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시체를 보는 사나이 1부 : 더 비기닝 세트 - 전2권
공한K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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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남자,

옥상에서 떨어진 듯한 여자,

경찰서 화장실에서 목을 맨 경찰관.....

이 시체가 모두 나에게만 보인다고?

설정이 대단히 신선하다! 다른 사람은 볼 수 없는 시체 환각을 경험하는 남자의 이야기라니!! 아닌 밤중에 홍두깨도 아니고, 아닌 밤중에 시체를 경험하는 남자의 인생은 과연 어떨까?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고 머리카락이 삐죽 서는 듯하다. 그가 평범한 사람이라면, 느닷없이 닥쳐오는 시체의 환각에 심장이 벌렁거리고 매일 두려울 거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하지만 신선하고 독특한 소재인 것만은 틀림없다. 예전에 한 대학 후배가 웹 소설의 재미에 푹 빠져 거의 밤을 지새운다고 하더니, 이렇게 환상적이고 독특한 이야기들 틈에서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구나 싶다.

독자 별점 9.92점에 네이버 웹 소설 베스트 리그 TOP 5에 속하는 영광을 누린 소설 [시체를 보는 사나이]는 독자의 요청 쇄도로 종이책으로 출간되었다고 한다. 이 책의 저자인 공한 k 작가는 10년을 교육 사업 마케터로 일하면서 시인을 꿈꾸고 있다가 우연한 기회에 웹 소설을 쓰게 되었다니, 남다른 상상력과 추진력이 부럽기만 하다. 책 소개 글에 나와 있는 것처럼, 평소에도 "상관없어, 상상하면 다 내 거니까!"를 외치며 허를 찌르는 상상력을 발휘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시체를 보는 사나이]의 주인공 남시보는 남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냥 무심코 길을 걷다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시체를 보게 되는데, 이것은 평범한 다른 사람들은 볼 수 없는 일종의 환각이다. 그는 자신이 목격한 것이 진짜 시체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하지만 오히려 허위 신고 죄로 경찰서에 끌려가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하게 된다. 그런데 그는 끌려간 경찰서의 화장실에서도 목을 매단 채 죽어있는 한 경찰관의 시체를 보게 되는데, 도대체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하늘을 날아다니고 어마어마한 괴력을 발휘하는 히어로와는 조금 다른 성격의 히어로가 등장했다. 아직 죽지 않은 사람들의 시체를 보는 식으로 미리 그들의 죽음을 예측하는 능력을 가진 히어로 나타났다! 평범한 공시생에 불과했던 주인공에게 이런 능력이 생긴 이유는 뭘까? 세상 모든 히어로들이 그렇듯, 그도 어려움에 처한 누군가를 도와줄 운명을 타고난 게 아닐까? 그런데 알고 보니 주인공 남시보의 할아버지도 시체 환각을 경험하였다고 하니 아마도 남씨 집안의 초능력을 특별한 주인공이 물려받은 듯하다. 그러나 재능이 축복일 수도 있고 저주일 수도 있는 법, 시체의 환각을 보기 시작한 뒤부터 남시보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미스터리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경찰서에 다녀온 후 또다시 시체 환각을 경험하게 되는 남시보. 이번에는 공무원 학원 옥상에서 어떤 여성이 뛰어내려 죽는 장면을 목격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행히 옥상에서 뛰어내리려던 여성을 사전에 구해내게 되고, 그녀가 허무하게 살해된 아버지 사건 때문에 절망하여 그런 일을 벌였다는 것도 알게 된다. 이름이 소담이라는 그 여성을 도와주고 그녀의 이야기를 듣던 와중에, 남시보는 자신이 거리에서 목격한, 피 흘리며 죽어가던 파란 셔츠 사내의 죽음과 택시 기사였던 소담 아버지의 죽음 그리고 경찰서 화장실에서 목격한 경찰관의 죽음이 묘하게 얽혀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와 동시에 경찰서에서 쫓고 있는 주요 용의자가 바로 자신에게 잘해줬던 유일한 형사, 민우직 형사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충격을 받게 된다. 하지만 경찰과 형사들 사이에선 묘한 분위기가 맴돌고, 민우직 형사가 범인이 아니라 누군가의 모함에 의해 이 구렁텅이에 빠진 것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남시보는 소담과 민형사의 도움을 얻어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려 애쓰게 되는데......

다른 사람의 시체를 미리 볼 수 있다면? 그것도 모자라 자기 자신이 죽은 모습도 볼 수 있다면? 아마도 사는게 너무나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떠오른다. 만약 나라면 이 끔찍한 상황을 벗어나게 해달라고 신에게 기도를 올릴 것 같은데, 소설 속 주인공 남시보는 대견하게도 이 능력을 이용하여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비극에서 구해낸다. 비전형적으로 보이지만 전형적인 영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소재는 상당히 신선하고 독특하지만 이야기 전개가 거의 대화에 의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약간은 느슨한 감이 없지 않다. 짧게 요약해도 되는 장면은 묘사나 서술 방식을 통해서 빨리 지나갔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추리와 스릴러 그리고 환상이 적절하게 혼합된 소설 [시체를 보는 사나이] 재미있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한국 장르 소설로 추천한다.

* 출판사가 제공한 책을 읽고 솔직하게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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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년째 농담 중인 고가티 할머니
레베카 하디먼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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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방금 좀도둑질로 경찰에 잡혀가셨어.

경찰들이 같이 있는데 아무래도 어머니 때문에 집단 자살하기 일보 직전인가 봐.

짐 존스(미국의 사이비 종교 교주-신도들과 함께 자살) 였나?

그 자식도 밀리 고가티 여사에 대면 아무것도 아니야!"

83년째 농담 중인 고가티 할머니는 아일랜드에 거주하는 한 가족의 좌충우돌 생존기를 다루고 있다. 고가티 가의 3세대, 즉 할머니, 아빠 그리고 손녀로 이어지는 이 이야기엔 좌절과 사랑 그리고 용서와 우정과 같은 소중한 가치들이 녹아있다. 아일랜드인 특유의 꼬집고 비트는 유머가 가득 있어서인지 각 등장인물들이 남처럼 여겨지지 않는다. 주인공들 모두가 어떤 결함을 갖고 있긴 하나, 너무나 인간적이라 나중에는 결함이 보이지도 않게 되는 소설 [83년째 농담 중인 고가티 할머니] 속으로 들어가 본다.

괴짜 같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웃집에 한 명쯤은 있을 것 같은 다정한 할머니, 83세 과부 밀리 고가티가 상점에서 유유히 물건을 훔치고 나오다가 적발되고 체포되기까지 한다. 중년의 위기를 겪고 있는 아들 케빈은 친구를 만나던 와중에 경찰서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게 되고, 엄마가 저지른 만행을 알게 된다. 케빈은 엄마의 행동에 제동을 걸고자, 경찰과 협상을 하는 척하며, 그녀의 휴가 계획을 취소하고 실비아라는 미국에서 온 여성을 도우미로 고용하여 엄마를 감시하게끔 한다.

자신에게 결정권을 주지 않는 독단적인 아들 케빈의 처사에 화가 난 고가티 여사는, 이제 곧 오게 될 도우미를 괴롭히려고 작정한다. 그런데 너무나 매력적이고 친절한 미국 아가씨 실비아에게 마음을 몽땅 빼앗겨버리는 고가티 할머니. 결정적으로 고가티 여사가 낸 차 사고를 떠안아준 것을 계기로 이들은 세상에 둘도 없는 절친이 된다. 고가티 여사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이 착한 실비아에게 거금을 빌려주게 되는데... 아뿔싸! 입속의 혀처럼 다정하게 굴던 이 미국인은 아일랜드를 갑자기 떠나버리고 그녀와 연락이 닿지 않았던 고가티 여사는 그제서야 자신이 사람을 잘못 봐도 한참 잘못 봤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한편, 중년의 위기를 겪고 있는 아들 케빈, 그는 온갖 문제를 껴안고 씨름을 하고 있다. 가족은 안중에도 없고 경력을 쌓느라 온 사방 팔방을 돌아다니는 아내 그레이스와의 결혼 생활은, 얼음장 위를 걷든 위태롭기만 하다. 예쁘고 인기 많은 쌍둥이 언니 누알라에게 은근히 괴롭힘당하고 비교당하는 에이딘은 세상에 대해, 정확히 말하면 가족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 예측 불가능한 에이딘은 자신을 기숙사 학교로 보내려는 것을 깨닫고 부모님이 아끼는 그림과 침대에 계란 폭탄 세례를 퍼붓는다. 하지만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끼리 끌리는 걸까? 시한폭탄 같은 에이딘은 케빈에게 골칫덩어리인 고가티 할머니에게 유일하게 마음을 연다.

이 책 83년째 농담 중인 고가티 할머니는 어떻게 살아야 진정으로 인간답게 살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한다. 아무리 골치 아픈 짓을 저지르더라도 가족에 대한 용서와 화해는 결코 잊지 말아야 함을 이야기하는 듯하다. 이 책에 등장하는 가족들은 모두 어느 정도의 인간적 결함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100% 완벽하게 행동하는 프로그래밍된 A.I. 가 아니다. 실수하고 용서하고 용서받는 행위를 통해서 서로 더 아끼고 사랑하게 된다는 것을 작가가 말하고 있는 듯하다.

물론 고가티 할머니가 제일 사랑스럽긴 하나, 등장인물 가운데에서 특히 에이딘에게 마음이 끌렸다. 누알라에게 항상 열등감을 느끼고 가족을 비롯한 세상이 자신을 계속 괴롭힌다고 느끼는 반항아 에이딘. 그런데 에이딘은 참... 바게뜨 빵 같은 아이다. 겉으로는 딱딱하고 언제 폭발할지 몰라도 속은 정말 여린 아이다. 예민한 청소년 시절,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절망감을 숨기지 않고 고스란히 드러낸다는 점에서 오히려 성장 가능성이 보인달까? 나도 청소년기에 좀 그랬기에 정말 이해가 간다.

실비아의 조카인 션에게 한눈에 반했지만 갑작스러운 이별에 처하게 된 에이딘, 실비아에게 큰돈을 빌려주었지만 떼먹힐 위기에 처하게 된 고가티 할머니.. 이들은 과연 자신들에게 닥친 인생의 시련을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을까? 우리 주위에 흔하게 볼 수 있을 것 같은 골치 아픈 가족 이야기 [83년째 농담 중인 고가티 할머니] 코믹한 전개 덕분에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엉망진창에 소란스럽지만 한없이 사랑스러운 이 고가티 삼대의 좌충우돌 사건 이야기는 결국 우리에게 희망을 안겨준다. 재미있고 감동적인 영미소설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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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슐리외 호텔 살인 클래식 추리소설의 잃어버린 보석, 잊혀진 미스터리 작가 시리즈 1
아니타 블랙몬 지음, 최호정 옮김 / 키멜리움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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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사 크리스티 이후 추리소설의 황금기를 장식한

‘후더닛 (who done it)의 계보를 잇는 여성 작가,

아니타 블랙몬의 색다른 추리 소설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 이후 오랜만에 '후더닛', 즉, '범인이 과연 누구인가?를 주제로 한 소설을 읽게 된 듯하다. 그것도 완성도 높은 정통 추리 소설을 말이다. 사랑과 음모, 질투와 배신이 이야기 전반에 흐르는 이 소설은 드라마적 요소가 풍부할 뿐 아니라 1930년대에는 다소 잔혹하다 싶은 살인 사건으로 독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다. 저자 아니타 블랙몬이 질병으로 일찍 사망하여 추리 소설은 이 책을 포함하여 2권 밖에 없다니 아쉽기만 하다. 뚜렷한 존재감으로 빛나는 이 소설의 주인공 "애들레이드" 여사가 여러 사건에 휘말리며 좌충우돌하는 것을 더 많이 보고 싶은데 말이다.

이 책은 50살이 넘은 노처녀 애들레이드의 1인칭 시점에서 전개되고 있다. 그녀는 호텔의 터줏대감으로써, 젊은이들에게 잔소리와 간섭을 겁나게 하는 바람에 "싸움닭"이라고도 불린다. 하지만 사실 그녀는 사람에 대해 관심이 많고 그들이 잘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 큰, 정 많은 큰 이모 같은 여성이다. 매일 아침 호텔 로비에 앉아서 사람들을 관찰하며 호텔에서 일어나는 가지각색의 일들을 알게 되는 애들레이드.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회색 양복을 입은 미스터리한 남자가 자신의 주위를 맴돌기 시작한다. 그녀가 어딘가에서 잃어버린 초록색 안경집을 두 번이나 연속으로 가져다주는 남자,, 제임스 리드라는 이름의 이 작고 보잘것없는 남자의 정체는 뭘까?

독자들은 다소 까칠하지만 정 많은 그녀의 시선으로 호텔 사람들을 보게 된다. 호텔 여주인 소피 스콧은 자신보다 열 살 넘게 어린 남자 시릴 팬처와 결혼했는데, 애들레이드는 나이 많은 소피와 결혼한 시릴이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여기고 그를 엄청 싫어한다. 메리라는 30대 후반의 미망인은 술을 취한 채 바람둥이와 어울리는 조카 폴리 때문에 걱정이 태산이고 바람둥이에 미남인 스티븐 랜싱은 여러 여인들을 꼬시고 다닌다. 캐슬린 어데어라는 젊은 여인은 병약한 어머니를 모시느라 자신의 인생이 없고 로티 모스비라는 여성은 알코올 중독자인 남편을 가진, 경마장을 수시로 드나드는 도박꾼이다. 작은 호텔에서 이렇게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니!!


잘 만들어진 아침 드라마 같은 호텔 사람들의 인생극이 펼쳐지던 그때, 애들레이드의 인생에 한 잔혹한 살인 사건이 날아들게 된다. 그녀가 모든 일과를 마치고 자신의 호텔방으로 들어오던 그 순간 그녀는 샹들리에에 매달려있는 한 남자를 발견하게 된다. 그런데 그는 자신의 안경집을 수시로 찾아다 준 그 회색 양복의 남자!! 제임스 리드라는 이름의 그 남자가 양쪽 귀밑까지 목이 베인 채 샹들리에에 대롱대롱 매달려있던 것! 경찰이 출동하고 살인 수사과 반장인 호머 버니언 경위까지 등장하여 호텔의 모든 사람들을 잠재적 범인으로 몰아가며 괴롭게 만들던 그때, 자살로 위장된 또 다른 살인 사건이 발생하게 되는데....

도대체 이 호텔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평범해 보이던 호텔 사람들의 비밀이 뱀이 허물을 벗듯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특히 독자들은 스티븐 랜싱이라는 이 바람둥이의 정체에 대해 궁금하기 시작할 것이다. 한밤중에 의치가 빠질 정도로 비명을 질러댈 일이 생기고 가발이 벗겨진 채 창문 처마에 거꾸로 매달리는 등, 자꾸만 이상한 일에 휘말리는 애들레이드의 곁에 경찰보다도 더 빨리 스티븐 랜싱이 나타나 그녀를 구해주기 때문이다. 모든 장소에 남들보다 일찍 나타나는 그가 혹시 연쇄 살인마?? 해답은 책을 끝까지 읽거나 남들에 비해 눈치 빠른 독자의 몫!! 진실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

잘 쓰인 추리 소설은 여러 덕목들을 갖추고 있다. 훌륭한 문장력에 탄탄한 스토리라인이라는 메인 요리와 예측할 수 없는 반전과 생생히 살아 숨 쉬는 등장인물이라는 양념 두 스푼! 그리고 번역이 잘 되어 있다면 금상 첨화인데, 이 [리슐리외 호텔 살인]은 모든 것을 다 갖춘 잘 차린 밥상 같은 느낌이다. 1930년 당시에 쓰였다고는 믿을 수 없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복잡한 줄거리에 정의감이 넘치지만 실수투성이의 개성만점 캐릭터가 이야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음산하지만 조용하고 고리타분한 호텔에 갑자기 일어난 잔인하기 그지없는 살인 사건!! 마지막까지 혼전을 거듭하던 이야기는 전혀 예상치 못한 살인자를 내놓으며 극적인 결말을 맺는다. 과연 애들레이드는 끝까지 무사히 이 사건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반전과 유머 그리고 잔혹한 살인이 뒤섞인 정통 미스터리를 읽고 싶다면 지금 이 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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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창고 - 내 마음에 글로 붙이는
도연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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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소란한 세상에서 나를 잃고 있을 때 즈음

잠시 멈추고 나를 들여다보았다.

그곳에 내가 있었다.

언제나 돌아봐 주기를 기다리는 쓸쓸한 내가,

이것은 나를 위한 시였다. "

인생이 온통 꽃밭이라 꽃길만 걸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우리는 돌길을 걷다가 넘어져 무릎을 다치기도 하고 가시밭길을 헤쳐나가다가 온몸이 긁히는 상처를 입기도 한다. 이럴 때 누군가가 다가와서 따뜻한 말을 건네며 반창고를 붙여준다면, 아마도 그와 평생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예전에 잘 풀리지 않는 직장 내에서의 인간관계 때문에 힘들었을 때 멀리 사는 오랜 친구로부터 받은 전화 한 통으로 위로를 받은 적이 있는데, 그런 친구 같은 책이 바로 이 [내 마음에 글로 붙이는 반창고]이다.

이 책 [내 마음에 글로 붙이는 반창고]는 앞서 얘기한 것처럼 어려움을 느끼는 독자들의 마음에 연고와 반창고를 발라주는 듯한 책이다. 우선 띠지에 나온 스님의 동자승 같은 천진한 미소가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그뿐 아니라 책 속의 동화 같은 귀여운 삽화들과 짧지만 통찰력 넘치는 글도 스님의 미소처럼 사람들을 끄는 힘이 있다. 카이스트라는 좋은 학교 출신에 독실한 종교인 (아마도 크리스천?) 이셨다던 스님이 수도승의 길로 접어든 이유가 뭘까? 나처럼 고민으로 밤을 지새우다가 문득 마음공부와 명상을 해보겠다고 결심한 것은 아닐지?


그동안 그럭저럭 잘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최근에 잘 풀리지 않는 인간관계 때문에 계속 고민을 해왔다. 오랫동안 친하게 지내왔던 사람들과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점차 멀어지게 되는 일이 많았다. 풀리지 않는 고민을 껴안고 낑낑대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해답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는 것 같았다. 그것은 바로 나의 마음!! 저자 도연 스님은 우선 남들에게 너무 인정을 받고자 하는 마음이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한다. 남들의 비난과 칭찬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아닌지, 남들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너무 애쓴 것은 아닌지를 말이다.

지나치게 타인의 눈치를 보고 비난과 칭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바람에 인간관계가 부담이나 짐처럼 느껴진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다. 또한 도연 스님은 마음이 혹시 지옥에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한다. " 타인은 지옥이다 "라고 한 철학자 사르트르의 명언이 있지만, 사실은 내 마음이 지옥 속에 있다면 타인의 마음속 천국을 보지 못한다는 것이 스님의 말씀. 지옥에서 살지, 꽃동산에서 뛰어놀지는 자신에게 달려있다는 말에 무릎을 쳤다.

" 자존감이 바닥을 치고, 부정적인 생각이 들 때

나 자신이 형편없이 부족하고 못나 보입니다.

만족스럽지 않은 나 자신의 모습은

타인과 비교할 때 특히 도드라지곤 하지요.

내가 비교하는 대상은 나 자신이 만들어놓은 허상입니다.

이 세상이 요구하는 것 같아서...

주변 사람들이 원하는 것 같아서...

잘 보이기 위해 욕심을 내어 스스로 만들어낸 허상입니다. "


짧지만 명확하고 힘이 있는 글을 읽으니 저절로 에너지가 솟는 것 같다.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할지 인생의 방향을 알 수 없을 때 친절하게 제시해 주는 책이라는 생각도 든다. 글 사이사이에 있는 삽화들도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마치 어린이 책에 나오는 그림들처럼 다정하고 편안한 삽화들로 인해서 글이 가지고 있는 힘이 더욱더 빛나는 듯하다. 이 책 속엔 소개하고 싶은 내용이 너무나 많다. 목마른 현대인들에게 맑고 시원한 물 한 바가지를 선사해주는 그런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이나 인간 관계 등등의 문제로 마음이 힘들거나 지쳐있는 모든 분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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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살인 클럽 목요일 살인 클럽
리처드 오스먼 지음, 공보경 옮김 / 살림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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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다이아몬드와 살인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실버타운 노인들의 유쾌한 수사극!

늙었다고 방구석에만 처박혀있을쏘냐!! 사건이 있고 시체가 있는 곳엔 어김없이 그들이 출동한다! 멋쟁이 4인방이 돌아왔다. 전작 [목요일 살인 클럽]에서 목요일마다 모여 미제 사건을 해결하던 4인방이 이제 속편인 [두 번 죽은 남자]에서는 더욱더 진화된 모습으로 여러 사건 사이를 종횡무진한다. 쿠퍼스 체이스라는 실버타운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이 이야기에는 개성 넘치는 4인방이 있다. 미스터리한 과거를 가진 전직 M15 요원 출신 엘리자베스, 소심하지만 관찰력이 뛰어난 전직 정신과 의사 이브라힘, 퍼즐을 풀고 일기 쓰기를 좋아하는 전직 간호사 조이스와 여전히 터프가이인 론이 바로 그들이다. 물론 그들을 물심양면으로 돕는 인간적인 경찰들, 도나와 크리스도 있다.

두 번째 이야기 [두 번 죽은 남자]에서는 여러 사건이 동시에 발생한다. 우선 엘리자베스가 요원 시절 알았던 누군가로부터 비밀스러운 편지를 받게 된다. 알고 보니 편지를 보낸 사람은 그녀의 전 남편이자 같은 요원이었던 더글러스로, 심각한 위험에 빠져있던 그가 엘리자베스에게 도움을 청한 것이었다. 더글러스는 마피아의 거래 중개인으로 일하는 마틴 로맥스의 집을 수색하다가 발견한 2000만 파운드 상당의 다이아몬드를 중간에서 가로챈 상태였다. 감히 마피아의 다이아몬드를 훔치다니, 물욕에 넘어가 엄청난 잘못을 저지른 그는 이제 마틴과 마피아로부터 동시에 살해 위협을 받는다.

한편, 이브라힘이 폭력 사건에 휘말린다. 길거리에서 자전거를 탄 폭도들에게 머리를 걷어 차이고 핸드폰을 빼앗기게 된 후 병원에 입원하게 된 이브라힘. 엘리자베스와 조이스, 그리고 론은 도나 와 크리스의 도움으로 범인이 누구인지 알아내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범인을 체포할 수는 없는 상태이다. 하지만 이들이 누구인가? 미제 사건 이든 눈앞에 벌어진 사건이든 해결하고 보는 해결사들이 아닌가? 4인방은 전직 요원이었던 엘리자베스의 전략에 따라서 이브라힘에게 폭력을 가하고 핸드폰을 뺏어간 파렴치한을 감옥에 가두기 위한 계략을 짜고 실행에 돌입한다.


[두 번 죽은 남자]도 [목요일 살인 클럽]과 마찬가지로 원숙한 이 4인방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몸에 밴 듯한 개그감이 빛을 발한다. 핸드폰을 빼앗기고 병원에 입원해 있던 이브라힘은 핸드폰을 잃어버린 바람에 게임 레벨을 높여놨는데 모두 헛수고가 되었다고 아쉬워한다. (나도 아쉬울 것 같긴 하다) 이브라힘을 위해 함께 병원에 있어주는 론의 팬티를 잊지 않고 챙겨주는 조이스 할머니의 센스도 참 깨알 같다. (론은 신경질을 낸다) 인생을 너무 심각하게 살지 않고 눈앞의 모험에 주저하지 않는 그들의 모습이 빛난다!!

소설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 줄거리뿐 아니라 등장인물들에게 얼마나 공감할 수 있는가인데, 이 소설 속 주인공들은 한없이 따뜻하고 한없이 사랑스럽다. 그들이 서로에게 느끼는 연대감과 지지가 너무 부럽기만 하다. 관절이 쑤시고 정강이가 시릴 나이지만 주저 없이 모험과 위험에 뛰어드는 모습에 손뼉을 치고 싶다. 매우 지적이고 날카로운 통찰력을 가진 엘리자베스가 사건 해결에 있어서 진두지휘를 하지만 관찰력이 뛰어난 이브라힘과 퍼즐 풀기의 달인 조이스도 사건 해결에 한몫을 한다. 론의 손자인 9살 켄드릭도 할아버지 댁에 놀러 왔다가 사건 해결에 결정적인 열쇠를 제공한다.

이제 그들은 미제 사건이 아니라 눈앞에서 벌어진 실제 사건, 그것도 엘리자베스의 전 남편이 관련된 사건 해결에 참여하게 된다. 마피아라니!! 2000만 파운드의 다이아몬드라니!! 이 흥미진진한 사건 앞에 모두들 들썩거리지만, 아뿔싸! 쉽게 풀릴 줄 알았던 사건은, 생각지도 못했던 살인 사건이 갑작스레 발생하게 되면서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르게 된다. 하지만 사건이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더 큰 힘을 받는 4인방들은 젖 먹던 힘까지 짜내어 사건 해결에 돌입하는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대혼란 속에서 과연 이들은 다이아몬드의 행방을 찾고 살인 사건의 미스터리를 해결할 수 있을까?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지고 비극적 운명을 맞이하는 사람들이 있으나, 결코 너무 진지하거나 뻔하지 않은 미스터리를 원한다면 지금 이 책으로!!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최대한 솔직하게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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