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들은 조현병입니다 - 정신질환자의 가족으로 산다는 것, 그 혼돈의 연대기
론 파워스 지음, 정지인 옮김 / 심심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는 여러 질병들과 맞서 싸우면서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질병들 중에는 완쾌가 가능한 질병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질병 또한 있다.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과 관련된 질병은 완전한 완쾌라고 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2005년 7월, 3년 동안 조현병에 시달리던 작은 아들 케빈이 생일을 일주일 남겨두고 집 지하실에서 스스로 목을 맨 뒤 10년 동안 작가는 어떤 주제로 책을 절대로 쓰지 않겠다고 다짐을 한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처럼 그의 가족들에게 시련이 닥친다. 큰 아들 딘 또한 조현병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딘이 집집마다 문을 두드리며 자신이 메시아라고 선언하고 다니다가 결국 경찰관에게 제압되어 근처 병원으로 이송되던 날, 그와 아내는 어둠의 그림자를 목격하게 된다. 가족과 관련된 질병으로 인하여 작가는 어떤 주제로 책을 절대로 쓰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었다.

하지만 책을 쓰지 않겠다는 그의 결심을 무너뜨린 사건은 2014년 1월 30일 밤에 일어났다.

그가 참여한 공청회에서 평범한 청바지와 청치마에 플란넬 셔츠 차림의 떨리는 목소리와 그들의 손에 쥐어 있는, 뭔가가 적힌 종잇조각도 바르르 떨리곤 했던 자신들의 소신을 밝히러 나온 정신질환자들의 얼굴과 영혼의 모습을 보고 그는 충격을 받았다.

“조현병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그 공청회장에서 요구한 것은 동정이 아니었다. 자신들이 희생자가 되어 느끼는 ‘고통을 함께 느껴달라’는 것도 아니었다. 그들은 요청하고 있었다. 자신들이 인간이라는 것을, 그 방 안에서 잊지 못할 모습으로 전시되고 있던 자신들의 인간성을 인정해달라고 주장하고 있었다.”

최근들어 묻지마 사건들에 의해 알려지게 된 정신질환의 일종인‘조현병’이란 병명. 이런 사건들 이후 사람들이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 무서워하게 되었다. 주변사람들이 이상한 행동을 하게 되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색안경을 끼고 쳐다보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리고 언론이 이것을 부채질했다. 치료보다는 증상과 원인 그리고 성향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다루다 보니 나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의 많은 사람들의 정신질환자를 무서워하고, 어떤 사람들은 극단적인 격리를 이야기 하기도 한다. 하지만 조현병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전부 위험한 사람들일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전체 범죄율에서 조현병 환자가 일으킨 범죄율은 0.1%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우리 주변에서 정신질환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무수히 있을 것이며, 빠른 시기에 제대로 된 진단과 상담을 받는다면, 환각과 환청 증상이 완화될 것이고, 또다시 끔찍한 살인사건같은 참사가 벌어지지 않을 수 있다. 조현병 환자들 또한 자신들이 병에 걸리고 싶어서 걸린 것이 아니다. 누구나 걸릴 수 있는 질병 중에 하나인 것이다. 그들이 미친 사람이 아니라 단지 눈에 보이지 않는 아픔을 간직한 사람일 뿐이다. “질병인식불능증”은 조현병 환자들에 나타나는 가장 끔직한 증상중 하나이다. 자신이 병에 걸렸다는 것도 인지 못한다는 점이 치료시기를 늦추어 증상이 심각해 질수 있고, 질병을 인지하고 치료받기를 권유하는 가족들에게 가장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개인과 가족에게만 책임을 전가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 차원에서 이들에게 도움을 주어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남긴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란 말처럼 모두가 같이 살 수 있도록 관심과 공감이 필요하지 않을까! 나부터 색안경을 벗어보려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