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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척도
마르코 말발디 지음, 김지원 옮김 / 그린하우스 / 2020년 4월
평점 :
이 소설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라는 인물이 살았던 르네상스 시대의 밀라노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소설속 등장인물을 보면 주인공인 레오나르도 다 빈치 이외에도 그 시대에 존재하였던 실존인물을 포함하여 무척이나 많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도입부에 등장인물들에 대해 비교적 자세하게 소개를 해 주었는데, 작업실(7명), 궁정(23명), 팔라초 카르마뇰라(4명), 프랑스인(7명), 상인들(8명), 성직자들(6명) 무려 55명이나 된다.
1493년 이탈리아 밀라노는 경제적인 호황과 정치적으로 안정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주인공인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피렌체를 떠나서 밀라노로 이주를 하게 된다. 당시의 이탈리아는 도시국가로 나누어져 통치가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밀라노는 서자 출신의 바리 공작이가 밀라노의 군주인 루도비코 일 모로가 다스리고 있었다.
밀라노로 이주하게 된 다 빈치는 일 모로 군주의 지원을 받으면서 궁중 파티 준비, 토목 공사, 기계 설계, 그림 그리기 등 다양한 일을 하게 된다. 이 중에서 궁중의 기술자로 군주인 일 모로에게 기마상을 제작해 주기로 했는데, 이 동상은 자신의 권력을 널리 알리는 의미가 있었기 때문에 빨리 완성되기를 학수고대 하고 있었다.
“실제 크기의 점토 모형입니다, 각하. 7미터로 지금까지 다른 어떤 말 기념물보다 더 크기고 훨씬 웅장한 작품입니다. 정말로 이 모형이 열흘 안에 여기에 전시될 겁니다.”
그러던 어느날 다 빈친의 옛 제자인 람발도 치티가 일 모로 군주의 성 안에서 죽은 채로 발견된다. 군주의 요청을 받고 시체 검사를 하게 된 다 빈치는 죽인이가 갈비뼈가 조이면서 질식사를 당했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 조사를 진행해 나간다. 탐정 레로나르도 다 빈치는 살인사건을 잘 해결해 나갈 수 있을까?
소설이 전개되는 과정에서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행동과 성격, 표정, 사고방식, 배경이 디테일하게 잘 묘사되어 있어서 다양한 감정을 느끼면서 몰입할 수 있었다.
“나와 비밀 의회에 그자에 관해 시고를 했어야지.”루도비코가 날카로운 어조로 말했다.
“그러면 그를 처형하셨을 거잖습니까, 각하.”
“나는 이 도시의 섭정으로서 내 임무를 다했을 거야. 가짜 동전이 도는 것을 막고 다시 그런 짓을 하려던 자들을 단념시켰겠지. 난 해야만 하는 일을 했을 거야. 해야만 하는 일을 하지 않은 건 자네야, 레오나르도.”
사람은 자연과 다른 사람들을 관찰함으로써만 배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하는 일과 우리가 믿는 것, 무슨 일이 일어날지 우리가 예상하는 것을 비교해보지 않으면 사람의 지성과 판단력이 건전하게 자라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사람의 실수에서 깨달음을 얻는 유일한 방법은 자연 그 자체를 척도로 삼아 자신을 비교하는 것뿐입니다. 사람과 달리 자연은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까요.
우리가 천재라고 믿고 있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 그 또한 인간이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다만 그 실수의 과정을 이해하고, 어떻게 고쳐나갈지 방법을 알아내는 것, 쓰러지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갖는 것이야말로 바로 ‘인간의 척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