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딧세이 1
한율 지음 / 문학세계사 / 2020년 10월
평점 :
절판


[ 오딧세이 ] 라는 책은 매우 흥미로웠다. 성경을 이야기하고 건축을 이야기하는 이 소설의 접점은 어디로 가야 다다를 수 있을까? 1권에서는 백제 향단 고택과 거기서 발견된 [ 하바수네얀 공주의 일기 ] 와 [ 압바네스의 생 ] 이라는 문헌 두 가지가 본격적으로 소개되고 있진 않다. 하지만 장장 7권에 달하는 책 중 어느 지점에서 반드시 두 문헌에 대한 이야기가 반드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일단 1권에서는 몇 천년 전 고대 이스라엘과 인도 지역에서 발생한 일과 현 한국에서 벌어지는 프로젝트가 교차가 되며 소개된다. 과거의 이야기에는 예수님의 열두 제자 중 가장 의심이 많았다는 도마가 주인공이다. 예수님의 고난과 부활 등은 알았지만 제자들의 활약에 대해서는 잘 몰랐는데 이 책에서는 유달리 의심과 강박이 심했던 도마라는 제자의 고난과 그 이후에 이어진 업적 그리고 실패 등등이 이어진다.

예수의 가르침이 있던 고대 이스라엘에서 시작된 도마의 여정은 카스트제도로 인해 고통받는 중생들의 나라 인도에 다다른다. 예수님의 제자이던 시절 소심하고 겁많고 의심많고 신경증적인 강박에 시달리던 도마였으나 한번 확신을 가지면 무섭도록 밀어붙이는 성격으로 인해 인도에서의 부조리를 목도하고 사회개혁을 부르짖게 된다. 빈부격차가 심하고 계급이 공고하여 불가촉천민은 동물보다도 못한 생활을 하는 나라에서 예수님의 사랑과 평등을 외치던 도마는 매우 위협적인 존재가 되어버렸다.


기득권자들에 의해서 감옥에 갇혔지만 현명한 공주의 도움으로 왕과 만날 수 있게 된 도마. 호시탐탐 자신을 노리는 귀족들과 사제들을 몰아내기위해 도마를 자신의 사위로 삼아 왕은 본격적으로 사회 개혁을 시도한다. 왕권을 강화하고 평민들의 권리 향상을 도모하려 한 왕과 도마는, 그러나, 극심한 혼란에 부딪히게 되고 설상가상으로 교활한 귀족과 사제들이 이웃 나라에 요청하여 일으킨 전쟁에 패배하게 된다.

결국 도마는 죽고 도마의 아이를 품은 채 제 3 국으로 망명을 시도하는 공주.. 그런데 공주가 가고 있는 곳은 한국? 시대를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백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으로 보아 삼국 시대 쯤 인 것으로 보인다.

[ 오딧세이 1 ] 는 예수님에서 제자 도마로, 도마에서 공주로, 공주에서 삼국 시대의 한국으로 이어지는 대서사의 첫 단추인 것 같다 .

앞에서 말한 것처럼 이 책에는 과거와 현대가 교차한다. 과거의 이야기가 도마와 인도 공주 의 이야기라면 현대는 한 방송국의 무대 및 세트 디자이너로 근무하는 한수혁이라는 인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유독 개성이 강하고 조직에 영합하지 않는 성격이라서 그런지 능력자 한수력에게는 동기들의 왕따라는 괴로움이 따른다. 어느 조직이든 은근히 따돌리면서 텃세를 부리는 무리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왕따 당하는 입장에서는 참 쓰디쓴 경험일 수 밖에 없다.


직장을 다니는 일이 참 고되고 힘들다고 느껴지던 차에 예전에 함께 일했던 동료로부터 한 투자개발회사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수혁. 펠드스파홀딩스라는 그 투자개발회사는 한수혁이라는 인물이 가지고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알아채고 한국에서 테마파크를 설립하는 일에 함께 하자고 그를 설득한다. 헨리 유라는 이름의 사장은 제주도에서의 테마파크 설립이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다고 믿는다. 사실 디즈니랜드와 같은 테마파크는 인구대비 수익성을 생각해야 되기 때문에 한국과 같은 나라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 그러나 헨리 유는 제주도라는 관광지의 가능성을 엿본 것이다. 놀러오는 사람들이 갈 수 있는 곳... 모두들 한번씩은 들릴 수 있는 테마파크... 그는 그 프로젝트의 중심에서 한수혁이 이끌어가주길 바라고 있었다.

중생을 살리고 사회를 개혁하고자 했던 도마의 꿈은 물거품이 되었지만 그를 닮은 아기가 공주의 뱃속에서 숨쉬고 있고 새로운 가능성을 지닌 채 삼국 시대의 한국으로 오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지금 여기에 한수혁이라는 인물이 테마파크 프로젝트를 진두진휘하려고 준비중이다. 역사와 환타지가 만나고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대서사시가 탄생한 듯 보인다. 과연 오딧세이 2권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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