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먀콘 프로젝트 - 대한민국콘텐츠대상 우수상
허관 지음 / 팩토리나인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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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에 다섯 개의 은하계가 솟아오르면 노아의 방주가 뜨리라!"

최근 거의 매일 지구 곳곳에서 들려오는 대재앙의 소식을 듣게 된다. 호주에서 일어난 거대한 산불 사건과 미국 어느 주에 휘몰아친 태풍으로 인해 사람들과 동물들이 죽어나간다. 그러나 어느새 각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사라지고,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하는 안일한 기운만 사람들 사이에 남아있는 듯하다. 소설 [오이먀콘 프로젝트]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위험 수준을 초과하여 결국엔 몇 억 명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은, 인류 멸종을 눈앞에 둔 미래 어느 시점의 지구를 배경으로 한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스케일이 크고 박진감이 넘쳤던 소설 [오이먀콘 프로젝트] 속으로 들어가 본다.

미래의 어느 시점, 지구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도달했다. 12년 전 해양 속 이산화탄소가 대량 배출되어 한계치인 450ppm을 넘기게 되었고, 이에 따라 언론은 곧 수십억이 사망할 거라는 절망적인 기사를 보도했다. 백악관은 과학기술정책 자문 회의를 열고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집하여 대책 마련을 하려고 했으나 후버 박사라는 미스터리한 인물이 나타나 기득권자들이 인류를 기후 공포 속으로 몰아넣는다며 맹비난한다. 그런 그가 기후 변화 전문 그룹인 IPCC의 의장인 된 후, 백악관을 비롯하여 그 어느 누구도 기후 변화에 신경을 쓰지 않게 된다.

그런데 그로부터 6년 후, 맨해튼을 비롯한 주요 도시들이 물에 잠기고, 자연재해 등으로 한 해에만 6억에 가까운 사람들이 사망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게 되면서 UN을 중심으로 한 선진 79개국이 인류의 지속 생산 가능 전략으로 오이먀콘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된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서 시베리아 영구 동토층이 녹게 되면 오이먀콘 분지가 점차 인간이 거주하기에 적절한 장소로 변모하게 될 거라고 전문가가 예측했기 때문. 그런데 오이먀콘 지역을 비롯하여 세계 곳곳에 관측소를 두고 지구 대기를 감시하던 GAW (Global Atmosphere Watch, 지구대기감사) 의 전문가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암살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되는데... 과연 멸종의 위기를 앞둔 지구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20년 넘게 기상청에 근무했던 작가의 작품이라 그런지, 기후 위기를 다루는 부분이 아주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지금 기후 변화로 실질적으로 피해를 당하는 나라들이 뉴스에 보도되고 있지만 구체적인 대책 뉴스가 잘 들려오지 않는다. 이 책에서도 과학자들의 논리적인 접근은 개무시하면서 뭔가 있어 보이는 사기꾼의 가스라이팅에 속는 정치인들의 어리석음이 그려진다. 소설 [오이먀콘 프로젝트]의 주요 인물은 GAW에 속한 전문가인 엠마와 블루워터 소속의 용병인 KG1이다. 엠마는 전문가들이 암살단에게 살해를 당하던 시점에 그 장소에 함께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살인 용의자로 몰리게 되고, KG1은 근육이 수축하는 파킨슨병에 걸린 상태에서도 근육 완화제를 삼켜가면서 엠마를 위험에서 구하고 그녀를 보호하게 되는데.....

이 책은 일단 그다지 많은 설명이 없이 시작한다. 조금씩 사건의 진상을 드러내는 소설이기에 갈수록 더 재미가 있다.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많은 정부 기관과 그 속에 소속된 요원들에게 카메라가 클로즈업 되면서 시작되는 첩보 영화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이유도 모른 채 암살단에게 쫓기는 엠마와 용병이 있고, 전 세계의 모든 정보를 처리하는 시스템 GCHQ (Government Communications Headquarter, 영국 정보통신본부)에 소속된 제이콥이 소개된다. 그리고 백악관에는 권력의 중심인 더글러스 대통령과 실제 권력 핵심인 에릭 국장이 활약한다. 전 세계를 배경으로 짜임새 있는 구성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책은 GAW 전문가들이 죽어나가는 상황과 시베리아 오이먀콘에서 벌어지는, 그 누구도 알지 못하는 비밀스러운 음모가, 어떤 긴밀한 연관 관계가 있을 거라는 힌트를 주면서 전개되는데, 극한의 기후 상황을 가진 오이먀콘에서 펼쳐지는 절체절명의 액션, 즉, 암살단과 엠마와 용병 커플 사이의 쫓고 쫓기는 액션 활극이 진짜 볼만하다. 그리고 작가의 묘사력도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하얀 눈 밭이 그려지고, 시베리아 정령인 늑대 하울링이 진짜로 귓가에 닿는 기분이랄까? 생각보다 더 흥미진진하고 박진감 넘치는 소설이었다. 현실적이고 설득력 있는 SF 소설을 읽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소설인 [오이먀콘 프로젝트]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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