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만으로는 돈이 돈을 버는 걸 절대 이기지 못한다 - 최성락의 돈의 심리 두 번째 이야기
최성락 지음 / 월요일의꿈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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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사회를 산다는 건

돈의 심리, 돈의 속성을 알아야 한다는 것!

우리는 현재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고 있기에 심리적으로 돈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하루에도 몇 번씩 SNS를 통해서 어떻게 하면 돈을 더 잘 벌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이 돌고 있고 심지어는 돈을 잘 벌게 해주는 부적이나 행운의 물건이 인기를 끌기도 한다. 그렇다면 사람들을 움직이게 만드는 돈의 심리, 돈의 속성이라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 전직 교수이자 현재는 100억 자산가로 알려져 있는 저자 최성락 씨는 이 책을 통해서 우리가 절대로 외면할 수 없는 현실 "자본의 작동원리" 및 "돈의 심리"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 책은 꽤 설득력이 있는 게 단순한 재테크 방법을 모아놓은 내용이 아니기 때문이다. 행동 경제학과 심리학, 투자학 그리고 여러 실험 사례들을 바탕으로 자본이 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지를 매우 현장감 있게 보여준다. 특히 돈을 소재로 하여 이루어진 많은 사회 실험들이 소개되기에 책이 전혀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상당히 흥미진진했다. 보통 경제경영이나 금융과 관계된 책들은 조금 딱딱하거나 어려울 수 있는데, 이 책은 재미있기도 하고 동시에 사람들이 돈에 대해 품을 수 있는 심리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서 39쪽 "돈이 많을수록 늘어나는 건, 인생에 대한 만족도"에서는 우리가 돈을 벌기 위해 애쓰고 많은 돈에 행복해하는 이유는 돈 그 자체가 아니라 돈이 부여해 주는 자유로움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47쪽 "지각이 늘어난 이유, 미안한 마음을 덜어준 돈"에서는 이스라엘 보육 센터에서 수행한 벌금 실험의 사례가 소개되는데, 부모들이 지각에 대한 벌금을 내기 시작하면서 의도와는 달리 지각하는 부모가 더 늘어나게 된다. 결론을 말하자면 벌금 부과는 그만한 대가를 지불했다는 마음이 들게 하면서 부모의 죄책감을 사라지게 만들었다는 것. 말하자면 심리적인 부채감을 돈이 대신해 줄 수도 있다는 사실.

이 책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핵심은 아주 명확하다고 볼 수 있다. 노동 수익률은 자본 수익률을 이길 수 없다는 것. 그 이유는 자본은 항상 더 높은 수익을 찾아서 이동하는데, 노동은 그런 이동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한다. 203쪽 "장기투자, 지식과 정보보다 분산투자"는 투자자들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내용이다.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투자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분산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하는 저자. 211쪽 "돈으로 돈을 버는 분기점, 10억 원의 힘"에서는 파이어족이 된 이후 일하지 않고 돈을 쓰기만 했는데도 자산은 줄지 않고 오히려 불어났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돈이 자율적으로 증식하는 분기점인 "10억 원이라는 임계점"에 대해서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다.

이 책 <월급만으로는 돈이 돈을 버는 걸 절대 이기지 못한다>는 결국 어떻게 하면 자본주의에서 살아남는가?를 다루고 있다. 그렇지만 이 책은 단순히 "부자 되는 법"을 알려주고 있진 않다. 그렇다기보다는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돈의 속성, 돈의 작동 방식, 그리고 돈과 관련된 우리의 심리에 대해서 말해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저자는 말한다 "부자가 된 후, 돈에 대한 사고방식이 달라졌다"라고. 사람이 돈을 좇아서 달리기보다는 돈이 우리 쪽으로 끌려오는 방법을 알려준다고도 볼 수 있겠다. 과연 돈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돈을 좋아하건 싫어하건 자본주의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모든 이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월급만으로는 돈이 돈을 버는 걸 절대 이기지 못한다>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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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플랜 - 생리 주기를 통해 원하는 삶 성취하기
미란다 그레이 지음, 강현주 옮김 / 몸글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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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플랜으로 생리 주기가 잠재력이 되는

매력적인 한 달을 보내보자!

여자들은 다 알 것이다. 생리할 때쯤 되면 이상하게 기분이 초조해지고 가끔은 우울함도 찾아온다는 것을. 그리고 막상 그날이 되면 엄청나게 먹을 것이 당긴다던가 잠이 미친 듯이 쏟아지는 경우도 있다. 단지 신체 호르몬의 변화라는 정도로만 받아들였었고 이를 나의 삶에 적용할 생각을 이전에는 하지 못했는데, 이 책 <28일 플랜>을 읽고 나니, 왜 전에는 이런 책이 없었는지 한탄스러울 뿐이다. 이 책은 여성들이 생리 주기를 이용해서 최상의 컨디션과 최고의 실행력을 장착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해주는 아주 스마트한 책이다.

저자 미란다 그레이는 작가이자 대안 요법 강사 겸 일러스트레이터로 여성이 생리 주기에 따라 특별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음을 주장해왔다고 한다. 여러 역할들을 생리 주기에 맞춰 이미 성공적으로 해오고 있었다니, 가히 여성들의 리더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은 <28일 플랜: 생리 주기를 통해 원하는 삶 성취하기>는 생리 주기라는 것을 단순히 어떤 신체적 변화나 호르몬 작용으로 보기보다는 삶에서의 생산성과 창의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특별한 시간으로 바라보고 있다. 기존의 자기 계발서들이 단순히 시간 관리나 목표 설정 전략에 초점을 맞춘 것에 비하여 생물학적 주기라는, 여성만이 가진 독특한 신체 시스템을 기반으로 개인의 삶을 설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28일 주기를 역동적 단계 (배란 전), 표현적 단계 (배란기), 창의적 단계 (생리 전), 성찰적 단계 (생리기)로 나눈 뒤, 각 단계마다 여성들의 보편적인 신체적 심리적 특성을 말해주고 그것을 이용하여 업무 등에 어떻게 활용할지 안내한다. 예를 들자면, 역동적 단계에서는 집중력과 독립성이 높아지고 표현적 단계에서는 공감이나 배려심이 높아진다고 한다. 따라서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을 짜는 것은 역동적 단계에서, 사람과의 소통은 주로 표현적 단계에서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그냥 막연한 설명이 아니라 어느 시기에 무엇을 하면 좋을지가 나와 있어서 좋았다.

이 책은 4장에서 7장까지는 각 단계별로 자세한 솔루션이 제시가 되고 8장에서 10장까지는 28일 플랜에 대한 소개와 그것을 어떻게 실천하면 좋을지, 그리고 플랜이 끝난 후 어떤 식으로 몸과 마음을 정리해야 할지도 소개가 되어 있다. 28일 플랜에 대해 익숙하지 않은 여성들에 대한 Q&A 코너가 있어서 자신의 생리 주기에 대해서 뭔가 불편함이 있다던가 하는 ( 예를 들자면 날짜가 규칙적이지 않다던가 ) 것의 해답을 얻을 수 있다. 28일 플랜 실천하기에는 매일 무엇을 하면 좋을지 계획표가 제시된다. 이 계획표에 따라 여기서 제시하는 어떤 일 (자기 계발서 읽기 등)을 해보고 확인하면 좋을 듯. 232쪽에 나와 있는 주기 다이얼이라는 둥근 계획표는 생리 주기에 따른 28일 살기를 한눈에 볼 수 있어서 좋을 것 같았다.

지금까지 우리에게 있어서 생리 주기란 조금 불편하고 힘든, 호르몬 변화 과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러나 이 책 <28일 플랜>은 생리 주기를 "주체적 삶을 이끌게 도와주는 도구"로 재해석하고 있다. 단순히 신체 관리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업무, 인간관계, 감정 등등으로까지 그 스펙트럼을 확장시킨다. 여성들에게 아주 특화된 자기 계발서로써, 여성들이라면 꼭 한 번쯤은 읽어봐야 할 책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단순히 이론만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의 생물학적 현실을 소중한 삶의 기회로 전환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실천적인 자기 계발서 [28일 플랜]을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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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평짜리 숲 트리플 30
이소호 지음 / 자음과모음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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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한 세계의 열두 틈에서 돋아난 세 평 숲,

끝에서 끝으로 이어지는 창백한 푸른 점의 설화

이소호 작가의 단편소설집 <세 평짜리 숲>은

디스토피아 장르에 속하는 SF 소설이다. 총 3편의 연작소설이 실려있고

거의 멸망 근처에 다다른 지구의 모습과 그 속에서 몸부림치는 인간들의

불행을 담고 있다. 시인의 상상력에서 빚어진 작품이라서

그런지 비극적인 내용 속에는 문학적 감수성이 풍부하게 녹아있다.

어쩌면 실제로 그리 멀지 않았을 것 같은 미래의 지구

지구의 자전축이 무너졌고 달이 2개가 된 상황이다.

산소가 거의 사라진 상태에서 사람들은 일종의 에어포켓,

즉 약간의 산소가 있는 지역에서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들이

더 이상 에어포켓 지역에서의 생존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린 후,

사람들은 이제 낮만 계속되는 "데저트랜드"와 밤만 계속되는 "아이스랜드"로

떠나가야 하는 선택을 해야 한다. 이 와중에 소꿉친구였던 아진과 이린은 헤어질 수밖에 없게 되는데.....

SF 소설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 의지에 대해

실험하고 통찰하는 장르가 아닐까?라는 생각. 이 책 <세 평짜리 숲>도 마찬가지이다. 삶에 대한 희망보다는 절망이 앞설 때, 과연 우리는 어떤 모습을 보일까?

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는 듯한 소설 <세 평짜리 숲>

어떤 이들은 "아감마"라는 사기꾼의 말만 믿고

맹목적으로 그의 지시대로만 행동한다.

그리고 돈을 버는 것 외에는 탈출구가 없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도덕 같은 정신적 가치는 개나 주고 오직 자본만을 추구한다.

또 다른 사람들은 권력의 꼭대기에 앉아있는 인간들의 손에

좌지우지되게 되는데....

사이비 종교가 득세하고, 첨예한 자본주의의 쳇바퀴를 돌다가

결국엔 독재자가 쳐놓은 그물에 걸리는 사람들...

저자가 미래를 그려낸 게 아니라 지금 우리 현대인이 서 있는

"문명사회"라는 아슬아슬한 절벽 끝을 그려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비참한 상황에서 발버둥 치면서 서로를 그리워하는 아진과 이린

그들은 다시 재회할 수 있을까?

디스토피아라는 극단적인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 대한 묘사를 통해서

진정으로 인간다움이 무엇인가?를 이야기하는 소설 <세 평짜리 숲>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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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사람 열린책들 한국 문학 소설선
고수경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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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이든 모임이든 우리는 항상 누군가를 접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들은 낯선 타인에 불과하다. 그러다 특정 사건이 발생하고 그제야 그를 이해할 수 있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항상 옆에 있었지만 관심이 없었거나 혹은 알 기회가 없었던 타인을 비로소 알게 되는 느낌.... 고수경 작가의 단편소설집 <옆사람>은 가까운 타인, 즉 옆사람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공감이라는 키워드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제목도 그렇지만 굉장히 "사람"을 중심에 두고 이야기하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고 사건 그 자체보다는 사건을 대하는 사람들의 내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소설이다.

첫 번째 단편 <새싹 보호법>에서 선생님 강은 학생 지우가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던 때, 혼자 육지에 다녀왔다가 확진자가 되어 돌아온 지우는 원래 모레 자정까지 집에서 머물러있어야 했던 것. 강은 지우와 친한 여학생 윤아를 차에 태우고 지우가 있을 만한 곳을 찾아 동네 여기저기를 둘러보게 되는데... ( 지우를 찾는 동안 윤아와 대화를 나누던 강은 자신도 꼰대 어른들처럼 아이들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을 수도 있음을 깨닫는다. 지우가 그동안 얼마나 외로웠을지 깨닫는 강 선생님... 나이에 상관없이 우리는 지친 마음을 달랠 "나만의 방"이 필요하다 )

두 번째 단편 <다른 방>의 주인공 소희는 청년 주택에서 남자 친구 연호와 동거를 하다가 별로 친하지 않던 친구인 주아가 운영하는 단기 임대 숙소에 들어가게 된다. 총 3개의 방이 있지만 방 하나는 열지 말고 그냥 두기를 부탁하는 주아. 하지만 소희는 그 방에 뭐가 있는지 너무 궁금하다. 한국을 떠나 바르셀로나에 살고 있는 주아의 삶이 궁금한 것처럼. 얼마 전 거실 장의 서랍에서 발견한 열쇠를 들고 있던 소희는 결국 외국에 있는 주아에게 전화를 걸게 되는데... ( 엄청난 비밀이 있는 줄 알았던 방은 소희의 기대와는 달랐고.... 내 집에 속해있지만 내 구역이 아니라고 느꼈던, 잠겨있던 방의 문을 열고 들어간 소희는 "용도 없는" 방에서의 자유를 만끽한다. )

네 번째 단편 <분실>에서 지영은 친한 친구 은희가 살고 있는 태국의 방콕으로 그녀를 만나러 간다. 그러나 도착 후 공항에서 다른 누군가와 캐리어가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지영. 알고 보니 태국에 놀러 온 고등학교 학생의 짐과 바뀌었다는 것을 알게 된 지영과 은희는 여행 겸 짐을 찾기 위해서 그 고등학생이 현재 있다는 치앙마이로 떠나게 되는데.... ( 가끔은 우리 인생에서 우연처럼 벌어지는 일들이 있다. 은희에게 전달해 주려던 테니스 공을 잃어버리게 된 지영. 그러나 어쩌면 공의 분실은 신의 한 수였을지도! 결국 공과 얽혀있던 은희와의 해묵은 기억과 감정을 떨쳐내게 되는 지영 )

소설집 <옆사람>은 우리의 일상 속에서 마주할 수밖에 없는 타인과의 관계, 그리고 그 관계에서 비롯되는 미묘한 감정선을 따라가는 작품이다. 사건의 발생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특정 사건으로 인해서 촉발되는 개인의 내면 심리를 매우 섬세하게 묘사한다고 볼 수 있다. 말하자면 보통 인간들이 살아가는 동안 맞닥뜨리게 되는 "말로 설명하기 힘든" 감정이나 심리 등을 아주 잘 표현하고 있다고 할까? 읽다 보면 정말로 "어, 나도 저런 경우 있었는데.."라는 말이 절로 튀어나오게 된다. 그뿐 아니라 굉장히 "사람"을 중심에 둔 소설인 게, 낯설게 느껴졌던 타인을 진정으로 이해한 순간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모습들이 이 소설에서는 많이 나온다. 안 그런 척, 계속 관심을 지속해왔다고 말해주는 느낌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우리 모두에게 뭔가 메시지를 던지는 듯한 소설집 [옆사람]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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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는 쿠데타 - 글로벌 기업 제국은 어떻게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가
클레어 프로보스트 외 지음, 윤종은 옮김 / 소소의책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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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 그림자 권력, 그 은밀하고도 장대한 쿠데타의 진상을 규명한다

몇 년 전 봤던 영화 [블랙 머니]에서 한 미국의 금융 기업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천문학적 금액의 소송을 거는 이야기가 등장한다. 전체적인 내용이 다 기억 나기보다는 조진웅이나 김혜수 배우 같은 주요 역할을 담당했던 분의 연기만 반짝 기억날 뿐이지만, 어쨌든 이 영화가 우리나라 정부와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와의 법적 공방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우리가 90년대 말 겪은 금융 위기, 즉 우리에게는 불행이었던 사건을 기회로 삼아서 소송 끝에 엄청난 돈을 뜯어간 기업 론스타. 그들이 이렇게 할 수 있었던 배경에 한국의 썩은 엘리트 집단들과의 카르텔이 있었기 때문인데, 이 책 <소리 없는 쿠데타>가 이런 이익집단들이 어떻게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지를 낱낱이 보여준다.

이 책 [소리 없는 쿠데타]는 저널리스트인 클레어 프로보스트와 매트 켄나드가 집필한 책인데, 여러 나라를 옮겨 다니며 벌어진 사건과 사실을 기반으로 다국적 기업들이 어떤 식으로 다른 나라들을 침투하여 그들을 좌지우지하는지를 보여준다. 각 기업들은 투자라는 명목으로 한 나라에 들어왔다가 법적인 문제가 발생하여 이익에 차질이 생기는 경우, 그 나라의 법을 존중하기보다는 국제법에 바로 도움을 청한다. 세계은행,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 (ICSID)와 투자자-국가 분쟁 해결제도 (ISDS) 등의 국제기구를 활용해서 각국 정부를 상대로 거액의 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보여준다. 주로 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에 있는 나라들처럼 국제적으로 입김이 그다지 세지 않은 나라를 대상으로 자원을 수탈하고 심지어는 민간 군대까지 운영하여 자국 정부의 역할을 대체하려고 한다.

엘살바도르에서 발생한 광산 개발 문제나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의 지분 이전 문제 등등을 예로 들면서 결국 재판에 이기든 지든 상관없이 탐욕스러운 기업에 국가가 패배할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책을 읽는 동안, 세계은행이나 ICSID와 같은 기관들이 얼마나 공정한가? 이들은 왜 재판을 진행함에 있어서 환경과 지역민의 건강 등을 고려하지 않는가?라는 생각이 들면서 결국 이러한 제도가 만들어진 이유는 세계 최고의 엘리트 집단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함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돈과 권력을 앞세운 사조직이 엄연히 공적 집단인 국가를 밟아버리고 국가의 법체계를 깡그리 무시하는 상황... 그렇다면 왜 이런 부분이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공론화가 되지 않은 것일까?

이 책을 읽고 있자니 마음이 너무나 답답해졌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의 불편한 진실을 그대로 드러내는 내용이기 때문이었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이 민주주의는 절대로 안정된 것이 아니다, 자칫하면 남의 손에 의해 낱낱이 해체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 "개발" "원조" "투자" "국제 협약" 등등 겉보기에는 그럴듯해 보이는 단어들이 우리 현실에서는 결국 다국적 기업의 이익을 위한 도구로 전락하고 있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ISDS를 앞세운 소송은 개발도상국뿐 아니라 선진국 정부마저 무력화시키고, 국제 원조금은 기업의 마케팅 수단으로 변질되며, 경제특구는 노동권을 침해하는 또 다른 착취의 장이 되고 있다. 말하자면 우리는 현재 새로운 형태의 제국주의 혹은 식민주의에 맞서고 있는 셈이다.

세상 어디에나 빌런들이 없는 곳이 없다...라는 생각이 들고, 악한 사람들이 똑똑하기까지 하니 세계가 이 모양인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가난한 사람들은 더 가난해지고 부자들은 더 부자가 되는 초 자본주의 세상, 어쩌면 이 책 표지에 나와 있는 문구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 그림자 권력"이 좌지우지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이 책은 두 저널리스트들의 철저한 현장 조사를 바탕으로 광범위한 문제를 탐구한다. 오직 이익만을 추구하는 기업의 권력이 어디서, 어떻게, 왜 민주주의를 탈취하고 있는지를 폭로하고 있는 책 <소리 없는 쿠데타> 기업 권력과 국제 정치 그리고 인권과 민주주의를 중요시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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