에서 나를 지켜내야 할 때가 있다 ] 에는 소위 태움 ( 간호사들이이 누군가를 왕따시키고 괴롭히는 것 ) 이라는 잘못된 관행으로 신입을 훈련시키는 내용이 있다. 여러 명이 모여서 자기를 험담하고 비웃던 나날들을 꾹꾹 참기만 하던 주인공은 공황 장애라는 몹쓸 병에 걸리게 된다. 그 순간 그녀는 다짐한다. 듣고만 있지 않겠다고! 할 말은 하겠다고! 이렇게 맞받아치는 순간 그녀는 자유를 찾았고 우리의 오느리도 이렇게 덧붙인다.

" 꼭 기억하세요. 본인을 망가뜨려가면서까지 꼭 해야 할 직업은 세상에 없습니다 "


예전에 고된 학원일로 인해서 ( 당시 고등부 팀장을 맡고 있었는데 일의 양도 그렇고 인간 관계도 그렇고 힘들었다 ) 한번 쓰러졌던 나. 병원에 가보니 위와 식도가 거의 망가졌고 이러저러한 질병이 겹쳐서 결국 수술을 해야 했다. 당시엔 건강 하나는 자신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물불 가리지 않고 일을 했는데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나 자신에게 당장 일을 때려치고 나오라고 얘기하고 싶다.

3장 [ 사연툰 모음 : 그래도 인생엔 포근한 순간도 있다 ] 에는 오느리 웹툰 독자들의 사연들이 웹툰으로 그려져서 소개 되고 있다. 첫번째 사연에는 해외에서 일하느라 암으로 투병하는 아버지 곁에 머물지 못했던 딸의 사연이 소개되었다. 나중엔 후두암으로 성대를 제거하는 바람에 말을 하지 못했던 아버지는, 혹시나 딸의 생일이 지나진 않았을지 노심초사했고, 생사를 넘나드는 상황에서도 오직 딸 걱정만 했던 바보 아빠 때문에 결국 딸은 귀국을 결심하게 된다. 비록 일을 그만두게 되어서 백수가 되었지만 아빠 곁에 있어서 행복하다는 구독자의 사연을 읽다보니 정말 울컥했다.



웹툰 [ 오느리의 하루 ] 는 갓 사회 생활을 시작한 신입에게 오느리가 해주고 싶은 말에서부터, 본인이 겪었던 흑역사를 웃프게 표현하는 것, 그리고 오느리의 하루를 구독하는 사람들의 감동적이면서도 슬픈 사연들이 오느리만의 특유의 감성으로 그려져있다. 읽다보니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게 되고 그동안 힘들었던 나에게 스스로 위로를 해주고 싶기도 하고 비슷하게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힘내라고 기운을 북돋아주고 싶다. 정말 따끈따끈하다고 표현해 주고 싶을 정도로 재미있고 감동적인 웹툰 [ 오느리의 하루 ] 모두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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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 입문자를 위한 글쓰기 - 장르를 위한 장르에 의한 장르작가 5인의 장르 창작법
양시명 외 지음 / 북오션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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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들과 언니들이 동네를 뛰어다니면서 놀때, 나는 방 구석에 들어앉아서 책을 읽었다. 유치원 다니기 전에 이미 한글을 익혀가지고 (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엄마 말로는 ㅋㅋ ) 언니들이 안 읽는 동화책을 소리 내서 읽곤 했다고 한다.

그런데 내 기억 속엔 어떤 책들이 남아 있냐 하면, 애거서 크리스티의 추리 소설 - 그리곤 아무도 없었다 - 와 셜록 홈즈가 등장하는 추리 소설 - 바스커빌 가문의 개, 혹은 애드거 앨런 포우의 - 검은 고양이 - 이런 책들의 재미와 소름 그리고 스릴감이 아직까지 내 마음 속에 있다. 사실 내용은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어릴 때부터 장르 소설에 길들여진 나, 이젠 어른이 되어 장르 소설을 읽고 독후감을 쓴다. 가끔은 너무 재미있어서 작품 속에 홀라당 빠져드는 경우도 있지만 어떤 경우는 스토리도 이상하고 반전도 너무 일찍 찾아와서 김이 팍 새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생각한다. ' 나도 한번 멋진 추리 소설 혹은 스릴러 소설을 써볼 수 있지 않을까? ' 라고.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내 주제에 무슨 소설을 허헛.. 이렇게 했었는데, 이번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물론 아무리 좋은 선생님이라도 학생이 형편없으면 결과가 시원찮을 것이다. 마음을 다잡고 책을 꼼꼼하게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각 장르을 대표하는 유명 작가 5명 ( 양수련, 박성신, 김보람, 김선민, 남유하 ) 이 각각 추리, 스릴러, 로맨스, 판타지 그리고 SF 에 대해 아주 친절하고 자세하게 그리고 재미있게 가이드를 써 주셨다. [ 커피 유령과 바리스타 탐정 ] 으로 널리 알려진 양수련 작가님은 그야말로 추리의 기본기를 제시해 주셨다. 시놉시스가 추리 소설의 기본이라는 것과 추리 소설 대가들이 전해주는 추리의 기본 규칙, 그리고 추리 소설의 플롯에 빠져서는 안될 정교한 반전에 대한 이야기까지 너무나 중요하고 핵심적인 이야기가 나와 있었다.

그 외에도 박성신 작가님은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를 잘 쓰는 방법 중 3 가지 키워드인 미스터리, 서스펜스 그리고 반전을, 다양한 영화를 통해 소개해 주어서 금방 이해할 수 있었고, 김보람 작가님의 로맨스 쓰는 법은, 작가님 글 자체가 너무 재미있어서 내가 별로 로맨스에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잊게 만들었다. 어쩌면 글을 맛있게 쓰시는지, 김보람 작가님의 글을 어딘가에서 찾아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리고 로맨스 공식에는 키 작고, 배 나오고, 피부가 안 좋은 남자는 절대 주인공이 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보고는 박장대소하고 말았다. 우리 남편 이야기라서 ㅋㅋㅋㅋ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장르 소설 ( 추리, 스릴러, SF 등등 ) 이 내 삶 속에 깊이 자리잡았다. 추리는 범인과의 두뇌 싸움이 너무 재미있고 스릴러는 그 조마조마한 긴장감 때문에 너무 좋고, SF 는 내 현실 너머의 삶을 상상해 볼 수 있다는게 넘 좋다. 어느덧 장르 소설을 읽고 독후감 쓰는 재미에 푹 빠지게 된 나. 그런데 사람이란게 욕심이 끝이 없다. 계속 읽다보니 혹시 나도 쓸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얼토당토 않는 욕심의 씨앗이 마음의 밭에 뿌려지더라는 말씀.

단지 읽는 것을 좋아하는 소설을 읽고 독후감을 쓰는 단계를 넘어서서 한 작품 정도, 아니 작품 아니고 작은 단편 하나 정도 쓸 수 있지 않을까? 고민 하던 차에 만난 책 [ 장르 소설 입문자를 위한 글쓰기 ] 이 책에는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 아마 장르 애독자들 ) 유명 작가들이 자신만의 글쓰기 비법을 친절하게 나눠주고 계신다. 본인만의 책을 가지고 싶어서 목이 마른 독자들이여... 이 책을 꼭 읽어보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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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테크리스토성의 뒤마
알렉상드르 뒤마 지음, 이선주 옮김 / 정은문고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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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한 풍채를 한 채, 한 손에는 앵무새를, 그리고 나머지 손에는 원숭이를 들고 있는 한 남자,, 책 표지에 나와 있는 이 인물은 바로 [ 몽테크리스토 백작 ] 과 [ 삼총사 ] 를 쓴 유명한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이다. 1802년 후작 아버지와 흑인 노예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토마 알렉상드르 뒤마의 아들이라고 한다. 내 어릴 적 가장 기억에 또렷이 남아있는 책 [ 몽테크리스토 백작 ] 을 쓴 인물이라고 하니, 어떤 종류의 글인지 정말 기대가 되었다.

책을 찬찬히 읽어보니, 이 글은 알렉상드르 뒤마가 어쩌다보니 몽테크리스토 성이라고 이름 붙여진 자신의 저택에 머무르면서 일어난 일에 대해서 쓰고 있다. 매우 남성답고 활동적인 성격의 뒤마는 이 책을 통해서 자신이 기르는 동물 이야기나 친구들과 함께 하는 사냥 이야기를 주고 하고 있다. 특히 선물로 받게 된 포인터 종 " 프리차드 " 이야기가 정말 재미있다. 이 말썽꾸러기 친구는 목줄을 끊어버리는 것도 모자라서 먹어버리는가 하면 뒤마가 친구들과 모여서 와인과 양고기로 만찬을 벌이는 와중에 잠깐 식히려고 창틀에 둔 고기를 물고 도망가려고 한다. 뒤마는 이 말썽꾸러기 친구 " 프리차드 " 와 과연 잘 지낼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 프리차드 " 의 말썽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친구 꼬레주 씨 집에 초대를 받아서 갔을 때, 프리차드는 몰래 설탕을 훔쳐먹다가 주둥이가 설탕 도자기에 갇히는 벌을 받기도 하고 훈육을 하려고 프리차드에게 목줄을 채운 바트랑을 골탕 먹이기도 한다. 멀리 도망가버린 프리차드를 잡기 위해서 골머리를 앓는 친구 바트랑을 지켜보면서 껄껄 웃는 뒤마가 보이는 듯 하다.

사실 뒤마의 작품들은 매우 훌륭하다. [ 삼총사 ] 나 [ 몽테크리스토 백작 ] 같은 경우는 어릴 때 읽었지만 아직도 그 감동이 가슴에 남아 있다. 그러나 그의 사생활에 관해서는 잘 몰랐던 것이 사실인데 이 작품을 통해서 사냥을 좋아하고 호탕한 기질의 뒤마를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중간 중간에 당시 상황을 묘사하는 삽화가 그려져 있어서 사건이 발생했을 때의 생생함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프리차드 외에도 어치라는 새가 다른 새의 자식들을 잡아먹는 버릇이 있었다니! 뒤마는 이 책을 통해 동물에 대한 박식한 지식을 펼쳐놓는다. 아주 재미있는 책이다.


만약 내가 당시 프랑스로 돌아가 뒤마를 만났다면,,, 음 그를 다소 꺼려했을지도 모른다. 사냥을 너무나 좋아하고 ( 나는 동물을 사랑합니다 ) 너무나 호방하고 ( 좀 허세 떠는 사람으로 비춰질 수도 있을 듯 ) 약간 비꼬는 유머를 구사하는 남자 ( 남에게 약간 불쾌한 농담을 할 수도 있음 ㅋㅋ ) 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분은 진정한 남성의 세계에서는 대접을 받을 분이라고 본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동물을 사랑하며 ( 동물 이야기가 엄청 많음 ) 주위에 독특하고 괴짜같은 사람들 이야기가 정말 재미있다. 대작가가 동물과 그리고 친구들과 어울려 사는, 평화롭지만 유머 가득한 일상을 접하고 싶다면 지금 이 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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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 섹스/라이프 1
BB 이스턴 지음, 김진아 옮김 / 파피펍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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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킨 ] 은 < 4남자에 관한 44장의 일기 > 의 스핀오프 책이다. 원작을 정말 재미있게 읽었기 떄문에 이 책에 대한 기대치도 사실 매우 높았다. 혹시나 그저 그런, 오락성만 짙은 책이 아닐까? 라고 생각할 독자들을 위해서 말하자면, 이 책도 원작만큼 웃기고 재미있지만 약간 다른 진지함이 묻어난다. 주인공 비비가 15세 소녀로 등장하는데, 그녀의 동네 아줌마같은 수다스러움이 깨알같은 재미를 주지만, 원작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소재들이 등장한다.

이 책은 십대들에 대한 이야기 이다. 그래서인지 청소년들이 겪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등장한다. 예를 들자면, 자살이나 거식증 혹은 약물 남용 그리고 임신까지...... 이렇게 심각한 소재들을 다루면서 동시에 독자들을 웃길 수 있다고? 그렇다! 그만큼 작가의 필력이 뛰어나다고 볼 수 있다. 글의 화자는 15세이다. 우리가 흔히들 이야기하는 중2 병을 앓고 있고 그와 비슷한 상태의 남자 친구를 만나게 된다. 이 글을 읽으며 내 15세 시절은 어땠는지 떠올려봤다. 정말 엉망진창... 매일 외모 고민하고 체중 고민하고 죽고 싶다가도 내일 세상이 끝나면 어떡하나 하고 걱정했었던 순간순간.. 이 책에도 고스란히 그런 내용이 나온다.

가끔 어떤 영 어덜트 소설을 읽어보면 청소년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진지하고 성숙하게 그려져서 전혀 현실적인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러나 이 책 주인공인 비비와 나이트는 그렇지 않다. 그냥 십대가 어떤 세상을 겪고 있는지를 생생하고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호르몬이 폭발하고 하루에도 몇 번씩 감정이 천국과 지옥을 오고 가고.. 너무 외롭다가 누군가가 관심을 보여주고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느낌에 푹 빠지게 되고.. 너무나 예민하고 섬세하고 순수한 그 모습.. 그 모습을 작가는 여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세상을 증오하고 모든 사람을 싫어하는 18세 소년 나이트, 반면에 세상 모든 사람을 좋아하지만 나이트만 보면 심장이 벌렁벌렁 거리는 ( 무서워서 ) 비비. 나이트는 유일하게 비비에게 마음을 열지만 비비는 나이트가 정말 무섭기만 하다. 사실 이 둘의 연애 이야기는 첫 번째 책을 읽어 본 독자라면 어느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다. 해피엔딩이 아니라는 것. 나이트가 심각한 또라이라는 것. 등등.. 그러나 어쩔 수 없는게 나이트에게 어떻게 하면 잘 사는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여자 친구와 행복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지를 가르쳐 줄 좋은 어른이 곁에 없기 때문이다. 그의 인간 관계가 불안불안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인간 관계를 못한다고 해서 연애를 할 수 없다? 그건 아니다. 오히려 미친 듯이 사랑에 몰입하는 나이트. 그가 청소년 시절에도, 그리고 다 커서도 안정된 현실을 살아가기 힘들 거라는 것은 뻔한 사실이지만, 가끔 보이는 아기새처럼 연약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에 비비는 반해버린다. 모든 사람을 증오하고 싫어하는 누군가가 있는데 그 사람이 나만은 공주처럼 여기고 있다면? 마법사에게 홀린 듯 끌리게 되지 않을까? 연극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느껴지지 않을까?

하지만 심리적 문제가 다분하고 자기 혐오에 찌든 나이트와 사귀게 되다니... 폭탄을 짊어지고 전장에 뛰어든 거나 마찬가지다. 사랑은 상처를 각오하는 것이라지만, 그리고 첫사랑은 원래 결코 아름답지 못한 것이긴 하지만 보는 내내 안타깝기만 했다. 그렇긴 해도 나는 독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는 바이다. 때때로 심각하긴 해도 밝고 긍정적인 비비로 인해서 웃음과 재미가 보장된다. 그리고 90년대에 십대였던 사람들은 자신의 흑역사? 혹은 좌충우돌 투성이었던 청소년 시절을 돌아보고 추억에 젖을 수 있을 것 같다. 문화 차이가 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청소년 시절에 겪을 만한 살아있는 연애를 잘 묘사해 준 책 [ 스킨 ] 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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