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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게 제일 어려워
한송이 외 지음 / 한송이 / 2024년 10월
평점 :
삶의 잣대가 부담으로 다가올 때
아무도 내 마음을 몰라줄 때
유명 인사도 아니고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연예인도 아니기에 그 누구의 주목도 받을 수 없는 삶이긴 하지만 우리의 삶은 있는 그대로 중요하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이 시간이 소중한 이유는 이 시간이 하나하나 쌓여서 우리의 경험이 되고 추억이 되기 때문이다. 젊을 때 일도 열심히 하고 여행도 열심히 다니고 사랑도 원 없이 해봐야 한다고 어른들이 말하는 이유가 바로 그런 것 때문이 아닐까? 당시에는 죽을 정도로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었겠지만 돌아보면 그때가 보석 같은 시기였다는 걸 우리는 시간이 지나고서야 알게 된다. 우리는 그때 무지 특별했고, 특별했기에 더 힘들었다는 사실을.
에세이 [평범한 게 제일 어려워]는 어떻게 보면 "나"와 비슷한 우리 이웃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이야기 하나하나를 들여다보면 각각의 이야기가 특별하다. 공교육을 거치지 않고 홈스쿨링을 통해서 개인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지녀온 사람도 있고, 먼 타국에서 시집와서 아이를 키우다가 보험 영업이라는 힘든 일에 뛰어들어 성공을 거둔 사람도 있다. 이혼이라는 크나큰 아픔을 겪은 사람도 있고, 젊음과 진취성이라는 두 가지 능력만을 가지고 겁도 없이 다양한 직업에 뛰어들어 쓰라린 경험을 해본 사람도 있었다. 어떻게 보면 평범한 사람들보다는 좀 더 가시밭길을 걸어온 작가들이라고 해야 할 듯하다.
이 책 [평범한 게 제일 어려워]는 각양각색의 빛깔을 가진 6명의 작가 이야기가 실려있다. 실패한 이야기도 성공한 이야기도 솔직 담백하게 담겨 있기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한송이 작가는 21쪽에서 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 우리가 어떤 말을 선택하고 사용하는지는 삶과 인격을 반영하는 중요한 요소다. 긍정적인 언어와 태도를 통해 우리의 얼굴에, 그리고 삶에 더 좋은 흔적을 남길 수 있음을 기억하자. " 살면 살수록 예쁜 말과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정말 공감되는 글이었다. 왕학철 작가의 글에서는 젊은이 만의 패기가 넘쳐흐른다. 47쪽에서 작가는 독자들에게
이렇게 묻고 있다. " 여러분들은 자신의 생각대로 살고 있는가? 어떠한 외압에도 당신의 신념을 지키며 살고 있는가? 자유롭고 당당하게 책임을 지며 살고 있는가?" 이 글을 읽고 나의 삶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왕학철 작가의 글에서는 젊은이다운 당당한 에너지가 느껴져서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신학을 전공하고 있다는 드미트리 작가의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부모님의 권유로 공교육 시스템보다는 홈스쿨링을 선택했던 저자. 그래서 그런지 사고방식이 남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안이나 죽음과 같은 내면적인 주제에 대해서 어릴 적부터 고민이 많았고 이런 것들을 극복해야 할 테마로 삼았던 저자. 특히 고독과 자유, 주체적 사고방식 등과 같은 형이상학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고 글을 썼는데, 나도 이런 추상적인 개념에 관심이 많다 보니까 저자의 글이 재미있게 다가온 것 같다. 이뿐만 아니라, 세렌디피티 (우연한 행운이나 기회)에 대한 이야기도 인상 깊었다.
저자가 신학을 전공하게 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세상의 신비로움? 형용할 수 없는 경이로움? 을 믿으며 살아가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외에도 중국에서 낯선 땅으로 넘어와서 아이만 키우다가 보험 영업직으로 용감하게 뛰어들어 성공을 이루어낸 조유나 작가와 힘든 간호사 생활 그리고 어머니와의 영원한 작별 등으로 힘든 시기를 요가와 명상 등으로 극복해낸 안나 Lee 작가의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누구의 인생인들 특별하지 않겠는가? 다들 가지고 있는 추억 보따리를 하나하나 풀어보면 대하소설은 안될지 몰라도 단편 소설 정도는 써낼 수 있는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 나름대로 인생의 힘듦을 극복하고 성공도 이루고 재미있게 살아가고 있는 작가들의 이야기인 [평범한 게 제일 어려워] 우리 주위에 살고 있는,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지만 정말 특별한 우리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