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도 좋아하는 비건 한식 대백과 - 시카고에서 차려 낸 엄마의 집밥
조앤 리 몰리나로 지음, 김지연 옮김 / 현익출판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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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인기 많은 한식 요리책!

반찬, 김치, 찌개부터 한국식 베이킹까지 총망라


젊을 때는 많이 신경 쓰지 않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식습관에 조금 더 신경 쓰게 되었다. 밖에서 사 먹거나 배달을 시켜서 먹는 음식보다는 아무래도 직접 만들어 먹는 음식이 건강에 훨씬 더 좋을 것이기 때문에 최근 들어서는 요리를 좀 더 자주 하게 되었다. 유튜브나 인터넷을 통해서 다양한 요리 레시피를 알 수 있었으나 독특하고 특별한 맛을 위해서는 요리책이 필요하겠다 생각하던 차에 이 책 <외국인도 좋아하는 비건 한식 대백과>를 만나게 되었다. 각종 소스부터 반찬, 찌개, 국, 그리고 빵과 떡 같은 디저트까지.. 매우 기본적이지만 저자의 노하우가 가득 담긴 대단히 유용한 요리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에도 "비건"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것처럼 이 책에 나오는 요리법에는 생선이나 계란 같은 동물성 재료가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나도 평소에 고기를 많이 먹지 않고 되도록 채식 위주의 삶을 실천하고자 했기에 이 요리책이 정말 반가웠다. 이 책의 시작은 저자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였다. 북한에서 내려온 조부모님, 일찍이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온 부모님들, 모두가 저자의 요리법에 알게 모르게 도움을 준 사람들이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듯 이 책은 소스부터 디저트까지 한국 요리를 총망라한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모든 요리의 기본은 소스라고 생각했기에 다양한 소스 만드는 법이 소개된 부분이 아주 좋았다.


나의 경우에는 보통 국을 끓이거나 찌개를 만들 때 코인 육수를 이용하거나 내가 평소에 다시마와 멸치 등으로 끓여둔 육수를 이용한다. 그러나 이 요리책에서 소개된 "채수"가 아주 깊은 맛도 나고 유용하게 쓰일 것 같았다. 다시마와 버섯의 조합 그리고 다양한 야채가 포함된 것만 보더라도 얼마나 감칠맛이 날까? 기대되었다. 그리고 우리 가족은 아침마다 빵과 시리얼 그리고 샐러드와 삶은 계란 등으로 식사를 하는 편인데, 집에서 우유 식빵을 만들 수 있다니 완전히 획기적이었다. 물론 내가 만들면 사 먹은 것보다는 맛이 덜할 수 있겠지만 요리책에 나온 우유 식빵의 사진은 뭔가 쫄깃한 식감을 느끼게 해주었다.


사실 나는 다이어트에 관심은 많지만 솔직히 말해서 다이어트를 위한 음식들은 분명히 맛이 없을 거라고 지레짐작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책에 등장하는 요리들은 맛도 좋고 다이어트에도 큰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서 139쪽에 나오는 "배 코울슬로" 같은 경우는 코울슬로 자체도 맛있지만 우리나라 배가 가진 특유의 시원한 맛 덕분에 더욱더 맛있을 거란 느낌이고, 103쪽에 등장하는 두부전은 본 재료 두부 외에도 당근, 표고버섯, 후추, 대파 등등 다양한 재료가 섞이고 계란물을 입혀 구워내면 마치 동그랑땡 같은 맛이 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 신랑이 정말 좋아하는 음식이 몇 가지 있는데, 김밥, 미역국 그리고 국수를 비롯한 면 요리 등이 바로 그것들이다. 내가 평소에 미역국을 끓일 때는 고기나 황태를 무조건 넣는데 채수만으로도 맛을 낼 수 있다면 이 책에 나와있는 조리법으로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 그리고 이 책에는 중국집에서 시켜야 먹을 수 있는 짜장면 조리법이 나와 있다. 버섯과 애호박 그리고 양배추가 들어가고 고기는 콩고기로 대체한 조리법. 시켜 먹는 짜장면 정도의 맛은 나지 않겠지만 재료가 집에 있는 평범한 것들이기에 주말에 한번 해먹어 봐야겠다 싶다. 만드는 과정에 대한 사진이 나와 있지 않아서 다소 아쉽지만 조리법이 글로 설명이 잘 되어 있고, 완성된 요리를 찍은 사진들이 정말 먹음직스럽게 잘 찍혀있다.


이 책은 특히 건강에 신경을 쓰는 사람들이 본다면 정말 도움이 될 것 같다. 고기는 콩고기로 대체하고 육수의 경우도 야채로 맛을 낸 채수이다. 버섯 등을 이용하여 탕수육을 해먹을 수 있다니 아주 새로운 접근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시 한번 우리 한식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해 준 우수한 요리책 [외국인도 좋아하는 비건 한식 대백과]를 요리에 관심이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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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 - 히틀러
김종천 지음 / 사유와공감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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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최고의 불가사의, 최악의 역사적 인물

히틀러와 나치 정권

내가 그동안 알고 있던 히틀러는 세계대전을 일으키고 유대인이라는 특정 민족을 학살로 이끈 최악의 인간이라는 것이었다. 이외에는 히틀러라는 인물에 대해서 거의 모르고 있었는데, 비록 소설이지만 이 책 [독재자 - 히틀러]를 통해서 그가 독일의 수상으로 집권했던 당시의 독일 상황과 어떻게 해서 그런 최악의 인물이 권력을 잡을 수 있었는지를 알게 되었다. 비참하게도, 현재 우리나라도 엄청난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혼란을 겪고 있다. 독재를 하려고 했는지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했고, 곧 국회의 의결로 계엄은 해지가 되었지만 여전히 소위 극우라고 불리는 무리들이 이곳저곳에서 폭동과 소요사태를 일으키고 있다. 이 책 [독재자 - 히틀러]에 나오는 당시 독일의 상황이 우리와 너무 흡사해서 두려움마저 들었다.

이 책은 히틀러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해서 한 나라의 수장이 되어서 권력을 휘두르는 모습까지 담고 있다. 운이 좋아서 리더까지 될 수 있었는지 모르겠는데 사실 히틀러는 머리가 좋거나 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아니었다.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난 히틀러는 아버지의 3번째 부인에게서 태어났는데, 공부보다는 그림 그리는 것을 더 좋아했다고 한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면서 유산을 많이 남겼고, 어머니도 47살이라는 이른 나이에 세상을 등지면서 히틀러는 부모의 유산을 받아 빈둥거리며 젊은 시절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젊은 시절에는 노숙자가 되어서 길거리를 헤맸을 정도로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을 겪기도 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런 사람이 국가 수장이 되고 권력을 움켜쥘 수 있었던 것일까? 더군다나 그냥 평범한 리더가 아니라 온 국민의 지지를 열렬히 받는 지도자가 될 수 있었단 말인가? 이 책을 읽다 보니 몇 가지 원인을 파악할 수 있었다. 우선 독일과 독일인이 가진 본질적 특성이 있었다. 그들은 민족주의와 전통에 대한 집착이 있고 공권력에 대한 복종심이 강해서 개인의 자유나 자율 같은 민주적 의식이 뿌리내리지 못했다는 점. 그리고 당시 독일은 1차 세계대전의 패전국이 되어서 엄청난 돈을 전쟁배상금으로 내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1929년 10월 미국의 주식시장이 붕괴하면서 세계 대공황이라는 혼란이 발생했고 그로 인해 독일도 경제적으로 너무 힘들어지면서 실업자가 속출한다. 경제적 혼란은 곧바로 사회적 혼란을 야기했고 이런 불안정을 틈타서 민족주의를 외치는 나치당에 기존 사회에 절망을 느낀 국민들이 몰리게 되면서 히틀러가 독일의 수상이 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그러나 히틀러가 단지 운이 좋아서, 스스로만의 능력으로 그렇게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히틀러 곁에는 괴벨스라는 선전, 선동 전문가가 있었는데, 그는 어릴 때부터 오른쪽 다리를 절어서 열등감이 심했지만 두뇌가 뛰어난 사람이었다. 급진적 좌파 성향이 있었던 괴벨스는 자신을 알아주는 히틀러에게 충성을 맹세했고, 그 이후부터는 히틀러가 이끄는 민족사회주의당, 즉 나치당을 위해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한다. 이 책에 따르면 포스터와 연설을 동원한 그의 선전은 다소 시끄럽고 자극적이었으나 한없이 다채롭고 흥미로워서 대중들의 눈과 귀를 자극하고 카타르시스를 제공했다고 한다. 괴벨스 외에도 많은 기업들이 히틀러에게 자금을 대주게 되고, 젊은 청년들이 나치당으로 몰려들면서 히틀러에게는 자금, 언론 그리고 폭력의 수단이라는 권력을 손에 넣게 된 것이었다.

이후 승승장구하던 히틀러는 여러 정적들을 제거하고 완벽히 자신의 권력 체계를 구축하게 되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키고 유대인들을 끔찍하게 학살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 이성과 논리보다는 야만과 광기가 세상을 지배하였던 시절이었는데, 무서운 것은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도 독재를 하려고 했던 자에게 지지를 보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점이다. 피를 흘리고 투쟁하면서 겨우 이룬 민주주의가 한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는 공포심을 요즘에 느끼고 있다. 히틀러가 집권하던 당시 독일에도 그를 반대하던 3분의 1의 국민들이 있었으나 그들의 목소리는 다수의 광기 속에서 큰 힘을 쓰지 못한 것으로 보였다.

히틀러도 자신의 야욕 실현을 위해 국가와 민족을 들먹인 사람이고 선전 선동에 뛰어났으며 입만 열면 거짓말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누군가가 떠오르지 않는가? 다시는 국가와 국민들을 위험으로 빠뜨리는 정치인이 생겨선 안된다는 생각이 들고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경각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존재했던 인물과 사건을 다뤄서 그런지 현장감과 생생함이 남달랐던, 그리고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 소설 [독재자 - 히틀러]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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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클리스 : 다시없을 영웅의 기록 - 한국전쟁의 포화 속에서 무모할 정도로 용감했던 한 영웅의 질주
김신영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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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의 포화 속에서

무모할 정도로 용감했던 한 영웅의 질주

책 [레클리스]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전쟁 이야기이고 주인공이 다름 아닌 말이다. 예전에 남겨진 사진들을 통해서 전쟁 중 군인들과 함께 했던 동물들 - 고양이, 개, 혹은 곰 - 등을 본 적은 있었으나 이렇게 실질적인 공헌을 이룩한 경우는 보지 못했던 것 같다. 한때는 경주마로 트랙을 달렸으나 한국 전쟁이 터진 이후에 포탄을 나르고 케이블을 옮기는 등 미군을 위해서 몸을 사리지 않은 영웅 말 "레클리스". 지금 우리가 누리는 평화와 안정은 전쟁 당시 목숨을 바쳐가면서 나라를 지켰던 과거의 영웅들 덕분이고 그 영웅들 속에는 레클리스도 포함된다.

이 이야기는 말에게 온통 마음을 빼앗겼던 한 소년으로부터 시작된다. 일제강점기 시절, 소년 김혁문은 먼발치에서 경마장을 구경하다가 그만 어떤 말에게 마음을 뺏겨 버린다. 이후 그의 목표는 단 하나! 첫눈에 반해버린 ' 흰 다리와 붉은 털을 가진 말'을 눈앞에서 보는 일. 무척이나 가난한 집 출신인 혁문이 말을 소유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웠지만 어느 날 경마장을 방문했던 혁문은 경마장에서 일하는 일본인들 눈에 들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훈련 수습생으로 일하게 된다. 훈련사 다케오를 통해서 말에 대한 모든 것을 배우면서 말들의 경주를 지켜볼 수 있는 하루하루가 혁문에게는 행복 그 자체였다.

그러나 1941년 일본이 하와이 진주만을 기습 공격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태평양 전쟁이 시작된다. 혁문을 가르치고 돌봐줬던 일본인들이 전쟁 참여 등을 이유로 일본으로 떠나게 되고 경주마들도 전장에 보내는 쌀을 운반하는 군마로 전락하게 된다. 비록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혁문은 "불꽃" ( 흰 다리와 붉은 털을 가진 말 ) 을 계속 정성스럽게 돌본다. 그러던 와중에 불꽃이 새끼 말, 즉 이 책의 주인공 아침해 ( 혹은 레클리스 )를 출산한다. 그러나 출산이 힘들었던 탓인지 불꽃이 새끼를 낳은 후 생명을 잃게 되고, 혁문은 잠시 슬픔에 빠지지만 엄마를 많이 닮은 아침해와 다시 사랑에 빠지게 되면서 정성스럽게 아침해를 돌본다.

2장은 6.25 전쟁이 발발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초반에는 한반도 대부분이 북한에게 함락이 되지만 이후에 미군과 유엔군 그리고 특히 맥아더 장군이 이끄는 미 해병대가 참전하게 되면서 북한군이 퇴각한다. 그러나 중공군이 인해전술을 펼치게 되면서 소모전에 접어들게 된 한국 전쟁. 해병대 소속의 페더슨 중위는 중공군을 물리치기 위해서 치명적인 공격력을 가진 무반동총, 즉 '레클리스 건'을 전쟁에 쓰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옮기기에는 너무 무거운 포탄을 옮기는 역할을 할 존재가 필요했고 마침 누나 정순이 지뢰 파편 때문에 다리를 절단하는 바람에 의족이 필요했던 혁문은 눈물을 머금고 불꽃의 새끼인 "아침해"를 페더슨 중위에게 팔게 된다.

3장은 미군들의 세심한 돌봄을 받는 레클리스 ( 원래 이름은 아침해였으나 미군에게 속하게 되면서 레클리스로 바뀜 )가 어떻게 훈련을 받고 해병대 일원이 되는지가 소개된다. 레이섬 병장은 본격적으로 레클리스를 훈련시키는데, 엄폐물이 없는 곳에서 포격을 피하는 법, 트레일러에 오르고 내리는 법, 언덕길을 오르내리며 철조망을 통과하는 훈련을 받으면서 점점 레클리스는 진짜 해병이 되어간다. 4장에서는 본격적으로 전장에 뛰어든 레클리스의 활약이 멋지게 등장한다. 무거운 포탄을 나르고 부상을 당하는 등 레클리스가 기여한 덕분에 결국 중공군이 퇴각하고 미 해병대는 승리를 거둔다. 이후 전쟁의 종식과 함께 미국으로 가게 되는 레클리스는 가장 명예로운 해병에게 주어지는 첫 번째 케이크를 먹는 영광을 누리게 되는데....

우리는 현재도 한국전쟁의 악몽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한 상태다. 나라는 3.8선으로 나누어져 있고 휴전 상태이긴 하나 언제 전쟁이 또 터질지는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어쨌든 현재의 평화와 번영은 한국전쟁 당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우리 조상님들의 희생 덕분이라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우리는 영웅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남기고 어떤 영웅은 동상으로 만들면서까지 그들의 업적을 기리곤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이 책 [레클리스]의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다. 적들에게서 날아오는 포탄을 두려워하지 않고 피투성이가 된 채 언덕을 오르내리며 포탄을 나른 영웅 레클리스. 그리고 레클리스를 그냥 말이 아니라 같은 전우로 받아들인 미군들. 우리 한국인들 모두는 이들에게 큰 빚을 지고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실화에 바탕을 둔 이야기라 그런지 정말 생생하고 감동적이었던 책 [레클리스]를 모두에게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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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 괴물
김정용 지음 / 델피노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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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떠올리려 애써도

괴물과 싸우기 위해 괴물이 되어버린 기사가 나오는

동화의 제목이 기억나지 않는다."

내 예상보다 훨씬 더 스케일이 큰 소설인 [장난감 괴물]. 특별한 한 개인의 삶에 대한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한국은 물론 전 세계 그리고 우주까지 아우르는 실로 엄청난 스케일의 소설이다. 그래서 그런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펼쳐지는 스토리 구성이 다소 복잡하고 등장인물도 꽤나 많은 편이다. 그뿐 아니라 크고 작은 사건들이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느낌이랄까? 이야기가 정말 숨 가쁘게 펼쳐진다.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엄청난 흡인력이 있는 소설이지만 나에게는 다소 산만하게 다가오기도 했다. 그러나 어쨌든 엄청나게 매력적이고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소설인 [장난감 괴물] 속으로 들어가 본다.

천재 소년이라 불리며 각종 매스컴에 등장해온 소년 서이준. 그는 현재 과학 영재 올림피아드 대회에 참가 중이다. 엄마의 강요에 못 이겨 여러 활동에 참여하고 있긴 하지만 사실 이준은 세상의 관심이 너무 귀찮아졌다. 일부러 시험을 망침으로써 천재의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세상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지려고 했으나 충격적이게도 이준은 만점자로 발표가 된다. 집에 돌아온 후 이준의 의도를 알아차린 엄마에게 호되게 혼이 난 후 가출하기로 결심한 이준. 그런데 마침 돈을 노리고 자신을 납치하려 시도하는 남자를 만나게 된 이준은 그를 따라가게 되는데...

한편 민성후 형사에게 아들 민준의 생일이자 그들의 결혼기념일인 9월 17일은 평범한 날이 아닌 "모두의 날"이다. 저녁 7시 30분에 예약해 둔 레스토랑에서 가족들과 식사를 하기로 한 성후. 그러나 도무지 알 수 없는 이유로 아내 정희는 병원 주차장으로 차를 몰았고 하필이면 그 시간 그 장소에 아들 민준이가 있었다. 급발진에 걸린 듯 미친 듯 가속도가 붙은 차는 그만 아들 민준을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치고 만다. 그런데 그녀가 차로 아들을 치었던 시간은 7시 23분이었고, 바로 그 시각 지구 곳곳에는 지진과 해일 등등 동시다발적인 자연재해가 발생하게 된다. 그뿐 아니라 천재 소년 서이준의 엄마인 정하진이 그 시간에 자택에서 끔찍한 모습으로 살해당한 채 발견되는데....

[장난감 괴물]은 우리가 흔히 "카더라 통신"에서 듣게 되는 많은 음모이론들을 떠올리게 한다. 말하자면 마치 자연재해처럼 인간들에게 닥치는 비극이 사실은 어떤 조직이나 단체 혹은 나라에 의해서 치밀하게 계획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것. 실제로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진 것은 약을 팔기 위한 제약회사의 음모라는 둥, 혹은 국제적인 비밀 단체가 인구를 통제하기 위해 벌인 일이라는 둥, 인터넷상으로 퍼진 이야기들이 많다. 소설 [장난감 괴물]도 결국 에너지 고갈, 환경 오염 그리고 기후 위기 등 위기에 빠진 지구에서 비밀리에 진행되는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고, 우리가 음모 이론에서 마주치는 매우 비인간적이고 끔찍한 진실을 다루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소설 [장난감 괴물]은 굉장히 박진감 넘치고 스릴 있으면서도 동시에 공포스럽기도 하다. 우리는 언제나 인간 중심의 사고를 하기 때문에 우리가 지구에 끼치는 해악에 대해서 크게 고민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구의 주인이 과연 인간일까? 감정을 느끼는 평범한 인간들이라면 당연히 인간이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겠지만, 이성이 주로 발달하고 엄청나게 효율적인 사고를 하는 천재 소년 서이준은 다른 생각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이 세상이 단 한 명에 의해서 좌지우지되거나 하지는 않지만 소위 천재적인 사고를 하면서 세계적인 사업에 뛰어든 사람들이 마치 세상을 좌지우지하는 것처럼 보이는 게 사실이기는 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상은 평범한 사람들이 도무지 파악할 수 없는 미스터리한 일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현재 혼란의 도가니에 빠져있는 우리나라도 누군가의 계획 속에 있는 걸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다소 정신없는 전개가 펼쳐지긴 했지만 실로 엄청난 스케일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흥미진진한 책 [장난감 괴물]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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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 나가 처음 만나는 법 - 계약, 직장 생활, 결혼과 이혼, 인플루언서 활동까지 나를 지키는 현실밀착 법률
장영인 지음 / 북하우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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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중요한 상황에서 당당한 대처를 하기 위한 핵심 실전 법률 상식

조용할만하면 터지는 전세사기로 인해서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었다. 특히 이제 사회에서 자리를 잡아나가는 젊은이들이 많이 겪게 되는 사건이므로 그 과정을 지키 보는 게 굉장히 안타까웠다. 나도 젊은 시절 혼자 살 때 전셋집 계약을 해봤는데 워낙 목돈이라서 보험에 가입하는 등 돈을 잃지 않기 위해 2중, 3중 장치를 설정했었다. 요즘은 옛날에 비해서 이런 사건이 더 많이 터지는 것 같아서 심히 우려스럽고 평소에 계약과 관련된 법률 사항들을 꼼꼼히 챙겨두지 않으면 큰일을 겪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면에서 실용적인 법률 사항을 다루는 이 책 [사회에 나가 처음 만나는 법] 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이 책을 쓴 장영인 변호사는 현재 최앤리 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동시에 AI 기반 마케팅 / 개발 에이전시를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접하는 법률 지식은 부정확한 경우가 많아서 상담을 위해서 변호사를 찾는 사람들은 이미 복잡해질 대로 복잡해진 상황에 휘말려 있는 경우가 많은데, 저자는 이러한 경우를 최대한 방지하겠다는 다짐으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책의 구성은 크게 총 4부로 나누어져 있고, 1부~ 3부까지는 우리 삶의 큰 축을 담당하는 영역 - 직장 생활, 집 구하기, 결혼과 이혼 - 등을 다룬다면, 4부는 시대의 변화에 맞게 인플루언서들이 주의해야 할 일을 다룬다.

책의 제목이 [사회에 나가 처음 만나는 법]인 만큼, 사실 이 책은 뭐든지 처음 접해보는 사회 초년생을 타깃으로 쓰인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굉장히 알기 쉽게 정리되어 있고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일들을 다루므로 나이에 상관없이 읽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경우는 그동안 몰랐던 법 지식을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어서 매우 좋았다. 예를 들어서 회사일에 큰 차질이 가지 않는 한 투잡은 불법이 아니라는 사실과 내 목소리가 담기지 않은 제3자들의 대화를 녹음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것. 그리고 회사 비품을 집으로 가져가는 것은 일종의 절도죄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 이 와중에 유독 회사 비품을 마음대로 쓰던 상사의 얼굴이 떠올랐다)

직장 생활과 관련된 법률 지식 외에도 집을 구할 때는 계약자가 실소유자가 맞는지 알 수 있는 방법 ( 등기사항 전부 증명서를 열람 ) 과 부동산 시세가 적정한지 알아봐야 한다는 점 ( 가끔 매매가가 전세가보다 낮은 경우가 있다고 함, 이런 경우 전세금을 다 받을 수 없음 ) 을 알 수 있었고, 집주인의 평판을 알아보기 위해서 재산, 신용, 평판을 알아보는 것은 불법이고 5000만 원의 과태표가 부과될 수 있다는 사항을 알 수 있었다. 말하자면 본인의 동의를 얻은 후에야 비로소 개인 정보 열람이 가능하다는 것이니까 평소에 설득의 기술을 쌓아둘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이 책에서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부분은 "결혼과 이혼" 부분이었는데, 사실혼과 동거가 같지 않다는 점이 놀라웠다. 한마디로 사실혼이 계약서에 서명만 안 했지 결혼과 거의 흡사하고 동거는 말 그대로 그냥 룸메이트 개념이라는 것. 요즘 젊은 사람들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쉽게 헤어지기 위해서 혼인 신고를 좀 늦게 하는 편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대목에서도 시대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4부에는 인플루언서들이 참고해야 할 법률 사항들이 소개되는데, 인공지능 콘텐츠 무료 사용이나 엄마가 운영하는 인스타에서 아이의 초상권은 문제가 되는지의 여부와 같은 요즘 시대에 꼭 알아야 할 지식들이 나와서 굉장히 시기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통해서 그동안 내가 생각해왔던 것과 실제 법률의 적용이 많이 다른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넌다는 우리 속담도 있듯이 골치 아픈 일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서는 평소에 이런 기본적인 법률 지식은 챙겨둘 필요가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흔히들 접할 수 있는 친근한 사례를 예시로 들고 있고 뭔가 어렵게 다가오는 법규를 아주 쉽게 설명해주는 좋은 책 [사회에 나가 처음 만나는 법]을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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