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지만 서울대는 가고 싶어
박일섭 지음 / 작가의집 / 2025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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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밤하늘 속에서 가장 빛나는 별이 있듯이,

이 책이 누군가에게 작은 희망이 되길 바랍니다.

지나가는 말로 자신의 인생을 글로 적으면 소설 한 100권은 나올 거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실제로 이 책 <죽고 싶지만 서울대는 가고 싶어>의 저자 박일섭씨의 삶이 마치 한편의 소설처럼 나에게 다가왔다. 어린 시절 부모님의 이혼, 조현병에 걸린 아버지의 폭력, 그리고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 등 불안한 가정 환경에서 자란 저자는 자칫 비뚤어질 수도 있었으나 신은 그를 사랑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쪽 문이 닫히면 다른 쪽 문이 열린다고 했던가? 그는 힘든 어린 시절을 보내야 했으나 그에게 주어진 것들도 많았다.

방앗간 일을 하면서 힘들게 살았던 할머니는 어린 주인공을 거둬주시고 한 번도 폭력이나 학대를 하지 않으시고 사랑으로 감싸주셨다. 그가 원하는 것은 되도록 해주려고 노력하신 할머니. 그 뿐 아니라 저자 주위에는 좋은 친구들도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교회에서 만난 용이라는 친구는 굉장히 활발하고 사교적이었는데 이상하게도 말이 없고 무뚝뚝한 저자에게 말을 걸고 싶었다고 했다. 아마도 하느님이 둘을 연결해 주신 것은 아닐까? 그리고 저자는 굉장히 공부를 잘했다. 내가 보기에 정서적 안정과 학습이 밀접한 관계가 있기에 불안정한 유년기를 보낸 저자가 공부를 잘했다는 것은,, ,,, 아마도 타고난 머리가 굉장히 좋아서인 듯.

저자가 글을 매우 잘 쓴 까닭도 있지만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몇 번이나 무릎을 칠 정도로 강한 공감을 했다. 아마 나도 대구가 고향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고 동시대를 보냈기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예를 들자면 Y2K 가 우리 젊은 시절에 대단히 큰 화두였던 걸로 기억한다. 2000년대가 되면 사회 곳곳의 네트워크나 시스템이 마비될 거라고 생각하며 엄청나게 두려워했었는데, 웬걸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았다. 책 속에는 대구에 있는 특정 대학 이름이 나오는데 내가 나온 대학도 있어서 ㅋㅋ 매우 반가웠다. 길을 걷다가 옷깃이 스친 인연이 있지 않을까? 혼자 생각해 본다.

책을 읽는 동안 저자가 너무 안쓰럽고 마음이 아픈 대목들이 많았다. 어린 시절에 생일상을 제대로 받지 못했던 기억이나 조현병이 있는 아버지의 폭력과 심한 언행을 온몸으로 받아내어야 했던 어린 저자. 중학교 때 영어 단어 시험 만점을 받아서 시험지를 들고 갔을 때 아버지에게 매를 맞았다는 이야기에 나는 그만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일반적 가정이라면 부모님이 칭찬 세례를 할 텐데..... 어린 저자의 마음에 얼마나 큰 상처가 났을지... 나는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러나 학교에서도 군대에서도 나중에 대학을 가서도 좌절 끝에는 결국 희망을 보고 일어나는 저자의 모습을 보니 역시 신은 큰 사람을 만들기 위해 좌절을 안겨주기도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사람들은 내 인생의 클라이막스가 과연 언제 올까?를 꿈꾸면서 산다. 그러나 그냥 꿈을 꾸는 걸로 끝나면 안 되고 노력이 따라줘야 성공을 거둘 수 있다. 아무런 목적의식 없이 대학에 들어갔던 저자는 군대를 다녀온 뒤 엄마와 엄마에게서 소개받은 키다리 아저씨의 도움으로 서울대에 들어가는 꿈을 꾸게 된다. 새벽에 일어나서 저녁에 뜬 별을 보고 집에 돌아가는 성실한 생활을 한끝에 결국 저자는 자신이 원하고 또 원하던 서울대 약대에 들어갈 수 있게 된다. 작가 후기에서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 나는 과거의 나와 같은 환경에 놓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 나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이 희망을 품고 나아갈 수 있도록 돕고 싶다" 저자가 책을 쓴 이유가 있었던 것. 본인만큼 힘든 새싹들에게 큰 힘이 되어주고 싶었던 것 같다. 부디 앞으로는 저자가 꽃길만 걸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해본다. 솔직 담백한 스타일에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었던 에세이 <죽고 싶지만 서울대는 가고 싶어>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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