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지나가다보면 리어카나 카트를 이용하여 폐지를 좁고 실어나르는 노인분들을 심심치 않게 보게된다. 사실은 보면서도 무심코 지나쳐 버리는 모습들인데, 여름에도 힘들텐데 요즘같은 겨울에는 얼마나 더 힘들지 참.. 심난한 모습이다.
부양해줄 자식은 없을까? 형편이 얼마나 좋지 않으면 저 연세에 폐지를 줍고 계실까? 등등의 개인적 차원의 질문만 해봤지 사회적 차원의 구조적 문제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 보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책 내용에 따르면, 현재의 노인들은 한국 전쟁의 생존자로써, 권위주의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청년시절과 중년시절을 힘들게 보내야만 했다. 그리고 1997년 외환위기를 가장으로써 겪어야만 했고, 2007년 세계 금융위기 속에서 나이가 들어간 사람들이다.
그들은 가족을 위해서 또는 나라를 위해서 열심히 살았고, 자신의 재산과 젊음 그리고 노동을 다 바쳐가면서 굴곡진 현대사의 한복판에서 견뎌내기 위해 노력하고 극복해왔다.
그러나 1980년대 말 적용된 사회보험 ( 특히 국민연금 ) 에서는 제외된 세대라서 그런지 따로 물질적 부를 축적하지 못한 이들은 현재에 이르기까지 마땅한 생계 자원을 갖추지 못한 상태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노인들의 재활용품 수집은 비공식적인 노동이고, 도시가 온전히 공식적으로만 작동할 수 없고 비공식적으로도 경제활동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노동이 허가와 신고를 제대로 거치지 않고, 일종의 사각지대로서 암묵적인 용인 아래 유지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뿐만 아니라, 재활용품 수집 노인들의 수집활동과 판매 행위는 제도의 바깥에서 이루어지므로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책임 주체가 명확하지 않다. 즉 다시 말하면, 그들의 노동은
제도와 산업 그 어디에서도 인정을 받지 못하고 보호를 받지도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