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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남편이 퇴직했습니다 - 사모님 소리 듣던 28년차 전업주부, 하루아침에 집안의 기둥이 되다
박경옥 지음 / 나무옆의자 / 2019년 7월
평점 :
“한 가정을 책임지던 가장이 갑작스럽게 퇴직을 한다면?”
“당장 다음 달 월급이 끊긴다면?”
이 책은 사모님 소리를 듣던 28년차 전업주부가 남편이 퇴직한 후 현실에서 겪은 과정을 담담하게 풀어낸 이야기이다. 현대의 대한민국은 현재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지 오래다. 하지만 정년 보장의 사회시스템은 탄탄하게 갖추어져있지 않았다. 100세 시대라고 하는 요즘, 정년이 보장된 특정 직종을 제외하면 피라미드 상하관계에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50세 중반 전후로 일선에서 물러나야 한다.
생애주기에 맞추어서 제대로 된 설계를 했든지, 퇴직 후의 삶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있었다면 모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실의 주어진 환경에서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미래를 설계하는 것이 쉽지 않다. 특히나 그동안외벌이라면 더욱더 그러할 것이다. 미래에 대한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가장이 퇴직을 하게 된다면 당연히 혼란에 휩싸일 것이고 그 혼란에서 빠져 나오는데 꽤 시간이 걸릴 것이다.
남편이 퇴직한 후 한 집안의 기둥이 되어, 분노조절 강사, 퇴직부부 상담사, 동영상촬영 조연출, 지식경연 기획자 등 다양한 모습으로 일하면서 열심히 생활했던 저자. 퇴직부부가 느끼는 막연한 불안을 잠재워줄 수 있도록, 재무관리, 부부관계, 퇴직 후 재취업 등에 관해 실질적인 조언들을 전달한다.
퇴직 후에는 자신의 재무 상태를 체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50플러스캠퍼스에서 생애설계 7대 영역 중 재무설계를 받았다.
100세 시대에 노후를 어떻게 꾸려갈지에 대한 점검이다.(p.224)
일단 당장 고정적으로 들어오던 월급이 사라지기 때문에 생활비를 어떻게 확보해야 할지 고민을 해야 한다. 부부가 가지고 있는 동산과 부동산에 대한 점검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여유 자금 확보를 위해서 집의 규모를 줄여야 할 수도 있다. 국민연금과 개인연금보험에 대해서도 미리 수령액에 대해서 알아둠으로써 65세 이후의 노후 생활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사이가 좋다는 건 외부의 공기가 들어올 수 있는 거리, 서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다는 뜻이다.
(중략) 부부 사이가 좋아지려면 기본 양념하듯 다음의 세 가지를 첨가하면 좋다.(p. 90)
- 서로 간섭하지 않고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산다.
- 취미를 같이 한다.
- 부부간이라도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기 위해서는 해야할 집안일이 최소한으로 줄어들도록 노력을 해야 할 것이고, 같은 취미를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대화를 많이 하게 되어 관계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다. 퇴직 후 하루 종일 자신을 노출하는 것은 스트레스이기 때문에 혼자만의 공간을 만들어주면 자유와 해방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강사가 말하는 재취업 3가지 팁은 자신감 회복, 경험 활용하기, 백전불굴의 정신. 이렇게 준비되어야 두터운 취업문이 열린다고 한다.
또한 “최고의 노후대책은 평생 현역으로 일하는 것이다.”라는 내용이었다.(p. 181)
퇴직은 자신이 속했던 사회와의 단절이다. 퇴직을 하는 순간부터 그 사람이 대기업 임직원이었던, 전문직에서 일을 했던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내가 누구였는데?’ 라고 하면 ‘그래서요?’ 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새로운 직업을 찾기 힘들고 예전 직업을 그대로 지키기는 더욱더 어렵다. 작가의 남편은 집에서 전철로 1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택배 집하장으로 출근한다. 오후 4시부터 저녁 10시까지 택배 일을 한다. 눈높이를 낮추고 과거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일도 가능하며, 일이 들어오면 무조건 한다는 퇴직자 자신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퇴직 후 안정은 없다. 퇴직이라는 문턱 앞에 준비 없이 직면하기 보다는 예방주사를 맞는 것처럼 이 책을 통해 퇴직 후 누구나 자신만의 가능성을 찾아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