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 그 화려한 역설 - 69개의 표지비밀과 상금 5000만원의 비밀풀기 프로젝트, 개정판
최인 지음 / 글여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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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그 화려한 역설]은 괴물로 변해가는 미국식 소비 자본주의와

쾌락의 욕망으로 병들어가는 서구 문명과

이기와 탐욕에 물든 현대인에게 던지는 경고의 메시지이다.

[문명, 그 화려한 역설]은 좀 독특한 소설이다. 문명이 확립된 이후 인류가 걸어온 길을 총망라한다고 할까? 작가가 굉장히 박학다식하여 신화, 종교, 미술, 음악 등등등 주로 서양 문명이 세계에 미친 영향력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서양 문명에 대한 비판 의식이 강하다. 물질적이고 자본을 추구하며 쾌락과 감각 위주의 삶을 추구하는 서구 문명. 결국 지나친 물질적 추구가 정신적 허약함과 타락을 불러왔고 사람들이 절망하게 되면서 결국엔 죽음을 불러오게 된다는 것. 이게 저자의 의도였던 것 같다. 처음에는 형사 모제가 흉악범 이카로스를 추적하는 범죄 미스터리라고 생각했는데, 주요 책의 구성은 그런 게 아니었다. 인류 문명은 어떻게 타락하게 되었고 결국은 어떤 식으로 몰락하게 될 것인가?를 말하고자 하는 책이다.

주인공 모제는 아마도 진정으로 사랑하는 여인일 듯한 유리라는 여자 친구를 찾고 있다. 그녀의 흔적을 찾아서 온 도시를 샅샅이 뒤지는 동시에 450년 종신형을 선고받고 수감되어 있다가 탈옥한 흉악범 이카로스의 뒤를 쫓는다. 그러던 어느 날 유리가 어느 나이트클럽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지하에 있는 유토피아 나이트클럽을 찾게 되는 모제. 그런데 그곳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그런 나이트클럽이 아니었다. 모제는 자신을 집주라고 소개한 한 노인의 안내에 따라 40개가 넘는 방을 방문하게 되는데, 그곳에는 아름다운 여인들이 화려한 옷을 입고 자신을 뽐내고 있고 그리스 신들의 그림들이 장식되어 있다.

유토피아 나이트클럽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마치 유토피아 같기도 하지만 동시에 지하세계, 즉 지옥을 나타내는 듯한 그곳. 지하층은 계속 물에 잠기고 있고 사람들은 너도나도 물을 퍼내느라 정신이 없다. 혹은 유토피아 나이트클럽은 물질세계를 떠받치는 정신적 세계를 비유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현대 문명이 쇠락을 맞이하듯, 정신적 세계인 유토피아도 물에 잠겨서 결국엔 사라지게 되는 것. 마치 꿈처럼 유토피아 나이트클럽을 방문하게 되는 모제. 그는 이후 다시 한번 더 이곳을 방문하게 되는데 그때 집주는 세상을 구할 선한 10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모제가 그 사람 중에 한 명이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동참할 것을 요청한다. 과연 모제의 선택은? 그리고 그는 흉악범 이카로스를 찾아서 붙잡을 수 있을까?

솔직히 말해서 이야기가 좀 장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나무에 비유한다면 나무줄기는 없고 가지와 잎만 가득하다는 느낌이랄까? 저자가 독자에게 무엇을 전달하고 싶은지 명확하게 보이지가 않는다는 느낌이다. 문명에 대한 비판을 할 거라면 모제와 유리와의 관계 그리고 유토피아 나이트클럽 위주로 이야기를 썼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었다. 모제가 수없이 많은 여자들과 만나서 사랑을 나누는 이야기나 잠깐 반짝 드러나는 흉악범 이카로스가 전체 이야기에 왜 필요한지 아직까지도 알 수가 없다. 스토리가 좀 짜임새 있었으면 좋겠고 캐릭터의 개성이 좀 더 드러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의 방대한 지식에 우선 놀랐고 문체가 대단히 감각적이고 유려하여 책을 읽기에 어려움은 없었다. 아마도 내가 작가의 큰 세계를 다 이해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캐릭터 구현과 짜임새 있는 스토리 구성이 조금 아쉬웠던 책 [문명, 그 화려한 역설]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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