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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의 역사 - 이해하고 비판하고 변화하다
니알 키시타이니 지음, 도지영 옮김 / 소소의책 / 2025년 2월
평점 :
더 나은 삶을 위한 새로운 관점과 이론
그리고 다양한 경제학적 논쟁의 실체
학창 시절에 교과 과목 중에 정치 경제라는 과목이 있어서 배우긴 했지만 사실 "경제"라는 말만 떠올려도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게 느껴질 만큼, 경제라는 과목은 나에게 어렵게 다가오는 학문이다. 이해하기 힘든 여러 이론들뿐만 아니라 숫자와 그래프들이 더해지면 수업 시간은 그야말로 악몽이 되었다. 그러나 이번에 읽게 된 <경제학의 역사>는 굉장히 쉽고, 친숙하게 다가온다. 대중들의 수준(?)을 십분 고려한 듯한 쉬운 설명과 인류 역사의 흐름과 함께 서술한 논리적인 배치가 글 읽기를 더욱 흥미롭게 만드는 것 같다.
이 책은 특정 경제학자의 이론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기보다는 인류 역사의 흐름 전반을 살펴보면서 당시의 경제 상황과 주요 경제학자들의 이론을 살펴보는 식으로 정리가 되어 있다. 인류 문명이 시작된 시기부터 자본주의가 첨예하게 발달한 현시점까지의 경제학 내용이 실려있는데, 누구나 알 것 같은 굵직 굵직한 경제학자 - 애덤 스미스, 마르크스, 케인즈 등 -의 이론에서부터 영향력은 나름 있었으나 대중들에게 크게 알려지지 않은 경제학자의 이론에까지 매우 다양하고 폭넓은 경제학 이론이 정리되어 있다. 어떤 이론은 그냥 이론에만 그치는 경우도 있지만 이후 인류의 경제 체제에 기초를 다지거나 아주 크나큰 영향력을 끼친 경제학자들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우선 경제 서적인 "국부론"을 쓰고 "보이지 않은 손"이라는 경제 이론으로 유명한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 스코틀랜드 철학자 출신인 그는 흥미롭게도 사회를 축구팀에 비유한다. 훌륭한 선수라면 팀의 일원으로서 제 역할을 충분히 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는 기본적으로 상업 사회가 인간의 좋은 품성과 연관이 있다고 믿었고 분업과 사익 추구를 바탕으로 하는 경제 체제를 주장함으로써 자본주의의 기틀을 세웠다고 볼 수 있다. 이후 국부론을 읽으며 성장한 리카도라는 경제학자는 그 유명한 "비교 우위"이론을 만든 사람이다. 말하자면 각 나라가 비용 대비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물품을 생산하고 적극적으로 대외무역을 하자는 입장이다. 이 분의 비교우위론은 현재 경제학에서 가장 귀중하게 여기는 원칙 중 하나가 되었다고 한다.
그런 굵직한 경제학자들 이론 외에도 오언이나 푸리에 같은 사상가들이 그려낸 "유토피아"에 가까운 모습의 공동체 사회 이론도 흥미로웠다. 그러나 그들의 사상 자체는 나쁘지 않으나 인간 본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실패한 이론으로 남은 게 아쉬웠다. 굵직한 경제학자들 중 마르크스를 빼놓을 수 없다. [공산당 선언]을 통해 자본주의의 종말을 경고하고 시위를 주도했던 마르크스는 유럽에서 유일하게 그를 받아들인 영국에서 연구를 계속 헤 나간다. 그의 이론에서는 기본적으로 자본가가 노동자를 '착취'한다고 봤고 결국 공동체가 재산을 소유하고 개인은 배급을 받는 공산주의를 이상적으로 본다. 많은 공산주의 국가들이 결국엔 경제 체제 면에서 실패했지만 어쨌든 마르크스의 이론은 역사에 큰 획을 그었다고 할 수 있다.
후대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놀라운 통찰력의 소유자인 "소스타인 베블런"이란 사람의 이론이 대단히 흥미로웠다. 그는 사람의 선택을 제대로 보려면 본능과 습관을 봐야 한다고 했고 현대 사회를 고대 부족사회와 비교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는 완전히 합리적인 사람처럼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물건을 사는 게 아니라 타인의 인정을 받기 위해 물건을 산다는 것. 살아생전 관습을 따르지 않은 베블런의 경제학 연구는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고는 하지만, 나는 그의 이론이 대단히 강력하다고 생각한다. 명품이나 외제차를 구입하는 현대인의 과시용 쇼핑을 그대로 설명해 주는 이론이 아닐까? 싶다. 이 책 [경제학의 역사]는 발전하고 쇠퇴하고 다시 부흥하는 인간 문명처럼 변화하는 경제학 이론을 아주 흥미진진하게 보여준다. 특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다양한 경제학자들의 이론이 소개된 점이 좋았던 것 같다. 경제에 관심 있지만 아직은 초보라고 느끼는 모든 독자들에게 추천하고픈 책 [경제학의 역사]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