것은 한 여인의 이야기이다. 이것은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냈던 한 여인의 이야기이다. 이것은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냈고 어린 딸을 일찍 하늘로 보내야 했던 한 여인의 이야기이다. 이렇게 문장을 반복하는 이유는, 저자 리디아 유크나비치가 책에서 이런 식으로 반복되는 어법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처음엔 다소 어색하게 느껴졌던 어법이, 익숙해지니까 그녀의 상처와 고통을 더 잘 드러내는 것처럼 보인다.
인용문구가 너무나 마음에 와닿는다. 누구든지 인생의 한 시점에서 인생을 조져본 적이 있을 것이다. 단순히 도피를 생각해봤을 수도 있고 심각한 경우에는 자살과도 같은 극단적인 형태를 생각했을 수도 있다. 이 책에서 그녀는 젊은 시절, 술과 마약 그리고 문란한 성생활을 반복한다. 한마디로 엉망진창 무질서한 삶을 살았다는 것. 하지만 그녀는 꼭 그래야만 했을 것이다.. 그러는 사이 본인도 모르게 치유되어가고 있었을 지도 모르기 때문에.
젊은 시절 불행한 시기가 더 많았지만 그녀에게는 인생을 걸만한 무기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물과 수영이었다. 그녀는 타고난 수영 선수였고 물속에 있을 때는 모든 슬픔과 절망은 사라지고 영혼이 치유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대학도 수영 장학금으로 갈 만큼 물과 수영은 그녀에게 큰 힘을 줬다. 하지만 어쨌든 젊은 시절 그녀는 제정신으로 살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 이유가 정확하게 무엇이었을까?
아마도 뒤틀린 가족 관계 때문이 아니었을까? 가부장적이고 딸들에게 신체적 정신적 폭력 그리고 성적인 학대를 가했던 아버지. 날 때부터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자격지심 때문에 아버지의 폭력 앞에서도 딸들을 보호해주지 못한 어머니. 주인공은 벨트로 얻어맞는 언니를 목격했고 자신에게 주먹을 휘두르려는 아버지와 맞선다. 마음속에 어둠과 괴물을 키우면서 살았던 아버지. 그로 인해서 함께 어둠과 괴물을 키우게 된 저자.
" 그해 어느 여름날 아버지가 화를 내다가 유리로 된 미닫이문에
접시를 던졌다. 나는 뭔가 깨지는 소리를 기다렸지만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또 하루는 내 수영 가방을 갈가리 찢고 수영복과 물안경을 망가뜨려 집어던졌다. (...) 아버지가 뱉은 단어들이 나의 이글거리는 어깨 위에 닿았다."
숨을 참던 나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