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현대 화폐 이론 ( MMT ) 을 통해 정부 재정 운용에 대해 새로운 접근을 시도한다.
그 시도가 매우 혁신적이고 도전적이라고 여겨지는데, 그 이유는 이 책에 나온 이론들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믿고 있던 상식을 완전히 깨부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경제를 잘 모르긴 하지만 정부가 세금을 통해서 재정을 확보하고 그런 뒤에
적절히 사용한다고 생각했는데, 저자인 스테파니 켈튼 교수는 완전히 다른 주장을 한다.
저자의 주장은, 바로 통화에 대한 주권을 가진 나라들 ( 유로를 사용하지 않고 국가적 부채가 없는 나라들 ) 의 경우, 스스로 통화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공공 부채, 다시 말해서 재정 적자가 큰 문제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공공 부채로 인해서 세금을 인상해야 하고 엄격한 긴축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거나 그동안 해왔던 공공 이익 프로젝트를 중단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게 그녀의 요지이다.
실제로, 통화 주권을 가진 국가들 ( 여기에 나오는 국가들 - 미국, 영국, 일본 등등 ) 의 경우는 통화 창출로 인해 항상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이 결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들 나라들은 전쟁이 발생한 경우 혹은 은행을 구제해야 하는 경우, 실제로 많은 돈을 창출하여 어려움을 돌파해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기업이나 월급을 받아야 하는 가계와는 달리 정부는 세금을 통해 돈을 거둬들이기 이전에 이미 돈을 발행할 수 있다는 이 쉬운 논리를, 정치인들이 무시하고 유권자들은 간과한다는 것이 그녀의 지론이다.
그렇다면, 이 현대 화폐 이론 ( MMT ) 을 이용해서 경제 회복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저자에 따르면 국가는 화폐에 제한을 두기 보다는, 오히려 화폐를 이용하여 토지나 사람 그리고 물적 자원과 같은 요소를 활발히 활용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재정 적자를 너무나 큰 제한으로 바라보고 있고, 화폐 발행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발생 걱정에 급급한 경제적 모델 때문에, 많은 자원 ( 노동과 자본 ) 이 사용되지 못한 채 빈둥거리게 된다는 것이 그녀의 주장이다. 돈을 다소 많이 찍어내는 듯 보이더라도 인적, 물적 자원 활용에 힘써야 한다는 것이 MMT 이론의 궁극적 주장인 듯 하다.
사실 이 [ 적자의 본질 ] 은 미국의 상황을 주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를 비롯 다른 나라에는 맞지 않는 이론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정부와 정치인들이 조금만 더 머리를 쓰고 이 책의 말미에서 언급하고 있는 " 보편적 고용 보장 " 이라는 부분을 생각해 본다면 사람들이 겪고 있는 현재의 경제 불안 상태가 조금 더 개선될 여지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경제에 무지한 나 같은 독자가 읽어도 MMT 를 이해할 수 있도록 아주 쉽게 쓰여졌다. 그리고 국가와 사회 그리고 국민이 각각 돈, 세금, 노동에 대해서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아주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주었다는 점에서 매우 통찰력이 돋보인 책이었다. 사실 경제학을 잘 모르기 때문에 MMT 이론이 국가가 재정을 운영함에 있어서 최고의 방법인지는 아직 확실히는 모르겠다. 그러나 저자의 이론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고 코로나로 인해 경제 불황에 시달리는 많은 국가에서 한번 고려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확대 재정과 적자에 대한 그동안의 상식과 통념을 바로잡게 해 준 책 [ 적자의 본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