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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의 킹핀을 찾아서 - 성장 한계를 돌파할 결정적 열쇠 ㅣ 포스트 수출 강국 신성장 해법 1
박광기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5년 7월
평점 :
최근에 미국과의 관세 협정 문제 때문에 나라가 들썩였다. 다행히 계약이 우리에게 그다지 불리하지 않은 쪽으로 끝난 듯하여 가슴을 쓸어내렸다. 요즘처럼 경제 뉴스가 밤잠을 설치게 한 적도 없는 것 같다. 경제 문제는 나라의 지도자들뿐만 아니라 이렇게 평범한 서민들마저 불면증에 걸리게 하는 것. 이런 와중에 읽게 된 이 책 <한국 경제의 킹핀을 찾아서>는 친절한 안내서처럼 나에게 다가왔다. 이 책은 한국 경제를 뼛속 깊이 분석할 뿐만 아니라 앞으로 우리가 어디로 갈지, 무엇을 해야 할지 등 전략적인 방향성을 제시한다. 삼성전자 부사장과 국가 균형 발전위원회 위원을 역임한 저자 박광기 씨의 경험이 고스란히 묻어 나오는 책인 듯하다.
이 책은 우선 한국 경제가 안고 싶은 문제를 날카롭게 해부한다. 지난 20여 년간 한국의 성장 전략은 눈부신 성과를 이뤘지만 그만큼의 심각한 부작용도 남겼다. 우리나라는 수출주도형 경제체제인데 이제는 통상 환경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이라 획기적인 정책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우리가 현재 가지고 있는 문제점 - 저성장, 양극화, 청년 실업, 지방 소멸 - 등 복잡하게 얽혀있는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가야 한다는 것. 그러한 내부 개혁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 국가 포지셔닝 전략부터 재정립해야 한다고 하는데, 말하자면 국제 정세를 잘 읽어내고 거기에 맞는 새로운 길을 찾아야 된다는 말씀인 것 같다.
이 책은 크게 3개의 part로 구성이 되어 있고 우리가 현재 가지고 있는 문제부터 그것의 해법 그리고 실행 전략까지 아주 자세하고 체계적으로 정리가 되어 있다. 우선 part 1의 제목은 "수출만이 살길이다"라는 믿음은 여전히 유효한가?이다. 여기서는 한국 경제의 현실을 진단함과 동시에 수출 주도 모델의 한계와 한국 산업 구조의 왜곡된 현상 등을 이야기하며 저자는 현재 우리가 처한 경제적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준다. part 2는 "포스트 수출 강국, 신성장 3대 비전"이라는 제목인데, 수출 중심 국가에서 국제 협력 국가로, 글로벌 집적효과를 통한 내수 활성화 그리고 고 탄소 제조 산업에서 지식 서비스 기반으로의 변화를 꾀하자는 이야기가 등장한다.
마지막 part 3는 "실효적 정책 수단의 글로벌 뉴딜, 신통상 3대 플랫폼 + 내수경제 개혁"이라는 제목으로 실행 전략이 제시된다. 우선 아웃바운드 전략으로 제시된 것은 국제 산업단지, 해외 경제특구화 등의 모델이고, 인바운드 전략으로는 중소기업의 글로벌화, 통상 연계형 내수정책이 제시된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포인트를 말하자면 경제의 질적 성장을 위해서 중간층, 서민층의 산업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것과 기업만의 경쟁력이 아니라 국가 자체가 하나의 산업 포트폴리오로 움직여야 한다는 발상이었다. 그뿐 아니라 여러 해외 프로젝트와 연결된 산업 생태계를 키워야 한다는 제안도 매우 설득력이 있었다.
우리나라가 그동안 고용 창출이나 성장률 면에서 기여도가 낮은 첨단 산업에만 집중해 오면서 일자리 미스매칭, 양극화 심화, 성장률 추락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풀지 못한 채 방치해왔다는 비판은 뼈저리게 다가온다. 저자 박광기 씨는 이와 같은 왜곡된 산업 구조를 정책 수단이 목적이 되어버린 전형적인 실패로 진단하면서 우리나라 산업 생태계 균형이 흔들린다고 이야기한다. 이제 우리는 단순히 제품을 수출하는 나라가 아니라 글로벌 개발 협력 플랫폼 국가와 글로벌 산업 수도로의 새로운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제 한국은 더 이상 단순한 수출 대국이 아니고 우리가 만든 질서, 우리가 주도할 생태계가 필요하다는 말씀. 경제 뉴스를 보기는 하지만 경제를 좀 더 깊이 알고 싶은 일반 독자와 한국의 미래 경제 모델을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한국 경제의 킹핀을 찾아서>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