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모으기 대작전 말모이 푸른숲 어린이 문학 22
백혜영 지음, 신민재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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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모으기 대작전 말모이그림이 귀엽지만 어딘가 마음 속 한구석이 뜨끈해지면서 눈가를 촉촉해지게 만드는 책을 읽었다.   일제 강점기 속의 조선을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특히 일본인의 감시에 의해서 우리말을 한동안 빼앗겼던 시절을 다루고 있다.  어린이를 위한 동화에 가까운 책이지만, 어른이 읽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내용은 알차고 재미있다.

주인공의 이름은 이한솔이다.  그는 아직 초등학교 ( 그 당시에는 소학교 ) 에 다니는 어린이지만, 어머니를 걱정하는 마음이 지극한 착하고 어른스러운 아이다.  정의감이 강하나 다소 까칠한 성격의 한솔이는 살림을 어머니에게만 맡겨놓고 밖으로 나도는 아버지에게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책만 싸들고 다니며 도대체 뭐하는 건지....

한솔이에 반해, 한솔이의 절친인 민식이는 성격이 둥글둥글한 편이다. 서로 반대 성격이라 잘 붙어다니는 두 친구들.  그런데 학교에는 눈엣가시가 있었으니, 그 녀석 이름은 강정태.  한솔이나 민식이가  우리말을 쓰는 것을 일본인 선생님에게 일러바쳐서 벌을 받게 만드는 얄미운 녀석이다.

그러던 어느날 동네 친구인 수현이라는 형이 이상한 제안을 한다.  바로 우리말을 모으자는 것.  왜 그래야 할까?  어리둥절한 한솔이와 민식이에게 그는 우리말을 모아서 사전을 만들거라면서 이런 말을 건넨다.

그건 말에 곧 그 민족의 얼이 담겨 있기 때문이야. 우리말에는 곧 우리 조선인의 얼이 담겨 있어. 일본이 우리말을 못 쓰게 하는 것도 우리 조선인을 뼛속까지 자기네 신민으로만들기 위해서야.. 그래서 주시경 선생님도 ‘ 나라말과 글을 잃으면 민족이 망한다 고 일찍부터 걱정하셨던 거지."

말을 잃어버린 민족은 국가도 잃어버리게 된다는 이 말에 크게 공감했다.  만약 우리나라가 현재 한글 대신, 일본어를 쓰고 살았다면?  상상조차 하기 싫은 현실 속에서 식민지 국가의 국민으로 차별받으며 살지 않았을까?  현재 일본에서 살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에 시달리는 교포들처럼 말이다.  

여하튼 책 속으로 다시 가자면,   눈엣가시였던 강정태도,  순사 꽁무니를 따라다니며 조선인을 탄압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부끄러워 우리말 모으기 대작전에 나선다.  그들이 모으는 우리말들 중엔, 이제는 많이 잃어버리고 쓰지 않는 예쁜 우리말들이 등장했다.
    
* 앵돌아지다 : 성이나서 토라지다
* 앙감질 : 한 발을 들고 다른 한발로 뛰는 것
* 소드락질 : 남의 돈이나 물건 따위를 뺏는 것
* 살붙이 : 엄마, 아버지와 아들, 딸처럼 피로 맺어진 사람

그런데, 사전을 만들기 위해서 펼쳤던 우리말 모으기 대작전이 일본인들에게 발각이 되면서, 그와 동시에 한솔이의 아버지가 순사에 의해 끌려간다... 제발 나쁜 일은 없어야 할 텐데......

이 책은  일본에 의해서 반 벙어리처럼 지내야 했던 우리 민족들의 슬픈 사연을 들려준다.  위에서도 언급되었듯이, 말에는 민족의 얼이 담겨있다.  우리가 진정으로 우리의 삶을 살기 위해서는 우리말을 제대로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지금 우리는 우리말에 대해서 어느 정도까지 관심을 갖고 보호하고 있을까?  이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아이들에게 우리말의 소중함에 대해서 일깨워줄 책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부모님과 아이들이 함께 읽어봐도 좋은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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