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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조금 지쳤다 - 번아웃 심리학
박종석 지음 / 포르체 / 2020년 10월
평점 :
“ 꼰대 상사와 고객의 갑질, 직장 내 억울한 뒷담화, 과도한 업무와 야근,
쥐꼬리만한 월급 등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도망치지 않은 내가 있다.
그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존중받아 마땅하다 ”
사실 우리는 조금 지친 게 아니라 이미 많이 지쳐있는지도 모른다.
번아웃이라는 제목을 단 책들이 한때 우후죽순 출판되었던 것을 생각하면.
단지 각 책마다 번아웃에 어떻게 접근해야하는지 방법론이 다를 뿐인 듯 하다.
이 책 [ 우린, 조금 지쳤다 ] 의 저자는 정신과 의사로써의 경험
뿐 아니라 본인이 직접 겪은 번아웃증후군을 솔직담백하게 고백함으로써
독자들에게 보다 진정성있게 다가가고 있다.
한때 히키코모리처럼 집에 틀어박혀서 게임폐인으로 지냈다는
우울했던 지난 날을 들려주는 저자.
심리학을 다루는 책이긴 하지만 좀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
저자의 번아웃에 대한 정의와 원인을 조금 살펴보자면, 번아웃은
“ 어떤 일에 과도하게 몰두하다가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무기력증이나 불안감, 우울감, 분노, 의욕 상실 등의 증상이 생기는 것을 뜻한다 ”
라고 적혀있다.
한마디로 쉬어도 재충전이 잘 되지 않고 우울감과 무기력증이 만성화된 상태를
번 아웃 증후군이라고 뜻하는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런 증상을 겪고 있지 않을까? 의심이 되는 대목이다.
OECD 국가 중 유독 자살자가 많은 우리나라,,, 번아웃과 관계가 있다고 생각되면
나의 지나친 의심일까?
그렇다면 현대인이 유독 번아웃이 많이 되는 이유는 뭘까?
글쓴이는 원인을 여러 가지로 들고 있는데
첫 번째는 지친 뇌가 더 이상 도파민을 생성하지 못하면서
몸에 기능장애가 나타난다는 것 ( 소화불량 변비 등등 )
그리고 스마트폰 등 IT 의 발달로 일과 휴식의 경계선이 희미해진 면도
그 원인으로 들고 있다 ( 가정에 돌아가서도 일을 손에서 놓지 못한다고 한다 )
마지막으로는 과도한 부담감,
즉 치열한 경쟁을 부추기는 현대사회에서 완벽함을 강요받다보니
뒤처지지 않으려고 애쓰다가 결국 번아웃된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대형병원에서 경쟁과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는 생활을 한 끝에
번아웃을 얻었던 경험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있다.
30대 후반에 갑작스레 찾아온 번아웃으로 인해서 직장도 제대로 못다니고
너무 우울한 나머지 집에만 틀어박혀 주식에만 올인하다가
무려 2억이나 되는 돈을 잃었다는 고백을 하는 저자.
그러나 저자는 끝도 없이 추락할 것만 같았던
자신의 상태를 끌어올려준 것이 친구들이라고 말한다.
가끔은 아프게도 하지만 구원의 손길을 내미는 것도 역시 사람의 따뜻함인가보다.
그렇다면 저자가 제시하는 번아웃의 해결책은 무엇일까?
우선 그는 우리의 신체와 정신이 동떨어져있지 않은 점을 짚는다.
기본적으로 다들 하는 말 같기도 하지만 운동을 함으로써
본인이 번아웃을 극복했던 점을 예로 들면서
운동이 어떻게 번 아웃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는지 말하고 있다.
“ 운동은 우울증약만큼 효과가 있다.
운동하면 세로토닌 분비가 촉진되고 도파민 생성이 증가한다.
이렇게 호르몬이 증가하면 뇌는 우울증이나 불안장애에 대항할 면역력을 얻게 된다.
이것은 항우울제의 원리와 비슷하다. ”
그는 이외에도 자기를 들여다보고 성찰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명상을 제안하고
스트레칭을 통해서 근육을 이완하고 깊은 호흡을 할 수 있는 요가를 추천한다.
번아웃을 피할 수 없을 만큼 바쁘고 힘든 일상을 겪고 있는 현대인이라면
이렇게 번아웃을 이겨낼 수 있는 여러 가지 활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저자는 제안한다.
이러한 정보 뿐 아니라 이 책이 흥미로운 또 하나의 포인트는,
저자가 정신과 전문의인 만큼
다양한 유형의 이상 심리를 가진사람들에 대한 부분도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 때문이 아니라 인간 관계 때문에 번아웃을 겪고 있는 사람들,
즉 잘난 척하는 직장 상사나 끊임없이 자신을 뒷담화하고 깎아내리는
직장 동료 때문에 괴로운 분들이 읽어보면
어떻게 잘 대처할 수 있을지도 알 수 있을 책이다.
정신과 전문의이기에 앞서 한 명의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인간임을 고백하는 저자
마치 번아웃도 잘 극복해낼 수 있다며 손을 잡아주는 동네 오빠같은 느낌이다.
심리학이라고 하지만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
[ 우린, 조금 지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