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더 이상 말 때문에 상처받지 않기로 했다 - 해로운 말로부터 몸과 마음을 지키는 20가지 언어 처방
리자 홀트마이어 지음, 김현정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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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때문에 지친 당신을 위해,

뇌의 작동 원리와 언어 패턴을 밝히는

마음 회복 설명서

명절에 친척들로부터 살쪘다 혹은 왜 결혼 안 하냐?라는 말을 들었거나 혹은 온라인 게시물에 달린 악플 때문에 하루 종일 기분이 나빴던 경험이 있던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한번쯤은 꼭 읽어봐야 한다. 그뿐 아니라 평소에 나 자신과의 내면 대화에서 항상 부정적인 피드백을 주고 받아 왔던 사람들도 이 책을 읽어야 한다. 굉장히 많은 깨달음을 주는 책이다.

일단 이 책은 우리에게 익숙한, 현실에서 충분히 일어날 법한 짧은 장면으로 글을 시작한다. 친구로부터 살을 빼는 게 좋겠다는 이야기를 들어 마음의 상처를 입은 모니카의 사례나 직장에서 있었던 사소한 일로 고민의 굴레에 빠져버린 노아의 사연 등은 우리가 흔히 경험하는 사례들인데, 이 책은 그러한 상황을 제시한 후 이러한 대화나 상황 속에 숨어있는 의사소통의 구조를 하나씩 짚어준다. 독자들이 완전히 이해할 수 있도록!

특히 좋았던 부분을 말하자면 나도 모르게 내가 가지고 있었던 부정적인 의사소통 방식을 알게 되었다는 점이다. 3장 <수동 공격적 화법>과 6장 <잠수를 타는 스톤월링> 을 읽고 나는 마음 한 구석이 뜨끔했다. 이 둘은 완전히 내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책에서는 그렇게 부정적인 의사소통을 하는 이유와 이러한 대화법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제시해 준다. 실제로 사용해 볼 수 있는 전달 방법이 다양하게 제공되는 점도 좋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강력한 메시지라고 여겨진 부분은 바로 7장 <내 안의 무력한 아이와 부정적 자아> 와 19장 <상대를 옥죄는 가스라이팅> 부분이었다. 7장을 통해서 내면의 대화가 정신적 건강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 정신 건강은 육체적 건강과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었다 )를 알 수 있었고 19장을 통해서는 심리적인 폭력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는 해로운 소통 방식인 가스라이팅을 피하는 법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읽다 보니 몇몇 장에서 나 자신의 모습이 겹쳐 보이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의 익숙한 말버릇과 행동 패턴이 떠오르기도 했다. 이 책은 우리가 무심코 반복해온 문제 있는 소통 방식에 대해서 잘 분석하고 긍정적인 방식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책이다. 단지 이론만 열거한 그런 종류가 아니라 현실에서 써볼 수 있는 대화법도 잘 정리해두고 있는 책이기에 곁에 두고 오래 참고할 수 있는 안내서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 뿐 아니라 스스로와의 내면 소통을 건강하게 이끌어보고 싶은 분들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나는 더 이상 말 때문에 상처받지 않기로 했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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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나재원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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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접속하는 실험 ‘드림캐처’

비밀을 들키는 순간,

실험은 살인보다 위험해진다


상당히 충격적으로 다가온 소설 <인사이드> 읽고 나니 많은 생각이 떠올랐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유명한 사람들의 ( 연예인 혹은 범죄자? )의 머릿속이 들여다보이는 듯했고 역시 인간은 어릴 적 받은 양육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생각까지 들게 만든 소설.  묻혀있던 잠재의식과 기억, 즉 코어메모리를 주제로 한 대단히 강렬하다 못해 뜨거운 소설 <인사이드> 속으로 들어가 본다.


한국 최고의 명문 과학기술대학인 피키스트에 다니는 5명의 학생들, 웬디, 존, 로건, 에나 그리고 프롬..  이들은 인간의 무의식과 기억에 접근할 수 있는 AI 프로그램 ‘드림캐처’를 거의 다 개발한 상태였다. 하지만 프로젝트 완성 단계인 임상 실험에 참여할 지원자들이 아무도 없는 상황.... 이들은 과연 어떤 방법을 고안해낼 것인가?


부끄럽거나 죄책감 때문에 혹은 너무 아픈 상처라 평소에는 기억조차 못 하는 상태로 마음속 깊이 묻어놓았던 코어메모리... 그런데 그런 기억들을 3D 가상 현실의 세계에서 직접 만나볼 수 있다니.. 참으로 매혹적이지만 동시에 위험한 상상이 아닐 수 없다!


임상 실험 참여자들을 구할 수 없었던 팀원들은 결국 스스로가 베타테스터가 되기로 하고, 한날한시에 그들은 모두가 서로의 코어메모리에 접속하게 되는데...


“이들 중 누군가는 이 실험으로 인정받고 싶고

누군가는 애인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고 싶고, 누군가는 성과를

가로채고 싶고, 누군가는 진실이 알고 싶고, 누군가는 서로를

망가뜨리고 싶다. 누구도 돌이킬 수 없는 게임이 결국

시작되고 말았다.” - 55쪽 -


이 소설을 읽는 동안 나는 옛 영화 “유혹의 선”을 떠올리게 되었다. 의대생 여러 명이 모여서 사후 세계를 경험하려다 자신들의 트라우마가 묻혀있는 기억을 건드리게 되면서 벌어지는 무시무시하고도 아찔한 상황.....  누구에게나 깊이 묻어두고 싶은 과거의 기억들이 있는데.. 그 어두운 기억을 마주하게 되는 순간, 우리는 끔찍한 무엇인가를 감당해야 할 수도 있다.


소설 <인사이드>도 머리도 좋고, 재능도 뛰어난 이 학생들의 어둡고 수치스러운 기억들을 각자의 눈으로 직접 마주하게끔 만든다. 각자의 목적과 이익을 위해서 실험에 참여하게 되지만 결국은 그 어느 것도 얻지 못한 채 더욱더 깊은 혼란에만 빠지게 되는 그들... 그러나 이들이 겪는 혼란은 전반전에 불과하다?! 이들의 목숨까지도 위협하는 아찔한 매운맛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


기억은 그대로 덮어둬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우리는 과거의 상처를 마주해야 하는 것일까? 소설 <인사이드>는 내면 깊이 가두었던 기억을 꺼내보는 행위 자체가 가진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는 듯하다.  남들에 대한 의심 때문이든, 혹은 집착에 가까운 애정 때문이든 우리는 누군가의 기억이나 비밀을 들여다보고 싶어 하지만 글쎄... 선을 넘어버리는 순간, 되돌릴 수 없다는 이야기를 소설이 하고 있는 것 같다.


과연 우리는 과거의 상처와 아픔을 딛고 새로운 존재로 탈바꿈할 수 있을 만큼 이성적인 존재일까? 를 묻는 듯한 소설 <인사이드> 인간의 내면을 다루는 심리스릴러를 좋아하고 SF장르를 특히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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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 유어 달링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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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처럼 똑같은 악몽을 가진 부부가 있을까?”

부부란 같은 배를 타고 있는 일종의 운명 공동체라 할 수 있다. 어떤 부부는 남들은 절대로 몰라야 할 어두운 비밀을 가지고 있기도 한데, 바로 톰과 웬디 커플이 그러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밀봉된 비밀 상자가 조금씩 열리고 있다면? 하찮은(?) 죄의식 때문에 커플 중 한쪽이 조금씩 비밀을 누설하고 있다면 다른 한쪽은 그 입을 영원히 막아버릴 방법을 떠올리지 않을까? 인간 내면 심리의 미묘한 지점을 매우 잘 포착해 내는 피터 스완슨 작가의 신작 <킬 유어 달링> 속으로 들어가 본다.

톰과 웬디 부부는 남부러울 것 없는 가정생활을 해오고 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안정된 직장과 풍족한 재산 그리고 똘똘한 아들까지.... 그러나 언젠가부터 웬디의 레이더망에 위험신호가 포착되기 시작한다. 스스로를 망칠 정도로 술에 절여진 채 살고 있는 톰.. 그리고 멈추지 않는 다른 여성들과의 불륜... 하지만 결정적으로 톰이 추리소설을 쓰고 있다?! 얼마 전 부부가 참석했던 디너파티에서 살인 사건이 등장하는 추리 소설을 쓰고 있다고 톰은 자랑하듯 떠들었고, 이후 몰래 톰의 컴퓨터 속 소설을 엿본 웬디는 이제 모든 것을 끝내야 할 시점이 온 것을 알게 되는데....

이 책 <킬 유어 달링>은 특이하게도 시간을 과거로 역추적하는 설정이다. 독자들은 이미 일어난 한 범죄 사건에 대해서 알고 있고 이 커플이 과거에도 이와 비슷한 범죄 사건에 연루되었을 것을 짐작게 하는 상황이 연출된다. 사랑과 범죄.. 그 모든 것의 싹을 틔웠던 지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점에서 이 소설은 기묘한 "노스탤지어"의 감정을 일으킨다. 마치 결코 드러나선 안될 비밀들이 쌓여있는 다락방을 뒤지는 느낌과 오래된 사진첩을 거꾸로 넘겨보며 알아선 안될, 금지된 추억에 젖어드는 느낌이랄까? 현재 톰을 바라보는 웬디의 차갑다 못해 살벌한 눈빛과 그들이 서로를 영원한 커플로 느끼게 된 과거의 지점이 교차하면서 범죄 추리소설이지만 이상하게 아련하게 다가오는 부분이 있다.

먹잇감을 단번에 제압하는 육식동물의 눈빛을 가진 웬디 그러나 술에 취하지 않으면 버틸 수 없는 연약한 톰.. 책을 읽는 동안 이 부부를 지금까지 지탱하게 만든 힘이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나는 궁금했다. 혹시 가스라이팅과 스톡홀름 증후군 때문은 아니었을까? 그들이 서로를 운명 공동체 그리고 운명적 쌍둥이라고 여길 수 있는 지점이 있긴 했지만 ( 둘이 생일이 같음 ) 나는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웬디라는 여왕 거미가 쳐놓은 거미줄에 톰이라는 파리가 점점 걸려들어가는 것이 보일 뿐이었다. 이들의 만남은 애초에 "힘의 불균형" 혹은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던 것.

지킬 자신이 없으면 애초에 어두운 비밀을 만들지 말 것...이라고 말하는 듯한 소설 <킬 유어 달링> 과거를 완벽하게 털어버릴 수 있는 자가 과연 있을까라고 묻는 것 같기도 하다. 모든 범죄조직은 공통점이 있는데, 내부 기밀을 누설한 자는 처단되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조직의 수장인 웬디가 톰에게 하고 싶은 말인 듯. 독자들에게 상당한 몰입감과 스릴감을 주는 소설 <킬 유어 달링> 피터 스완슨은 집중력이 떨어지는 독자들의 관심을 붙들어놓는 전략을 잘 짜는 것 같다. 독특한 개성을 가진 인물들과 기존의 추리소설 형식을 약간 벗어나는 구조까지... 아주 흥미진진한 소설 <킬 유어 달링>을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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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괴담
온다 리쿠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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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하게 분위기를 조성해나간다는 점에서 커피와 괴담은 잘 어울리는 한 쌍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면에서 책 [커피 괴담]은 독자들의 흥미를 꽤 불러일으킬만한 적절한 제목이 아닐까 싶다. 나는 괴담을 상당히 좋아하는 편인데, 스스로 왜 이럴까? 궁금해지던 찰나, 책 속에서 답이 될만한 문장을 찾았다. 등장인물 중 한 명인 다몬의 발언인데, 내가 괴담에 대해서 느끼는 바를 아주 콕 집어서 표현하고 있다.

“나는 괴담을 이야기하고 있으면 좀 과장일지 모르지만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어.”

책 <커피 괴담>은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커피를 마시며 각자 알고 있는 괴담을 공유하는 컨셉이다. 이제 중년에 접어드는 이 4명의 친구들은 음악 프로듀서, 작곡가, 외과의사 그리고 검사 등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평범한 시민들인데, 이들은 교토, 요코하마, 고베 그리고 오사카 등의 유명한 찻집을 찾아다니며 커피와 괴담의 분위기를 만끽한다. 우연히 시작된 친구들의 괴담을 위한 이 만남은 무려 6회까지 이어지게 되는데...

괴담들의 주제는 상당히 다양하다. 미국 원주민 부족이 만든 곰 장식물이 사고를 미리 예언하다?! 아들과 함께 꽃 사마귀라는 곤충을 잡았을 뿐인데 갑자기 아들의 다리에 낫으로 베인 상처가 생기다?! 돌아가신 숙부의 스마트폰에 깔린 만보기 앱이 갑자기 작동하기 시작했다?! 머리끝이 쭈뼛 서게 만드는 무서운 심령 사건에서부터 여러 차원을 넘나드는 이세계 이야기까지... 어디서 들어본 듯 친숙하면서도 낯선 이야기들이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독서 시간을 즐겁게 만들어준다.

그러나 이 책에서 개인적으로 제일 흥미로웠던 부분은 바로 주인공 ' 쓰카자키 다몬'이라는 사림이었다. 그는 속세에서는 무척 가벼워 보이는 사람이지만 ( 뭔가 헐렁해 보이는 성격...) 왠지 영적 세계에 이미 발을 담그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예를 들어서 친구의 할머니가 아마도 세상을 떠났을 시점에 그녀를 목격한다던가, 매우 기괴한 악몽을 꾸고 나서 검사 친구 구로다가 애타게 찾고 있던 사건 단서를 제공한다든지 하는 묘한 경험을 한다. 분실해도 자꾸만 그에게 돌아오는 낡은 우산은 또 어떤가? 다몬은 특별하다. 어쩌면 평범한 인간들 틈에서 살고 있는 다른 차원의 인간일지도....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 가끔 만나서 안부를 묻는 친구들과 이런 괴담 모임을 해보면 어떨까?'라고.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좀 따분하고 지루한 일상에 뭔가 활력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고즈넉한 카페에서 향긋한 커피 한 잔을 앞에 둔 채 너무도 익숙한 이 세상 말고 좀 더 신기하고 기묘한 세상 이야기를 나눈다니... 생각만 해도 짜릿하고 신이 난다. 몸은 현실에 두고 있지만 잠시 이세계로 다녀온 듯한 묘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소설 [커피 괴담]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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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족의 최후
송아람 지음 / 미메시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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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말은 혼란 그 자체였다.

X세대의 특유의 자유로움과 반항심 그리고 높은 이상은 

당시 한국 사회를 상징하는 시그니처이자 사회를 이끄는 에너지가 되어 주었으나

 IMF가 터지면서 그들은 무력하게 눈앞에서 무너져내리는 현실을 맞닥뜨려야만 했다.


만화책 <오렌지족의 최후>는 그렇게 혼란스러웠던

세기말 감성을 아주 풍부하게 담아낸다. 절망과 좌절 그리고 방황과 외로움마저도 

어쩌면 젊음의 특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책 <오렌지족의 최후>

누군가의 이야기이자 바로 우리 모두의 이야기인

책 속으로 들어가 본다.


주인공 오하나는 경제적으로 안정된 가정에서 살고 있지만

현실은 지루하고 공부는 재미없다. 겉으론 모범생처럼 보이지만 

늘 일탈을 꿈꾸는 오하나.

그런 그녀 앞에 백마 탄 왕자님처럼 나타난 사람은 바로

미국 유학생 최준혁. 오하나는 그에게 반해버리고 곧 둘은 연애를 시작하지만 

불같은 첫사랑도 거리 문제 등으로 흐지부지되고 만다.


이제 오하나의 꿈이 되어버린 최준혁...

사랑의 실패를 극복하지 못한 오하나는 무작정 캐나다로

유학을 떠나게 되는데...


꿈은 꿀 때까지만 달콤하다. 현실로 만나는 꿈은 가끔 상당히 아프다. 

공립학교에서 영어 때문에 고군분투하던 오하나는

사촌인 로사의 도움을 받아서 부유층들이 돈 내고 간다는

사립 고등학교로 옮기게 된다. 거기서 오하나는 한국 유학생들

무리와 친해지게 되지만 그들과의 만남을 계기로 지옥문이 열리게 되는데...


<오렌지족의 최후>에서 재미있던 요소를 말하자면 우선

매우 생생하고 현실적인 이미지 표현! 

저자는 머리 스타일이나 복장 만으로도 90년대 세기말의 분위기를 깨알같이 

잘 담아낸다. 그리고 미묘한 얼굴 표정 등으로 유학생들

특유의 높은 불안이나 긴장감 생존 스트레스를 잘 담아냈다는 느낌...


등장인물들도 상당히 현실적이고 개성 있다는 느낌.

이민 1.5세대인 사촌 로사의 경우, 고생하는 부모를 위해 일찍

어른이 되어버린 케이스이고 ( 교민 중 분명 이런 사람 있다 )

오하나의 일본인 친구 타케야는 특유의 유연함으로

백인 주류 사회에 잘 적응하고 한국인들 사이에서 고통을 겪던 오하나를 잘 감싸준다. 나이와 국경에 관계없이 이렇게 속 깊은 사람들은 어디나 있다.


파랑새를 쫓아서 멀리 날아갔던 오하나.. 재벌은 아니었지만

안정된 가정에서 돈 걱정없이 공주처럼 자란 오하나.

뚜렷한 목표 없이 시작했던 그녀의 유학 생활은 결국 좌초하게 된다. 

오하나가 위기를 맞았던 순간에 떠올린 구절은

바로 소설 <호밀밭의 파수꾼> 속 “Nobody. Me, myself and I” 인데 

그녀가 겪은 지독한 외로움과 좌절을 나타내는

말일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또 다르게 다가온 문구이다.


말하자면 현실로부터 아무리 도피하고 도망 다녀도

그리고 아무리 멀리 떠나와도 결국 “나”는 “나 자신”으로부터

도망칠 수 없다는 것... 참으로 기막힌 현실이다.


“오하나, 너 지금 여기서 뭐 하고 있어? 이 멀리까지

대체 왜 온 거야? ” - 366쪽 -


생각만 해도 이불 킥 하게 되는 누군가의 흑역사를

담고 있는 만화책 <오렌지족의 최후> 그러나 한때 우리는

그렇게 젊었고 대담했고 절망했고 외로웠다. 

말하자면 우리는 모두 한때 오하나였다고 말하면... 조금 오버인가?


오하나의 고통스러운 성장통을 담고 있는 책인데 부디

이 이야기의 그다음 버전이 나오기를 바라본다.

상당히 재미있어서 읽다가 밤새게 되는 책 <오렌지족의 최후>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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