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화선 창시자의 선(禪) - 상 - 대혜의 깨달음과 가르침, 증보판
김태완 지음 / 침묵의향기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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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년 간화선 역사에 가장 혁명적인 책이 드디어 출간되었다. 얼마전 <대혜보각선사어록>, 간화선을 창시한 대혜 스님의 어록을 최초로 국역한 김태완 무심선원장이 <대혜어록>의 해설에 해당하는 <간화선 창시자의 선 (상, 하)>을 상재하였다.

 

이 책에서 저자는 그 동안 아무런 반성없이 반복해온 전례의 오류들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가하고 있다. 저자는 선의 표준모델이라 할 수 있는 육조 혜능 이하 마조, 황벽, 임제 등의 조사선을 통해 오늘날 좌선간심으로 변질된 간화선풍과 남방의 위빠사나로 대표되는 점수주의에 오염된 수행풍토를 되돌아 보게 만든다.

 

특히, 현 최대종단인 조계종과 태고종이 가장 대표적인 수행법으로 내세우는 간화선을 그 창시자인 대혜의 가르침 전반에서 다시 살피고 있다. 이제까지는 대혜 스님과 주로 재가자 사이에 주고 받은 편지글을 모은 <대혜서장>만이 간화선의 교과서 구실을 해었는데, <대혜어록> 전체가 번역됨에 따라 대혜 스님의 가르침 전체에서 간화선의 출현 배경과 기능, 효과 등을 살펴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학계에서 조사선을 꾸준히 연구해 온 학자이자 실제 선 체험을 바탕으로 대혜의 가르침을 소화하여 일목요연하게 제시하는 저자의 이번 저서는 분명 고사 직전의 식물인간 상태인 오늘날 간화선풍을 안락사 시키거나 아니면 기적적으로 소생시켜 더욱 새롭고 건강하게 만들 것이라 생각한다. 저자의 위법망구에 찬사를 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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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의식 - 한국 슈리 라마나 프라사담 오픈 기념 출판물
라마나 마하리쉬 지음, 김병채 옮김 / 슈리크리슈나다스아쉬람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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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가반 슈리 라마나 마하리쉬. 이 위대한 성자의 말씀을 읽을 때마다 가슴이 뛴다. 가장 단순한 언어로 가장 궁극적인 진리를 곧장 가리켜 보인다. 진정한 자기 자신, 참나는 우리의 수고과 노력을 통해 획득되는 대상이 아니다. 본래 우리는 불멸의 존재, 의식이다. 지복이 우리의 속성이다. 우리는, 아니 '나'는 태어난 적도 없고, 결코 죽지 않는다. 오직 '나'만 존재한다. 아니 존재가 바로 '나'이다. 이것뿐이고 다른 어떤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존재할 가능성조차 없다. 이것이 참나 깨달음이다.

 

모든 종교의 핵심이 바로 이것이다. 기독교의 '하나님', 유일신도 바로 이것을 가리킨다. 불교의 '마음', '불성' 역시 이것 하나를 가리키는 것이다. 오직 하나만 존재하고 나머지는 없다. 하나를 벗어나 둘이 되는 순간, 자아와 세계, 너와 나, 선과 악, 행복과 불행, 남과 여의 분열이 비롯된다. 그것이 고통의 뿌리이다. 본래의 하나를 회복할 때, 상대적인 분별이 그저 무지에 불과했음을 깨달을 때 스스로 어이없는 웃음을 터뜨리는 게 깨달음이다. 본래 그런 일은 없었다. 그저 한낱 꿈을 꾸었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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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VS 사람 - 정혜신의 심리평전 2
정혜신 지음 / 개마고원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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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VS 사람>은 유명 정신과 의사 정혜신이 <남자 VS 남자>에 이어 내놓은 심리평전이다. 지난 책에 비해 상당히 내용과 형식에 있어 한층 발전된 모습을 보여준다. 흔히 이과계통 사람들은 글쓰기를 두려워한다는데 지은이는 전업 저술가 이상의 글쓰기 솜씨를 보여준다. 김훈을 좋아한다는데 그래서일까?

 

저자 개인의 정치적 윤리적 기준에 따라 호오가 극명하게 갈리는 두 인물을 짝지워 이야기를 전개하는 스타일은 지난 저서와 동일하다. 그러나 객관적 자료를 바탕으로 인물의 내적 동기나 속마음을 분석해 내는 과정은 더욱 요령있고 설득력을 가졌다. 특히 서울시장 재직 당시의 이명박에 대한 분석이나 박근혜에 대한 평이 인상적이다.

 

한 인물을 분석하고 평가하기 위해 저자는 도대체 얼마나 많은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고 독파하는지 의심스럽다. 아마 어마어마한 양의 자료들일텐데 그것을 바탕으로 그 인물 뒤에 늘어진 그림자를 그려내는 작업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저자의 두 저서를 읽으며 내공이 절륜한 저술가 한 사람을 경탄스럽게 발견하게 되어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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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으로 읽는 반야심경 김태완 선원장 설법 시리즈 3
김태완 지음 / 침묵의향기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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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완 선생님의 설법은 언제나 하나만 가리켜 보인다. 여러 설법집에서 누누이 강조하고 있듯 그 '하나'도 마지못해 하나라 말할 뿐 하나라 할만한 '무엇'은 없다. 벌거벗은 임금님에 나오는 나무 위의 어린 아이처럼 온갖 관념과 허위의식에 물들지 않고 임금님은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 벌거숭이란 사실을 거침없이 폭로한다. 사실을 곧바로 지적하는 것. 그것이 선이 아니겠는가!

 

여기서 설법의 재료로 쓰인 반야심경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다. 260자 반야심경이 아니라 신문 전단지 한 장만 가지고도 불법의 진실을 곧장 가리켜 보일 수가 있을 테니까 말이다. 아니 이미 눈이 있는 자들은 임금이 벌거벗었단 사실을 알고 있다. 다만 스스로가 스스로를 속이고 있었을 뿐이다. 선의 생명은 간단명료함에 있다. 진실은 단순하다. 거짓이야말로 스스로를 감추기 위해 복잡한 구조를 지어낸다.

 

선이 무엇인가? 내일은 비가 올 것이다. 반야심경은 무엇인가? 아제 아제 바라아제다. 나는 누구인가? 바로 그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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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이야기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
오비디우스 지음, 이윤기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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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에 이어 헤라클레스, 오르페 이야기, 트로이 전쟁이야기와 같은 익숙한 그리스 로마 신화의 에피소들들이 2권에도 이어진다. 인간적인 신과, 신적인 인간, 온갖 정령과 반인반수, 동물과 식물들이 서로 갈등하고, 교감하고, 투쟁하고, 화해하면서 수없는 변신담이 펼쳐진다.

 

가만히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다 보면 인간의 상상력이 가능한 모든 이야기들이 이미 이곳에 다 결집되어 있는 듯하다. 근친상간과 존속살해, 동성애와 수간(獸奸)에 이르는 모든 금기된 것들이 벌써 오래 전부터 회자되어 왔다는 사실이 놀랍다. 

 

끝부분에 뜬금없는 피타고라스의 설교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육식의 비도덕적인 면과 채식에 대한 예찬, 영혼 불멸과 윤회에 대한 이야기가 이 신비로운 인물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 기회가 되면 그에 대해 더 읽을거리를 찾아 보아야겠다. 

 

이야기를 통해 불멸을 꿈꾸었던 시인 오비디우스. 그는 그가 의도한 바대로 불멸을 이루었다. 헤라클레스나 케사르처럼 필멸의 존재로 태어났으나 부단한 노력 끝에 불멸을 성취한 영웅의 반열에 어쨌거나 그도 올라섰다. 아마 인류가 존재하는 한 오비디우스의 변신담도 끝없이 이어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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