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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의 죽음을 기원한다 ㅣ 클래식 추리소설의 잃어버린 보석, 잊혀진 미스터리 작가 시리즈 5
엘리자베스 생크세이 홀딩 지음, 최호정 옮김 / 키멜리움 / 2024년 10월
평점 :
"태초부터 남자들이 죽고 못 살던 마법 같은 존재"
이 책의 영어 제목은 The Death Wish이고, 말하자면 모든 이들의 마음속에는 죽고자 하는 혹은 남을 죽이고자 하는 마음이 숨어 있다는 것을 가리키는 말인 듯하다. 한마을에서 일어난 의문의 살인 사건, 그러나 한 번도 경악할 만한 죽음은 곧바로 다른 여성의 죽음으로 이어지면서 사람들 사이에서 심각한 우려를 낳게 되는데.... 말이나 행위를 통해서 다른 이의 무의식을 자극하여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그 와중에 심리적으로 연약한 사람들은 큰 피해를 입게 되는데... 아슬아슬한 심리적 서스펜스를 잘 구현해낸 클래식 추리소설
[나는 너의 죽음을 기원하다] 속으로 들어가 본다.
주인공 델란시는 연상의 부유한 아내 조세핀에게 의존해서 살아간다. 아내를 사랑하고 있긴 하지만, 질투와 의심이 심해서 그가 하는 행동에 사사건건 간섭하고 잔소리를 늘어놓는 아내의 존재에 대해서 그는 다소 부담스러워한다. 가끔은 자존심이 지나치게 상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화가인 친구 로버트 화이트 스톤의 집에 놀러 간 델란시는 친구의 입을 통해 믿기 어려운 고백을 듣게 된다. 부유한 러프 씨 댁에 놀러 온 젊은 여성과 사랑에 빠졌다고 고백하는 로버트 그러면서 덧붙이는 충격적인 고백.. " (로버트의 아내) 로절린드가 속상해? 난 방금 생각하고 있었어. 그녀를 진짜 죽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이야."
소설 [나는 너의 죽음을 기원한다]는 1900년대 초에 쓰인 심리 스릴러이다. 그래서인지 완전히 잔인하거나 선혈이 낭자한 장면이 묘사되지는 않는다. 이 소설도 행복한 가정생활을 영위하던 여성들의 죽음을 다루고 있긴 하나 그 죽음을 세세하게 다루지 않고 있다. 오히려 그 죽음을 둘러싼 인물들이 마음속으로 겪는 심리적 갈등이나 인간관계를 주로 다룬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남을 지배하는 사람에 대해서 이야기할 땐 보통 부유하거나 권력의 중심에 있는 사람을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는 겉으로는 연약해 보이지만 가스라이팅에 능한 사람, 혹은 자신도 모르게 남의 무의식 혹은 의식을 좌지우지하여 원하는 것을 손에 넣는 사람을 다룬다.
결혼 생활을 하다 보면 파트너의 단점이 세세하게 보이기도 하고 현실적인 문제에 짓눌리기도 한다. 남편과 아내가 가진 심리적인 문제 때문에 잦은 싸움에 휘말리기도 하는 게 결혼의 현실이다. 그래서 살다 보면 서로를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워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실제로 서로를 죽이는 경우가 있는가? 있기도 하지만 그런 경우는 있어서도 안될 일이기도 하고 자주 있지도 않다. 결국 누군가를 죽음에 이르게 한다는 것은, 그 사이에 치명적인 트리거, 즉 방아쇠가 될 만한 일이 있기 때문이고, 그 방아쇠는 다양하겠지만 돈, 여자, 혹은 정신적 문제.. 등등이 아닐까?
범죄라고 여겨지는 사건이 발생하면 뛰어난 실력의 형사나 탐정이 활약하는데 이 이야기 속에는 특이하게 냉정함을 잃지 않는 한 젊은이가 등장한다. 휴라고 하는 이름의 이 청년은 사건의 당사자 곁에서 날카로운 추리력을 발휘하며 하나하나 해결하는 역할을 맡긴 하는데... 글쎼 치명적인 매력 앞에서 과연 그 추리력이 얼마나 갈지 궁금하다. 역시 인간관계가 문제다!! 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클래식 추리 소설 [나는 너의 죽음을 기원한다]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