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의 일상과 연애 사이로 부는 자연스럽고 사뿐한 바람 "
연애 문제 때문에 고민하던 대학생에게 한 스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찐득한 찹쌀떡같은 사랑말고 바삭한 쌀과자 같은 연애를 하라고. 내가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이런 어투의 말씀이셨던 듯 하다. 이 책 [ 아이 틴더 유 ] 라는 책 속에서는 쌀과자 같은 연애를 원하는 여자와 조금은 찹쌀떡같은 사랑을 원하는 남자가 등장한다.
I SEOUL YOU 라는 말은 굉장히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 나와 너를 서울이 이어준다 혹은 서울에 놀러오시면 저와 친구가 될 수 있을 거에요 등등. 이 트리플 시리즈 [ 아이 틴더 유 ] 도 데이팅 앱 틴더를 누르면 나와 친구가 될 수 있어요, 혹은 틴더에서 사랑을 찾으세요, 정도로 해석되지 않을까? 이 책은 시리도록 외롭지만 상처받기는 싫고, 친밀해지고 싶지만 내 영역을 침범당하기는 싫은, 그런 젊은이들의 이야기인 듯 하다. ( 늙은 내가 이해하기 조금 어려운 갬성 )
데이팅 앱인 틴더에서 발견한 호에게 마음이 끌린 주인공 솔. 쌍꺼풀 없는 눈매에 고른 치열이 단정해 보인다. 실제로 만난 둘은 비슷한 면이 매우 많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둘다 이혼 가정에서 자랐고 연애에서 당하는 쪽이였으며, 그래서인지 관계가 시작되면 늘 끝을 생각한다는 것. 10년 만난 친구처럼 딱딱 잘 맞는 커플이지만 불행하게도 가벼운 만남을 원하는 솔에 비해, 호는 좀 더 진지한 만남을 원한다는 것.
둘 중 누군가는 상처를 받을랑 말랑 하던 차에, 호는 틴더 앱을 통해서 진지한 만남을 원하는 민경을 만나게 된다. 사무치는 외로움은 이제 그만!! 로맨스라는 환상에 젖어 부풀어 오른 가슴을 주체하지 못한 채 파닥거리는 호와 그런 호의 모습을 보며 미묘한 감정을 느끼는 솔. 그러던 중, 동네 친구였던 그들은 한강 공원을 걷다가 ' I SEOUL YOU ' 라는 조형물을 보게 되고 뜻을 궁금해하는 솔에게 호는 이렇게 말한다.
" 이놈의 도시는 정말 유혹만 많고 내 인기는 없다? "
그리고 뒤이어 덧붙이는 호의 말,
" 내가 너의 세컨드라고 생각하면 별론데 서로의 스페어라고 생각하니까 오히려 든든해 ."
아주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물을 본 듯한 느낌의 [ 아이 틴더 유 ] 는 데이팅 앱 틴더에서 만난 솔과 호의 장난같은 연애 이야기이다. 바삭바삭한 쌀과자 같은 짧은 사랑 비스무리한 감정도 연애라면 말이다. 나머지 이야기 [ 바람이 불기 전에 ] 와 [ 멍자국 ] 도 진지한 만남을 싫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사랑에 실패하고 더 이상 가까워지지 않으려는 그런 느낌? 우리는 외로워하면서 끊임없이 사랑을 찾지만 일단 사랑을 찾고 나면 또 숨쉴 공간을 원하는 듯 하다. 이게 인간의 본성이고 모순인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